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4일 목요일

◇ 족장 김병만이 살아남는 법

◇ 족장 김병만이 살아남는 법

◇ 족장 김병만이 살아남는 법

396명. 지난 2011년 첫 방송부터 현재까지 ‘정글의 법칙’에 다녀간 유명인·연예인의 수다. 하지만 이들이 전부 이 바닥에서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방송이라는 적자생존(適者生存) 정글에 적응한 자는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자는 사라졌다. 그 10년간 한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곁에서 오래 지켜본 족장 김병만이다.

그는 정글을 지배하는 육지의 맹수라기보단 홀로 바다를 떠다니는 거북과 닮았다(그가 쓴 책 제목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이다). 스튜디오라는 육지에서는 느렸지만 서바이벌쇼라는 바다에서는 누구보다 빨랐다. 100마리 중 단 몇 마리만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아 성체가 되는 고단한 거북의 삶을 연예대상 2회 수상으로 증명해냈다. 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 같기도 하고, 스카이다이빙 추락 사고에도 벌떡 일어나는 걸 보면 100년 넘게 사는 장수거북 같기도 하다.

옆에서 지켜본 그는 항상 제작진의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주는 MC였다. ‘정글의 법칙’ 시작 후 프로그램에 필요한 스카이다이빙, 스쿠버다이빙, 프리다이빙 등 각종 자격증을 땄다. 쉴 새 없이 무언가를 배우며 리더십과 이름값만으로는 불충분한 족장의 가치를 시간과 노력으로 채웠다. 그는 어느새 제작진의 충분조건이 되었고, 그 결과물은 시청자에게 필요충분조건으로 전달되어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당신은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 극 중 유연석의 질문에 한석규가 답한다. “필요한 의사. 나는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2018년 예능 최초로 남극에 다녀왔을 당시 모든 팀원들과 돌아가며 롤링페이퍼를 썼는데, 김병만은 내게 이런 글을 남겼다. “필요한 형이 될게.”

얼마 전 연예인 중 최초로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도 땄다. 바다거북이 하늘까지 정복한 셈이다. 개그콘서트 ‘생활의 달인’에서 늘 “16년간 ○○을 해온 달인 김병만”이라고 했다.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은 그는 그토록 얘기하던 16년을 이미 넘어섰고, 4년을 더 버텼다. 생존 달인의 장수는 현재 진행형이다.

-조선일보 김진호PD의 방송이야기-

◇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기지되는 한국

◇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기지되는 한국

◇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기지되는 한국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2010년 3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수장으로 복귀하며 던진 화두다. 얼마 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지하층에 만들어진 실험실에 임직원 12명이 출근하기 시작했다. 그해 5월 발표된 삼성그룹 ‘5대 신(新)수종 사업’에 바이오·제약이 포함됐고 이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범했다.

▷당시 삼성그룹 안팎에선 “100년 이상 앞선 세계적 제약회사들을 따라잡긴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래서 택한 1단계 전략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이었다. CMO는 반도체로 치면 미국의 팹리스(설계전문업체) 의뢰를 받아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해주는 대만의 TSMC와 같은 비즈니스다. 반도체처럼 공정관리가 생명인 대형 장치산업이어서 삼성의 기량이 충분히 통할 것이란 이 회장의 판단은 적중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36만4000L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1위 CMO다.

▷삼성바이오와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 측은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공시를 냈지만 이전 비슷한 소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했던 것과 온도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이 백신동맹을 논의한 직후 계약 내용이 공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이용한 모더나의 첨단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함께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모더나로서도 삼성바이오와 손잡으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유리한 게임이다. 다만 한국에 당장 모더나 백신이 공급되긴 어렵다. 모더나에서 원료를 받아 후반 작업만 한다면 시점이 앞당겨지겠지만 생산설비를 새로 까는 데에만 최소 6개월이 걸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미국 노바백스 기술을 이전받아 경북 안동 공장에서 6월부터 백신을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의 계약까지 성사되면 한국이 동아시아의 ‘백신 생산 허브’로 도약할 기회가 된다. 코로나19는 팬데믹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계속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백신 생산 능력을 갖추는 건 국가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중요한 문제다.

▷선진국에 앞서 한국이 백신을 개발했다면 좋았겠지만 기초역량과 투자 규모의 차이를 고려할 때 금세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바이오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이 백신 생산 위탁기지로 주목받는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 경제의 최대 장점인 빠르고 정확한 대량생산 능력이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인의 생명을 코로나19로부터 구하길 기대한다.

-동아일보 횡설수설-

◇ 부럽기만 한 이스라엘 아이언 돔

◇ 부럽기만 한 이스라엘 아이언 돔

◇ 부럽기만 한 이스라엘 아이언 돔

지난 2019년 5월 이스라엘을 방문했다가 실전(實戰) 상황을 경험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이 이틀 동안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탄 700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요격 미사일 ‘아이언 돔(Iron Dome)’으로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질 확률이 높았던 로켓탄 173발을 요격해 공중에서 폭발시켰다.

아이언 돔은 2000년대 들어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의 로켓 공격 등으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이스라엘 공동으로 개발됐다. 처음에 미국은 요격 거리가 너무 짧기 때문에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공동 개발에 부정적이었고 이스라엘 내에서조차 “로켓탄 요격보다 공격 원점 제거 타격이 더 효과적”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2004년 미사일 방어 체계 옹호론자인 대니얼 골드 준장이 이스라엘 국방안보연구개발국 책임자로 취임한 뒤 정치권 등에 대한 설득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어 개발에 착수했다.

엊그제 이스라엘 국방부가 팔레스타인 로켓들을 아이언 돔이 요격하는 장면을 SNS에 공개한 영상이 화제다. 20여초간의 짧은 영상에서 아이언 돔은 약 20발의 팔레스타인 로켓들을 불꽃놀이 폭죽을 터뜨리듯 잇따라 요격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9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언 돔은 많은 실전 경험을 통해 동시 요격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최대 사거리도 70㎞에서 100㎞ 이상으로 늘어났다. 처음엔 로켓·포탄만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젠 탄도미사일 요격도 가능하게 진화했다.

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를 방사포(다연장로켓)로 포격했던 북한은 팔레스타인보다 크고 강력한 로켓들을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유사시 최대 340문에 달하는 170㎜ 자주포 및 240㎜ 방사포로 1시간에 최대 1만6000여발의 포탄(로켓탄)을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우리 군도 연평도 도발 직후 아이언 돔의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한반도 상황에는 적절치 않다며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을 결정했다.

"

북한은 지난해 이후 600㎜ 초대형 방사포를 잇따라 시험 발사하는 등 방사포 전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은 오히려 계속 지연돼 빨라야 2029년쯤에야 도입될 수 있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설마’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는 이스라엘보다 얼마나 안전한 나라여서 이렇게 태만한가. 우리 군 수뇌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어떤 절박감과 위기의식을 갖고 있나. ‘설마는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

-조선일보 만물상-

◇ 결혼식장서 외친 "상간녀야!"…통쾌한 복수했지만 처벌은

◇ 결혼식장서 외친 "상간녀야!"…통쾌한 복수했지만 처벌은

◇ 결혼식장서 외친 "상간녀야!"…통쾌한 복수했지만 처벌은

전 남편의 상간녀 결혼식에 방문해 불륜 사실을 모두 폭로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A씨는 지난해 이혼했습니다. 전 남편과 상간녀 B씨가 외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단순히 바람만 피운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만난 이들과 집단 성교까지 시도했습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A씨는 B씨가 자신의 전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결혼식을 올리기에 앞서 혼전 임신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A씨는 복수를 결심합니다. B씨의 과거 불륜 사실을 결혼식장에서 모두 폭로해버리기로 한 겁니다. A씨는 결혼식 당일 이 결심을 실행에 옮깁니다. 예식장을 찾아가 B씨 예비신랑의 부모님에게 B씨의 과거 불륜 사실을 모두 털어놓습니다. 이후 신부대기실을 찾아가 B씨를 향해 "어디 뻔뻔하게 상간녀 주제에 속이고 결혼을 하냐. 아이가 친자인지 검사해봐라"라며 호통을 칩니다.

"

놀란 B씨는 경찰을 불러달라고 호소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식장에 들이닥치면서 결혼식은 금세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

-"당신 며느리는 불륜녀"…명예훼손일까

A씨 입장에선 남의 가정을 파탄낸 뒤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는 B씨의 모습에 화가 날 만합니다. 누리꾼들도 결혼식장을 찾아간 A씨에게 공감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A씨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혼식에서 신부의 과거를 폭로한 A씨의 행동은 명예훼손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을 말했더라도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말을 했다면 명예훼손죄가 인정됩니다. 이른바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경우입니다.

"

A씨 사례에서의 법적 쟁점은 공연성입니다. 통상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 즉 전파 가능성이 있어여만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데요.

",

"

만일 A씨가 B씨의 시부모에게만 불륜 사실을 알렸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신부대기실을 찾아가 B씨를 향해 상간녀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B씨의 다른 가족들이나 하객들이 그녀의 과거를 행적을 충분히 알게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

실제 지인의 아들 결혼식장에 찾아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 70대 여성이 처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여성은 지인이 빌려간 3000만원을 갚지 않자 ○○○ 돈 주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지인 아들의 결혼식장에 등장합니다.

",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서 자녀의 결혼식이 가족 및 친지에게 가지는 의미를 고려할 때, \돈 갚으라\는 문구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손해배상 통해 위자료 받아내야

그렇다면 A씨가 이 상황을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간통죄 폐지 이후 불륜을 형사처벌하는 건 불가능해졌습니다. 민사 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받아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입니다. A씨처럼 이미 이혼을 마친 상태라도 전 남편과 상간녀 B씨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건 가능합니다. 위자료 금액은 부정행위의 정도나 기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대상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이른바 상간녀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도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입니다. 남편이 불륜녀와 주고받았던 통화 기록이나 문자메시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이 불륜의 증거로 많이 제시됩니다.

상간녀 소송을 제기할 때는 불륜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도 중요합니다. 민법은 부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간 또는 부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위자료 청구를 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766조)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지 3년이 경과했다면 위자료 청구도 불가능합니다.

-머니투데이-

조호이산調虎離山 - 호랑이를 꾀어 산을 떠나게 하다, 강한 적은 약화시킨 뒤 공격한다

조호이산調虎離山 - 호랑이를 꾀어 산을 떠나게 하다, 강한 적은 약화시킨 뒤 공격한다

조호이산(調虎離山) - 호랑이를 꾀어 산을 떠나게 하다, 강한 적은 약화시킨 뒤 공격한다

고를 조(言/8) 범 호(虍/2) 떠날 리(隹/11) 메 산(山/0)

으르렁거리는 백수의 왕 호랑이도 산 속에서 내려오면 힘을 잃고 약한 인간에게 사로잡힌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어도 그것을 펼칠 여건이 되지 않으면 ‘날개 없는 봉황’이 되고 ‘임자 없는 용마’가 되는 법이다. 날랜데다 힘으로 대적할 수 없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천하장사라도 맨손으로 잡기보다 계략을 쓰는 것이 좋다. 호랑이를 꾀어(調虎) 자기가 힘을 쓸 수 있는 산을 떠나게 하는(離山) 것이다. 중국의 고대 병법인 "三十六計(삼십육계)" 중에서 15번째 계책이다. 공격 때 전략인 攻戰計(공전계)의 세 번째로 범을 산에서 유인해내어 사로잡는다는 방법이다

병법이라 하면 孫子(손자)나 孫臏(손빈)을 먼저 떠올리지만 작자나 연대는 미상이라도 서른여섯 가지의 계책 중 도망하는 게 최고라는 走爲上(주위상)이 줄행랑이고 삼십육계의 하나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알 정도로 친숙하다. 敗戰計(패전계) 중의 하나로 美人計(미인계)와 苦肉計(고육계)도 여기에 들어간다.

지려고 하는 싸움은 없으니 전투를 벌였으면 이겨야 한다. 그런데 상대가 호랑이와 같은 강적이라 계략을 써서 공격해야 한다. 이 계책에 대한 설명은 ‘자연조건이 적에게 불리해지는 때를 기다려 아군에 유리하도록 유인하는 것이다(待天以困之 用人以誘之 往蹇來連/ 대천이곤지 용인이유지 왕건내련)’고 했다. 바로 호랑이를 산에서 내려오도록 하는 방법이다. 蹇은 절뚝거릴 건.

호랑이를 유인하여 산에서 내려오게 한 뒤 사로잡는 병법은 잘 알려져서인지 곳곳에서 응용된다. 春秋時代(춘추시대) 衛(위)나라의 충신 石碏(석작, 碏은 사람이름 작)은 아들 石厚(석후)가 왕의 시해사건에 가담하여 고위직에 오르자 꾀를 썼다.

새 왕과 아들을 이웃 왕에게서 신임을 받아야 한다며 새 왕과 함께 보내 처치하도록 했다. 三國時代(삼국시대) 東吳(동오)의 孫策(손책)이 어린 나이에도 천혜의 요지 廬江(여강, 廬는 농막집 여)을 차지하게 된 것은 그곳 태수 劉勛(유훈, 勛은 공 훈)을 뇌물로 꾀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밀림 속의 호랑이는 모두 두려워한다. 들판으로 꾀어내면 약한 인간들도 사로잡을 수 있다. 큰 힘을 가진 호랑이는 산이나 숲이 힘의 원천이다. 管仲(관중)의 가르침을 모은 管子(관자)에 蛟龍得水(교룡득수)란 말이 나오는데 교훈을 준다.

무시무시한 교룡도 물이 있어야 신성하고, 호랑이와 표범도 깊은 골짜기 안에서 힘을 쓸 수 있으니 군주도 백성의 신망을 얻어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을 의미할까. 큰 권력을 가진 세력가일지라도 힘을 받쳐줄 국민들의 지지가 없으면 하루아침에 허수아비가 된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기파편작耆婆扁鵲 - 인도와 중국의 명의, 명의의 대명사

기파편작耆婆扁鵲 - 인도와 중국의 명의, 명의의 대명사

기파편작(耆婆扁鵲) - 인도와 중국의 명의, 명의의 대명사

늙을 기(老/4) 할미 파(女/8) 작을 편(戶/5) 까치 작(鳥/8)

병을 잘 고쳐 이름난 名醫(명의)는 동서고금에 숱하다. 기원전 5세기께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의도를 확립해 ‘의사의 아버지’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선 지역마다 불치병을 고친 명의전설이 내려오고, 조선 중기 御醫(어의)를 지낸 許浚(허준, 1539~1615)은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했다는 東醫寶鑑(동의보감)을 남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됐다. 경상도 거창 출신의 조선 숙종 때 어의 劉爾泰(유이태, 1652~1715)도 예방치료에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역사상 대표적 명의를 일컫는 성어로 함께 등장하는 耆婆(기파)와 扁鵲(편작)은 각각 인도와 중국 사람이다. 기파라고 하면 신라 때의 花郞(화랑)이었던 耆婆郞(기파랑)을 연상하겠지만 실제는 인도의 醫聖(의성)이다. 기원전 5세기 釋迦牟尼(석가모니)와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산스크리트어 Jīvaka를 음역하여 기파로 불리고 時婆(시파)、時縛迦(시박가)、尸縛迦(시박가)라고도 한다.

비천한 출신이었지만 태어날 때 바늘통과 약주머니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왕자에 거두어져 양육됐고 서인도로 유학하여 7년간 공부했다. 기파는 석존의 풍질을 비롯한 제자들의 많은 병을 고쳐 長壽(장수)의 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명의의 대명사로 華陀(화타)와 함께 중국 고전마다 등장하는 편작은 春秋時代(춘추시대) 사람으로 이름은 秦越人(진월인)이다. 長桑君(장상군)에게 의학을 배웠는데 虢(괵)나라 태자의 죽어가는 병을 고쳐 이름을 드날리게 되었다고 한다. 起死回生(기사회생)이란 성어가 나온 연유다. 편작의 전설적인 활약상은 기원전 약 7세기부터 3세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여 후세에 다른 명의들의 기록까지 흡수하여 집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史記(사기)’의 편작 倉公(창공)열전에는 제아무리 명의라도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가 환자가 교만하고 자신의 병을 제가 안다고 하면 고칠 수 없다는 驕恣不論(교자불론)이다. 몸을 함부로 여기면서 재물만 중시하는 輕身重財(경신중재)가 두 번째다. 이어서 생활섭생을 지키지 않고, 오장의 기운이 빠져 있고, 약기운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쇠약했거나 무당의 말만 믿으면 고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의술은 의료제도와 함께 세계적으로 앞선다고 한다. 판문점을 넘어오는 북한 병사가 온몸에 총탄을 맞아 생긴 끔찍한 상처도 이국종 외상전문 박사의 치료로 낫게 하여 세계인의 칭송을 받았다. 나라에서도 제도적 뒷받침을 꾸준히 하여 의료만큼은 계속 앞서가야 하겠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학이불염學而不厭 - 배우면서 싫증을 내지 않다, 학문을 꾸준히 하다.

학이불염學而不厭 - 배우면서 싫증을 내지 않다, 학문을 꾸준히 하다.

학이불염(學而不厭) - 배우면서 싫증을 내지 않다, 학문을 꾸준히 하다.

배울 학(子/13) 말이을 이(而/0) 아닐 불(一/3) 싫어할 염(厂/12)

배우거나 공부한다는 뜻의 學(학)이란 글자는 아이들이 양손에 책을 들고 가르침을 본받아 깨우치는 모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글을 배워서 자신의 앞길을 닦아야 한다며 예로부터 학문에 관한 좋은 말이 많이 내려온다.

‘학문은 번영의 장식이고 가난의 도피처이며 노년의 양식’이란 서양의 격언에서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모른다(人不學 不知道/ 인불학 부지도)’라 한 禮記(예기), ‘책 가운데 황금의 집이 나온다(書中自有黃金屋/ 서중자유황금옥)’는 古文眞寶(고문진보)까지 부지기수다. 이처럼 유익한 공부라도 늙어 죽을 때까지 다 못한다고 했으니 보통 사람들이 꾸준히 하기엔 주눅 든다.

孔子(공자)는 태어날 때부터 깨달아 아는 生而知之(생이지지)의 성인이 아니라면 꾸준히 배워서 알아야 한다고 學而知之(학이지지)를 강조했다. 공부를 하면서(學而) 싫증을 내지 않는다(不厭)면 더 이상 좋을 수 없겠지만 공자같이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가능하겠다. 이 말은 ‘論語(논어)’ 述而(술이)편에 등장하는데 그 구절의 앞뒤를 보자.

‘묵묵히 기억하며 배우되 싫증내지 않고, 남을 깨우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일(默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묵이지지 학이불염 회인불권)이라면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何有於我哉/ 하유어아재)?’ 알 식(識)은 기억할 지, 誨는 가르칠 회.

외우고 배우고 가르치는 세 가지 모두 부족하다고 겸양의 뜻으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수많은 제자를 기른 공자 이상 가는 사람이 있었을 리 없다. ‘孟子(맹자)’의 公孫丑(공손추) 상편에서 공자의 이 말을 인용한 뒤 제자 子貢(자공)이 스승을 우러를 때 언급하며 다시 나온다.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움이고,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어짊입니다(學不厭智也 教不倦仁也/ 학불염지야 교불권인야).‘ 老子(노자)의 제자라는 文子(문자)도 이런 말을 남겼다. ’배우면서 싫증내지 않는 것이 제 몸을 닦는 바탕이다(學而不厭 所以治身也/ 학이불염 소이치신야).‘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고 자식을 가르치는 데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빈부의 격차가 커져 아무리 노력해도 계급의 위아래로 유리벽이 있어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아우성이다. 자격증을 수두룩하게 가지고도 취업에 쩔쩔 매는 청년층을 보면 공부가 무슨 소용이랴 싶기도 하다.

하지만 느리게라도 내일이 올 테니 朱子(주자)의 말을 한 번 더 되새기자.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에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금일불학이유래일 물위금년불학이유래년).’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백구과극白駒過隙 -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본다.

백구과극白駒過隙 -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본다.

백구과극(白駒過隙) -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본다.

흰 백(白/0) 망아지 구(馬/5) 지날 과(辶/9) 틈 극(阝/10)

흔히 세월이 살같이 빨리 지나간다고 한다. 평소 살아갈 때는 느끼지 못하다가 뒤돌아보면 어느새 이렇게 지났는지 깜짝 놀랄 때가 있다. 한창 바쁘게 생활하는 젊은 층은 느끼지 못하지만 지긋한 나이의 어르신들은 지나간 세월 뭐 했던가 하고 탄식도 한다.

이와 같이 白駒過隙은 세월을 가리키는 흰 망아지(白駒)가 빨리 지나가는 모습을 문틈으로 보며(過隙) 사람의 일생을 잠시라고 느끼는 것이다. 인생이나 세월이 덧없이 짧아 무상함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서 틈을 나타내는 隙은 일부에선 郤(극)으로도 썼는데 姓(성)의 일종이지만 틈이라는 뜻도 갖기 때문이다.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때의 책 종횡무진한 상상과 표현으로 우주본체를 寓言寓話(우언우화)로 설명하는 ‘莊子(장자)’에 이 성어가 나온다. 표현이 재미있고 철학적인데 부분을 인용하면 이렇다. 사람이 천지 사이에서 사는 것은 흰 망아지가 달려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이 순간일 뿐이다(若白駒之過郤).

모든 사물들은 물이 솟아나듯 문득 생겨났다가 물이 흘러가듯 아득하게 사라져 간다. 죽음이란 화살이 살통을 빠져 나가고 칼이 칼집을 빠져 나가는 것처럼 혼백이 육신에서 빠져 나가고 몸도 이에 따라 무로 돌아가는 것을 말함이니 이야말로 위대한 복귀가 아닌가!‘ 外篇(외편) 知北遊(지북유)에 전한다.

司馬遷(사마천, 기원전 145년~80년)의 ‘史記(사기)’에는 劉邦(유방)의 악독한 왕비 呂太后(여태후)가 한 말로 다음과 같이 실렸다. ‘인생의 한 세상은 마치 흰 말이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순식간이다(人生一世間 如白駒過隙). 어찌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이 이와 같아서 되겠는가?’ 留侯(유후)가 된 張良(장량)을 회유하는 말이다.

가는 세월 잡지 못하고 오는 세월 막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흘러가는 인생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는 가르침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재작풍부再作馮婦 - 다시 나서는 풍부, 그만 두겠다고 한 일을 다시하다.

재작풍부再作馮婦 - 다시 나서는 풍부, 그만 두겠다고 한 일을 다시하다.

재작풍부(再作馮婦) - 다시 나서는 풍부, 그만 두겠다고 한 일을 다시하다.

두 재(冂/4) 지을 작(亻/5) 성 풍(馬/2) 며느리 부(女/8)

성씨의 하나인 馮(풍)은 우리나라에선 희성이지만 중국선 제법 많다. 口禍之門(구화지문)의 舌詩(설시)를 남긴 馮道(풍도)나 東周列國志(동주열국지)를 쓴 馮夢龍(풍몽룡)이 유명하다. 馮婦(풍부)도 사람 이름이다. 하지만 여자가 아니고 晉(진)나라의 장수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사람이다.

다시 일을 시작한(再作) 풍부(馮婦)라는 성어는 무슨 말인지 뜬금없어도 고사를 알면 뜻이 떠오른다. 용감한 풍부가 여러 사람을 해치는 호랑이를 때려잡아 명성을 떨치다 위험한 일을 그만 두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요청으로 다시 호랑이 잡이에 나섰다. 중지한 일을 다시 한다고 ‘孟子(맹자)’에서는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盡心(진심) 하편에 나오는 春秋時代(춘추시대) 사람 풍부의 이야기를 보자. ‘진나라에 풍부라는 사람은 맨손으로 범을 잘 때려잡았는데 나중에 착한 선비가 되었다(晉人有馮婦者 善搏虎 卒爲善士/ 진인유풍부자 선박호 졸위선사).‘ 어느 날 그가 들에 나갔을 때 여러 사람들이 범을 쫓고 있었는데 산모퉁이를 등진 채 노려보는 맹수를 아무도 가까이 하지 못했다.

어떤 사람이 들에 나온 풍부를 보고 달려가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풍부가 팔을 휘두르면서 수레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열광했지만 선비들은 그를 비웃었다(馮婦攘臂下車 衆皆悅之 其爲士者笑之/ 풍부양비하거 중개열지 기위사자소지).‘

여러 사람을 위해 나선 풍부를 맹자는 좋지 않은 일에 비유하는데 등장시켰다. 맹자는 齊(제)나라에서 왕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왕을 설득한 적이 있었다. 나라에 큰 기근이 들었을 때 비축한 양곡을 풀도록 건의했는데 제나라 왕이 마지못해 한 번 시행한 뒤 그만 뒀다.

맹자는 이런 왕에게 실망하고 등용되기를 포기했다. 다시 기근이 들자 맹자가 왕에게 또 곡식을 풀도록 건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제자가 전하자 맹자가 말했다. ‘또 그렇게 한다면 풍부 같은 사람이 된다(是爲馮婦也/ 시위풍부야).’

맹자는 여러 사람이 원한다고 해서 살생을 않겠다고 공언했다가 번복한 풍부에 빗대 다시 제나라 왕을 위해 일을 한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 했다. 여러 사람을 위한 일이라도 때를 맞춰 알맞게 도를 행해야 한다는 자신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옳은 일이라도 말을 거두고 식언한다면 잘한 일이라 칭찬받지 못한다. 식언을 거듭하는 지도자를 흔히 보는 우리 국민들은 풍부를 오히려 응원하게 된다. 여러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朝變夕改(조변석개)하기 때문이다. / 제공 : 안병화(검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회자정리(會者定離) -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모일 회(曰/9) 놈 자(耂/5) 정할 정(宀/5) 떠날 리(隹/11)-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

일생을 살면서 사람은 무수히 만남과 이별을 겪는다. 만날 때마다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삶을 지속할 수가 없기에 안심시키는 말이 많이 내려온다. 산 사람은 필히 사라지고 만나는 사람은 필히 이별한다고 生者必滅 會者定離(생자필멸 회자정리)라 했다. 거기에다 이별 후에 다시 만난다고 희망을 주기도 한다.

‘설온 님 보내옵나니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고려가요 ‘가시리’)라고 희망하거나 유명한 독립운동가 시인 韓龍雲(한용운)의 절창대로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님의 침묵’)고 노래한다. 심지어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去者必反(거자필반)이란 말도 남겼다.

하지만 실제 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통 사람도 안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내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만 익숙해져 있을 뿐이다. 이 말은 釋迦牟尼(석가모니)가 涅槃(열반)에 드실 때 제자에게 한 말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靈鷲山(영축산)을 출발하여 입멸하기까지 교화와 설법, 가르침으로 일관했던 석존의 만년의 모습을 가장 생생하고 자세하게 전하는 ‘大般涅槃經(대반열반경)’에 실렸다. 최후의 순간 슬퍼하는 제자 阿難(아난)에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다. ‘아난이여, 슬퍼하지 말라. 인연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 모든 것들은 빠짐없이 덧없음(無常)으로 귀착되니, 사랑하는 자나 좋아하는 자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평소에 말하지 않았더냐?

비록 내가 한 劫(겁, 무한히 긴 시간) 동안이나 머문다 하더라도 결국은 없어지리니, 인연으로 된 모든 것들의 본 바탕이 그런 것이니라.’ 가르친 法(법)과 律(율)을 후세의 스승이 되게 하라는 말씀을 듣고 모든 것을 기억하는 총명한 제자 아난이 구술했기 때문에 경전마다 如是我聞(여시아문)으로 시작된다고 했다. / 제공 : 안병화(검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