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6일 수요일

인민이후유부부人民而後有夫婦 - 사람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다.

인민이후유부부人民而後有夫婦 - 사람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다.

인민이후유부부(人民而後有夫婦) - 사람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다.

사람 인(人-0) 백성 민(氏-1) 말이을 이(而-0) 뒤 후(彳-6) 있을 유(月-2) 지아비 부(大-1) 며느리 부(女-8)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결혼에 대해 의외로 부정적인 말이 많다. 결혼은 필요악이라거나,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라고 말한 철학자도 있다. 곧이곧대로 듣지 않아야 할 것이 모두 결혼을 잘 이끌어가도록 조언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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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이 조화한 뒤에야 비를 내리고, 부부가 화합해야 비로소 집안이 번영한다(陰陽和而後雨澤降 夫婦和而後家道成/ 음양화이후우택강 부부화이후가도성)는 詩經(시경)의 가르침이나 부부 있은 후에 부자 형제 생겼으니/ 부부 곧 아니면 오륜이 갖을소냐/ 이 중에 生民(생민)이 비롯하니 부부 크다 하노라 하는 朴仁老(박인로)의 시조는 부부의 존귀함을 잘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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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은 후(人民而後)에 부부가 있다(有夫婦)는 쉬우면서도 직설적인 이 말처럼 결혼에 대해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사람으로 태어나서는 반드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이 말은 顔氏家訓(안씨가훈)에 나온다. 중국 南北朝(남북조) 시대 말기의 귀족 顔之推(안지추)가 자손을 위하여 가족도덕이나 대인관계와 학문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은 교훈서다. 兄弟(형제)편 제일 첫 머리에 나오는 부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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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사람이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후에 형제가 있다(夫有人民而後有夫婦 有夫婦而後有父子 有父子而後有兄弟/ 부유인민이후유부부 유부부이후유부자 유부자이후유형제). 그러면서 한 집안의 친족관계는 부부, 부자, 형제의 三親(삼친)에서 비롯돼 九族(구족, 자기를 중심으로 위로 4대조, 아래로 4대손)에 이르기까지 근본이 되니 돈독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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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새 생명이 태어나 인류문화가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내려간다. 이처럼 중요한 결혼에 대해서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40% 이상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나왔다고 한다. 최근 한국의 사회지표 발표에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08년 68%에서 최근 50%이하로 줄었다고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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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림 트레킹 제주 곶자왈

◇ 원시림 트레킹 제주 곶자왈

◇ 원시림 트레킹 제주 곶자왈

제주는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만나기에 좋은 여행지다. 그중에서도 곶자왈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원시림이다. 곶은 숲, 자왈은 나무와 덩굴·암석 등이 뒤섞인 수풀을 뜻한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암괴 지대에 형성된 곶자왈에는 600종이 넘는 식물과 멸종 위기 식물이 자생한다.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 곶자왈은 중산간 지대에 넓게 형성돼 있다. 서부 지역의 한경-안덕곶자왈과 애월곶자왈, 동부 지역의 구좌-성산곶자왈과 조천-함덕곶자왈 등이 4대 곶자왈이다.

곶자왈을 모두 둘러보기 쉽지 않기 때문에 동선이나 취향 따라 선택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곶자왈이 처음이라면 제주곶자왈도립공원이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걷기 좋은 탐방 코스와 곶자왈에 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4개 마을 일대에 총 5개 탐방 코스가 조성돼 있다. 코로나 여파로 아쉽게도 숲해설탐방은 중단된 상태다.

곶자왈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다. 제주시 교래리 교래자연휴양림은 곶자왈에 조성한 최초의 자연휴양림이다. 곶자왈과 오름을 탐방할 수 있는 숲길 외에 숙박시설과 야영장이 마련돼 있어 원시의 곶자왈을 느끼며 특별한 밤을 보낼 수 있다.

제주시 평대리 비자림도 곶자왈의 일부다. 비자림에는 수령 500~800년의 비자나무 2900여 그루가 우거져 있다. 비자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향기와 피톤치드를 맡으며 산책을 즐기다 보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바닥에 깔린 화산송이를 밟는 기분도 색다르다.

-조선일보-

◇ 절경의 연속 괴산 화양구곡

◇ 절경의 연속 괴산 화양구곡

◇ 절경의 연속 괴산 화양구곡

괴산에는 구곡, 갈은구곡, 쌍곡구곡, 선유구곡, 고산구곡, 연하구곡, 풍계구곡 등 7개의 구곡이 있다. 이 중 연하구곡은 괴산호 아래에 잠겼고, 풍계구곡은 문헌상으로만 남아 있다. 가장 유명한 구곡은 화양구곡이다. 화양동 계곡을 따라 끊임없이 절경이 펼쳐지고 계곡의 폭이 넓어 여름철 물놀이에 좋다.

화양구곡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우암 송시열(1607∼1689)이 한때 머물렀던 곳이다. 원래 화양동 계곡은 황양나무(회양목)가 많아 황양동이라고 불렸다. 송시열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긴 뒤 중국을 뜻하는 중화의 화(華)를 따 화양동이라 고쳤다. 깊은 산속 계곡이지만 조선시대 성리학의 중심지 중 한 곳이었다. 화양서원을 비롯해 임진왜란 때 원군을 보내준 중국 명나라 황제인 신종과 의종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만동묘가 있다. 일제강점기 때 파괴됐다가 2006년 복원됐다.

화양구곡은 보통 주차장 옆에 위치한 제1곡인 경천벽을 출발점으로 해서 제9곡인 파천(사진 아래)까지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길이다. 화양동 계곡 자체는 약 4.5km다. 파천까지는 약 3.1km 거리다. 보도블록 등으로 길이 잘 정비돼 있어 유모차를 밀고 가도 큰 부담이 없다.

구름이 맑게 비친다는 제2곡 운영담을 지나면 제3곡 읍궁암, 제4곡 금사담(사진 위)이 나타나는데 이 일대는 송시열 유적지다. 금사담 건너편에는 송시열이 후학을 길렀다는 암서재가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큰 바위가 첩첩이 쌓여 천체를 관측했다는 제5곡 첨성대, 구름을 찌를 듯 높다는 제6곡 능운대, 용이 누워 꿈틀거리는 모습을 닮았다는 제7곡 와룡암까지는 길이 평탄해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너럭바위가 계곡 군데군데 깔려 있어 잠시 바위에 앉아 쉬어가기 좋다. 구곡 하나라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눈에 잘 띄기도 하고 이정표가 곳곳에 있다. 와룡암부터는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깊은 숲속을 걷다 보면 나무들 사이로 새어 나오는 계곡물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린다.

청학이 바위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는 제8곡 학소대를 지나면 최종 목적지인 파천이 나온다. 흰 바위들이 넓게 펼쳐져 있고 그 위로 흐르는 물결이 용의 비늘을 꿰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매끄러운 바위 위로 얇게 퍼지는 물에 햇살이 비치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다. 적당히 햇빛에 달궈진 바위는 앉아도, 누워도 좋을 정도로 따뜻하다. 조금 덥다 싶으면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살에 발을 담가도 된다. 신선들이 술잔을 나눴다는 이야기가 진짜였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예전부터 이곳은 핫플레이스였다. 파천 주위에는 몇백 년 전에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 “나 여기 왔다 간다”고 증명하듯 바위에 새긴 직책과 이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동아일보-

◇ 마산 장어구이 거리 아시나요

◇ 마산 장어구이 거리 아시나요

◇ 마산 장어구이 거리 아시나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맞은편 해변에 있는 ‘마산 장어(구이)거리’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장어 음식 특화 거리다. 마산 해안대로를 사이에 두고 북쪽에는 마산어시장이 있고 맞은편 바닷가 쪽이 장어거리다. 수협 어판장에서 마산소방서까지 300m쯤 해안길을 따라 20여곳이 줄지어 몰려 있다.

-회 비수기 대타 장어 요리가 ‘명물 거리’로

음식점마다 입구에 설치한 수족관 안에서는 싱싱한 붕장어가 활발하게 움직여 지나가는 손님들의 눈길을 끈다. 수족관 안에서 힘차게 꼬리를 흔드는 장어는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불끈 솟게 한다.

마산 장어거리는 1990년대 중반까지 횟집거리였다. 횟집은 여름이 비수기다. 횟집이었던 동해장어구이 식당이 1994년 여름 처음으로 장어 요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주변 횟집들도 하나둘씩 장어 요리를 취급, 자연스럽게 장어거리가 형성됐다.

마산 장어거리는 거리 앞쪽 바다 매립 공사가 시작되기 전이던 5~6년 전이 전성기였다. 당시 30곳이 넘었던 장어 요리 식당이 여름 동안 해변 길가에 평상을 설치하고 밤새도록 영업했다. 현재 전망대횟집, 마산본장어, 신포장어 등 20여곳이 있다.

마산 장어거리 번영회 등에 따르면 마산만 해일 피해를 막기 위해 2013년부터 장어거리 앞쪽으로 바다를 매립해 방재언덕과 수변공간,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장어거리를 찾는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발아래 바다가 출렁이는 장어거리 해변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정취가 공사 때문에 사라진 탓이다.

현재 장어거리 아래 바다가 방재언덕 조성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마산만 해안 풍경은 그대로다. 멀리 보이는 마창대교를 비롯해 아름다운 마산만 바다 경치는 장어 요리를 더욱 감칠맛 나게 하는 자연 양념이다.

-비타민A·카르노신 등 영양의 보고

몸이 긴 물고기라는 뜻의 장어(長魚)는 떨어진 기력을 돋우고 체력을 튼튼하게 하는 등 몸보신에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도 즐겨 먹는 보양 음식으로 알려졌다. 동의보감에는 장어가 허약체질이나 영양실조에 좋고 각종 상처를 치료하는 데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 소모가 큰 여름에 장어를 가장 많이 먹는다. 사계절 맛에 차이가 없어 어느 계절에 먹어도 좋은, 영양이 풍부한 식품이다.

-붕장어 日 영향으로 먹기 시작

마산 장어거리의 장어 주종은 붕장어와 먹장어(곰장어)다. 붕장어는 일본말로 ‘아나고’(穴子)로 부르는 바닷장어다. 붕장어가 모랫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에서 구멍 혈(穴)자가 붙어 유래된 이름으로 전해진다.

생김새가 뱀과 비슷해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지 않다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의 영향으로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먹장어는 눈이 퇴화돼 피부에 흔적만 남아 있어 ‘눈이 먼 장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먹장어는 가죽을 벗겨 내도 한참 동안 살아서 꼼지락거려 꼼장어(곰장어)라는 속칭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먹장어는 껍질을 벗겨 가죽을 만드는 데 쓰고 고기는 버리던 것을 먹거리가 모자란 해방 직후부터 먹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구워 먹어 보니 보기와 다르게 맛이 있어 요리로 이용하게 됐다.

장어거리에서 나오는 장어 요리 종류와 방식, 양념에도 큰 차이는 없다. 주요 장어 요리로는 장어소금구이, 장어양념구이, 곰장어 소금구이, 곰장어 양념볶음, 장어국밥, 장어국수 등이 있다.

소금구이는 숯불에 구워 양념장이나 기름장에 찍어 먹는다. 양념구이는 양념 바른 장어를 미리 구워서 낸다. 장어뼈튀김, 채소 등 밑반찬도 여러 가지다.

-서울신문-

◇ 세계 4대 자본시장 홍콩의 미래와 서울

◇ 세계 4대 자본시장 홍콩의 미래와 서울

◇ 세계 4대 자본시장 홍콩의 미래와 서울

‘아시아의 4룡(龍)’, 뉴욕 도쿄 런던에 이은 세계 4대 자본시장. 증시 상장 기업 2477개 시가총액 3조5024억 달러(약 4341조 원)로 세계 5위. 세계 7대 항구…. 홍콩이 작은 어촌에서 100여 년 만에 이처럼 성장한 것은 ‘중국 대륙과의 디커플링(분리)’ 덕분이었다. 영국 식민지 시절 항일 전쟁과 국공 내전을 겪지 않았고, 사회주의 혁명의 풍파와 떨어져 초기에는 제조업, 후에는 물류와 금융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랬던 홍콩의 미래가 시계(視界) 제로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사실상 팽개치고,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해 관세와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의 한 도시처럼 취급하면 기업 자본 인재의 ‘엑소더스’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 홍콩은 반환 협상이 난항을 겪던 1983년, 톈안먼 사태가 벌어진 1989년, 그리고 1997년 반환 때 등 3차례 캐나다 등으로 ‘미니 탈출’을 겪었다.

중국이 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홍콩 곳곳 환전소에는 홍콩달러를 미국달러로 환전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민 서비스업체들은 대만 이민 문의가 평상시의 10배로 늘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홍콩인에게 미 영주권을 부여하자는 사설을 실었다.

중국은 완강하다. “홍콩은 중국의 해군 항구 역할만 해도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홍콩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환 당시 25%에서 3%까지 줄었다. 하지만 후강퉁(호港通·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과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동시 상장)으로 대륙 증시를 띄운 것처럼 홍콩은 중국 경제성장의 한 축이었다. 중국 내부엔 시진핑 주석이 홍콩을 섣부르게 제압하려다가 ‘진주’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남아 있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 허브 위상이 흔들릴 기미를 보이자 벌써부터 “그러면 대체 도시는 어디?” 물음이 나온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 조성 계획’, 이명박 정부의 ‘메가뱅크’ 등이 있었으나 진전이 없었다. 싱가포르처럼 영어권이 아니고 분단 상황의 안보 불안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서울은 세계 10위권 경제국의 수도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교통, 치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년 전 용산 국제도시 프로젝트, 용산-여의도 통개발 등의 구상도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미래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홍콩 시민들의 투쟁이 중국 공산당의 강압정책 철회로 이어지길 응원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포스트 홍콩’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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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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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 저작권의 씁쓸함

◇ 소녀상 저작권의 씁쓸함

◇ 소녀상 저작권의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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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은 수요집회가 1000번째를 맞던 2011년 12월 14일 처음 세워졌다. 애초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비석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조각 작품을 세우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단발머리에 한복을 입고 의자에 앉은 모습이 대표적이지만, 손에 동백꽃을 들고 있거나 등에 날개를 단 소녀상도 있다. 조개를 캐다 일본군에 잡혀간 할머니의 사연을 담은 소녀상 옆엔 호미가 담긴 소쿠리 조각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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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은 현재 전국 120여 곳에 세워져 있으며 여고생들이 30㎝ 크기의 작은 소녀상 운동을 벌여 200곳 넘는 중·고등학교 운동장에도 작은 소녀상이 있다. 일본 정치인이 소녀상 앞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쓴 말뚝을 세워둔 사건을 시작으로 일본의 혐오가 심해질수록 소녀상은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울 때는 시민 단체가 구청 허가 없이 불법 설치했다. 구청이 이를 철거하자 시위대는 구청장을 일본 앞잡이라고 공격해 항복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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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소녀상 설치 모금을 한 20대 남자가 4200여만원을 기부받아 유용하거나 횡령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봉사 활동으로 유명했던 이 사람은 "큰돈이 생기니 친구한테 술도 한잔 사고 싶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쓰기도 했다"라고 말한 뒤 잠적했다. 개인 계좌로 기부받고 장부 정리도 전혀 들어맞지 않은 게 현재 윤미향씨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복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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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시에 최근 설치된 소녀상이 제막식도 못하고 헌 이불로 꽁꽁 싸매진 채 천대받고 있다고 한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최초의 소녀상을 만든 부부 작가가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폐기 처분을 요구했다. 원조 작가 부부가 그간 100개 가까운 소녀상을 만들었고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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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을 예술 작품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누구든 만들 수 있는 모두의 소유로 볼 것인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막상 원조 작가가 저작권 소송을 예고하면서 비슷한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 범죄 행위라고 지적한 것을 보고 당혹감을 느낀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소녀상을 특정 작가가 거의 독점 제작해왔고 저작권 다툼까지 벌인다니 입맛이 쓰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하는 것은 다 같은데 어떤 소녀상은 추울까 봐 목도리를 두르고 어떤 소녀상은 빛도 못 본 채 넝마를 뒤집어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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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성소자자'라는 뜨거운 감자

◇ 성소자자라는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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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자자라는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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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중국 동포에 이어 이번에는 성 소수자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성 소수자들이 표적이 됐다. 한 매체가, 첫 확진자가 ‘게이 클럽’을 방문했다고 못 박으면서다. 그는 이성애자 클럽도 방문했지만 ‘게이 클럽’이라는 최초의 낙인이 강력했다. ‘성 소수자, 문란한 성행위, 바이러스의 온상’이라는 식의 비난과 혐오가 들끓었다. 급기야 총리가 나서서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신천지 때처럼 아우팅(원치 않는 성 정체성 공개)과 불이익을 염려한 성 소수자들이 진단 검사에 불응하는 것을 염려해서다.

작가 최현숙이 한 칼럼에서 지적했듯 사실 이런 식이라면 “공공연하고 은밀하게 자행되는 최고의 밀착행위에 대해 방역 당국의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세부지침”이 있었어야 했다. 칼럼의 제목은 ‘방역 당국은 섹스를 금하라’였다. 엉뚱하게 성 소수자 혐오로 불똥이 튄 걸 비꼬는 글이었다. 하나둘 드러난 이태원 확진자들은 클럽과 노래방, 술집을 전전했다. 동성애자, 이성애자 가릴 게 없었다. 문제라면 이 비상시국에 밀접 접촉을 무릅쓴 이들의 무책임이지, 특정한 성적 지향은 아니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동성애자를 이웃으로 두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터키에 이어 둘째로 많은 나라다. 동성 간 성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군 형법이 있고,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다른 사회적 소수자인 이주노동자·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보다 높다. ‘반동성애’ 기치를 내건 종교 집단이 있고,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한다.

난민 혐오가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한 『혐오사회』의 카롤린 엠케는 “무슬림·이주자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단 하나의 틀에 끼워맞추다 보면 그들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남는 것은 미리 만들어진 묘사와 평가에만 의지해 작동하는 축소된 사고뿐”이라고 썼다. 그는 “어떤 기독교인이 어떤 비행을 저질렀을 때만 그들을 언급하고, 기독교인이 저지른 범죄는 모두 기독교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단정한다면 사람들의 인식은 어떻게 될까”라고 물었다. 분명 우리 이웃으로 살고 있지만 평소에는 없는 사람 취급하다가 이번 사태처럼 ‘성적 일탈’과 관련해서만 불려 나오는 성 소수자들이 딱 그런 처지다.

14세기 흑사병 때 폭도들은 공중 보건이란 미명하에 유대인들을 산 채로 태워 죽였다. 1890년대 미국에서 천연두는 백인은 잘 안 걸리는 ‘깜둥이 가려움증’ ‘이탈리아 가려움증’ ‘멕시코 혹’으로 불렸다. 재난(감염병)에 대한 공포로부터 내부를 규합할 희생양을 고르고, 그게 ‘질병을 만든’ 타자 혐오로 이어진 인류의 역사다.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바다만 건너면 동양인이란 이유로 균 덩어리 취급을 받으며 혐오의 대상이 됐던 게 우리다. 굳이 동성애자를 혐오하진 않아도 동성애를 반대하거나 싫어할 권리는 있지 않냐는 이들도 있지만, 흑인이나 장애인을 반대하거나 싫어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선진 사회라면 성별·인종·성적 지향·장애에 의해 차별받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타인의 성 정체성은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 이성애자가 동성애가 싫다고 말하는 것과, 동성애자가 이성애가 싫다고 말하는 것엔 큰 차이가 있다.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의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우리 사회 진보·보수 개념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며 “진보란 정치적 좌우 개념을 넘어 보다 넓은 의미에서 고통과 억압에 대한 민감성”이라고 규정했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겪는 고통과 억압을 민감하게 느끼는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좌파”이고 “보수는 고통·억압보다 권력·질서에 민감하다”고도 했다. 그의 통찰을 빌려 오면 (성)소수자의 고통과 억압에 둔감한 우리 사회는 진보와 거리가 멀다. ‘진보 정권’의 출현만으로 진짜 진보가, 일상의 진보가 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중앙일보-

◇ 완주 대둔산, 중국 장가계 빰치는 호남제일경

◇ 완주 대둔산, 중국 장가계 빰치는 호남제일경

◇ 완주 대둔산, 중국 장가계 빰치는 호남제일경

신록이 짓쳐 올라온다. 연둣빛 신록에 싸인 암벽들의 모습이 꼭 비 온 뒤의 죽순 같다. 어느 한 계절의 풍경을 두고 결코 ‘진수’라고 말할 수 없는 산들이 있는데, 대둔산도 그중 하나다. 팔색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삼색조인 것만은 분명하다. 겨울 설경과 가을 단풍, 그리고 신록이 무성한 초봄의 풍경 말이다. 전북 완주에는 이처럼 바위가 만든 풍경이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곳이 몇 곳 있다. 그래서 나선 참이다. 화려한 바위꽃을 찾아.

대둔산의 ‘둔’(芚) 자는 싹이 나온다는 뜻이다. 드센 사내의 ‘알통’을 닮은 바위 절벽을 두고 앙증맞은 새싹 운운하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다. 봄의 대둔산은 정말 새싹을 닮았다. 아마 옛사람들이 이 산의 이름을 대둔산이라 한 것도 마천대(878m) 등의 암벽들이 봉긋봉긋 솟은 모양새가 새싹과 흡사하기 때문이지 싶다.

대둔산은 완주와 충남 금산, 논산 등에 걸쳐 있다. 오르는 코스도 여러 가지다. 일반 관광객들은 대체로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대둔산 중턱인 금강구름다리 아래까지 순식간에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 상부역사 위의 암벽 사이로 철계단이 나 있다. 암벽을 비집고 나서면 곧 금강구름다리다. 바위 절벽 사이에 50m 길이로 쭉 뻗은 구름다리에 서면 누구나 오금이 저리기 마련이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위로는 거대한 암봉들이 위압적인 자태로 서 있다.

관광객 대부분은 구름다리에서 인증샷을 찍고 내려가지만 가급적 시간을 내서 삼선계단까지는 다녀오기를 권한다.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삼선계단은 삼선봉을 오르는 36m짜리 철재 계단이다. 경사도 51도에 폭은 0.5m밖에 되지 않는다. 굳이 돈 내고 공포영화를 보지 않아도 계단을 오르는 내내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극한의 공포를 맛볼 수 있다. 멋모르고 올랐다가 너무 무서워 오도가도 못하는 50, 60대 아주머니 때문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삼선계단을 오르면 곧 정상 삼거리. 이후 산행은 정상인 마천대를 구경하고 이곳으로 되돌아와 오른쪽 용문골 삼거리로 향한다. 5분 후 정상 입구 갈림길. 오른쪽길은 수락계곡 등 논산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정상 마천대(摩天臺)는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는 뜻으로 명명했다. 이곳에는 완주군민이 개척탑을 세워놓았다. 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집단시설지구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충남 금산과 경계를 이루는 이치(배티재)에서 보는 모습도 좋다. 대둔산 북동쪽 사면의 모습이 보인다. 배티재는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육지에서 승전고를 울린 장소다. 권율 장군이 불과 1500여명의 군사로 2만여명의 왜군을 막아 냈다고 한다.

-서울신문·국제신문-

◇ 2030 등산 열풍…레깅스 입구 산에 오른다

◇ 2030 등산 열풍…레깅스 입구 산에 오른다

◇ 2030 등산 열풍…레깅스 입구 산에 오른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등산 풍경

산 정상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형형색색의 아웃도어룩으로 무장한 중장년층 대신 기능성 레깅스를 입고 ‘정상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는 20~30대 젊은 층들이 등산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는 젊은 층의 등산 열풍에 불씨를 지폈다.

직장인 이해리(여·30) 씨는 24일 아침부터 집 근처에 위치한 장산을 올랐다. 산길이 그다지 험하지 않은데다 도심과 가깝고 트레킹 코스도 잘 마련돼 있는 장산은 이 씨와 같은 ‘등린이’(등산과 어린이의 합성어)에게 인기가 좋다.

이날 장산 정상에는 주말을 맞아 등산에 나선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정상석과 함께 인증샷을 찍으려면 몇 분씩 줄을 서야만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장산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니다. 금정산과 황령산, 백양산 등 부산을 대표하는 주요 명산들에서 등산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젊은 층의 등산 열풍이 거세다. 사진은 부산 장산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 이해리 씨 제공 젊은 층의 등산 열풍이 거세다. 사진은 부산 장산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 이해리 씨 제공

2030 등산객은 복장에서부터 기존 등산 마니아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레깅스를 애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여성은 레깅스 위에 반스타킹을 착용하기도 하고, 남성의 경우 반바지 밑에 레깅스를 입기도 한다.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스포츠 티셔츠, 헤어밴드, 힙색, 길다란 스포츠 양말 등도 이들을 표현해주는 아이템들 중 하나다. 편안함 속에서 자신만의 은근한 세련미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등산 열풍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하지만 산을 찾는 이유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해리 씨는 “도심 속의 인위적 공간에서 벗어나 산을 오르면, 평소 나를 옭아매던 복잡한 생각들을 떨쳐버릴 수 있어 좋다”며 “햇빛, 바람, 흙길, 꽃 같은 사소한 것들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등산은 러닝, 요가, 필라테스 등과 함께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젊은층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등산에 대한 열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올 초부터 등산을 시작했다는 정현철(31) 씨는 “코로나 때문에 평소 다니던 헬스장이 문을 닫게 됐고, 실내 스포츠 활동이 어렵게 되면서 등산을 시작했다”며 “별다른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산에서는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등산 열풍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더욱 확장하고 있다. 등산을 키워드로 하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는 무려 277만 개가 검색될 정도다. ‘도장깨기’ 형태로 국내 100대 명산을 오르며 정상석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SNS로 공유하는 문화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등산 트렌드를 관광 산업으로 연계시키려는 노력도 전개된다. 부산관광공사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부산 5대 트레킹 챌린지’ 이벤트를 실시한다. 황령산, 장산, 금정산, 송정 갈맷길,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등 정해진 트레킹 코스에서 하이파이브 자세로 인증샷을 찍어 공유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도심 속 관광지를 대상으로 한 관광객 유치 프로모션은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으로 펼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생활 속 거리두기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힐링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등산 등 트레킹 여행이 당분간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산레저 아웃도어업체도 이에 따라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및 광고를 강화하고 있다.

자체 SNS를 통해 사진과 함께 젊은층의 등산 열풍을 매일 수 건씩 올리고 있고, 코로나 불경기이지만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일보/국제신문-

◇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속 비밀의 숲은 부산 기장 아홉산 대숲

◇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속 비밀의 숲은 부산 기장 아홉산 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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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속 비밀의 숲은 부산 기장 아홉산 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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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설정도 배경도 별난 드라마다. 현재의 대한민국과 가상의 대한제국이 평행세계로 공존한다는 설정의 이야기. ‘차원의 문’을 넘나들게 된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이민호)과 대한민국의 경찰 정태을(김고은)이 그렇게 만나 연을 맺는다. 차원의 문이 있는 대숲, 황제가 사는 황실 등 대한제국의 신비로운 공간들은 대체 어디서 촬영했을까.

‘더 킹’ 속 대한제국에는 청와대가 없다. 그 대신 부산 동백섬에 황제의 거처가 있다. 해운대 빌딩 숲 사이로, 성대한 황궁이 자리한 동백섬의 모습이 여러 차례 지나간다. 이순신 장군 동상도 광화문이 아니라 동백섬 꼭대기에 세워져 있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장면들이다.

진짜도 있다. 차원의 문이 있는 동백섬의 신비로운 대숲은 부산시 기장군의 아홉산(361m) 자락에서 촬영했다. 남평 문씨 가문이 400년 가까이 9대에 걸쳐 가꿔 온 52만㎡(약 15만 평) 숲이다. 출입을 엄격히 막았다가 2016년부터 숲 일부를 개방했다. 숲 이름은 낯설지만, 풍경은 퍽 익숙하다. 영화 ‘군도’ ‘대호’,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더 킹’에서 그려진 대로 대나무가 아홉산숲을 빽빽이 채운다. 지름이 어른 허벅지만 한 맹종죽, 거북이 등 껍질을 닮은 구갑죽 등 대나무만 18종에 이른다.

차원의 문으로 등장하는 당간지주(幢竿支柱)가 지금도 대숲 한가운데 서 있다(사진). 촬영을 위해 임시로 세운 돌기둥인데, 드라마 팬의 인증사진 장소로 톡톡히 인기를 누리고 있단다. 주말에는 하루 2000명이 다녀가지만, 평일엔 방문객이 200명 정도로 한적하다.

해운대 해안도로, 수영만 요트경기장, 벡스코, 이기대공원 등 이 밖에도 부산의 곳곳이 등장한다. 정태을이 요트를 타고 황궁으로 진입하는 야간 장면 속 거대한 다리는 광안대교, 이곤이 말을 타고 달리던 해변은 다대포 해수욕장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