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5일 화요일

◇ JMT,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는 분?

◇ JMT,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는 분?

◇ JMT,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는 분?

JMT는 ‘존맛탱(엄청 맛있는 것)’의 한글 자음을 알파벳 약자로 표현한 신조어다. 좀 더 자세히 풀이하면 존은 ‘존X’에서 따왔다. 탱은 아이템(item)의 끝 자인 ‘템’을 강조한 귀여운 발음이다. 실례를 보면 “일본에서 먹은 빵인데 레알 JMT” “해운대 맛집 인도요리 JMT” 이런 식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등장해 먹방·맛집을 좋아하는 밀레니얼 사이에서 최고 유행이다.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에는 #JMT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이 460만 개나 올라와 있다.

JMT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신조어 성향이 고스란히 담겼다. 깨알처럼 작은 휴대폰 자판으로 빠르게 소통해야 하는 특성상 원래의 단어를 축약해서 자음·모음 또는 알파벳 약자만으로 의미 전달하기는 기본. 한자와 한글을 혼용하거나, 소소한 물건들을 왕창 사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뜻의 ‘시발비용’처럼 비속어를 적당히 섞어 쓰는 점도 젊은 세대의 신조어 법칙이다.

일상에 불쑥 끼어든 외계인처럼 뜻도 모양도 낯선 이들 신조어를 바라보는 여론은 두 가지다. 모국어의 아름다움과 문법 체계를 망가뜨리고 세대 간의 단절감을 부른다는 우려. 발랄한 창조력과 풍부한 어휘력을 가진 그들만의 언어놀이로 인정하고 함께 즐기려는 공감대.

정답은 없다. 단지 사족을 붙인다면, 유행은 잠시 머물다 흘러간다. 20~30년 전이라고 비속어 섞인 한글 파괴형 유행어가 없었을까. JMT도 올 연말이면 다른 신조어에 자리를 내주고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알아듣지 못할 말들만 한다고 지적질하기보다, 그들이 요즘 열광하는 게 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현명한 대처가 아닐까.

-중앙일보-

◇ 여행의 인문학

◇ 여행의 인문학

◇ 여행의 인문학

10대는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한 여행,

20대는 학습과 체험을 하기 위한 여행,

30대는 꿈과 희망을 갖기 위한 여행,

40대는 향후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을 쌓는 여행,

50대는 살면서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것을 보기 위한 여행,

60대는 열심히 살아온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는 여행,

70대는 삶의 짐을 내려놓는 여행이라고 합니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travel’은 라틴어 고통, 고난을 뜻하는 ‘travail’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오늘날은 여행을 즐거움과 여유로 나타낼 수도 있지만 고대의 여행은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그 과정을 통하여 고대인들은 한층 더 성숙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주마간산(走馬看山)격 여행은 좋은 여행의 예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체험적이고 많이 보고 느끼는 느린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색의 향기>중에서

◇ 배달앱 딜레마

◇ 배달앱 딜레마

◇ 배달앱 딜레마

배달의민족(배민)은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등 스치다 봐도 머리에 콕 박히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배달앱 브랜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말 한국의 네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벤처기업)에 올랐다. 이 업체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자영업자, 소비자, 정치권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의 시작은 우아한형제들이 이달 1일 발표한 수수료 체계 개편이다. 부과 방식을 회원 업체당 월 8만8000원씩 받던 정액제에서 주문액의 5.8%를 떼는 정률제로 바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음식점주들이 당장 “수수료가 몇 배로 뛴다”며 반발했다. 배민 측이 “돈 많이 쓰는 업체의 광고 독점을 막기 위한 조치로 업체의 52.8%는 이득”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시장점유율 1위 배민(55.7%)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 3위 업체 요기요(33.5%), 배달통(10.8%) 대주주인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7000억 원에 인수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7일 “국민 무시에 영세 상인 착취하는 독점기업 말로는 어떻게 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배민과 경쟁할 배달전문 공공앱 개발 방침을 밝히면서 “앱 개발 전까지 전화로 주문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별도로 소상공인연합회도 수수료 없는 배달앱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10일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은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며칠 사이 배민에 실망해 전화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자 일부 자영업자는 또 다른 애로를 겪었다. “전화 받다 보면 닭 튀길 시간이 부족하다. 앱으로 주문해 달라”고 응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저임금이 급등해 종업원을 내보낸 가게가 많은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는 작년 동월 대비 14만9000명 늘었다. 수수료가 아깝지만 이미 배달앱 없이 운영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지자체들의 공공 배달앱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전문가들 사이에선 14만 명의 음식점 회원을 10년 걸려 확보해 운영 노하우를 쌓은 플랫폼 사업자와 단기간에 만든 앱으로 지자체가 경쟁하는 건 무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제액이 목표의 1%에도 못 미친 서울시 제로페이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소상공인에겐 무료라고 선심 쓰지만 시스템 구입, 운영, 업그레이드에 들어갈 인력, 투자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갈 수 있다. 독점 여부는 엄중히 판단하되 공공의 역할은 시장경쟁 촉진에서 멈춰야 한다.

-동아일보-

◇ 역대 대통령의 애창곡은?

◇ 역대 대통령의 애창곡은?

◇ 역대 대통령의 애창곡은?

(중략) 알려진 바, 역대 대통령의 애창곡은 김영삼은 ‘선구자’와 ‘매기의 추억’, 김대중은 ‘목포의 눈물’이었다. 전두환은, 아무런 정치적 의미를 생각하지 않았거나 참모의 의견을 듣지 않았던지, 자신의 애창곡을 ‘방랑시인 김삿갓’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박정희는 느린 박자에 처연한 노랫말의 ‘황성 옛터’를 좋아했다지만, 딸 박근혜는 랩 풍의 빠른 비트에 트로트 리듬을 버무린 경쾌한 댄스곡 ‘빙고’를 꼽았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 전 당시 한 공중파 오락방송에 출연해 직접 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빙고’의 가사는 “터질 것만 같은 행복한 기분으로/ 틀에 박힌 관념 다 버리고 이제 또/ 맨주먹 정신 다시 또 시작하면/ 나 이루리라 다 나 바라는 대로”로 시작해서 “지금 내가 있는 이 땅이 너무 좋아/ 이민 따윈 생각 한 적도 없었고요/ 금 같은 시간 아끼고 또 아끼며/ 나 비상하리라 나 바라는대로”로 이어진다. 지금도 그가 이 노래를 흥얼거릴지는 알 수 없다.

-한국일보-

◇ 목포 '춤추는 바다분수' 인기 짱!

◇ 목포 춤추는 바다분수 인기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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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춤추는 바다분수 인기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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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문체부가 관광거점도시 대상지를 발표했다. 부산광역시(국제관광도시 1곳)와 강원도 강릉, 전북 전주, 경북 안동, 목포(지역관광거점도시 4곳). 짧은 발표가 끝나자 환호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도시 한 곳에 예산 1000억 원이 배정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사업이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단연 목포였다. 목포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은커녕 국립공원도 없다. 더욱이 인구 23만의 작은 도시다. 안동 인구가 더 적다지만, 안동은 도청 소재지다. 지역 배분을 고려해도 목포는 의외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관광 전남의 터줏대감은 여수이어서다.

2015년 이전 목포 방문자는 연 100만 명이 안 됐다. 작년엔 685만 명이다. 5년 만에 방문자가 7배 뛴 지방 도시를 본 적이 없다. 국내 관광 신흥 명가 목포의 경쟁력을 살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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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몇몇 공신이 있었다. 우선 춤추는 바다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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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를 와본 사람은 많아요. 근데 목포를 여행한 사람은 없어요. 다들 거쳐 가는 거지. 목포에서 잠을 재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저녁에 볼거리가 있어야겠고. 그래서 2년 전 ‘춤추는 바다분수’를 만들었어요. 밤바다에서 조명 쇼도 하고 레이저도 쏘고, 볼 만해요. 목포대교도 조명시설을 얼마나 공들였는데….”

세계 최초·최대 부유식 바다분수는 밤마다 바다를 환히 밝혔다. 목포대교도 반짝반짝 빛났고, 유달산·갓바위 등 목포의 명승에도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오후 8시가 되면 평화광장에는 시민과 관광객 등 수백명이 몰린다. 이들은 나무 데크 의자에 앉아 다양한 음악을 배경으로 한 분수 쇼를 관람한다. 분수 쇼의 이름처럼 물줄기가 하늘 위로 치솟아 실제로 춤을 추는 듯하다. 바다 위에 네온사인 조명이 켜진 것처럼 보였다.

분수 쇼는 봄(4~5월), 가을(9~11월) 화ㆍ수ㆍ목ㆍ일요일에는 하루 2회(오후 8시, 8시30분) 진행된다. 금ㆍ토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하루 3회 치러진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여름(6~8월)에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3회 공연한다. 월요일에는 분수쇼가 열리지 않는다.

지난해 9월 개장 이후 60만 명이 탑승했다는 목포해상케이블카도 조명시설에 공을 들였다. 이제 목포의 밤은, 이 쌍두마차가 어느 항구 못지않게 항구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중앙일보-

◇ 인생샷 명소 떠오른 거제 근포마을 동굴

◇ 인생샷 명소 떠오른 거제 근포마을 동굴

◇ 인생샷 명소 떠오른 거제 근포마을 동굴

최근 거제도에서 성별과 연령대를 불문하고 SNS상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 거제 남부면 저구리에 위치한 근포마을 동굴이다. 특히 동굴 안에서 저무는 노을이나 바다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

찾기는 어렵지 않다. 거제도 남쪽의 남부면에서 제법 유명한 명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저구마을을 지나면 근포마을이 나온다. 근포마을로 가다가 갈라지는 길이 나오면 ‘땅굴’이라고 쓴 조그만 팻말이 나온다. 팻말을 따라가면 해안선 끝에 동굴 몇 개가 보인다.

동굴은 가로 3m 높이 3m 정도, 길이는 20m쯤 된다. 형태가 완전한 2개는 가운데가 서로 통하게 연결돼 있다. H자 모양이다. 굴안에는 석간수가 똑똑 떨어지고, 바깥에 비해 아주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다.

이 동굴은 알고 보니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함께한다. 미군이 오키나와에서 패전한 후 한반도를 마지막 결전지로 삼아 1941년 이곳에 포진지용으로 파다가 1945년 해방이 되자 중단이 된 땅굴이다. 비행기 공습을 피하기 위해서다. 제주나 가덕도의 동굴이 같은 용도이다.

-고니의 방랑기-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 진천 농다리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 진천 농다리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 진천 농다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인 농다리가 있는 곳은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이다. 경상도 상주읍지인 ‘상산지(常山誌)에 “고려 초기 임 장군이 만든 돌다리”라고 전하는데, 그는 고려 고종 때 무신이었던 임연 장군으로 추정된다. 굴티마을은 성산 임씨의 세거지이기도 하다. 그의 생을 따지면 800여년 된 다리다.

세금천에 놓인 농다리는 투박하면서도 강직해 보인다. 돌들이 대바구니(籠)처럼 얽히고설켜 ‘농다리’라 불리는데 멀리서 보면 돌을 툭툭 무심히 놓아둔, 하나의 돌무더기처럼 보인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네가 구불구불 강을 건너는 것 같다 하여 일명 ‘지네다리’로도 불린다. 총길이 93.6m의 교각에 놓인 28개 돌은 하늘의 기본 별자리인 28수와 같다. 무엇인가 이음새 없이 자연석을 그대로 쌓았는데도 장마에도 굳건하게 지켜온 다리는 볼수록 신비롭다.

농다리를 건너면 초평호를 끼고 걸을 수 있는 초롱길이 이어진다. 농다리에서 농암정, 하늘다리를 건너 농다리로 돌아오는 약 3.2㎞의 길은 가뿐하게 걷기 좋다. 신비로운 다리 모양과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져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다.

초평저수지는 충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충주호와 함께 낚시터로 유명한 곳이다. 잉어, 붕어, 가물치, 뱀장어 등이 풍성하게 잡히는 호수는 그 풍경도 고즈넉하다. 저수지 근처에 붕어마을이 있는데, 이곳엔 붕어찜 맛집들이 모여 있다.

전망공원 정상에 서면 초평저수지의 명물인 한반도 지형과 아름다운 일몰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붕어마을 뒤편으로 올라가면 환상적인 일몰 포인트가 자리한다. 두타산 삼형제봉 한반도지형전망공원은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 지형과는 사뭇 다른 망망한 풍경을 자아낸다. 울릉도와 독도, 평양, 제주도까지 우리나라를 꼭 닮은 지형과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 뒤로 잔잔한 일몰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서울신문 동아일보 중에서-

자업자득自業自得 -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자업자득自業自得 -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자업자득(自業自得) - 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

스스로 자(自/0) 업 업(木/9) 스스로 자(自/0) 얻을 득(彳/8)

불교에서 말하는 業(업)은 오늘의 소행으로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 한다. 산스크리트(Sanskrit)어로 Karma라 하고 음역하여 羯磨(갈마)라고도 쓴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이 각각 身業(신업), 口業(구업), 意業(의업) 등의 三業(삼업)으로 나뉘는데 어떤 것이든 자기가 지은 것이 자기에게 돌아온다. 자기가 지은 선악의 결과가 남에게 가는 일도 없고, 남이 행한 좋고 나쁨이 자기에게 오는 일도 없다. 어디든 행위자 스스로 고락의 과보를 받는 自因自果(자인자과)의 원칙이 자기가 저지른 결과(自業)를 자기가 받는다(自得)는 이 성어다.

6세기 중엽 北魏(북위)의 학승 般若流支(반야유지)가 한역한 ‘正法念處經(정법염처경)’란 경전이 있다. 인도 바라문 출신으로 불경을 많이 번역했는데 이 경전에 사람이 죽어서 가는 六道(육도)의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착한 사람이 죽어 가게 되는 三善道(삼선도)와 악인이 가게 되는 三惡道(삼악도)가 자세히 묘사된다. 특히 叫喚(규환)지옥, 焦熱(초열)지옥, 無間(무간)지옥 등 八熱(팔열)지옥으로 알려진 지옥도가 삼악도 중의 하나다. 선인과 악인이 가는 곳이 확연히 달라 뿌린 대로 거두는 삼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因果應報(인과응보), 勸善懲惡(권선징악)을 유달리 강조한다.

불교 아니라도 비슷한 뜻의 말이 많다. 우선 우리 속담에 꾀를 내어 남을 속이려다 되레 자기가 해를 입는다는 ‘제 꾀에 제가 넘어 간다’는 自作自受(자작자수)와 같고, ‘하늘 보고 침 뱉기’는 仰天而唾(앙천이타)와 똑 같다. 재미있는 성어로 콩 심은데 콩 나는 種豆得豆(종두득두), 용은 용을 낳고 봉은 봉을 낳는다는 龍生龍鳳生鳳(용생룡봉생봉)도 있다. 자기에게서 나온 것은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孟子(맹자)의 出爾反爾(출이반이)도 원인대로 이뤄진다는 뜻을 가졌다. 성서에 나오는 ‘적게 심은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은 자는 많이 거둔다’(고린도후서)란 말도 상통하는 말이다.

이처럼 명확하게 지은 대로 결과가 바로 나타나면 악이 없어지겠는데 연계관계가 뚜렷하지 않아 문제다. 지금 악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고생을 하는 것은 과거 생의 업일 수 있고, 악을 행하고도 멀쩡한 것은 다음 생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어떠하든 좋지 않은 일을 저질렀다가 곤경에 처했거나, 남에게 인색하고 거들먹거리다 망한 자는 가까이서도 볼 수 있다. 언제 화가 닥치든 선을 행하고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염화미소拈華微笑 - 꽃을 집어 들고 웃음 짓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다.

염화미소拈華微笑 - 꽃을 집어 들고 웃음 짓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다.

염화미소(拈華微笑) - 꽃을 집어 들고 웃음 짓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다.

집을 념, 점(扌/5) 빛날 화(艹/8) 작을 미(彳/10) 웃음 소(竹/4)

어떤 일을 가르치거나 전달하려할 때 받아들이는 사람이 먼저 알아챈다면 그 이상 수월할 수가 없다. 이해가 빨라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이해하는 제자가 기특하다. 부처님이 불교의 진수를 전하기 위해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법했다. 三處傳心(삼처전심)이다. 그 세 가지 중에서 靈山會上擧拈花(영산회상거염화)가 말을 통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일을 뜻하는 拈華微笑의 유래가 됐다. ‘大梵天王問佛決疑經(대범천왕문불결의경)’에 전한다고 한다.

釋迦牟尼(석가모니)가 인도 고대의 마가다국에 있던 靈鷲山(영축산, 鷲는 독수리 취로 읽지만 불교선 축으로 읽음. 양산 영축산도 영취산, 취서산으로 읽히다 2001년 영축산으로 통일)에서 제자들을 모아놓고 설법을 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부처님이 그중 연꽃송이 하나를 들어 보이자 모두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마하가섭(摩訶迦葉, 訶는 꾸짖을 가 또는 하, 葉은 잎 엽이지만 고을이름 섭도 됨)만이 뜻을 알아채고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이에 부처님은 자신의 가르침이 문자나 교리로가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제자에게 전해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敎外別傳(교외별전)이고 以心傳心(이심전심)이란 말도 여기서 나왔다.

석가는 ‘내가 체득한 불가사의한 진리 正法眼藏(정법안장)과 현묘한 깨달음으로 말이나 문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지의 불법 涅槃妙心(열반묘심)을 가섭에게 전한다’고 선포하였다. 이뿐만 아니다. 다자탑 앞에서 설법할 때 가섭에게 자리를 반 비워 준 일, 쌍림에서 열반에 드실 때 가섭이 오자 관에서 발을 밖으로 내민 일 등도 뜻을 이어받게 한 일이라 한다. 이로써 가섭은 10대제자 중에서도 上首第子(상수제자)로 치며 부처님 이후의 법통을 말할 때 개조가 되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절구절국竊鉤竊國 – 갈고리 도둑과 나라 도둑

절구절국竊鉤竊國 – 갈고리 도둑과 나라 도둑

절구절국(竊鉤竊國) – 갈고리 도둑과 나라 도둑

훔칠 절(穴/17) 갈고리 구(金/5) 훔칠 절(穴/17) 나라 국(囗/8)

竊盜(절도), 剽竊(표절) 등에 사용되는 훔칠 竊(절)은 획수가 많아 속자 窃(절)로 더 많이 쓴다. 끝이 뾰족하고 꼬부라진 물건 갈고리를 훔친 도둑(竊鉤)과 나라를 훔친 도둑(竊國)이라는 말은 무슨 비유일까. 좀도둑은 큰 벌을 받고 큰 도둑은 부귀를 누린다. 시비나 상벌이 공평하지 못하고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꼬집은 말은 많다. 높은 벼슬아치가 갖가지 뇌물과 세금으로 재물을 탐한다는 ‘사모 쓴 도둑놈’이나, 그러면서도 밑의 사람들의 부정행위는 엄격히 다스린다는 ‘큰 도적이 좀도적 잡는 시늉 한다’ 등의 속담이 있다. 이것에 훨씬 더하여 나라를 송두리째 들어먹어도 성공하면 제후가 되었으니 공정을 말할 수가 없다.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때의 사상가 莊周(장주)는 ‘莊子(장자)’에서 도덕이나 지식, 문명 등의 부정적 측면을 꼬집는다. 성인이나 지식인은 위정자라는 큰 도둑을 위한 파수꾼에 불과하다고 胠篋(거협, 胠는 겨드랑이 거, 篋은 상자 협)편에서 주장한다. 상자를 열고 궤짝을 뜯는 도둑에 대비하려면 줄로 꽁꽁 묶어야 하는데 큰 도둑이 오면 상자 째로 훔쳐 간다. 그러니 지혜로 상자를 잘 간수한다는 것은 큰 도둑을 위해 물건을 모아주는 것이 된다는 설명이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아무리 성인이 잇달아 나와 세상이 잘 다스려진다 해도 그것은 盜跖(도척)과 같은 큰 도둑만 이롭게 해 줄 뿐이다. 곡식을 계량하는 말과 섬으로 정확히 잰다고 해도 말과 섬을 훔치고, 저울로 계량하려 하면 저울을 훔치며, 인의의 도를 내세워 사람을 가르치면 그 인의마저 도둑질할 것이라며 이어진다. ‘조그만 쇠갈고리를 훔친 사람은 목을 베이지만,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彼竊鉤者誅 竊國者爲諸侯/ 피절구자주 절국자위제후).’ 결국 그 가문에는 인의가 있다고 하니 인의와 성인의 지혜를 한꺼번에 훔친 것이 된다는 것이다.

권세나 돈이 많은 자들이 저지르는 부정이나 부패를 법대로 처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국민의 힘으로 세상이 바뀌었어도 돈의 힘으로, 또는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권력의 연줄로 법의 틈을 헤집어 빠져나가는 일이 숱했기 때문이다. 장자의 작은 도둑, 큰 도둑 이야기는 오늘날도 여전한 셈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