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8일 금요일

◇ 한국인 '코로나19 걱정' 선진국 중 최고 수준

◇ 한국인 코로나19 걱정 선진국 중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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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코로나19 걱정 선진국 중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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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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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14개국 국민 1만4천2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한국인의 89%가 감염병 확산을 국가의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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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4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일본(88%), 미국(78%), 영국(74%), 캐나다(67%)가 뒤를 이었다.

퓨리서치센터는 감염병 확산 외에도 기후변화, 테러, 해외 사이버 공격, 핵무기 확산, 세계 경제 상태, 빈곤, 국가나 민족 간 오랜 갈등, 대규모 이주 등 9개 항목에 대해 각국 국민이 얼마나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는지 매년 추적 조사했다.

이 중 한국은 감염병을 비롯해 해외 사이버 공격(83%), 글로벌 경기(83%), 국가나 민족 간 갈등(71%), 대규모 난민 이주(52%)를 중대한 위협으로 보는 비율이 1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또 핵무기 확산의 경우 10명 중 8명(79%)이 주요 위협으로 봤는데, 이는 일본(87%)에 이어 대상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조사대상 14개국 중 유럽을 중심으로 한 8개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기후변화였다.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과 캐나다는 코로나19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기후변화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주요 위협 요소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역대 가장 높은 비율로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퓨리서치센터는 정부가 유행병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주로 전염병 확산을 주요 위협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이나 교육 수준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도 주요 불안 요소로 꼽혔다.

14개국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세계 경제 상태에 우려를 표했는데, 이는 2018년과 비교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한국은 83%가 이를 위협으로 봤는데, 14개국 중윗값인 58%를 크게 웃도는 비율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자국의 현재 또는 미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답변한 이들이 세계 경제 상황을 주요 위협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해로동혈偕老同穴 -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다.

해로동혈偕老同穴 -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다.

해로동혈(偕老同穴) -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다.

함께 해(亻/9) 늙을 로(老/0) 한가지 동(口/3) 구멍 혈(穴/0)

남남이었던 남녀가 부부로 만나 같이 늙으며(偕老) 같은 무덤에 묻힌다면(同穴) 그보다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금실 좋은 부부를 찬양하는 많은 성어를 낳았는데 그 중에서도 偕老同穴이 으뜸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는 百年偕老(백년해로)도 있지만 같이 죽을 수는 없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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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개봉되어 선풍을 일으켰던 것도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76년간 해로한 백발 노부부의 실제의 사랑과 이별을 기록했기에 젊은 사람들까지 열광했다. 관객 500만에 육박하며 흥행한 것은 이런 이상적인 부부애가 주변에서는 잘 볼 수 없었기 때문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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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어가 등장한 시기는 오래다. 약 3000년 전부터 중국에서 전해지던 시를 수록한 ‘詩經(시경)’에 자주 등장한다. 시경은 동아시아 시가문학의 원조로 평가되며 孔子(공자, 기원전 551년-479년)도 학업의 맨 처음 단계로 생각할 정도로 중시했다.

주로 백성들이 부르던 노래를 채집한 國風(국풍)에 이 말이 수록되어 있다. 黃河(황하) 유역에 흩어져 있던 나라의 민요가 대부분인데 몇 곳만 발췌해 보면. ‘死生契闊 與子成說 執子之手 與子偕老(사생계활 여자성설 집자지수 여자해로/ 죽거나 살거나 만남과 헤어짐을 함께 하자고 그대와 언약했지 그대의 손을 부여잡고 죽도록 함께 늙겠노라)’<邶風擊鼓(패풍 격고)> ‘君子偕老 副笄六珈(군자해로 부계육가/ 낭군과 해로해야지 쪽 찌고 구슬박은 비녀를 꽂고)’<鄘風君子偕老(용풍 군자해로)> ‘穀則異室 死則同穴(곡즉이실 사즉동혈/ 살아서는 딴 집이라 해도 죽어서는 같은 구덩이에 묻히리라)’<王風大車(왕풍 대거)> 등이다.

어려운 한자가 제법 많은데 闊은 넓을 활, 邶는 나라이름 패, 笄는 비녀 계, 珈는 머리치장 가, 鄘은 나라이름 용, 곡식 穀에는 산다는 뜻도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오두미배요五斗米拜腰 - 다섯 말의 쌀, 얼마 안 되는 봉급

오두미배요五斗米拜腰 - 다섯 말의 쌀, 얼마 안 되는 봉급

오두미배요(五斗米拜腰) - 다섯 말의 쌀, 얼마 안 되는 봉급

다섯 오(二/2) 말 두(斗/0) 쌀 미(米/1) 절 배(手/5) 허리 요(肉/9)

다섯 말의 쌀(五斗米)이라 하면 五斗米教(오두미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중국 後漢(후한) 말기에 나타난 道敎(도교)의 일파로 처음 들어갈 때 다섯 말의 쌀을 바치게 했기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陶淵明(도연명)이 그까짓 다섯 말의 녹봉 때문에 지방관을 허리 굽혀 맞이할 수 없다고 내팽개친 일을 더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여기에서 다섯 말의 쌀이라 하면 얼마 안 되는 봉급을 이르는 말이 됐다.

字(자)인 도연명으로 더 잘 알려진 陶潛(도잠, 365~427)은 東晋(동진) 말기에 태어난 六朝(육조) 최고의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40여 년간 고위직을 지낸 陶侃(도간, 侃은 강직할 간)의 증손으로 떵떵거릴 집안이었지만 도연명은 하위직을 전전했다. 항상 가난한 생활을 하며 술을 좋아했고, 집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어놓아 五柳先生(오류선생)이라 불렸다. 벼슬을 하면서도 항상 전원생활을 꿈꾸며 녹봉 때문에 상관에게 허리 굽히는 일을 괴로워했다.

彭澤(팽택)이란 고을에서 현령을 하고 있을 때 상급기관인 주지사가 순찰관을 보냈다. 고을 아전들이 의관을 갖추고 정중히 맞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도연명은 ‘내 어찌 다섯 말의 쌀 때문에 허리를 꺾고 시골의 어린 아이에게 절을 할 수 있겠는가(我不能爲五斗米 折腰向鄕里小兒/ 아불능위오두미 절요향향리소아)’하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누이의 죽음을 구실삼아 사임한 뒤 다시는 관계에 나가지 않았다. 李延壽(이연수)가 편찬한 ‘南史(남사)’를 비롯하여 ‘宋書(송서)’, ‘晉書(진서)’의 열전에 두루 실려 있다.

아니꼬운 일을 견디지 못하고 관직을 내팽개친 쌀 다섯 말의 기개는 후세의 시인들이 많이 본받아 折腰(절요), 五斗折腰(오두절요), 爲米折腰(위미절요) 등 여러 형태로 변형돼 노래했다. 사표는 신중히 생각하고 낼 일이지만 일자리가 부족하고 伏地不動(복지부동)이 만연한 관가에선 이런 호기가 옛날 남의 일일 수밖에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어목혼주魚目混珠 - 물고기의 눈알과 구슬이 뒤섞이다, 가짜를 진짜로 속이다.

어목혼주魚目混珠 - 물고기의 눈알과 구슬이 뒤섞이다, 가짜를 진짜로 속이다.

어목혼주(魚目混珠) - 물고기의 눈알과 구슬이 뒤섞이다, 가짜를 진짜로 속이다.

고기 어(魚/0) 눈 목(目/0) 섞을 혼(氵/8) 구슬 주(玉/6)

‘가짜가 진짜를 뺨친다‘고 흔히 말한다. 정교하게 모방한 가짜가 진짜를 보고 되레 손가락질하는 세상이다. 문학에서의 표절이나 명화의 진위 감정에서 종종 관심을 끌기도 한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른 것이 似而非(사이비)다. 이런 것을 잘 골라야 낭패를 보지 않을 텐데 진짜와 가짜가 마구 뒤섞여 있으면 낭패다. 물고기의 눈알()魚目과 진주가 섞여 있다(混珠)는 이 말은 가짜와 진짜가, 또는 천한 것과 귀한 것, 열등한 것과 우수한 것 등등이 뒤섞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거기서 나아가 가짜를 진짜로 가장하거나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속이는 행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 성어는 비슷하게 여러 곳에서 출전한다. 먼저 前漢(전한)의 학자 韓嬰(한영)이 저술한 ‘韓詩外傳(한시외전)’에 실린 구절을 보자. ‘흰 뼈는 상아와 비슷하고 물고기 눈알은 구슬과 비슷하다(白骨類象 魚目似珠)/ 백골유상 어목사주).’ 이 표현이 널리 알려진 것은 ‘文選(문선)’이란 책에서 작품의 주를 한데서 나왔다. 梁(양)나라의 蕭統(소통)이 대표적인 문장가 130여 명의 작품을 모은 책이다. 여기에 南北朝時代(남북조시대) 宋(송), 齊(제), 梁(양) 3대에 걸쳐 벼슬을 한 任昉(임방, 昉은 밝을 방)의 글이 여러 편 실려 있다.

致大司馬記室箋(치대사마기실전)이란 글에서 임방은 자신을 발탁한 조정에 감사하며, 자신은 ‘물고기 눈알처럼 쓸모없는 사람인데도 조정에서 보옥처럼 사용했다(維此魚目 唐突璵璠/ 유차어목 당돌여번)’고 스스로를 겸손하게 나타냈다. 이 부분을 唐(당)나라의 李善(이선)이 주석한 것에서 앞의 한시외전을 인용했다. 璵는 옥 여, 璠은 번여옥 번으로 아름답고 값진 보옥을 말한다.

또 後漢(후한)의 魏伯陽(위백양)이란 사람이 쓴 ‘周易參同契(주역참동계)’란 책에서는 ‘물고기 눈알이 어찌 구슬이 되겠는가. 쑥은 차나무가 될 수는 없다(魚目豈爲珠 蓬蒿不成檟/ 어목기위주 봉호불성가)’는 말이 있다. 蒿는 쑥 호, 檟는 개오동나무 가. 가차는 苦茶(고차)의 일종으로 일반차보다 쓴 맛이 난다고 한다.

물건 뿐 아니고 사람도 빈 수레가 요란하다거나 겉 다르고 속 다른 경우가 허다하니 잘 관찰해야 한다. 특히 지도자를 뽑을 때는 평시의 행실과 함께 그 사람의 면모를 잘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오비삼척吾鼻三尺 - 내 코가 석 자, 내 사정이 급해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

오비삼척吾鼻三尺 - 내 코가 석 자, 내 사정이 급해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

오비삼척(吾鼻三尺) - 내 코가 석 자, 내 사정이 급해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

나 오(口/4) 코 비(鼻/0) 석 삼(一/2) 자 척(尸/1)

남이 어려운 사정에 처했는데도 내 사정이 더 급하고 어려워서 돌볼 여유가 없을 때 ‘내 코가 석 자’라는 속담을 자주 쓴다. 평시에 남을 잘 돕는 사람이라도 안타깝지만 마찬가지다. 한 자의 길이를 한자로 1尺(척)인데 1척은 10寸(촌)이고 1촌이 약 3.03cm이니 30.3cm에 해당한다. 내 코가 석 자이면 30cm 대자의 3배의 길이라 1m 가까이 되는 길이가 된다. 거짓말하면 커진다는 피노키오(Pinocchio)의 코도 아니고 아무래도 과장이겠다.

우리의 속담을 한역한 대표적인 책이 ‘旬五志(순오지)’라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조선 중기의 학자 洪萬宗(홍만종)이 보름이 걸려 완성했다고 하는 문학평론집으로 부록에 우리의 속담 130여개가 실려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된다. 내 코가 석 자란 속담에 해당하는 것이 이 책에는 ‘나의 콧물이 석 자나 드리워졌다(吾鼻涕垂三尺/ 오비체수삼척)’로 되어 있다. 涕는 눈물 체. 코의 길이가 아니라 감기로 인해 흐르는 콧물이 길게 늘어져 그것부터 처리하기 바쁘니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고 봤다.

실제 코가 석 자도 넘어 코끼리 코가 된 이야기도 있다. 신라시대 설화인 旁㐌(방이, 旁은 곁 방, 㐌는 종족이름 이) 이야기는 興夫傳(흥부전)의 원안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동생이 욕심이 많다. 형이 부자인 동생에게 곡식 종자를 구걸하러 갔다. 심술궂은 동생은 씨앗을 삶아서 줬다. 그것도 모르고 곡식을 심은 형은 딱 하나의 씨앗에서 싹이 트자 애지중지 길렀으나 새가 물어 달아났다. 새를 쫓아 산으로 들어간 형이 도깨비들의 금방망이를 얻어와 큰 부자가 됐다. 소문을 듣고 동생도 도깨비들을 찾아 갔다가 금방망이를 훔쳐간 도둑으로 몰려 코만 코끼리 코만큼 커진 채 돌아왔다.

이웃 간에 서로 돕고 남을 배려하던 우리의 옛 미덕은 시대가 변하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게 삭막해졌다. 이는 물론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공동체가 해체되고 핵가족으로 분화됐기 때문이겠다. 그런데 이웃을 돌볼 처지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져 제 살길을 찾기가 더 바빠진 데서도 찾을 수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공옥이석攻玉以石 – 돌로써 옥을 갈다, 하찮은 물건도 요긴히 쓰일 때가 있다.

공옥이석攻玉以石 – 돌로써 옥을 갈다, 하찮은 물건도 요긴히 쓰일 때가 있다.

공옥이석(攻玉以石) – 돌로써 옥을 갈다, 하찮은 물건도 요긴히 쓰일 때가 있다.

칠 공(攵/3) 구슬 옥(玉/0) 써 이(人/3) 돌 석(石/0)

흔해 빠진 것을 일컬어 쇠털같이 많다고 한다. 물건을 수레에 싣고 말로 될 정도로 많은 것을 車載斗量(거재두량)이라 표현한다. 풍부하면 좋을 것 같은데 기쁨이 그만큼 따라오지 않는다며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선인들은 말한다. 가치가 크지 않아 돌부리에 채일 정도로 흔하다고 해서 전혀 필요가 없는 것일까.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요긴하게 쓰일 때가 있다는 비유로 ‘개똥도 약에 쓴다’는 속담이 깨우친다. 돌로써 옥을 간다는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보잘것없는 물건이나 사람이 때로는 긴요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 수 있다는 他山之石(타산지석)이란 말과 짝으로 ‘詩經(시경)’에서 유래했다. 중국 최고의 시집으로 약 3000년 전부터 전해지는 시를 모은 시경은 孔子(공자)가 직접 정리하는 등 애지중지했던 책으로 유명하다. 小雅篇(소아편)에서 숨어사는 현인을 노래했다는 鶴鳴(학명)에 나온다. ‘학이 높은 언덕에서 우니 그 소리 들판에 울려 퍼지네(鶴鳴于九皐 聲聞于野/ 학명우구고 성문우야), 물고기 물속에 잠겨 있다가 때로는 물가에도 나온다네(魚潛在淵 或在于渚/ 어잠재연 혹재우저)’라 시작하여 끝 부분에 등장한다.

‘다른 산에 굴러다니는 돌도 능히 구슬을 갈 수 있다네(他山之石 可以攻玉/ 타산지석 가이공옥).’

여기서 돌은 소인을 가리키고 옥은 군자를 비유하여 군자도 소인에 의해 덕을 닦을 수 있다는 뜻을 의미했다. 돌을 갈아 옥을 다듬는다는 切磋琢磨(절차탁마)처럼 수양을 위하던 명구가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을 깨우치는 데엔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後漢(후한) 말의 학자 王符(왕부)의 ‘潛夫論(잠부론)’에도 비슷한 글이 있다. ‘돌로써 옥을 갈고 소금으로 금을 닦는다. 물건에는 천한 것으로 귀중한 것을 다스리며 더러운 것으로써 좋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且攻玉以石 洗金以鹽 物固有以賤理貴 以醜化好者矣/ 차공옥이석 세금이염 물고유이천리귀 이추화호자의).’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대로 평시에는 대수롭지 않은 물건이 중요하게 쓰일 때가 온다. 보통 때에는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을듯하던 사람이 의외의 실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하찮고 대수롭지 않은 것은 없는 법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측은지심惻隱之心 - 불쌍히 여기는 마음, 타고난 착한 마음으로 四端사단의 하나

측은지심惻隱之心 - 불쌍히 여기는 마음, 타고난 착한 마음으로 四端사단의 하나

측은지심(惻隱之心) - 불쌍히 여기는 마음, 타고난 착한 마음으로 四端(사단)의 하나

슬플 측(⺖/9) 숨을 은(阝/14) 갈 지(丿/3) 마음 심(心/0)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성품이 착하나 나쁜 환경이나 물욕으로 인해 악하게 된다. 孟子(맹자)의 性善說(성선설)이다. 사람들은 천부적으로 선한 본성을 갖고 태어나기에 남의 고통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 그것이 仁義禮智(인의예지)의 근본을 이루는 四端(사단)이란 이야기다. 이에 반해 荀子(순자)는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하며 선천적으로 한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그대로 두면 파멸하기 때문에 禮(예)로써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해 대조적이다.

맹자는 누구나 남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주장하며 재미있는 어린아이와 우물 이야기를 예로 든다. 公孫丑(공손추) 상편에 있는 내용을 보자. 한 어린아이가 우물 속으로 빠지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면, 누구나 다 깜짝 놀라며 불쌍히 여기게 된다(見孺子將入於井 皆有怵惕惻隱之心/ 견유자장입어정 개유출척측은지심). 怵은 두려워할 출, 惕은 두려워할 척. 이는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교제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동네의 친구들에게 어린아이를 구해 주었다는 명예를 얻기 위함도 아니며, 어린아이를 구해 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소리가 싫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자 공손추에게 문답을 통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 부끄러워하는 마음, 사양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까지 강조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인의 단서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의의 단서이며,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단서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지의 단서이다(惻隱之心 仁之端也 羞惡之心 義之端也 辭讓之心 禮之端也 是非之心 智之端也/ 측은지심 인지단야 수오지심 의지단야 사양지심 예지단야 시비지심 지지단야).’

이 세상에 처음 오는 어린애의 성품이 성선인지 성악인지 측정할 수는 없다. 연쇄살인마나 강간 살인범같이 이 세상에 해악만 끼치는 사람을 보면 태어나면서부터 악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진이나 화재, 수해의 재난을 입은 이재민들, 끝없는 행렬의 난민들에게 국가가 나서기 전에 일반 시민들이 줄이어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것을 볼 때는 선하게 태어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이시목청耳視目聽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다, 눈치가 빠르다.

이시목청耳視目聽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다, 눈치가 빠르다.

이시목청(耳視目聽)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다, 눈치가 빠르다.

귀 이(耳/0) 볼 시(見/5) 눈 목(目/0) 들을 청(耳/16)

귀로 볼 수 있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면 도통한 경지다. 耳視(이시)란 직접 보지 않아도 소문을 들어서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目聽(목청)은 직접 듣지 않아도 말하는 표정만으로 알아차리는 것을 뜻한다. 이 둘을 합친 耳視目聽은 道家(도가) 수양의 한 단계라 하는데 눈과 귀의 도움 없이 정신만으로 시각과 청각이 가능하게 된 경지를 가리킨다고 한다. 여기에서 속인들은 눈치가 대단히 빠른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눈치가 있으면 어디를 가도 군색한 일이 없다며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도 젓갈을 얻어먹는다’는 속담도 남겼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도가의 전설적 사상가 저작이라는 ‘列子(열자)’에 관련 이야기가 전한다. 魯(노)나라의 3대 가문 중 하나인 叔孫氏(숙손씨)가 陳(진)나라의 대부를 초청했다. 노나라에는 孔子(공자)라는 성인이 있다고 말하자 진 대부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나라에도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숙손씨가 누구냐고 물으니 대부가 대답한다. ‘老子(노자)의 제자인 亢倉子(항창자, 亢은 높을 항)라는 사람인데 노자의 도를 터득하여 귀로 보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能以耳視而目聽/ 능이이시이목청).’ 이 말을 들은 노나라 임금이 크게 놀라 상경을 시켜 후한 예로 모셔오게 했다.

항창자가 초빙에 응해 노나라에 오자 왕이 사실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항창자는 ‘소문을 낸 사람들의 망언일 뿐입니다. 저는 보고 듣는데 귀와 눈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귀와 눈의 쓰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我能視聽不用耳目 不能易耳目之用/ 아능시청불용이목 불능역이목지용).’ 몸이 마음과 합하고, 마음이 기운과 합하고, 기운이 정신과 합하고, 정신이 無(무)와 합하는 수양을 쌓으면 감각작용이나 지각작용에 의하지 않고서도 자연히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유래하여 눈치가 빠르고 감각 능력이 뛰어난 총명한 사람을 가리키게 되었다.

일을 처리하는데 가장 적합한 때가 있다. 이 시기보다 빠르거나 늦어서 낭패 보는 일이 허다하다.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는 눈귀로 보고 듣지 않아도 알만한데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천지망아天之亡我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천지망아天之亡我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천지망아(天之亡我) -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하늘 천(大/1) 갈 지(丿/3) 망할 망(亠/1) 나 아(戈/3)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만약 현인들에게 과오가 없었다면 어리석은 자들은 온통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현명한 자들도 잘못할 수 있다. 다만 일이 잘못 되었을 때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孔子(공자)님 말씀도 있다.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산을 뽑는 장수였지만 군자는 되지 못한 項羽(항우)는 자신이 전투에 진다는 것이 결코 믿어지지 않았다.

처음 중국을 통일한 秦始皇(진시황)의 혹정으로 각지에서 제후들을 중심으로 한 반란이 일어났다. 출신도 명문인데다 용맹스럽기가 천하제일인 항우는 농민의 아들로 불량배와 어울려 다니는 劉邦(유방)과는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이들이 5년 가까이 펼치는 楚漢(초한)전쟁은 항우가 연전연승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넘친 항우가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다가 垓下(해하)의 전투에서 참패하고 밤을 틈타 겨우 포위망을 뚫었다. 800여 기병으로 도주하던 항우는 늪에 빠져 烏江(오강)에 이르렀을 때는 26명만이 남았다. 최후를 직감한 항우는 이렇게 망하는 것이 하늘 탓이라 했다.

항우는 칠십여 차례의 전투에서 모두 이겨 마침내 천하를 소유했다면서 부르짖는다. ‘지금 이렇게 곤경에 처한 것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결코 내가 잘못 싸운 것이 아니다(然今卒困於此 此天之亡我 非戰之罪也/ 연금졸곤어차 차천지망아 비전지죄야).’ 항우는 남은 부하들에게 자기가 잘못 싸운 죄가 아닌 것을 보여준다면서 마지막으로 분전하다 중과부적으로 31세의 목숨을 다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후의 결전은 영웅다웠다. ‘史記(사기)’ 항우본기에 실린 내용이다.

보통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내 탓이오’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드문데 특히 남에게만 돌리는 집단이 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 선량이란 사람들이 그들이다. 말로써 하는 공방이 주업이긴 하지만 상대의 잘못은 針小棒大(침소봉대)하고 자신의 잘못은 아예 없다. 조금이라도 인정하면 바로 패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국정은 한정 없이 표류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삼인성호三人成虎 - 세 사람이 짜고 호랑이를 만들다.

삼인성호三人成虎 - 세 사람이 짜고 호랑이를 만들다.

삼인성호(三人成虎) - 세 사람이 짜고 호랑이를 만들다.

석 삼(一/2) 사람 인(人/0) 이룰 성(戈/3) 범 호(虍/2)

한 사람이 번잡한 거리에 나타날 수 없는 범이 있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 세 사람이 연속으로 말하면 믿게끔 꾸밀 수 있다. 이처럼 三人成虎는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도 자꾸 말하면 곧이듣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流言蜚語(유언비어)를 퍼뜨려 상대방을 중상 모략하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劉向(유향)이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모은 ‘戰國策(전국책)’의 魏策(위책)에 이 이야기가 실려 있다. 魏(위)나라 惠王(혜왕) 때의 일이다. 趙(조)나라와의 싸움에 져서 태자를 인질로 보내게 되었는데 수행원으로 중신 龐蔥(방총, 龐은 높은집 방, 蔥은 파 총)이 결정됐다. 조나라의 수도 邯鄲(한단, 邯은 조나라서울 한, 鄲은 한단 단)으로 떠나기 전 방총은 왕을 알현했다. 만약 왕에게 어떤 사람이 달려 와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겠느냐고 여쭈니 믿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두 사람이 와도 믿지 않겠지만 세 사람이 와서 말하면 믿지 않을 수가 없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방총이 ‘시장 바닥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세 사람의 말에 호랑이가 되는 것(三人之言 則成虎/ 삼인지언 즉성호)입니다. 태자를 수행해 가면 뒷말이 많을 것인데 잘 굽어 살피시기 바랍니다’라며 유언비어를 믿지 말 것을 당부했다. ‘韓非子(한비자)’에는 똑 같은 이야기에 태자를 수행한 방총이 龐恭(방공)으로 되어 있다.

여러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 그럴 듯하게 꾸며 거짓말을 전해도 많은 사람이 사실인 줄 알고 믿는다. ‘一犬吠形 百犬吠聲(일견폐형 백견폐성/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가 따라 짖는다)’이다. 이 말은 後漢(후한) 말기의 사상가 王符(왕부)의 潛夫論(잠부론)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링컨의 명언도 있다. ‘모든 사람을 얼마 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몇 사람을 늘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늘 속일 수는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