2024년 3월 5일 화요일

재기과인才氣過人 - 재주와 기운이 남보다 뛰어나다.

재기과인才氣過人 - 재주와 기운이 남보다 뛰어나다.

재기과인(才氣過人) - 재주와 기운이 남보다 뛰어나다.

재주 재(手/0) 기운 기(气/6) 지날 과(辶/9) 사람 인(人/0)

재주가 많아 나쁠 것이 없다. 어떤 일에 닥치더라도 잘 헤쳐 나간다면 능력을 인정받는다. ‘재주는 장에 가도 못 산다’는 말이 있다. 배우고 익혀야 능력이 배양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닦은 재주라도 많다고 무작정 좋기만 할까. 才氣潑剌(재기발랄)한 八方美人(팔방미인)을 경계하는 말이 많다. 재주가 많아도 인물이 크면 그 재주가 살지만, 인물이 작으면 도리어 화가 되고 원수가 되기 쉽다면서 옳은 방향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마음을 먼저 닦으라고 했다. 어디까지나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재주와 기운(才氣)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뛰어나다(過人)는 이 말은 項羽(항우)를 묘사한 말이다. 중국 秦(진)나라 말기 楚漢(초한) 전쟁에서 월등한 세력으로 劉邦(유방)을 괴롭히다 마지막에 韓信(한신)에게 포위되어 자결했다. 항우가 西楚覇王(서초패왕)으로 자칭해서인지 司馬遷(사마천)은 ‘史記(사기)’에서 왕들의 사적을 기록한 본기에 올려놓았다. 젊었을 때의 항우를 설명하면서 이 성어가 등장한다. 간단하게 내용을 보자.

초나라 장수 項燕(항연)의 아들 項梁(항량)이 사람을 죽이고 五中(오중)으로 피신해 있는데 큰 형의 아들 項籍(항적)이 찾아왔다. 이 조카의 자가 羽(우)인데 젊어서 글을 배웠으나 이루지 못하고 검술을 배웠지만 통달하지 못했다. 항량이 이를 꾸짖자 항우가 ‘글은 이름만 적을 수 있으면 족하고(書足以記姓名/ 서족이기성명)’ 겨우 한 사람을 대하는 칼은 배울 만한 것이 못 된다고 하면서 병법을 배우겠다고 했다. ‘항우는 키가 8척이 넘고 힘이 아홉 개의 솥을 들 수 있으며, 재주는 다른 사람을 능가했다(籍長八尺餘 力能扛鼎 才氣過人/ 적장팔척여 역능강정 재기과인).’ 扛은 마주 들 강, 鼎은 천자에게로 전해지는 큰 솥이다. 글은 떨어져도 힘과 재주는 대적할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항우는 재주가 너무 넘쳐 탈이었다. 병법에 뛰어나고 힘이 장사였지만 정치적으로는 미숙하여 책사 范增(범증)의 건의를 번번이 내쳤다.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숙고해야 그르치지 않는다. 자기만이 옳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훌륭한 방도도 있다고 밀고 나가서는 분명 어디선가에서 탈이 난다. 지나치게 재주가 많으면 주위에 사람이 따르지 않는 법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춘치자명春雉自鳴 - 봄 꿩이 스스로 울다.

춘치자명春雉自鳴 - 봄 꿩이 스스로 울다.

춘치자명(春雉自鳴) - 봄 꿩이 스스로 울다.

- 봄 춘(日-5) 꿩 치(隹-5) 스스로 자(自-0) 울 명(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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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꿩(春雉)이 스스로 운다(自鳴)는 이 성어는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제 스스로 놀라 속내를 말하거나 행동할 때 쓰인다. 봄 꿩이 제 울음에 죽는다(春山雉以鳴死)란 속담에서 나왔다. 산란기를 맞은 꿩이 스스로 울어 사냥꾼에게 있는 위치를 알려 죽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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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시끄러운 울음소리 때문에 뱀에게 잡아먹히는 것과 꼭 닮았다. 같은 뜻의 말로 비취새가 아름다운 날개 때문에 죽게 된다는 翠以羽自殘(취이우자잔), 방울은 소리가 나므로 쓰이다가 부서진다는 鐸以聲自毁(탁이성자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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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산중에서 흔히 보는 꿩은 친근한 만큼 관련 속담도 많다. 스스로 우는 꿩의 여러 뜻 중에서 먼저 말조심하라는 뜻부터 보자. 수풀엣 꿩은 개가 내몰고 오장엣 말은 술이 내몬다는 말은 수풀에 숨은 꿩은 개가 찾아내서 내몰지만 사람이 마음속에 품은 생각은 술에 취하면 나온다는 뜻이다. 술이 들어가면 마음속에 있는 것을 모두 말해 버리게 되니 나오는 대로 지껄여 자기 무덤을 파거나 제 허물을 자신이 드러낸 경우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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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대가리란 말은 우둔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봄 꿩이 제 바람에 놀란다거나 꿩은 머리만 풀에 감춘다란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꿩도 역시 어리석은 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藏頭露尾(장두노미)란 말대로 꿩은 쫓기면 꼬리는 내놓은 채 머리만 처박는다. 꿩 구워 먹은 소식은 咸興差使(함흥차사)와 같이 소식이 전혀 없음을 말하고, 이외에도 꿩 대신 닭, 꿩 먹고 알 먹고 등등 비유는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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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게 울어 제 무덤을 파지 말라는 가르침도 주는 일면 뒤집어 생각하면 능동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뜻도 있다. 남이 시키거나 요구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봄철 꿩이 울듯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황견유부黃絹幼婦 - 절묘하다란 뜻의 은어

황견유부黃絹幼婦 - 절묘하다란 뜻의 은어

황견유부(黃絹幼婦) - 절묘하다란 뜻의 은어

누를 황(黃/0) 비단 견(糸/7) 어릴 유(幺/2) 며느리 부(女/8)

破字(파자)를 말할 때 丁口竹天(정구죽천)이 풀어 쓴 可笑(가소)를 뜻한다고 한 적이 있다. 실제 웃을 笑(소)자를 나누면 竹夭(죽요)가 되지만 쉽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 이해된다. 이런 간단한 문제가 아닌 정말 어려운 파자가 있다. 누런 비단(黃絹)과 어린 며느리(幼婦)라 도무지 알쏭달쏭한 이 성어가 아마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한다. 뜻을 풀어서 그것을 다시 조합하여 글자를 맞추는 파자의 고차방정식이라 할 만하다.

‘世說新語(세설신어)’란 일화집이 있다. 南朝(남조) 宋(송)나라의 문학가 劉義慶(유의경)이 쓴 책인데 깨달음이 빠르다는 뜻의 捷悟(첩오)편에 전한다. 後漢(후한) 때에 曹娥(조아)라는 열네 살 난 소녀가 있었는데 강물에 빠진 아버지의 시신을 찾으려다 끝내 찾지 못하자 자신도 빠져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조아의 효성을 기려 비석을 세우고 邯鄲淳(한단순, 邯은 조나라서울 한, 鄲은 한단 단)이란 열세 살 소년에게 비문을 짓게 했다. 글재간이 얼마나 좋았던지 문인 서예가로 유명했던 蔡邕(채옹)이 찾아가 감탄하면서 비석 뒤에 ‘黃絹幼婦 外孫韲臼(황견유부 외손제구, 韲는 양념할 제, 臼는 절구 구)’라고 새겨 놓았다. 당시 사람들은 아무도 그 뜻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 후 曹操(조조)가 비서격인 楊修(양수)와 함께 이 부근을 지나다 조아비의 소문을 듣고 찾아가 뜻을 알겠느냐고 물었다. 양수가 안다고 하자 조조도 30리쯤 지나며 생각을 하여 답을 맞춰보니 이러했다. ‘황견은 색(色)이 있는 실(絲)이니 絶(절)이 되고, 유부는 어린(少) 여자(女)이니 妙(묘)가 된다. 외손은 딸(女)의 아들(子)이니 好(호)가 되고, 虀臼(제구)는 매운 것(辛)을 담아(受) 빻는 절구(臼)이니 辭(사)가 되어, 이를 합치면 絶妙好辭(절묘호사, 절묘하게 훌륭한 글)라는 말입니다.’

양수는 이미 알았고 조조가 30리 걸으며 생각한 것도 대단한데 그래도 有智無智 校三十里(유지무지 교삼십리)란 말이 전하는 것을 보면 지혜가 있는 사람과 지혜가 없는 사람의 차이가 심하다고 생각한 듯하다. 파자가 글자 수수께끼라 생각해도 어렵기만 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쟁선공후爭先恐後 - 앞을 다투고 뒤지는 것을 두려워하다.

쟁선공후爭先恐後 - 앞을 다투고 뒤지는 것을 두려워하다.

쟁선공후(爭先恐後) - 앞을 다투고 뒤지는 것을 두려워하다.

다툴 쟁(爪/4) 먼저 선(儿/4) 두려울 공(心/6) 뒤 후(彳/6)

세상만사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경쟁은 인생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경쟁의 세계에는 이기느냐, 지느냐 단 두 마디 말밖에 없다고도 했다. 모두 삭막한 말이다. 하지만 이기는 사람이 소수이면 지는 사람은 다수인 법이다. ‘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아무리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그보다 나은 사람이 있고, 오르면 또 그보다 높은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무슨 일이든지 이기려고만 해서는 되는 일이 없다. 잘 지는 것을 터득해야 심신이 평안하고 다음 일을 잘 대비한다.

이기려고 선두를 다투면서(爭先) 뒤지는 것을 두려워한다(恐後)는 이 말은 격렬한 경쟁을 잘 나타낸 성어다. 항상 앞서기만 하면 좋으련만 욕심 부려 이기기만 하려면, 죽을 때까지 실력을 닦아도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난다. 앞서기도 하고 뒤서기도 하는 差先差後(차선차후)의 이치를 깨우쳐야 한다는 의미다. ‘韓非子(한비자)’를 쓴 韓非(한비)는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로 法家(법가)를 확립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老子(노자)의 사상과 고사들을 비교 설명한 喩老(유로)편의 이야기에서 이 말이 유래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趙(조)나라의 襄王(양왕)이 말을 잘 모는 명인 王於期(왕오기, 於는 어조사 어, 탄식할 오)라는 마부에게 말 부리는 기술을 배웠다. 오래지 않아 양왕은 왕오기와 마차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했다. 양왕은 세 번이나 말을 바꾸었지만 모두 패하자 말 다루는 기술을 다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불쾌해했다. 왕오기는 말을 모는 자의 마음이 말과 조화를 이룬 후에야 잘 달릴 수 있다면서 대답한다. ‘지금 군께서는 뒤졌을 때 신을 따라잡으려 조바심하고, 앞서면 신에게 따라잡힐까 초조해했습니다(今君後則欲逮臣 先則恐逮於臣/ 금군후즉욕체신 선즉공체어신).’ 마음이 이기고 지는 데에만 가 있는데 어떻게 말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마부가 깨우친다.

조그만 이익을 위해, 조그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는 경쟁이 생물체의 생존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밀렸을 경우 조금 불편하지만 살아가는 데엔 지장이 없는데도 이판사판이다. 사회에서의 이런 살벌한 경쟁을 닮아서인지, 아니 어른들이 부추겨서 된 경우가 크겠지만 학교서의 교육이나 입시경쟁은 이에 못지않다. 여유 있고 푸근한 마음가짐이 그리 어려울까./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조여청사 모성설朝如靑絲 暮成雪 - 아침에 검은 실 같던 머리칼이 저녁에는 눈같이 희다.

조여청사 모성설朝如靑絲 暮成雪 - 아침에 검은 실 같던 머리칼이 저녁에는 눈같이 희다.

조여청사 모성설(朝如靑絲 暮成雪) - 아침에 검은 실 같던 머리칼이 저녁에는 눈같이 희다.

아침 조(月/8) 같을 여(女/3) 푸를 청(靑/0) 실 사(糸/6) 저물 모(日/11) 이룰 성(戈/3) 눈 설(雨/3)

‘늙고 병든 몸은 눈 먼 새도 안 앉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사람이 늙고 병들면 누구 한 사람 찾아주지 않아 쓸쓸하다. 그런데도 노인은 젊은 사람들의 청춘의 즐거움을 방해하려는 폭군이라고 폭언하는 세상이다. 누구 한 사람 늙는 것이 좋아 늙은 것이 아니다. 어르신은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국가를 위해 애쓰다 보니 어느 새 꼬부라져 있는 사실을 발견한다.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이 빨리 지나간다고 光陰如流(광음여류)라 하고, 그래서 흰 망아지가 빨리 지나가는 모습을 문틈으로 보고 사람의 일생을 잠시라고 여기는 白駒過隙(백구과극, 隙은 틈 극)이라 부르는 것이다.

아침의 검푸르고 윤기 흐르던 머리카락(朝如靑絲)이 저녁이면 흰 눈이 덮인 듯 하얗다(暮成雪)는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詩仙(시선) 李白(이백, 701~762)의 시구에서 나왔다. 세월이 무심하게 빨리 흘러 어느 덧 인생 말년이 가까웠음을 한탄하는 말이다. 나아가 세상인심이나 습속이 급속도로 변하여 무상함을 비유할 때도 사용된다. 唐(당)나라의 詩聖(시성) 杜甫(두보)와 함께 李杜(이두)로 일컬어지는 이백은 술을 좋아하고 술에 관한 시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술잔을 들고 달에게 물어보는 把酒問月(파주문월)이나 이 성어가 나오는 ‘將進酒(장진주)’ 등이 대표적이다.

‘술을 드리려 한다’는 뜻의 이 시는 오랜 친구 둘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짧은 인생을 사는 동안 마음껏 즐기자는 내용이다. 앞부분 내용을 보자. ‘그대는 황하물이 하늘로부터 흘러내리는 것을 보지 못하는가(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군불견 황하지수천상래), 여울져 바다에 이르면 다시돌아오지 못하는 것을(奔流到海不復回/ 분류도해불복회), 또 보지 못했는가 고대광실 밝은 거울에서 흰 머리 슬퍼함을(又不見 高堂明鏡悲白髮/ 우불견 고당명경비백발), 아침에는 검푸른 실 같더니 저녁에는 눈이 덮였네(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모성설).’ 짧은 삶을 마음껏 즐기자고 하면서도 인생의 숙명에 대한 걱정도 해학적으로 이어진다.

윤기 나는 검푸른 머리카락이 어느새 눈발이 날리듯이 세월은 짧다. 떵떵거리는 자리에서 거들먹거리는 사람도 어느 순간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신세가 된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 보름달도 이지러지게 마련이다. 인생이 이렇게 흘러가니 조그만 부나 권세에 집착하다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제주 오름의 꽃 '아부오름', 편백숲 일품 '안돌오름'

◇ 제주 오름의 꽃 아부오름, 편백숲 일품 안돌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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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오름의 꽃 아부오름, 편백숲 일품 안돌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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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아부오름(사진 위). 오름 입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완만하고 10여분이면 충분할 만큼 오르기 쉽다. 들인 수고에 비해 정상에서 만나는 탁 트인 전망은 황송할 지경이다.

한라산과 푸른 바다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억새가 아니라 삼나무와 소나무 우거진 정상 풍경도 색다르다. 아부오름에선 사계절 내내 푸른 숲을 볼 수 있다. 탁 트인 전망과 숲을 배경으로 웨딩 사진과 기념사진을 담는다. 피크닉세트를 대여해 소풍을 즐기거나 사진을 찍는 신혼부부와 커플도 많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안돌오름(사진 아래)도 새롭게 뜨는 사진 명소다. 오름 입구의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푸른 초원과 거대한 편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눈에 담고 피톤치드 듬뿍 마시며 오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푸른 초원과 편백나무 숲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안돌오름 최고의 포토존은 현재 출입이 금지된 상태. 사진을 찍으려고 농작물이 자라는 초지 안으로 들어가는 건 삼가야 한다. 편백나무 숲에도 포인트가 많다. 편백나무 사이로 길게 쭉 뻗은 신비로운 숲길을 꼭 찾아볼 것. 사진 포인트로도 좋지만 손잡고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조선일보-

◇ 이단이란

◇ 이단이란

◇ 이단이란

요즘 역병과 관련해 ‘이단’이라는 단어가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단이라는 것은 종교에서 많이 쓰는 말로 자신들이 믿는 교리와 어긋나는 혹은 반대되는 교리를 주장하는 종파를 일컫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는 ‘유사’ 혹은 ‘사이비’ 등과 같은 단어가 있다. 그런데 이 단어들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 이단은 말할 것도 없고 흔히들 ‘유사 종교’ 혹은 ‘사이비 종교’라고 하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종교 집단을 지칭할 때 쓴다.

그런데 내가 전공한 종교학에서는 이 같은 단어들을 쓰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종파를 이단으로 낙인찍을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 계통의 어느 종파의 교주가 주장하기를, 예수의 구원 사업이 불충분했기 때문에 자신이 구원을 마무리하러 왔다고 했다고 하자. 이 종파를 두고 기존 기독교 교단에서는 당연히 이단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종교를 객관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하는 종교학에서는 그렇게 주장하지 않는다. 이 종파의 주장이 틀렸다고 주장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물론 맞는다고 주장할 근거도 없지만 말이다). 어느 한 종교를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었던 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종교는 어떤 교리든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고 그러한 해석은 존중받아야 한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초기에는 이단처럼 취급되다 나중에 이른바 ‘정통’의 자리에 간 종교들이 적지 않다. 비근한 예가 기독교다. 기독교는 지난 2000년 동안 ‘정통’의 자리에 있었지만 초기에는 남녀가 밤에 지하 동굴에서 모여 이상한 의례를 하는 이단으로 간주됐다. 적어도 당시 그 지역의 정통 신앙인 유대교에서 볼 때에는 그랬다. 그러나 기독교는 로마 정권과 손을 잡으면서 정통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러면 모든 종교들을 다 인정해야 할까. 그들이 무슨 교리를 주장하든 객관적인 기준이 없으니 모두 인정해 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해석이야 자유롭지만,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인본주의(humanism)가 그것이다.

모든 종파는 자신들이 인간과 사회를 중시한다고 떠들어댄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교리만을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 이단이라고 낙인찍힌 신종교 일파들은 이중 교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밖으로 나타내는 교리와 내부에서 통용되는 교리가 다르다. 따라서 그들이 표방하고 있는 교리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어떤 종파가 인본주의에 입각해 있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짓)을 보면 된다.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는 분열이 있는 곳에 통합을, 미움이 있는 곳에 용서를 가져와 닫혀 있는 사람을 세상으로 활짝 열리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종교를 갖게 되면 그 사람은 자신과 이웃을 용서하고 화합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떤 종교를 믿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사회를 이탈하고 그 사회를 분열시키면 그 사람이 믿는 종교는 반인본주의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단이라는 말보다는 ‘바람직한 종교인가, 아닌가’로 보는 시각을 좋아한다. 만일 어떤 종교를 믿기 시작한 사람이 가출을 하고 이혼을 하고 재산을 종단에 바치는 등의 일을 했다면 그 종교는 바람직하지 않은 종교라 할 수 있다.

또 그 종교의 지도자가 돈이나 성적인 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종교를 믿더니 사람이 달라져 주위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그런 종교는 바람직한 종교라 할 수 있다.

가톨릭을 예로 들어 보자. 가톨릭은 지난 2000년 동안 다른 종교에 대해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가졌다. 그랬던 것이 1960년대에 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완전히 탈바꿈해 기독교 역사 사상 처음으로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한국에서 유교의 제사를 인정한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가톨릭이 세상으로 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에리히 프롬은 가톨릭이 전제(專制)주의적 종교에서 인본주의적 종교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 결과 가톨릭은 그 이후에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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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열린세상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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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뒷간'이 지방문화재라고요

◇ 선암사 뒷간이 지방문화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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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뒷간이 지방문화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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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중 ‘선암사’.

선암사에는 특별한 명소가 있다. 무려 400년의 역사를 품은 ‘뒷간’이 그 주인공이다. 커다란 기와지붕 때문에 그곳이 화장실인지 모르고 지나갈 정도다. 악취를 피해 지면보다 높은 곳에 있고 통풍이 잘되도록 전후에 살창을 뒀다. 지금도 건축 전공 대학생들이 찾아와 사진촬영과 함께 짜임새를 조사하는 등 연구대상으로 인기가 높다.

또 남녀 칸으로 나뉘되 2열로 배치해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찰 화장실로는 드물게 국가 민속자료이자 전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아마도 화장실이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소설가 김훈은 저서 ‘자전거 여행’에서 선암사 뒷간을 두고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전남 승주 지방을 여행하는 사람들아, 똥이 마려우면 참았다가 좀 멀더라도 선암사 화장실에 가서 누도록 하라. 여기서 똥을 누어보면 비로소 인간과 똥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사랑이여, 쓸쓸한 세월이여, 내세에는 선암사 화장실에서 만나자’. 이토록 고고하고 철학적이면서도 문학 소재로 사랑받는 화장실은 선암사 뒷간 말고는 없지 않을까.

-국제신문-

◇ 전 세계가 난리인데…한국만 안 하고 있다는 '이것'

◇ 전 세계가 난리인데…한국만 안 하고 있다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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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가 난리인데…한국만 안 하고 있다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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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인해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요즘, 세계가 또 하나의 문제에 휩싸였다. 바로 패닉바잉, 이른바 사재기 현상으로 생필품의 품귀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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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사재기 금지를 방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의료용 물품 등을 사재기하거나 바가지 가격을 씌우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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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돈 빌브러라는 이름의 여성은 자신의 SNS에 한 영상을 업로드했다. "나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간호사이며, 48시간 교대 근무를 하다가 지금 퇴근했다. 아무런 과일도, 야채도 없었다. 어떻게 건강을 유지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본 음식 매대를 사재기할 줄은 몰랐다. 당신들은 사재기를 멈춰야만 한다. 당신들이 아플 때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 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제발, 그만 좀 하라"라고 울먹이며 호소하는 그녀의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재 유럽 지역의 \사재기\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게 만든다.

또한 영국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유튜버 \찌니 JJINEE\ 는, 마트에 기본적인 물건이 하나도 없다며 매일 퇴근 후에 마트에 들르고 있지만 휴지를 비롯한 생필품을 하나도 구매할 수 없었다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전했다. 또한 "마트 측에서는 \오전에는 나이 든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으며 오후에 다시 오라\라는 말을 전했지만 오후에 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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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마찬가지로 미국, 영국, 호주 등 몇몇 국가들에서는 유독 휴지를 사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 세계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가짜 뉴스의 확산을 꼽았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악화된다면 휴지 및 생필품의 수입이 완전히 막힐 것이며, 마스크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휴지를 필터로 끼우는 것이 좋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헛소문을 그대로 믿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휴지를 쟁여두기 시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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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으로 인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심리에 가짜 뉴스의 확산까지 더해져, 휴지가 재입고되기를 기다리며 그 앞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진풍경까지 연출하게 된 것이다. 또한 각종 매체에서 역시 휴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붓듯 사태를 악화시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예외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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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네티즌들은 한국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지 않은 것을 보며 놀랍다. 나도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좋았을걸., 한국의 전염병 대처 방식은 놀라워. 이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지만 감동적이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한국의 의연한 코로나19 대처 방식과 각종 기부 행렬, 신박한 드라이브스루 진료 방식 등을 보며 한국의 대처와 한국인들의 뛰어난 위기 대응 방식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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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마스크 기부 및 의료 봉사 행렬 영상이 250만 조회 수 이상을 기록하며, 다시금 세계에 한국만의 수준 높은 의료수준과 질서의식을 내보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연일 감염자의 수치를 새롭게 기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한 시장이 분노를 표출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이탈리아 델리아 시의 시장인 잔필리포 벤처리는 자신의 SNS에 "이 시국에 바비큐 파티? 장난하나. 여러분이 이렇게 말을 안 듣는데, 바이러스를 어떻게 잡을 수 있겠나. 집에까지 불러서 이발을? 지금 이 상황에 이발이 꼭 필요한가?" 하며 대노하는 영상을 업로드, 시민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주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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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 외치다 늪에 빠진 손석희

◇ 진실 외치다 늪에 빠진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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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 외치다 늪에 빠진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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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씨는 3년 전 한밤중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를 냈다. 그냥 가 버리자 피해 차량이 따라붙었다. 골목길을 빠르게 달렸고 신호에 걸렸을 때 트렁크를 두들겨도 그대로 갔다고 했다. 그런데 손씨는 "사고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두 사람은 수리비 150만원에 합의했고 뺑소니 신고는 없었다. 손씨는 작년 초 이 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며 취업 청탁을 했다는 김웅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접촉 사고를 낸 뒤 합의했다는 기사가 나오는 게 무슨 대단한 망신이라고 끌려다니다가 김씨가 폭행으로 고소하자 맞고소했다. 분명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라는 루머가 무성했다.

조주빈이란 패륜범 입에서 난데없이 \손석희\라는 이름이 다시 튀어나왔다. 손씨가 내놓은 해명은 이번에도 이상했다. 김씨가 가족을 해치려고 조씨를 사주했다는 증거를 잡으려고 조씨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 "조씨 말고 다른 행동책을 구할까 봐 신고를 미뤘다"고 했다. 그럴 정도로 위협을 느꼈으면 신고하는 게 정상 아닌가. 인터넷에는 "돈 필요할 때 손씨에게 내놓으라고 하면 신고도 안 하고 줄 것"이라는 비아냥이 돈다.

손씨는 또 다른 해명에서 "김웅의 배후에 삼성이 있는 것 같아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했다고 한다. 청부업자가 미성년 포르노 제작·유포자이고 그 협박 뒤에 삼성그룹이 있다는 음모론에 헛웃음이 나온다. 이것이 대학에서 \말하기와 토론\이란 수업으로 유명했던 손씨의 해명이다. 자신의 해명이 스스로 말이 안 된다고 느꼈는지 또 다른 해명을 내놓을수록 늪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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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한 잡지가 조사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에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주차장 사건 이후 뒤가 구린 사람 이미지가 더해지더니 이제 패륜범과 얽혀 그 일당을 방송사 사장실에서 만나기까지 했다. 도대체 뭘 숨기려고 이런 사람들과 뒷거래를 하는지 궁금해진다. 삼성 음모론으로 이런 의문이 해결되리라고 생각했다는 말인가. 그에게 영향력 있는 언론인 표를 던졌던 시청자는 어떤 기분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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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운동가 장기표씨는 작년 "손석희 사장은 정의의 표상처럼 굴거나 그렇게 인식된 경우가 많았기에 실망과 분노, 배신감이 엄청나다"고 했다. 손씨는 이직한 뒤 뉴스 첫 진행 때 르 몽드 창업자의 말을 빌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겠다"며 "그럴 수만 있다면 저희들의 몸과 마음도 그만큼 가벼워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이 지금 손씨로부터 듣고 싶은 것도 진실, 모든 진실, 오직 진실뿐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