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6일 수요일

◇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수도권 공화국

◇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수도권 공화국

◇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수도권 공화국

2596만명.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올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 전망치다. 비수도권보다 14만명 더 많은 숫자이다. 인구통계 50년 만에 처음으로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이 인구 절반 이상이 사는 곳이 된다는 뜻이다.

수도가 경제와 문화 발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한국처럼 수도권 집중도가 높은 나라는 찾기 힘들다. 구구한 내용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일자리는 절반이 넘고, 임금 수준은 그보다 더 높다. 국토연구원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편의시설(SOC·사회간접자본) 분포를 점수화했더니 수도권 시·군·구는 10점 만점에 8~10점이었다. 지방은 대부분이 6점 이하였다.

문제는 수도권 인구집중이 구조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투자 규모 12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클러스트를 경북 구미시 등 비수도권 지역의 구애를 뿌리치고 경기 용인시에 짓기로 했다.

이유가 ‘인재 유치’ 때문이었다. 지방에 조성하면 우수 인력이 일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지방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인데, 기업은 수도권을 벗어나면 인재조차 구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다. 향후 30년 내에 전국 228개 시·군·구 중 86개는 지도에서 사라진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오늘날 ‘악어의 입’처럼 벌어지고 있는 집값, 교육·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불편과 높은 비용, 차별은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가 됐다. 정부가 이런 불균형 해소를 위해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행정수도 및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다. 2011~2016년 수도권 인구가 준 것은 이 영향 덕분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결국 해법은 여기에 있다.

공공기관과 국공립 대학, 대형 응급의료병원은 물론 필요하다면 청와대와 국회까지도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가 약속한 혁신도시 건설과 공기업 추가 이전 등은 말할 나위도 없다. 삶이나 자연환경 만족도 등은 비수도권이 수도권을 앞지른다. 일자리가 늘면 아이 울음소리가 커진다. 지방의 일자리가 늘고, 교육·의료서비스가 확대된다면 수도권 집중 문제는 하나둘씩 해소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균형발전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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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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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 ‘남명의 길’, 지리산 물·바람소리 따라 10㎞

◇ 산청 ‘남명의 길’, 지리산 물·바람소리 따라 10㎞

◇ 산청 ‘남명의 길’, 지리산 물·바람소리 따라 10㎞

경남 산청군 ‘남명의 길’은 남명 조식 선생의 발길이 닿았던 곳을 그대로 따라 걸어볼 수 있게 조성한 탐방로다. 위패가 모셔진 곳, 후학을 가르치던 곳, 책을 읽던 서재까지 남명 조식 선생의 흔적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이 탐방길은 지리산 품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던 조식 선생처럼, 느린 걸음 걸으며 물소리, 바람 소리에 몸과 마음을 씻어 볼 수 있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로도 안성맞춤이다.

■ 무릉도원인가하노라

경남 산청군 ‘남명의 길’은 남명 조식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게 만들어진 길이다. 금계국이 활짝 피었고, 길 옆 덕천강에는 지리산 맑은 물이 쉼 없이 흐른다.

이 탐방로는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학들이 창건한 덕천서원에서 산천재~지리산관광휴게소~백운계곡~용문사~영산산장~남명선생장구지소로 이어지는 10㎞ 구간으로 3시간가량 소요된다.

덕천서원 옆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덕천서원으로 향한다. 천왕봉으로 향하는 중산리 길의 길목인 덕산중고 옆에 있다. 앞에는 천왕샘에서 발원한 덕천강이 흐르고 있다.

동행한 안승필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붉은 홍살문 옆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지나 서원으로 들어갔다. 배롱나무의 민낯도 그냥 지나쳐 경의당 뒤편 남명 선생의 위패를 모신 숭덕사로 향했다. 몸을 굽혀 절하며 예를 올렸다.

덕천서원에서 덕산시장 방면으로 조금 가면 휴식공간인 도화정이 나온다. 도화정은 ‘두류산 양단수를 예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라는 남명 선생의 두류산가의 무대가 된 장소다. 중산리천과 대원사에서 내려오는 삼장천의 합수부로 무릉도원을 실감하게 한다.

시골 장터인 덕산시장 앞에서 오른쪽으로 덕천강변에 조성된 강변로를 따라 1.5㎞가량 가면 왼쪽에 한국선비문화원이 있고 맞은편에는 공원이 있다. 공원에서는 햇볕이 따가운데도 노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게이트볼을 치느라 여념이 없다.

■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다

공원 오른쪽에 산천재(사진 가운대)가 있고 마주한 곳에 남명기념관이 있다. 하지만 입구가 덕천강변이 아닌 도로변에 있어 이들 유적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우회해야 하는 등 약간의 불편이 있다.

산천재는 남명 조식 선생이 61세에 정착해 생의 후반부를 보내며 살았던 곳이다. 뜰에는 선생이 손수 심은 매화나무인 높이 5m가 넘는 남명매가 45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열매를 맺고 있어 이채롭다. 남명기념관에 들어서면 왼쪽에 옥돌로 만들어진 남명 선생의 동상이 지리산을 등지고 서 있고 옆에 우암 송시열이 지은 신도비가 있다. 안 해설사는 “남명기념관은 남명 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맞은 2001년 설립을 추진해 2004년 8월에 문을 열었다”며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유품과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념관 뒤편의 산에 남명선생 묘소가 있고 옆쪽에 여재실이 있다. 유적 탐방을 마치고 덕천강변에 조성된 강변로를 따라 걷는다.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 금계국이 만개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꿀을 찾으러 벌이 날아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각각 단성IC와 중산리로 향하는 갈림길에 지리산을 관리하는 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가 있다.

■ 자연경관을 보존하다

단성IC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면 오른쪽으로 자양보캠핑장이 나온다. 자양보는 풍부한 수량과 멋진 주변 경치로 인해 매년 여름에 많은 피서객이 찾고 있다. 차로 갓길과 강변을 번갈아 1㎞가량 걸어간다. 길 오른편으로는 지리산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간다. 십 수명이 앉을 수 있는 널따란 바위가 나온다. 탁영대다. 이곳에서 물을 벗 삼아 5분여 걷다 보면 왼쪽에 입덕문이라 새겨진 큰 바위가 나온다. 남명 선생이 합천 삼가에서 산청 덕산으로 오면서 만난 천연 석문(石門)을 입덕문(入德門)이라 명명했다. 지리산 초입이다. 이곳에서 조금 가면 덕천강변에 덕문정이 있다. 덕문정은 남명 선생의 유덕을 기리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존하고자 건립됐다.

지리산관광휴게소에서 백운계곡까지 2㎞는 차로 갓길이라 지리산 방향을 오가며 쌩쌩 달리는 자동차로 위험하다. 탐방로 정비가 아쉽다.

백운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왼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5㎞가량의 계곡이 시작된다. 백운동계곡은 이름 그대로 구름처럼 하얀 반석들과 그 반석을 타고 구르듯이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함을 더해 준다. 남명 선생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용문사, 영산산장을 지나면 남명 선생이 노닐던 남명선생장구지소가 나온다. 지팡이 짚고 신발을 끌며 찾아와 머물던 자리라는 뜻이다. 옆에는 용문천 각석이 새겨져 있다. 후학들이 스승인 남명의 정신을 추모하던 일종의 문화공간이다. 이 외 영남제일천석 등천대 등 각석이 산재한다.

-국제신문-

◇ 서로 못 믿는 부부, 침대서도 폰 녹음키 켠다?

◇ 서로 못 믿는 부부, 침대서도 폰 녹음키 켠다?

◇ 서로 못 믿는 부부, 침대서도 폰 녹음키 켠다?

2020년식 \성(性) 갈등\은 남녀 관계에서 특이한 현상을 낳고 있다. 극단적으로 "침대에 올라가서도 의심하라"는 게 불문율이다. 남자들은 합의하에 한 성관계라도 무고(誣告)를 대비해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활용해 증거를 확보한다. 여자들은 원치 않는 관계를 강요할 때를 대비해 전기 충격기 같은 호신용 무기를 침대 주변에 숨기는 방법을 소셜 미디어로 공유한다.

직장인 조모씨는 여성과 잠자리를 가질 때 초반에는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반드시 켜둔다. 페이스북 등에서 여성들이 남성에게 복수할 목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무고한다는 게시물을 접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의 합리적이고 일관된 진술만 있다면 별다른 증거 없이도 강간범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난 뒤로는 자구책으로 녹음을 한다"고 했다.

서울 모 경찰서 성폭력범죄 담당 경감도 "남자가 쉽게 생각하고 여자랑 관계를 가지다간 자칫 쇠고랑 찰 수 있다"면서 "성폭행 혐의는 일단 구속영장을 치는 게 최근 흐름인데 \이런 건 구속은 좀 심한데…\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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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건 여성도 마찬가지다. 대학생 B씨는 올해 초 인터넷으로 전기 충격기 2개를 샀다. 인터넷 다음 카페 여성시대에서 남자는 성욕 앞에서 언제든 변할 수 있으니 자기 몸은 자기가 보호해야 한다는 글을 읽은 뒤였다. 하나는 본인 자취 집 매트리스 밑에 숨겨 두었다. 다른 하나는 핸드백에 넣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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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지금 남자친구와 1년을 만났지만, 그보다 오래 만나고도 데이트 폭행을 당하는 여성이 많다더라"고 했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호신용 전기 충격기 판매량이 느는 추세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 갈등이 첨예하게 대두되면서 온갖 소문과 사실이 뒤섞여 20대 남녀들 사이에 불신 풍조가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あやしい怪しい

あやしい怪しい

あやしい怪しい

=> 수상하다, 괴이하다, 의심스럽다, 믿을 수 없다

◇ 트로트 스타의 고향 송가인의 진도

◇ 트로트 스타의 고향 송가인의 진도

◇ 트로트 스타의 고향 송가인의 진도

트로트 열풍의 시작과 중심에 그녀가 있다. "송 가인이어라~"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다. 송가인의 고향집이 있는 전남 진도군 지산면 앵무리 소앵무마을은 진도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팬들의 성지가 됐다. 소앵무마을 대신 \송가인 마을\이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 마을 입구부터 송가인 마을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방송에서 보던 익숙한 고향집 주변은 송가인의 등신대와 포토존으로 꾸며져 있다. 평일에도 송가인의 고향집을 찾는 팬이 많았는데 주말에는 대형버스가 몰리기도 한단다.

진도는 땅끝마을 해남에서도 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는 남도의 끝자락이다. 송가인을 향한 팬심은 거리를 문제 삼지 않는다. 강원도 원주에서 왔다는 한 중년 팬은 "미스트롯 때부터 송가인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고향집에도 와볼 겸 여행 삼아 진도까지 왔다"고 했다. 먼 길을 찾아온 팬들을 위해 송가인 부모가 마당에 마련해 둔 생수와 인스턴트 커피가 인상적이다.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개방 시간과 준수 사항을 표시한 안내판도 있다.

진도까지 가서 송가인 마을만 보고 오긴 아쉽다.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많다.

운림산방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조선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의 화실이다. 이곳을 둘러싼 첨찰산 봉우리에 피어오르는 안개가 마치 구름숲 같다 하여 운림산방(雲林山房)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안개가 없어도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화실 앞 연못에는 연꽃이 한창이다. 연못 한가운데엔 허련이 직접 심었다는 배롱나무가 서 있다. 남종화와 5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온 허씨 가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

-조선일보-

◇ 하회마을~병산서원 낙동강 따라 걷다

◇ 하회마을~병산서원 낙동강 따라 걷다

◇ 하회마을~병산서원 낙동강 따라 걷다

하회마을을 여행하는 방법은 한가지다. 애오라지 걸어야 한다. 마을에 들어갈 때부터 걸어야 한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병산서원까지 십 리 길을 걸어서 들어갔다지만, 걸음은 마을 왼쪽 어귀 병산서원에서 시작해도 족하다. 걸음은 낙동강을 따라 이어진다.

병산서원은 서애를 기리는 공간이다. 유홍준 전 청장이 서원 건축의 백미라고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곳으로, 지난해 전국의 서원 8곳과 함께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서원 대청마루에 앉아 내다보면 만대루 너머로 병산과 낙동강이 절묘하게 시야를 채운다. 서원이 걸터앉은 산이 꽃뫼(화산)고, 서원이 이름을 받은 산이 낙동강 건너 푸르뫼(병산)다. 4월 산불로 검은 속살을 드러낸 푸르뫼가 눈에 밟혔다.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까지 산허리를 따라 오솔길이 나 있다. 2010년 조성된 ‘유교문화길’이다. 옛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이었던 옛길로 4㎞ 길이다. 길은 인적이 드물어 한갓졌다. 오디 뒹굴어 길바닥이 새까맸고, 그 오디를 쪼려 후투티가 내려앉았다. 길섶의 고라니와 뱀이 인기척에 놀라 줄행랑을 쳤다. 10년 전에도 따라다녔던 낙동강이 다시 동행했다.

하회마을에 들어섰다. 이리 굽고 저리 휜 골목을 따라 기와집과 초가집이 늘어서 있다. 어찌 보면 심심한 풍경이다. 어지간한 집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대부분 문이 잠겨 있다. 이준용 문화관광해설사가 눈여겨봐야 할 장면 몇 개를 짚었다.

우선 담장. 원래 하회마을은 흙담만 있었다. 황토 곱게 개 담을 올렸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풍수에선 하회마을의 지형을 행주형(行舟形)이라 풀이한다. 배가 나아가는 모양이라는 뜻이다. 배가 무거우면 물에 뜰 수 없는 노릇. 하여 배를 닮은 마을에 돌을 들여선 안 되었다. 종종 보이는 돌담은 최근에 쌓은 것이다. 마을 안에 우물이 없었던 것도 배에 구멍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제가 마을에 우물 13개를 팠었다. 임진왜란 때 왜구를 물리친 서애에 대한 후세의 복수였다고 한다.

마을 한복판의 삼신당도 흥미로운 공간이다. 삼신당과 하회마을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하나 무속 신앙과 유교 공동체는 하회마을에서 하나처럼 섞인다. 하회별신굿탈놀이(사진 아래)가 600년이 훌쩍 넘었다는 삼신당 느티나무 신목 앞에서 시작한다. 마을 한쪽에는 종탑 옆에 기와 얹은 예배당도 있다. 삼신당도, 예배당도 모두 하회마을이다.

만송정 솔숲을 지나 백사장으로 나가면 새로 놓은 섶다리(사진 가운데)가 나타난다. 낙동강 건너편 우뚝한 절벽이 부용대다. 64m 높이라지만 벽처럼 서 있어 훨씬 높아 보인다. 섶다리를 건너면 옥연정사다. 귀향한 서애가 예서 머무르며 『징비록』을 썼다. 지금은 민박도 받는다. 이윽고 부용대에 올라선다. 산이 물을 얼싸안고 물이 산을 휘감아 도는 안쪽으로 마을이 들어앉아 있다. 더없이 평안한 풍경이다.

-중앙일보-

◇ 매력적인 악역 배우 박해준, 그의 처음과 끝은

◇ 매력적인 악역 배우 박해준, 그의 처음과 끝은

◇ 매력적인 악역 배우 박해준, 그의 처음과 끝은

박해준에게는 악역배우라는 수식이 따른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그를 처음 안 사람이라도 고개를 끄덕일 표현이다. 화목한 가정을 버리고, 욕망을 좇아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나쁜 남자 이태오를 실감나게 연기했으니까.

연극 무대에서 연기 잔뼈가 굵은 박해준은 영화 쪽으로 활동 근거지를 옮긴 후 악당 역할을 주로 했다. 코미디 영화 ‘탐정: 더 비기닝’(2015)과 ‘힘을 내요, 미스터리’(2019)에도 출연했지만, 그는 웃음 담당이 아니었다. 영화계에 그의 얼굴을 알린 ‘화차’(2012)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박해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1년 선배인 이선균의 권유와 추천으로 오디션을 봐 ‘화차’에서 사채업자(사진)를 연기했다. 덥수룩한 머리로 불량함을 강조했다. “좀 나와봐요. XX”처럼 경어와 욕설이 섞인 말투, 독기 품은 눈빛이 관객에게 서늘함을 안겼다. 박해준은 ‘화차’ 전까지 본명 박상우로 활동했는데, 함께 출연한 배우 조성하가 배우다운 이름 ‘박해준’을 지어줬다고 한다.

이후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와 ‘독전’(2018), ‘악질경찰’(2019)에서 얼핏 외모만 봐도 악당인 인물들을 소화했다. ‘화이’에선 살인청부조직의 저격수 범수를, ‘독전’에선 마약밀매조직의 간부 박선창을, ‘악질경찰’에선 대기업 하수인 권태주를 연기했다. 조직이 몇 차례 물갈이 된 과정에서도 살아남은 독종(‘독전’)이거나 살인하며 눈 한번 깜박하지 않는 냉혈한(‘악질경찰’)이었다. 외관상으로는 박선창과 권태주는 섬뜩하지만, 평면적인 악당이다. 나쁘게 타고난 사람처럼 악인이 되기까지의 사연이 세묘되지 않는다.

‘4등’의 광수는 다르다. 외형은 평범해도, 좀 더 입체적인 악인이다. 광수는 수영선수 시절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재능만 믿다 몰락한 인물이다. 불성실한 수영코치로 살던 그에게 만년 4등 준호가 나타난다. 광수는 처음엔 초점 잃은 눈으로 대충 지도하다 준호의 재능을 접하고선 눈빛이 바뀐다. 자신과 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준호가 실현해줬으면 하는 욕망이 포개지며 폭력적이 된다. 그는 폭력에 반발해 운동을 접었으면서도 “(하기 싫을 때) 잡아주고 때려 주는 게 선생이더라”라며 폭력을 합리화한다. 비뚤어진 욕망을 애정이라고 착각한 결과다. 사연 있는 악인 광수는 현실적이어서 더 무섭다. 이태오와 닮은 꼴이다.

최근 박해준의 급부상은 선배 배우 김윤석을 연상시킨다. 김윤석은 2006년 영화 ‘타짜’에서 노름판의 저승사자 아귀를 연기하며 스타가 됐다. 마침 그는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 출연하며 여성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고 있었다. 이태오처럼 부적절한 사랑으로 아내를 떠나는 나쁜 남자 하동규를 연기하면서다.

이태오와 하동규는 이혼과 재혼 끝에 빈털터리가 된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김윤석은 ‘타짜’와 ‘있을 때 잘해’를 도약대 삼아 주연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악역을 넘어 다채로운 역할이 주어졌다. 박해준도 김윤석의 길을 갈 것이다. 소슬함을 안기는 그의 악역 연기를 이제 보기 드물게 될지 모른다.

-한국일보-

◇ 조훈현 국수가 뽑은 여의도 맛집

◇ 조훈현 국수가 뽑은 여의도 맛집

◇ 조훈현 국수가 뽑은 여의도 맛집

국내 최초로 바둑 9단에 오른 \국수(國手)\이자 현직 국회의원인 조훈현(67·사진)은 전성기 시절 \장미의 기사(棋士)\ 소리를 들었다. 항상 긴 장미 담배를 입에 물고 대국을 벌이던 모습에서 나온 별명. 하루 다섯 갑을 피울 만큼 골초였지만 마흔둘(1995년)에 딱 끊었다. "미국에 놀러 갔는데 어디를 가도 \노 스모킹(No Smoking)\ 사인이 붙어 있었어요. 흡연이 더 고역이었죠. 성질이 나 확 끊었어요."

담배를 끊자 신기하게도 밥맛이 좋아졌다. "원래 늘 식욕이 없어서 평생 밥 한 공기를 비우지 못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한 공기를 다 먹고도 또 먹고 싶어졌어요. 자꾸 뭔가가 먹고 싶어지고 아이들이 먹는 과자 같은 것도 다 먹어 치울 만큼 식욕이 좋아지더라고요. 젊었을 땐 체력이 부족해 거의 드러누운 자세로 대국을 치르기도 했는데, 담배를 끊고서야 알았죠. 체력이 있어야 정신력도 가능하다는 걸."

2016년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하면서 그의 활동 반경은 여의도로 확장됐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곧 국회의원 타이틀을 떼고 국수로 돌아오는 조훈현은 여의도 맛집과 집 근처 단골을 추천했다.

▶ 강공순할매집

"\할매탕\(사진)이라고 하는 해물탕으로 여의도에서 유명한 식당입니다. 전복, 낙지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끓여내는데, 국물이 맑은데도 칼칼하고 시원해요. 의원실 직원들과 자주 찾는 집이죠. 저는 마시지 않지만, 전날 술 마시고 해장이 필요한 직원이 있으면 여기를 가죠."

해장국으로 여의도를 평정했다고 한다. 맑으면서도 진한 국물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으면 속이 확 풀린다. 탕에 들어가는 해산물이 큼직하고 푸짐하다. 여의도에만 세 점포가 있는데, 그가 직원들과 자주 찾는 곳은 교보점이라고 했다. 할매탕 1만4000원(특 2만원), 산낙지 볶음 1만5000원, 전복죽 1만2000원, 전복 라면 1만원. 의사당대로 97 교보증권 빌딩 지하 1층

▶계절의 맛

"국회의원이 돼 여의도에 온 이후로 손님을 모신다든가 접대할 때 자주 찾는 일식당입니다. 열 살 때인 1963년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가서 군 입대 직전까지 살았으니 일식에 대해 꽤 아는 편인데, 여의도 일대 일식집 중에서 제일 나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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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호를 키사라에서 계절의 맛으로 바꾼 정통 일본 요리점. 생선회, 초밥, 화로구이, 튀김 등 일식당 대표 메뉴를 두루 낸다. 통 유리창 너머 내려다보는 한강 전망도 훌륭하다. 7만원부터 18만원까지 다양한 코스 메뉴가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128 LG트윈타워 동관 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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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코너키친

"집에서 가까워 가족과 잘 가는 식당입니다.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같은 양식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아하지요."

집에서 입던 옷차림 그대로 슬리퍼 끌고 가도 괜찮을 듯한 편한 분위기지만 수준급 피자와 파스타,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동네 맛집이다. 벽돌 쌓아 만든 화덕에서 장작불로 구운 정통 이탈리아 나폴리식 피자 등 음식마다 제대로 요리한다. 피스타치오 피자 2만원, 마약 옥수수 피자 2만500원, 포르마지오 파스타 2만2000원, 칼조네 샐러드 1만8000원, 이베리코 스테이크 3만5000원, 채끝 등심 스테이크 4만7000원, 종로구 평창문화로 98

▶몽중헌

"중국 음식 중에서는 딤섬(點心)을 좋아합니다. 여기는 딤섬 맛이 수준급인 데다 집에서 멀지 않아 가족이나 친지와 즐겨 찾는 집입니다."

광둥식 중식을 기본으로 하는 고급 중식당. 광둥 음식의 대표 주자인 딤섬을 특히 잘한다고 했다. 딤섬은 만두나 튀김 등 작고 조금씩 나오는 음식. 이 식당 손님들은 흔히 애피타이저처럼 몇 점 집어 먹은 다음 본격적인 요리를 먹는다. 서울에 여섯 점포가 있고, 이 중 그의 단골집은 안국점이다. 시그니처 딤섬 9800원, 유린기 3만2000·4만5000원, 광둥식 전가복 6만·8만원, 후난식 볶음밥 1만5000원, 삼선짬뽕 1만4000원. 종로구 북촌로 31-22

-조선일보-

◇ 온라인 기말고사 커닝 막아라… 대학가 웹캠까지 등장

◇ 온라인 기말고사 커닝 막아라… 대학가 웹캠까지 등장

◇ 온라인 기말고사 커닝 막아라… 대학가 웹캠까지 등장

1학기 학기말고사를 앞두고 이달 초 서울대 교수들 사이에선 암암리에 \기말고사 커닝 방지 아이디어\ 문서가 돌았다. \학생들마다 문항 순서가 서로 다른 시험지를 받도록 한다\ \답안을 빨리 제출할수록 가산점을 부여한다\ \학생 두 명을 무작위로 매칭해 서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게 한다\ 등이다. 이 문서를 작성한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부 대학에서 집단 커닝이 나오자 교수 회의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는 사례를 모아보자는 의견이 나와 교수들이 브레인스토밍으로 다양한 사례를 모았다"고 말했다.

1학기 학기말고사를 앞둔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코로나 사태로 1학기 중간고사를 온라인 시험으로 치른 인하대 의대, 연세대·서강대 등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되며 논란이 되자 교수들도 덩달아 고민에 빠진 것이다.

온라인 시험을 선택한 교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식은 웹카메라를 이용해 원격으로 감독하는 방법이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22일부터 치러질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웹카메라로 스스로 시험 보는 모습을 생중계하라\고 공지했다. 유 교수는 "책상 위에 필기구와 답안지만 올려놓게 한 뒤 화상수업 앱 줌(ZOOM)을 활용해 원격으로 감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피드퀴즈\처럼 매우 짧은 시간 내에 객관식 시험을 치르게 하는 방법도 있다. 김민식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학기말고사 객관식 시험의 경우 문제당 30초만 주기로 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모여서 다 같이 문제를 풀고 공유하는 부정행위가 나오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최소한의 시간만 부여하겠다는 것"이라며 "문제당 30초면 책에서 찾는다고 하더라도 커닝하는 게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학생들 사이에선 \그런다고 원천적으로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연세대 재학생 문모(24)씨는 "카메라로 찍는다고 하더라도 100명이 넘어가는 강의의 경우 교수님 혼자 학생들을 일일이 감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 대학은 아예 학생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택한다. 서울대 경영학부와 서강대 경영학부 등은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서약서를 받기로 했다.

-조선일보-

◇ 올 여름 해운대 파라솔 4200개에서 1800개로 줄인다

◇ 올 여름 해운대 파라솔 4200개에서 1800개로 줄인다

◇ 올 여름 해운대 파라솔 4200개에서 1800개로 줄인다

7월 피서철을 앞두고 본격 개장하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돌아선 데다가 실내보다는 실외를 선호하면서 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23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운영구간이 지난해 14개에서 12개로 줄어든다. 1개 운영구간에 설치되는 파라솔의 숫자도 300개에서 144개로 절반가량 줄인다. 김기환 부산 해운대구 해수욕장운영팀장은 “파라솔 간격을 2m씩 띄우고 설치해 지난해 4200개였던 파라솔은 올해 1800개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각 파라솔에는 번호가 매겨져 이용객을 관리한다. 파라솔을 빌리는 피서객이 스마트비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승인번호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확진자 발생 시 역학 조사를 바로 할 수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 내 샤워장 8개 동을 이용할 때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기존에는 동별로 동시에 13명이 샤워할 수 있었다. 올해에는 중간중간 샤워기 작동을 막아 최대 7명만 동시 이용할 수 있다.

백사장에서 피서 용품을 대여할 경우 발열 체크를 하고 방문객 명단에 이름을 써야 한다. 또 백사장 곳곳에 빨간 우체통을 설치해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의 명함을 수집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에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해운대구는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사업’ 예산이 확보되면 백사장에 총 200명의 관리 요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요원과는 별도로 마스크 착용 등을 권장하기 위한 인원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전체 면적이 12만㎡로 1명당 3.2㎡ 공간이 필요해 적정 피서객은 3만7500명이다.

해변에서 하는 자체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7월 24일부터 17일간 계획된 야간개장도 하지 않는다. 2016년 야간개장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야간에 올빼미 피서객이 몰릴 경우도 대비해 거리 두기 계도 인원도 상시 배치할 예정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