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5일 월요일

담박명지淡泊明志 -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 

담박명지淡泊明志 -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 

담박명지(淡泊明志) -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xa0

맑을 담(氵/8) 머무를 박(氵/5) 밝을 명(日/4) 뜻 지(心/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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諸葛亮(제갈량, 181~234)은 三國志(삼국지)에서 蜀(촉)의 劉備(유비)를 도와 맹활약을 펼친 군사전략가다. 그의 자를 딴 死孔明 走生仲達(사공명 주생중달)은 죽은 뒤 인형으로 적장 司馬仲達(사마중달)을 쫓았다는 전설적 지략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명재상으로 충절로도 이름을 남긴 제갈량은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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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이 남긴 出師表(출사표)는 우국충정이 절절한 명문으로 읽히는데 그에 못지않게 알려진 아들을 위한 글도 남겼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남긴 86자의 편지 ‘誡子書(계자서)’다. 8세가 된 늦둥이 아들 諸葛瞻(제갈첨, 227~263)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에 관한 당부이고 처세의 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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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맑고 깨끗해야(淡泊) 뜻을 밝게 펼칠 수 있다(明志)는 이 성어는 글 중에서도 잘 알려져 서예를 하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구절이다. 첫 부분부터 군자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한다며 이어지는 글에 등장한다. ‘군자의 행동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몸을 닦고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덕을 쌓아야 한다(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부군자지행 정이수신 검이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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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넉넉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뜻이 밝을 수가 없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평온하지 않으면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비담박무이명지 비녕정무이치원).’ 원문의 澹白(담백)은 淡白(담백)과 같고, 뒤의 寧靜致遠(영정치원)과 함께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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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 다음의 이어지는 글도 학문의 자세를 일러주니 함께 보자. ‘무릇 배움이란 반드시 평온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며, 재능은 모름지기 배움에서만 길러진다(夫學須靜也 才須學也/ 부학수정야 재수학야), 배우지 않는다면 재능을 넓힐 수가 없고, 뜻이 없다면 학문을 이룰 수가 없다(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비학무이광재 비지무이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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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육을 받은 아들 제갈첨은 곧게 자라 후주 劉禪(유선)의 駙馬(부마)가 되고 환관의 발호를 막는 등 정권을 바로잡으려 애썼다. 魏(위)나라의 총공세에 항복하면 琅耶王(낭야왕)에 봉하겠다는 제의도 뿌리치고 전사했다. 항복하여 즐거움에 나라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樂不思蜀(낙불사촉)의 후주와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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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이 빈한한 가정에서 자랐어도 초야에 묻힌 지혜의 臥龍(와룡)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인재를 찾던 유비가 三顧草廬(삼고초려)한 이야기는 잘 알려졌는데 그 때 젊은 공명이 읽었다는 시 구절은 세속에 물들지 않은 꼿꼿한 자세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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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은 하늘 천 길을 날아도 오동나무 아니면 깃들이지 않고(鳳翱翔於千仞兮 非梧不棲/ 봉고상어천인혜 비오불서), 선비는 외로운 땅 쓸쓸히 있어도 참되고 어진 주인이 아니면 따르지 않네(士伏處於一方兮 非主不依/ 사복처어일방혜 비주불의).’ 翱는 날 고, 翺(고)와 같다. 곧은 자세로 높은 지위에 있었어도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던 그는 공직자의 표상이기도 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잠룡물용潛龍勿用 - 물에 잠긴 용은 쓰지 않는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잠룡물용潛龍勿用 - 물에 잠긴 용은 쓰지 않는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잠룡물용(潛龍勿用) - 물에 잠긴 용은 쓰지 않는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xa0

잠길 잠(氵/12) 용 룡(龍/0) 말 물(勹/2) 쓸 용(用/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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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너도나도 혹은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후보들을 보통 潛龍(잠룡)이라 부른다. 초기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거론돼 정작 용이 헷갈릴 정도다. 상징적 영물인 무적의 용이 수없이 명멸하니 어지러울 만하다.\xa0물에 잠겨 그 속에서 하늘을 날 수 있는 때를 기다리는 잠룡은 왕위를 잠시 피해 있는 임금이나 기회를 아직 얻지 못하고 묻혀 있는 영웅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이 잠룡을 쓰지 않는다(勿用)는 것은 영웅이 자신의 능력을 배양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것을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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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삼경의 하나인 ‘易經(역경)’에는 잠룡을 비롯한 용의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乾卦(건괘)를 해설한 文言傳(문언전)에서다. 건괘는 용이 승천하는 기세로 왕성한 기운의 남성적인 기상을 표현한다. 물속에서 힘을 비축한 용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 見龍(현룡)이고, 하늘로 솟았다가 다시 못에 잠기면 躍龍(약룡), 하늘 높이 날아올라 정상에 오르면 飛龍(비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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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끝까지 올라 더 이상 오를 지위가 없으면 亢龍(항룡)이다. 현룡은 李栗谷(이율곡)의 어머니 申師任堂(신사임당)이 아들을 출산할 때 흑룡이 집안으로 날아왔다 하여 지은 아명으로도 알려졌고, 항룡은 극에 달했을 때 만족할 줄 모르면 일을 망치게 된다는 亢龍有悔(항룡유회)란 성어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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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에 대한 설명을 보자. ‘잠룡이란 것은 용의 덕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아직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는 것을 말한다(潛龍勿用 龍德而隱者也/ 잠룡물용 용덕이은자야). 세속에 영합하여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不易乎世 不成乎名/ 불역호세 불성호명). 세상에 숨어 살아도 번민하지 아니하고, 옳음을 인정받지 못해도 억울함이 없다(遯世无悶 不見是而无悶/ 둔세무민 불견시이무민).’ 나라가 태평하면 나서고, 어지러우면 물러나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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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淮南子(회남자)’의 人間訓(인간훈)에도 ‘잠겨있는 용을 쓰지 말라는 것은 시기가 행해질 만하지 않다는 것(潛龍勿用者 言時之不可以行也/ 잠룡물용자 언시지불가이행야)’로 인용되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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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하는 후보들 때문에 잠룡이란 말이 많이 퇴색되었지만 실제로 뜻을 펴기 위해 조용히 실력을 배양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다. 자신의 수준을 알고 때를 기다리는 것은 바쁜 현대세계서도 필요하다. 다만 인물됨이나 일을 처리할 그릇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의 공이 있다며 설쳐대는 것은 어느 면으로든 지양돼야 마땅하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일금일학一琴一鶴 - 거문고 하나와 학 한 마리, 청렴결백한 관리 

일금일학一琴一鶴 - 거문고 하나와 학 한 마리, 청렴결백한 관리 

일금일학(一琴一鶴) - 거문고 하나와 학 한 마리, 청렴결백한 관리\xa0

한 일(一/0) 거문고 금(玉/8) 한 일(一/0) 학 학(鳥/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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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고 깨끗하여 주변의 뇌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법을 집행한다. 이런 관리라면 항상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淸白吏(청백리)를 먼저 떠올린다. 조선시대에 정착된 제도로 살아있는 경우에는 廉勤吏(염근리)라 칭하며, 孟思誠(맹사성), 黃喜(황희) 등 명재상을 포함하여 모두 217명이 배출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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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이런 사람이 없을 수 없다. 後漢(후한)때 四知三惑(사지삼혹)으로 알려진 楊震(양진)과 楊秉(양병) 부자가 있고, 강직한 관리의 대명사 包靑天(포청천)으로 유명한 北宋(북송)의 包拯(포증), 그리고 이보다 조금 후세의 趙抃(조변, 1008~1084, 抃은 손뼉칠 변)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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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변이라 하면 거문고 하나(一琴)와 한 마리의 학(一鶴)이 전 재산이란 청렴결백한 관리의 대명사다. 그는 아호부터 그릇됨을 아는 知非子(지비자)로 사람 됨됨이가 강직했다. 처음 진사로 벼슬을 시작하면서 주변의 추천을 받고 殿中侍御使(전중시어사)란 자리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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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변은 재상이 조정의 업무를 처리하는 재능이 없고, 불법을 저지른 고관은 보두 파면되어야 한다는 등 權貴(권귀)를 두려워않고 잘못을 따져 탄핵하여 鐵面御史(철면어사)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다 시기를 받아 파직되고 지방 태수로 내려가서도 잘못된 기풍을 바로잡으며 백성들의 높은 신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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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원)나라 때 托克托(탁극탁) 등이 편찬한 ‘宋史(송사)’에 조변의 후일담이 실려 있다. 북송의 6대 황제 神宗(신종)이 즉위하자 조변을 다시 중앙으로 불러올려 감찰 업무를 맡겼다. 신종은 조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가 지방 태수로 부임할 때 말 한 필로 갔다면서 ‘거문고 하나와 학 한 마리만을 함께 했는데, 그의 청렴결백한 다스림은 칭찬받을 만하다(以一琴一鶴自隨 爲政簡易 亦稱是乎/ 이일금일학자수 위정간역 역칭시호)’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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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변의 강직한 성품은 조선의 中宗(중종)실록에도 인용됐다. ‘하루 동안 한 일을 그날 밤에 반드시 분향하고 하늘에 고하였으니(一日所爲 其夕必焚香告天/ 일일소위 기석필분향고천), 이러한 일들은 제 몸에 매우 유익한 일이다(如此之事 有益於身至矣/ 여차지사 유익어신지의).’\xa0거문고와 학이든 우리의 청백리 전통이든 다수의 관리들은 지키려 노력한다.\xa0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큰 단위의 독직은 사라졌다고 해도, 은연중 편의를 봐주며 뒷돈을 요구하는 비리는 있는지 감시를 늦춰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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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범죄를 저질러도 노골적으로 자기편을 봐주는 일까지 드러나 억장이 무너지게 하는 일까지 있었다. 조변의 좌우명 중에서 재물에 관한 명언이 있다. ’큰 집이 1000칸이라도 밤에 눕는 것은 여덟 자의 공간이면 된다(大廈千間 夜臥八尺/ 대하천간 야와팔척).‘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저구지교杵臼之交 - 절굿공이와 절구 사이와 같은 우정, 없어서는 안 될 친구 

저구지교杵臼之交 - 절굿공이와 절구 사이와 같은 우정, 없어서는 안 될 친구 

저구지교(杵臼之交) - 절굿공이와 절구 사이와 같은 우정, 없어서는 안 될 친구\xa0

공이 저(木/4) 절구 구(臼/0) 갈 지(丿/3) 사귈 교(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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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비슷하거나 처지가 같을 때 서로 쉽게 친구로 사귄다. 신분의 차이가 나고 빈부가 뚜렷하면 동향에 나이가 같아도 서먹하다. 우정에 대해서 수많은 성어가 있지만 이러한 차이를 뛰어넘는 사귐이 더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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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떠나 사귀게 되는 忘年之交(망년지교), 외형적인 것은 따지지 않고 마음으로의 우정 忘形之交(망형지교) 등이다. 劉備(유비)와 諸葛亮(제갈량)의 친밀한 사이는 군신관계라도 가까운 水魚之交(수어지교)로 불리고, 음악으로 통한 伯牙絶絃(백아절현)의 伯牙(백아)와 鍾子期(종자기)는 고관과 나무꾼의 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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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출세하여 수레를 타고, 다른 친구는 패랭이를 쓰고 다니는 천민이라도 옛날의 사귐은 변함없었다는 車笠之交(거립지교)야 말로 莫逆之交(막역지교)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해 절굿공이와 절구(杵臼)의 관계로 사귀는 친구(之交)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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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을 빻을 때 절굿공이가 없으면 아무런 구실을 못하듯이 없어서는 안 될 친구를 말하기도 하고, 머슴살이 하던 시절에 시작해 보잘 것 없더라도 꺼리지 않고 우정을 이어갈 때 가리키는 말이다. 南北朝時代(남북조시대) 때의 宋(송)나라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에 이야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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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 때의 吳祐(오우)란 사람은 태수로 있던 아버지를 잘 모시며 항상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조언했다. 부친의 사후에도 가난했지만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돼지를 기르며 경서를 일었다. 곧은 몸가짐이 알려져 부모에 효도하거나 형제간에 우애 있고 청렴한 사람을 뽑는 孝廉(효렴)으로 벼슬길에 나갔다. 그즈음 公沙穆(공사목)이란 사람이 太學(태학)에서 유학하고 있었는데 식량과 학비를 조달할 수 없어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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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복을 하고 오우의 집에서 삯방아를 하고 있었는데 주인이 이야기를 나누다 높은 수준에 깜짝 놀라 방앗간에서 친교를 맺었다(乃變服客傭 爲祐賃舂 祐與語大驚 遂共定交於杵臼之間/ 내변복객용 위우임용 우여어대경 수공정교어저구지간).’ 舂은 찧을 용. 공사목도 효렴으로 천거되어 올곧은 정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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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난에서 나왔지만 孔子(공자)님은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많은 사람을 사귀면 이익이 된다고 益者三友(익자삼우)라 했다. 득이 된다고 해도 물질적인 것은 없다. 희생과 양보가 있으면 좋겠지만 지위의 고하와 재산의 빈부를 뛰어넘어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이어간다면 오래 우정이 지속될 수 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대불핍인代不乏人 - 어느 시대나 인재가 부족한 적은 없다, 인물은 곳곳에 있다. 

대불핍인代不乏人 - 어느 시대나 인재가 부족한 적은 없다, 인물은 곳곳에 있다. 

대불핍인(代不乏人) - 어느 시대나 인재가 부족한 적은 없다, 인물은 곳곳에 있다.\xa0

대신할 대(亻/3) 아닐 불(一/3) 모자랄 핍(丿/4) 사람 인(人/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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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란 속담이 있다. 人間到處 有靑山(인간도처 유청산)이란 구절과 같이 사람 닿는 곳 어디에나 푸른 산이 있다는 말인데 여러 뜻을 가진다. 세상 어디에 나가도 살 길이 있으니 큰 뜻을 품어라, 어디에 가도 몸 눕힐 곳은 있다, 죽으라는 법은 없어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등등의 희망을 북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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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재주를 가진 인물이 있다. 다만 때를 만나지 못하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묻혀 있을 뿐이다. 늙은 천리마가 구유에 엎드려있으면 재능을 펼치지 못한다는 老驥伏櫪(노기복력, 櫪은 말구유 력)의 성어가 말해주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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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이든 재주 가진 사람이 모자라지 않는다(不乏人)는 말도 마찬가지다. 시대에 적합한 인재가 나오기 마련인데 알아보지 못하거나 소인배들이 날뛰는 곳에는 섞이지 않으니 찾기 어려울 따름이다. 이 말이 그대로 사용되지 않았지만 예를 든 것이 중국 前漢(전한)의 劉向(유향)이 쓴 ‘戰國策(전국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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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 秦(진)나라에 진사 사절로 온 趙(조)나라 변사 諒毅(양의)는 조왕의 동생을 죽여야 한다는 昭襄王(소양왕)의 강압에 차분히 설득한다. ‘둥지가 뒤집히고 알이 깨질 곳에는 봉황이 날지 않고(有覆巢毀卵 而鳳皇不翔/ 유복소훼란 이봉황불상), 태를 가르고 어린 새끼를 구워먹는 곳에 기린은 가지 않는 법입니다(刳胎焚夭 而騏驎不至/ 고태분요 이기린부지).’ 刳는 가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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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한 풍토에는 인재가 곳곳에 있어도 모이지 않으나 진왕은 그렇지 않아 주변에 인물이 많다는 칭찬에 흐뭇해져 소국 조나라를 침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무리한 해석 말고 우리 고전에는 멋진 글귀가 많다. 고려 李穡(이색)의 ‘牧隱藁(목은고)’에는 ‘우리 삼한에는 고아한 유풍이 있어 예로부터 인재가 많다고 일컬었다(三韓儒雅 古稱多士/ 삼한유아 고칭다사), 그리하여 고상하고 탁월한 시문을 짓는 이들이 시대마다 모자람이 없이 배출되었다(高風絶響 代不乏人/ 고풍절향 대불핍인)’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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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로 鄭道傳(정도전)의 ‘三峰集(삼봉집)’에도 있다. ‘우리 산수의 아름다움은 천하에 제일이라 산악의 기운이 모여(山水之美甲天下 氣鍾岳降/ 산수지미갑천하 기종악강), 문무의 훌륭한 인재가 대대로 끊어지지 않았다(文武英材 代不乏人/ 문무영재 대불핍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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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인재는 넘쳐도 필요한 자리에 실제 발탁되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이것은 지도자가 사람을 보는 안목이 모자라거나 주변에 아첨배나 간신배들이 막아서기 때문이다. 전문 지식이 필요한 곳에서도 좁은 시야의 안목으로 끼리끼리 노른자 자리를 주고받으면 싹수가 노랗다.\xa0이런 곳에서는 봉황의 알이 깨지니 깃들지 못하고 기린이 모일 턱이 없다. 無虎洞中 狸作虎(무호동중 이작호)란 말대로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는 말이 그른 데가 없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적훼소골積毁銷骨 - 여러 사람이 헐뜯으면 뼈까지 녹인다. 

적훼소골積毁銷骨 - 여러 사람이 헐뜯으면 뼈까지 녹인다. 

적훼소골(積毁銷骨) - 여러 사람이 헐뜯으면 뼈까지 녹인다.\xa0

쌓을 적(禾/11) 헐 훼(殳/9) 쇠녹일 소(金/7) 뼈 골(骨/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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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삼가야 한다는 속담은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를 비롯해 아주 많다. 말 네 마리가 끄는 수레도 따르지 못한다는 駟不及舌(사불급설) 등 성어도 숱하다. 그런데 말을 다른 사람에 전하더라도 처음 들은 대로 하면 좋으련만 살을 붙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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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방향으로 뒷말이 커간다. 橋下叱倅(교하질쉬, 倅는 버금, 원 쉬)란 ‘다리 밑에서 원을 꾸짖는다’는 말인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나라님에도 욕을 퍼부을 수 있으니 당연하다. 소문을 전할 때도 조심해야 하지만 높은 사람이 잘못했을 때 비난이 쌓이면 무너질 수 있다. 아랫사람들의 쑥덕공론이 두렵다는 人言可畏(인언가외)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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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서운 말이 있다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 쇠도 녹일 수 있다는 衆口鑠金(중구삭금, 鑠은 녹일 삭)이다. 여러 사람들의 험담이 쌓이면(積毁) 굳은 뼈라도 녹는다(銷骨)는 이 성어와 쌍둥이같이 함께 붙어 사용될 때가 많다. 司馬遷(사마천)의 불멸의 사서 ‘史記(사기)’열전에서 문필로 이름 높았던 前漢(전한)의 鄒陽(추양)이 참소를 당하자 올린 글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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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魯(노)나라의 孔子(공자)와 宋(송)나라의 墨翟(묵적)이 아첨배의 말만 듣고 쫓겨나 두 나라가 위험에 빠졌다며 이어진다. ‘그 원인은 뭘까요, 여러 사람이 떠들면 무쇠도 녹이고, 비방이 쌓이면 뼈도 녹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何則? 衆口鑠金 積毀銷骨也/ 하즉? 중구삭금 적훼소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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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달변의 張儀(장의)가 魏(위)나라 왕에게 강국 秦(진)나라와 힘을 합쳐야 안전할 수 있다며 連衡策(연횡책)을 설득할 때는 비슷한 성어가 총동원된다. 신하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 신중히 받아들여 계책을 세워야 한다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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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고, 가벼운 물건도 많이 실으면 수레바퀴 축이 부러지며(積羽沈舟 群輕折軸/ 적우침주 군경절축), 뭇 사람의 입에 걸리면 쇳덩이도 녹고, 모두 헐뜯으면 뼈까지도 부서집니다(衆口鑠金 積毀銷骨/ 중구삭금 적훼소골).’ 육국의 연합이 좋다는 合縱策(합종책)을 채택하다간 차츰 나라가 망한다는 이야기였다. ‘戰國策(전국책)’에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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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말을 낳고 시비가 시비를 부른다. 같은 말이라도 모질게 강하게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정치권에선 더욱 그렇다. 모두에게 감동을 주고 희망을 가지게 하는 말이 좋으련만 정책은 뒷전이고 상대를 꺾는다며 막말이 난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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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했던 말과도 달라지고 상대에게 공격했던 모진 말을 언제 했느냐하며 태연히 되풀이한다. 뼈까지 녹일 수 있는 비방전을 없애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쌓을 수 있을 텐데 그 때가 오기는 올까.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주자십회朱子十悔 - 주자의 열 가지 후회 

주자십회朱子十悔 - 주자의 열 가지 후회 

주자십회(朱子十悔) - 주자의 열 가지 후회\xa0

붉을 주(木/2) 아들 자(子/0) 열 십(十/0) 뉘우칠 회(心/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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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잘못을 깨우치면 항상 늦다. 후회할 일을 하지 않으면 가장 좋은 일이련만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한다는 말과 같이 후회하지 않을 일이란 좀체 없다. 무슨 일을 잘못 생각하거나 못쓰게 그르쳐놓은 뒤에야 깨닫고 이랬으면 저랬으면 해봐야 소용없다. 그래서 ‘미련은 먼저 나고 슬기는 나중 난다’는 속담이 생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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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에서도 선인들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후회할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있다. 중국 北宋(북송)의 재상 寇準(구준, 961~1023)이 남긴 六悔銘(육회명)도 있지만, 가장 알려진 것이 宋(송)나라 유학자 朱熹(주희, 1130~1200)의 열 가지 후회(十悔)다. 朱子十訓(주자십훈), 朱子訓(주자훈)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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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를 차례대로 보자. 어느 것이나 쉬운 글로 간략하게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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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不孝父母死後悔/ 불효부모사후회).’

둘째, ‘가족에게 친하게 대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뉘우친다(不親家族疏後悔/ 불친가족소후회).’

셋째, ‘젊어서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뉘우친다(少不勤學老後悔/ 소불근학노후회).’

넷째,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한 뒤에 뉘우친다(安不思難敗後悔/ 안불사난패후회).’

다섯째, ‘풍족할 때 아껴 쓰지 않으면 가난해진 뒤에 뉘우친다(富不儉用貧後悔/ 부불검용빈후회).’

여섯째, ‘봄에 씨 뿌려 가꾸지 않으면 가을에 뉘우친다(春不耕種秋後悔/ 춘불경종추후회).’

일곱째, ‘담장을 고치지 않으면 도둑맞은 뒤에 뉘우친다(不治垣墻盜後悔/ 불치원장도후회).’

여덟째, ‘색을 삼가지 않으면 병든 뒤에 뉘우친다(色不謹愼病後悔/ 색불근신병후회).’

아홉째, ‘술에 취해 망령된 말을 하고 술 깬 뒤에 뉘우친다(醉中妄言醒後悔/ 취중망언성후회).’

열째,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으면 떠난 뒤에 뉘우친다(不接賓客去後悔/ 부접빈객거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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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한 자식이 봉양하려 하나 부모는 이미 떠난 뒤이기 쉬우므로 살아계실 때 잘 모시라는 이야기와 가족과의 우애를 가장 먼저 내세웠다. 학문을 닦는데 게으르지 말고 항상 다가올 어려움을 생각하라는 가르침이 따른다. 어느 것이나 모두 일에는 항상 때가 있고, 그 때를 놓치면 사후에 뉘우쳐도 소용없음을 강조했다. 오늘날에도 잘 들어맞는 교훈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천륜지락天倫之樂 - 하늘이 정해준 관계에서 생기는 즐거움 

천륜지락天倫之樂 - 하늘이 정해준 관계에서 생기는 즐거움 

천륜지락(天倫之樂) - 하늘이 정해준 관계에서 생기는 즐거움\xa0

하늘 천(大/1) 인륜 륜(亻/8) 갈 지(丿/3) 즐길 락(木/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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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인 倫理(윤리)에는 부자나 형제관계 등 혈연으로 맺어져 끊을 수 없는 天倫(천륜)이 있다. 이에 비해 부부나 군신 등 사람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을 땐 갈라서기도 하는 人倫(인륜)이 있다. 같은 피로 연결 되었는지 여부로 구분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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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관계는 父爲子綱(부위자강)이나 父子有親(부자유친) 등 삼강오륜에서 빠지지 않을 만큼 孝(효)를 중시했는데 형제관계는 다툼이 없지 않아 骨肉相殘(골육상잔)의 비극이 종종 나왔다. 이를 경계함인지 형제의 우애가 앞서야 한다는 성어가 많다. 아득히 중국 詩經(시경)에서부터 ‘형제가 화합하고 나서야 화락하고 또 길이 즐길 수 있다(兄弟旣翕 和樂且湛/ 형제기흡 화락차담)’고 했을 정도다. 翕은 모을 흡, 湛은 즐길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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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다. 하늘이 정해준 부모와 형제(天倫)가 한자리에서 즐기는(之樂) 만큼 더한 기쁨은 없다. 이 말은 唐(당)나라 시선 李白(이백)이 봄날 밤에 연회를 열고 천륜의 형제들이 모여 시를 짓고 즐긴다는 ‘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의 시구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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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라는 것은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고, 세월이라는 것은 잠시 지나는 나그네(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광음자 백대지과객)’로 시작하는 유명한 시다. 성어가 나오는 중간 부분을 보자. ‘복사꽃 오얏꽃이 만발한 꽃동산에 모여(會桃李之芳園/ 회도리지방원), 형제들끼리 천륜의 즐거움을 펼치리(序天倫之樂事/ 서천륜지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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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우리 고전에도 다수 인용됐는데 특히 조선 전기의 학자 徐居正(서거정)의 ‘四佳文集(사가문집)’에는 형제에 관한 고사가 다수 나온다. 유래를 알아야 이해하는 까다로운 글이다. ‘기두의 시를 거울삼고, 형수가 나뉘는 것을 슬퍼하며(鑑箕豆之詩 悲荊樹之分/ 감기두지시 비형수지분), 복사꽃과 오얏꽃 아래에서 천륜을 펴고, 바람 불고 비 올 때는 상을 마주하여 대화를 나눈다(桃李也而叙天倫 風雨也而話對牀/ 도리야이서천륜 풍우야이화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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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콩을 태우는 콩대는 煮豆燃萁(자두연기), 박태기나무를 형제가 나누려하니 말라 죽었다는 紫荊花(자형화) 이야기는 우애에 대한 가르침을, 비바람 치는 밤 형제가 마주한다는 風雨對牀(풍우대상)은 동기간 사랑이 돈독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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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모여 살다 보니 별의별 사람이 나타나 천륜을 어기는 悖倫(패륜)도 잦다. 늙은 부모를 부양하지 않겠다고 서로 떠미는 형제들, 자식을 내다버리는 젊은 부모도 흔히 나온다. 재산을 두고 지루하게 송사를 벌이는 형제들 다툼은 물려준 게 많은 집일수록 치열하다. 담 안에서 싸우는 兄弟鬩墻(형제혁장)이 그것을 가리킨다. 이 모두 하늘이 정해준 천륜의 즐거움을 내팽개친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인생조로人生朝露 - 사람의 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 

인생조로人生朝露 - 사람의 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 

인생조로(人生朝露) - 사람의 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xa0

사람 인(人/0) 날 생(生/0) 아침 조(月/8) 이슬 로(雨/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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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고 하면 대뜸 ‘그러나 예술은 길다’는 대구를 떠올린다. 히포크라테스(Hippokrates)가 이 말을 했을 때는 배워도 끝이 없는 의술을 말했다지만 예술로 굳어졌다. 이것을 패러디하여 ‘인생은 짧고, 청춘은 길다’,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등등의 말이 나왔다. 정작 인생이 긴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은 인생이 짧다고 한다. 인생이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유독 동양에 많다. 한 지역을 30년 동안 다스리며 부귀영화를 누렸다가 깨어 보니 잠깐 동안의 잠결이었다는 南柯一夢(남가일몽)이 그렇고 낮에 노동하는 인부가 꿈속에서는 왕후가 되는 役夫夢(역부몽)이 그렇다. 모두가 一場春夢(일장춘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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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人生)은 덧없는 아침 이슬(朝露)과 같다는 시적인 표현은 삶의 덧없음을 잘 표현했다. 이국 땅에서도 꺾이지 않은 절개로 모두의 우러름을 받았던 중국 漢(한)나라 武帝(무제) 때의 장군 蘇武(소무, 기원전 140~80)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왕의 명을 받고 匈奴(흉노)에 사신으로 갔을 때 그들의 내분에 휘말려 우두머리 單于(선우, 홑 單은 오랑캐이름 선)의 포로가 되었다. 아무리 회유해도 복속하지 않는 소무에게 선우는 ‘숫양이 새끼를 낳으면 귀국 시키겠다’며 멀리 北海(북해, 바이칼호)로 보내 19년간 유폐시켰다. 식량도 주지 않아 들쥐와 풀뿌리로 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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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와 절친했던 무장 李陵(이릉)은 그즈음 흉노를 정벌하러 왔다가 8만의 대군에게 포위되어 항복하고 그곳서 살고 있었다. 司馬遷(사마천)이 변호해 주다가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宮刑(궁형)을 받게 된 바로 그 사람이다. 투항이 부끄러워 찾지 않던 이릉이 선우의 명으로 소무에게 와서 말한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고 하지 않던가, 덧없는 인생 어찌하여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가(人生如朝露 何久自苦如此/ 인생여조로 하구자고여차).’ 고생만 하다 죽게 될 친구를 위해 간곡히 회유했으나 소무가 꿈쩍도 않자 충절에 감동한 이릉은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後漢(후한)의 班固(반고)가 2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 ‘漢書(한서)’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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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 죽기 마련이다. 그것도 되돌아보면 허무한 인생이다. 목숨을 걸고 지조를 지킨 소무는 다음 임금 때 풀려와 노후에 영광을 누렸다. 宋(송)나라 충신 文天祥(문천상)은 그 일생을 성심을 갖고 청사를 빛낼 일이라 했다(過零丁洋/ 과영정양). 이들의 충절을 기리기만 하는 보통 사람들은 조그마한 이해에도 싸우고 볶고 지지지는 않는지. 나라를 이끈다는 지도자들의 당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다툼은 갈수록 더하다. 아침 이슬과 같은 목숨을 가지고서.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구리지언丘里之言 - 민간에 떠도는 말, 근거가 없는 말의 비유

구리지언丘里之言 - 민간에 떠도는 말, 근거가 없는 말의 비유

구리지언(丘里之言) - 민간에 떠도는 말, 근거가 없는 말의 비유

언덕 구(一/4) 마을 리(里/0) 갈 지(丿/3) 말씀 언(言/0)

사람들은 말의 홍수 속에서 산다. 새로운 소식이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귀를 쫑긋한다. 새 소식 news를 동서남북의 첫 글자를 모은 것과 같아서 세계의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재미있게 해석하기도 한다. 또 주위의 소식은 더 늦을 수 있다고 ‘서울 소식은 시골 가서 들어라’라는 속담도 있다.

이와 같이 사방의 먼 곳, 가까운 곳 소식이 뒤섞이다 보니 전할 때마다 살이 보태져 허황한 이야기도 떠돌게 된다. 길거리에서 떠도는 이야기 街談巷說(가담항설)이나, 길에서 들은 그대로 전하는 道聽塗說(도청도설) 등이 그것이고, 악의가 가미된 流言蜚語(유언비어)는 처벌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莊子(장자)’에서 유래한 재미있는 성어가 있다. 작은 고을(丘里)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말(之言)이란 뜻으로 시골에서 떠도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를 나타낸다. 하지만 제3부의 則陽(칙양)편에서 장자는 특유의 비유로 조그만 시골 사람들의 말이라 해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무한한 시공간 속에서 미미한 존재에 불과한 인간들의 지식은 미미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들이 하는 판단은 모두 일면적인데 이런 이야기도 있고 저런 이야기도 있다는 말이다. 얕은 지혜밖에 지니지 못한 少知(소지)라는 사람과 대단히 공평무사하다는 大公調(대공조)라는 사람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재미있는 부분 몇 가지만 옮겨보자. ‘동네라는 것은 수십 가지 성을 가진 사람들 수백 명이 모여서 풍속을 형성하는 곳이다(丘里者 合十姓百名而 以爲風俗也/ 구리자 합십성백명이 이위풍속야), 다른 것을 합하여 같은 것을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같은 것을 나누어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合異以爲同 散同以爲異/ 합이이위동 산동이위이).’ 언덕이나 산은 흙이 낮은 곳부터 쌓인 것이고 연못은 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이 모여 되듯이 한 가지 의견만 고집하지 말고, 또 다른 의견도 수용해야 공론이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조그만 시골의 이야기라고 근거 없는 말로 굳어져 통용되지만 처음에는 이처럼 각각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는 데서 비롯됐다. 생각이 같은 사람만 옳고 다른 생각은 배척해서는 공론이 될 수 없다. 소수의 의견을 아예 뭉개버려서는 사회의 합의는 실패다. 제외해야 할 경우가 있다.\xa0조그만 일을 針小棒大(침소봉대)하거나 적의를 가지고 가짜 뉴스를 온갖 방편으로 퍼뜨려 원칙을 뒤집으려는 시도다. 먹혀들지 않는다고 판을 깨는 세력이 교묘하게 만드는 소식은 건전한 판단으로 가려야 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