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일 일요일

◈ 털진득찰

◈ 털진득찰

◈ 털진득찰

• 학명 : Siegesbeckia pubescens

• 과명 : 국화과

• 종류 : 초본(풀)

• 이명 : 모회렴, 회렴, 점창자, 회렴초, 희첨

• 꽃색 : 황색

• 계절 : 여름

• 분포-지리 : 전국 각지

• 분포-지형 : 낮은 곳 텃밭이나 길가 둑 메마른 양지

• 생육상 : 1년생초본(한해살이풀)

• 높이 : 60~120cm

• 개화기 : 8월 ~ 9월

• 결실기 : 9~10월

• 열매의 형태 : 수과(여윈열매)

• 용도 : 식용(어린잎), 약용(전초)

• 특징 :

들판이나 바닷가에서 많이 자란다. 높이 50∼100cm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윗부분에 수평으로 퍼지는 털이 빽빽이 난다. 잎은 마주달리고 세모진 달걀 모양이며 잎자루가 있고 길이 7.5∼19cm, 나비 6.5∼18cm이다.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으며 3개의 커다란 맥이 있다.

꽃은 9∼10월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두화는 길이 3mm 정도이며 가지와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꽃자루는 길이 15∼35mm로서 선모(腺毛)가 빽빽이 난다. 총포조각은 주걱 모양으로서 길이 10∼12mm이고 5개이며 선모가 난다. 꽃차례의 가장자리에 설상화가 있고 가운데에는 관상화가 있다. 열매는 수과(瘦果)로서 달걀 모양 긴 타원형이고 털이 없으며 10∼11월에 익는다.

중국에서는 포기 전체를 신경통·류머티즘·중풍, 수족이 마비되고 허리에 힘이 없는 데 사용한다. 한국(남부지방)·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비슷한 종으로서 포기 전체에 털이 적고 꽃줄기에 선모가 나는 것을 진득찰(S. glabrescens)이라고 한다.

◈ 한련초

◈ 한련초

◈ 한련초

• 학명 : Fatsia japonica

• 과명 : 두릅나무과

• 종류 : 속씨식물

• 이명 : 바다국화, 빈국

• 분포-지리 : 한국·일본·동아시아

• 분포-지형 : 바닷가의 산기슭이나 골짜기

• 생육상 : 다년생초본(여러해살이풀)

• 높이 : 2∼3m

•개화시기 : 10월~11월 초

•용도 : 관상용

• 특징 :

경상남도 남해와 거제 일원의 해변에서 자라는 상록관목이다. 생육환경은 물이 잘 빠지는 경사지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키는 2~4m이고, 잎은 가지 끝에 달리며 잎끝이 7~9개 정도로 갈라지고 지름은 20~40cm이다. 잎의 표면은 진한 녹색으로 광택이 나고 뒷면은 황록색이다. 꽃은 백색으로 가지 끝에 지름 5~8cm가량으로 펼쳐지듯 핀다. 열매는 이듬해 5월경에 검게 익으며 지름이 약 0.5cm 정도이다.

팔손이가 꽃이 필 무렵이면 꽃 전체에 파리들이 많이 달라붙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그 이유가 향에 의한 것인지 당분에 의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5월에 결실하는 종자를 수분기가 조금 있게 만들어 땅에 묻거나 냉장보관 후 가을이나 이듬해 봄에 뿌린다.

부엽질이 많은 토양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심는다.

◈ 해국

◈ 해국

◈ 해국

• 학명 : Aster spathulifolius

• 과명 : 국화과

• 종류 : 초본(풀)

• 이명 : 바다국화, 빈국

• 꽃색 : 연한 자주색

• 계절 : 가을

• 분포-지리 : 중부 이남지방

• 분포-지형 : 바닷가 바위 언덕 및 섬지방 바닷가

• 생육상 : 다년생초본(여러해살이풀)

• 높이 : 30~60cm

• 개화기 : 7월 ~ 11월

• 결실기 : 9~12월

• 열매의 형태 : 수과(여윈열매)

• 용도 : 관상용, 식용(어린잎), 약용(전초)

• 특징 :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해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햇볕이 잘 드는 암벽이나 경사진 곳에서 자란다. 키는 30~60cm이고, 잎은 양면에 융모가 많으며 어긋난다. 잎은 위에서 보면 뭉치듯 전개되고 잎과 잎 사이는 간격이 거의 없는 정도이다. 겨울에도 상단부의 잎은 고사하지 않고 남아 있는 반상록 상태다. 꽃은 연한 자주색으로 가지 끝에 하나씩 달리고 지름은 3.5~4cm이다.

잎은 풍성하게 많으며 끈적거리는 감이 있어서 여름철에 애벌레가 많이 꼬인다.

11월에 결실하는 종자를 바로 뿌리거나 냉장보관 후 이듬해 봄에 뿌린다. 종자로 번식한 개체는 2년이 지난 후 개화하기 때문에 빨리 꽃을 보고 싶으면 꺾꽂이를 하는 것이 좋다.

채신지우採薪之憂 - 땔감을 못할 근심,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표현한 말

채신지우採薪之憂 - 땔감을 못할 근심,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표현한 말

채신지우(採薪之憂) - 땔감을 못할 근심,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표현한 말

캘 채(扌/8) 섶 신(艹/13) 갈 지(丿/3) 근심 우(心/11)

사람의 몸에 이상이 생겨 병이 들면 매사가 괴롭다. 병은 우리들의 욕망과 우리들의 불안에 확실한 한계를 설정해 주기 때문에 행복의 한 형식이라거나, 병은 육체의 장애일 뿐이며 의지의 장애는 결코 아니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철인들도 있다. 하지만 기계에 고장이 나면 버려지듯이 사람들은 이상이 있는 몸으로 삶을 이어나가기가 어려우니 건강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나무꾼이 땔나무를 채취(採薪)할 수 없는 근심이 있다(之憂)면 막다른 상황이다. 이 말은 병이 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처지를 나타내 자신의 병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말이었다.

선비의 몸가짐을 말할 때 쓴 이 말은 負薪之憂(부신지우)라 하여 禮記(예기)에서 비롯됐다 한다. 신하가 자신을 나무하는 사람에 비유하고 주상에게 자기의 병을 나타낼 때 썼던 예법이라 했다. ‘孟子(맹자)’에도 사용됐는데 부분을 보자. 公孫丑下(공손추하)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맹자가 齊(제)나라 왕을 알현하려 하는데 제왕이 마침 감기가 걸려 올 수 없으니 조정으로 나올 수 없느냐고 전해 왔다. 맹자는 자신도 병이 걸려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고선 다음 날 대부 東郭氏(동곽씨)를 찾아 조문하려 하자 제자 공손추가 병 때문에 왕 알현을 미뤘는데 옳은 일일까 하고 물었다.

맹자가 오늘은 나았기 때문이라며 문상을 간 사이 왕이 문병한다며 의의를 보냈다. 맹자의 사촌 孟仲子(맹중자)는 황망히 말한다. ‘어제는 왕명이 있었으나 나무를 할 수 없는 우환이 생겨 조회에 나가지 못했습니다(昔者有王命 有采薪之憂 不能造朝/ 석자유왕명 유채신지우 불능조조).’ 采는 采菊(채국), 采薇(채미)로 쓰이며 採와 똑같이 ‘캐다, 꺾다’라는 뜻도 있다. 그렇게 말한 뒤 사람을 시켜 맹자가 돌아오는 길목을 지켰다가 집으로 오지 말고 조정에 들라고 전했다. 맹자는 임금일지라도 신하에게 배움을 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남의 괴로움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대로 마음이 쓰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터이니 우선 자신의 병을 땔감을 구하지 못하는 우환으로 낮추어 부르는 것도 방법이겠다. 采薪之病(채신지병)이라 써도 같고 자기의 병을 낮추어 이르는 微恙(미양)이란 말도 있다./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국유사유國有四維 - 나라를 유지하는 네 가지 근본.

국유사유國有四維 - 나라를 유지하는 네 가지 근본.

국유사유(國有四維) - 나라를 유지하는 네 가지 근본.

나라 국(囗/8) 있을 유(月/2) 넉 사(囗/2) 벼리 유(糸/8)

仁義禮智(인의예지)는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성품을 말한다. 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고, 지혜로움이다. 이 四德(사덕)은 孟子(맹자)가 제시했다. 仁(인)을 중시한 孔子(공자)는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걱정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며 智仁勇(지인용)을 세우고 예에 따라 克己復禮(극기복례)해야 인을 실천한다고 했다. 맹자는 여기에 義(의)를 더한 것이다.

유가의 사덕과 비슷할 것 같은 禮義廉恥(예의염치)는 사뭇 다르다.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그런데 이것이 나라의 기강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管仲(관중)은 주장했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齊(제)나라의 桓公(환공)을 도와 패업을 이루게 한 그의 저작 ‘管子(관자)’에 나온다. 본란의 破廉恥(파렴치)에 소개한 대로 예의염치가 바로 四維(사유)다. 벼리 維(유)의 벼리는 고기그물을 사방에서 동시에 거두어 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줄을 말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알아야 할 이치의 서론에 해당하는 牧民篇(목민편)의 내용을 보자.

예의염치를 설명하면서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끊어지면 위태로우며, 세 가지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까지가 다 끊어지면 망하여 다시 일으킬 수 없다(國有四維 一維絕則傾 二維絕則危 三維絕則覆 四維絕則滅/ 국유사유 일유절즉경 이유절즉위 삼유절즉복 사유절즉멸)’고 했다. 그러면서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요, 의란 제멋대로 나아가지 않음이고,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이요,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禮不踰節 義不自進 廉不蔽惡 恥不從枉/ 예불유절 의부자진 염불폐악 치불종왕)’이라 하고 그것이 넘어서지 않을 때 사악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踰는 넘을 유, 蔽는 덮을 폐, 枉는 굽을 왕.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かさい火災

かさい火災

かさい火災

=> 화재; 불.(=동의어火事)

폐형폐성吠形吠聲 – 개 한 마리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다른 개들이 소리만 듣고 짖는다.

폐형폐성吠形吠聲 – 개 한 마리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다른 개들이 소리만 듣고 짖는다.

폐형폐성(吠形吠聲) – 개 한 마리가 형체를 보고 짖으면 다른 개들이 소리만 듣고 짖는다.

짖을 폐(口/4) 모양 형(彡/4) 짖을 폐(口/4) 소리 성(耳/11)

사람에겐 남을 본뜨거나 본받는 模倣(모방) 본능이 있어 인류문화가 발전해왔다. 인간은 모방의 천재이고 참된 모방은 가장 완전한 창조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이나 처지는 고려하지 않고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한다면 화를 자초한다. 줏대 없는 행동을 비꼬는 말은 많다. 우리 속담에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니 칼 쓴 자도 춤을 춘다’고 한 琵琶者舞 枷者亦舞(비파자무 가자역무)란 말과 비슷한 것이 ‘남이 장에 간다고 하니 거름 지고 나선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 등등이다. 모두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자가 남의 행동을 주견 없이 무턱대고 따라하려 할 때 비유하는 말이다.

한자 성어도 못지않다. 가장 잘 알려진 附和雷同(부화뇌동) 말고도 주관도 없이 남이 하는 대로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應聲蟲(응성충)이란 말과 함께 한 마을에서 형체를 보고 짖는 개(吠形)의 소리만 듣고 나머지 개도 따라 짖는다(吠聲)는 이 말이다. 원래의 一犬吠形 百犬吠聲(일견폐형 백견폐성)이란 말을 줄여서 사용했다. 後漢(후한) 사람 王符(왕부, 85~163)가 쓴 ‘潛夫論(잠부론)’에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덩달아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람들을 빗대 이 속언을 인용했다. 그는 출세지향의 당시 세태에 염증을 느껴 숨어사는 남자(潛夫)로 자처하며 벼슬길에 나서지 않았다. 賢難(현난)편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어진 사람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난인데 그 원인을 설명한다. 현자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선을 수행하면 질시를 받고, 어짊을 행하면 시기를 받아 반드시 환난을 입기 때문(循善則見妬 行賢則見嫉/ 순선즉견투 행현즉견질)‘이며 속언의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가 따라 짖는다(一犬吠形 百犬吠聲/ 일견폐형 백견폐성)‘는 것은 한 사람이 헛된 말을 전하면 많은 사람이 이를 사실인 줄 알고 전하기 때문이라 했다.

조용한 산골 마을에 낯선 인기척을 들은 개가 짖는 것은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처음 일을 헤쳐 나가는 사람에게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따르거나 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반대부터 하는 자가 있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가 혼탁해지고 발전이 더딜 것임은 분명하다. /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천하제일天下第一 - 하늘 아래 온 세상

천하제일天下第一 - 하늘 아래 온 세상

천하제일(天下第一) - 하늘 아래 온 세상

하늘 천(大/1) 아래 하(一/2) 차례 제(竹/5) 한 일(一/0)

天下(천하)는 글자 그대로 하늘 아래 온 세상, 모든 사람이 사는 세상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온 세상 또는 한 나라가 한 정권 밑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천하라는 말이 앞에 붙거나 뒤에 붙어 만들어진 성어는 숱하다. 몇 개만 봐도 天下無敵(천하무적), 天下無雙(천하무쌍), 天下壯士(천하장사) 등이 앞에, 三日天下(삼일천하), 女人天下(여인천하), 周遊天下(주유천하) 등이 뒤에 붙는 경우다. 매우 드문 일이나 뛰어난 기량이 세상에서 비길 데가 없을 때 天下一色(천하일색), 天下一品(천하일품) 등으로 쓰기도 한다.

세상에 견줄 만한 것이 없이 하늘 아래(天下) 가장 앞서간다는(第一) 이 성어는 글자대로 풀면 되는데도 고사라기보다 먼저 사용된 일화가 따라 흥미롭다. 前漢(전한) 시대 유명학자로 賈誼(가의, 서기전200~168)라는 사람이 있다. 시문에 뛰어나고 제자백가에 정통하여 18세 때 벌써 문명을 떨쳤다. 당시 그가 살던 河南(하남) 지역의 태수는 가의의 명성을 듣고 그를 휘하에 두고 매우 아꼈다. 5대 文帝(문제)가 즉위한 뒤 얼마 되지 않아 吳(오)씨 성을 가진 하남 태수의 선정 소식을 듣고 흡족했다.

‘정사를 잘 처리하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잘 하는데 천하제일(治平爲天下第一/ 치평위천하제일)’이란 평이었다. 거기에다 秦(진)을 개혁했던 李斯(이사)와 같은 고향이고 문하서 배웠다는 말을 듣고선 조정으로 불러들여 법률을 관장하는 正尉(정위)라는 직책을 맡겼다. 오정위는 관직을 받을 때 데리고 있던 가의를 황제에게 천거했다. 젊은 나이에 학문이 높아 자신보다 앞서는 천하제일이란 말이었다. 문제의 발탁에 의해 가의는 약관에 박사가 됐고, 법령, 관제, 예악 등의 정비에 힘을 기울였다. 周勃(주발) 등 고관들의 견제를 받아 좌천됐다가 복귀하여 막내 왕자의 태부가 됐다. 하지만 말로는 좋지 않아 왕자가 낙마하여 급서한 뒤로 자신의 부주의를 한탄하며 1년 간 애도하다 3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史記(사기)’ 屈原賈生(굴원가생) 열전에 실려 있다.

세상에서 제일이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하지만 모두가 제일이 될 수가 없고 오래 유지되기도 어렵다. 제일이 존재하려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2위, 3위부터 보통 사람들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앞서 나가는 것만 제일로 치고 경쟁을 부추기면 올림픽에서 세계 2위인 은메달을 따고도 고개를 숙이는 것 같은 안타까움만 남는다. /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꽃 화(艹/4) 없을 무(灬/8) 열 십(十/ ) 날 일(日/0) 붉을 홍(糸/3)

꽃이 필 때 가장 아름다움을 뽐낼 시기가 있다. 하지만 그 절정의 화사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잘 나가는 전성기는 누구나 한 번 쯤은 있다. 그 시기가 곧 지나갈 줄을 모르고 기고만장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말이다. 우리 속담 ‘열흘 붉은 꽃은 없다’와 같이 ‘봄꽃도 한 때’란 말도 일상에 흔히 쓰이는데 부귀영화란 일시적인 것이어서 그 한 때가 지나면 그만이라는 것을 깨우친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의 쓰임이 워낙 여러 곳에 통용될 수 있어서인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어디서 먼저 사용되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처음은 아니라도 굳이 사용된 곳을 찾는다면 南宋(남송) 때의 학자이자 애국시인으로 南宋四大家(남송사대가)에 포함되는 楊萬里(양만리, 1127~1206)의 시가 있다. ‘그저 꽃이 피어야 열흘을 못 넘긴다고 하지만, 이 꽃만은 날도 없고 봄바람도 필요없다네(只道花無十日紅 此花無日無春風/ 지도화무십일홍 차화무일무춘풍)’라며 月季花(월계화)를 읊었다. 월계화는 야생장미의 일종으로 사시사철 핀다고 한다.

이런 무리한 예 말고 더 친숙하게 사용되는 대구가 있다. ‘사람의 좋은 일과 붉은 꽃의 아름다움은 열흘을 넘지 못한다(人無十日好 花無十日紅/ 인무십일호 화무십일홍)’는 말과 함께 ‘달도 차면 기우는 법, 권력이 좋다한들 10년을 채우지 못한다(月滿則虧 權不十年/ 월만즉휴 권불십년)’라고 멋지게 이어진다. 虧는 이지러질 휴.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초기의 대중가요 ‘노랫가락 차차차’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하며 흥을 돋운 가수 황정자의 노래였다.

잘 가노라 닫지 말라고 했지만 자기만은 예외라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유사한 성어는 부지기수다. 몇 가지만 들면 樂極生悲(낙극생비), 物極則衰(물극즉쇠), 物壯則老(물장즉로), 盛者必衰(성자필쇠) 등이다. /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촌철살인寸鐵殺人 - 한 치의 쇠붙이로 사람을 죽이다, 한 마디로 핵심을 찌르다.

촌철살인寸鐵殺人 - 한 치의 쇠붙이로 사람을 죽이다, 한 마디로 핵심을 찌르다.

촌철살인(寸鐵殺人) - 한 치의 쇠붙이로 사람을 죽이다, 한 마디로 핵심을 찌르다.

마디 촌(寸/0) 쇠 철(金/13) 죽일 살(殳/7) 사람 인(人/0)

손가락 한 마디 정도(3cm)인 한 치는 작은 단위의 기본이다. 한 치 밖에 안 되는 쇠붙이(寸鐵)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殺人)는 말은 실제로 조그만 무기를 사용한다는 말이 물론 아니다. 한 마디의 말, 간단한 경구로 사람을 감동시키거나 사물의 핵심을 찌를 때 비유로 많이 쓰인다. 정수리에 침을 놓는다는 뜻으로, 따끔한 충고나 교훈을 말하는 頂門一鍼(정문일침)도 같은 말이다. 줄여서 단 한 방으로 무엇을 해결하거나 일거에 처리하는 것을 一針(일침)이라 하는 것도 같은 쓰임새다.

宋(송)나라 때의 선승 宗杲(종고, 1089~1163, 杲는 밝을 고) 선사는 설법에 능해 제자가 2000명도 넘었다고 한다. 화두를 사용하여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看話禪(간화선)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독특한 이야기를 던져놓고 깊은 사색으로 해탈에 도달해야 하니 한 마디가 촌철이 된다. 종고선사가 선에 대해 말한 대목을 보자. 어떤 사람이 수레에다 가득 무기를 싣고 와서 하나를 꺼내 휘두르고, 또 하나를 꺼내 휘둘러도 사람을 죽이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면서 이어진다. ‘나에게는 단지 한 치밖에 안 되는 쇳조각만 있어도 능히 사람을 죽일 수 있다(我則只有寸鐵 便可殺人/ 아즉지유촌철 편가살인).’ 선의 본바탕을 말하는 선사가 살인이라 비유한 것은 마음속의 잡된 생각을 없애고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을 집중하여 수양한다면 그 결과 나오는 아주 사소한 것 하나가 사물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감동시킬 수가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의 출처는 ‘鶴林玉露(학림옥로)’란 책이다. 朱熹(주희)의 제자였던 南宋(남송)의 학자 羅大經(나대경)이 당대의 歐陽脩(구양수)나 蘇軾(소식) 등과 주고받은 어록과 시화, 평론을 모은 것이다. 天地人(천지인) 3부로 나눠진 이 책 地部(지부)에 실려 있다. 각 분야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고 정리하여 당시의 사회상을 아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한 마디를 던져 놓고 모든 사람을 감동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로써 말이 많은 오늘날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국정을 이끄는 수단이 말인 정치권에서는 더욱 말 폭탄이 오가 시끄럽다. 막말이 아닌 이치에 맞는 말로 주고받아 서로 승복하는 사회가 언제 되려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