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8일 금요일

천금지가千金之家 – 부잣집 자녀는 죄를 지어도 면할 수 있음

천금지가千金之家 – 부잣집 자녀는 죄를 지어도 면할 수 있음

천금지가(千金之家) – 부잣집 자녀는 죄를 지어도 면할 수 있음

일천 천(十/1) 쇠 금(金/0) 갈 지(丿/3) 집 가(宀/7)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인간이 생활하려면 돈이 없어서는 안 된다. 돈이 악의 근원이라며 돈에 초연한 사람, 또는 멀리 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도 돈의 위력을 몰라서가 아니라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겠다. 무슨 일이든 해결할 수 있는 돈의 힘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우리 속담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와 같은 뜻인 錢可通神(전가통신)이다. 요즘은 이보다 더 알려진 것이 有錢無罪 無錢有罪(유전무죄 무전유죄)다. 1988년 탈주범 지강헌이 돈만 있으면 있던 죄도 면할 수 있다고 절규한 것이 호응을 받아 성어로 남았다.

많은 돈이나 비싼 값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千金(천금)을 가진 집은 그냥 부잣집이란 뜻이다. 이것이 부유한 집의 자식이란 千金之子(천금지자)가 되면 오늘날의 금수저가 된다. 부잣집 아들은 죄를 지어도 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은 고금이 같다. ‘史記(사기)’의 貨殖(화식)열전에 나온다. 司馬遷(사마천)은 의리를 지키며 굶어죽은 伯夷叔齊(백이숙제)를 찬미하면서도 부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인정하여 열전 한 곳에 실었다. 재산을 모은 사람을 소개하는 중 이 말이 나온다. ‘내려오는 이야기에 천금을 가진 자의 아들은 저자에서 죽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헛된 말이 아니다(諺曰 千金之子 不死於市 此非空言也/ 언왈 천금지자 불사어시 차비공언야).’

越王句踐(월왕구천) 세가에는 구천의 책사였던 范蠡(범려, 蠡는 좀먹을 려)가 陶(도) 지방에서 있었던 이야기로 다시 등장한다. 큰돈을 벌어 陶朱公(도주공)이 된 범려의 둘째 아들이 살인을 하여 감옥에 갇혔다. 그는 ‘사람을 죽였으니 사형이 마땅하지만 천금을 가진 부자의 아들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殺人而死 職也 然吾聞千金之子不死於市/ 살인이사 직야 연오문천금지자불사어시)’하며 황금을 수레에 실어 막내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장남이 가겠다고 하여 보냈는데 사면의 소문을 듣고 돈의 귀중함을 알았던 맏이가 돈을 쓰지 않아 그만 동생은 시체로 돌아와야 했다.

돈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해도 깨끗이 써야 지탄을 받지 않는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떵떵거리는 재벌 2, 3세들이나 한 사업이 히트하여 갑자기 누만금을 모은 졸부들의 갑질에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돈 외에 보이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이식위천以食爲天 - 먹는 것을 하늘로 여김

이식위천以食爲天 - 먹는 것을 하늘로 여김

이식위천(以食爲天) - 먹는 것을 하늘로 여김

써 이(人/3) 밥 식(食/0) 하 위(爪/8) 하늘 천(大/1)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衣食住(의식주)는 모두 중요하다. 孔子(공자)는 足食(족식)보다 民信(민신)이라며 먹는 것보다 믿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無信不立(무신불립)의 가르침은 정치에 있어서다. 보통 사람에겐 음식이 생명을 영위하는데 필수이므로 첫손에 꼽을 것이다. 그래서 백성이 살아가는데 음식이 가장 소중하다며 먹는 것으로써(以食) 하늘을 삼는다(爲天)는 말까지 나왔다. 食爲民天(식위민천)이란 말도 똑같다.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와 司馬光(사마광)의 ‘資治通鑑(자치통감)’ 등에 상세히 실려 전한다. 이 말의 주인공은 酈食其(역이기, 酈은 땅이름 역, 食은 밥 식, 먹을 사, 사람이름 이)다. 戰國時代(전국시대)를 통일했던 秦(진)이 폭정으로 쇠락하자 곳곳에서 영웅호걸들이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일어났다. 난립하던 세력들이 項羽(항우)와 劉邦(유방)의 楚漢(초한)의 대결로 압축됐을 때 역이기는 한나라로 들어가 큰 공을 세웠다. 유방의 휘하로 처음 갈 때 거만하게 발을 씻으며 맞이하는 것을 꾸짖어 선비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항우가 파죽지세로 주변의 성을 함락하는 기세에 成皐(성고) 땅을 겨우 지키던 유방은 그곳을 포기하려 했다. 그 동쪽의 敖倉(오창)은 곡식창고가 있어 군량미가 풍부했다. 역이기가 간언했다. ‘하늘을 아는 자는 왕업을 성취할 수 있고(知天之天 王事可成/ 지천지천 왕사가성) 왕은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여긴다(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 왕자이민위천 이민이식위천)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방비를 허술히 하고 있는 오창을 지금 깨뜨려야 한이 천하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유방이 훌륭하다며 받아들인 것은 물론이다.

먹는 것이 하늘임을 내세우듯 방송에 먹는 방송(먹방)이나 요리 방송(쿡방)이 가히 전성시대다. 유명 맛집을 찾아가고 맛을 보는 데서 발전하여 요리와는 멀 것 같은 일반인이 나와 직접 만들거나 전문가 주방장을 뜻하는 셰프가 일러준 레시피(조리법)가 불티가 난다. 음식이 귀하던 시대도 지났고 주방에 얼씬도 않으려는 중년 가장들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 발전이다.

다만 요리쇼의 조리법은 열량이 필요 이상으로 높아 다이어트에 해롭다고 하는 미국 연구가 있다고도 하고 또 너무 보여주기만의 요란한 진행은 하늘로 여기고 있는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감안할 필요가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탄주지어呑舟之魚 – 배를 삼킬 만환 물고기, 큰 인물의 비유

탄주지어呑舟之魚 – 배를 삼킬 만환 물고기, 큰 인물의 비유

탄주지어(呑舟之魚) – 배를 삼킬 만환 물고기, 큰 인물의 비유

삼킬 탄(口/4) 배 주(舟/0) 갈 지(丿/3) 고기 어(魚/0)

배를 통째로 삼킬 수 있는 물고기라면 대뜸 허풍이나 과장이라 생각한다. 코끼리를 삼킨 고래이거나 아들 개구리에게 황소 크기를 알려 주려고 몸을 부풀다 터져버린 어미 개구리처럼 말이다. 하지만 허풍선이라는 뜻보다 실제 나룻배를 삼키는 물고기가 없는 것처럼 이 말도 針小棒大(침소봉대)한 비유로 큰 인물을 가리켰다. 좋은 의미의 인물이거나 盜跖(도척)과 같이 나쁜 의미의 악인을 가리킬 때도 이 말을 사용한다.

이 성어는 다른 비유와 대비하여 이치를 설명하면서 여러 곳에서 사용됐다. 먼저 중국 道家(도가)의 사상서 ‘列子(열자)’에 등장한다. 이 책은 戰國時代(전국시대)때 전설적 사상가인 열자의 사상과 철학을 문인들이 모은 것인데 楊朱篇(양주편)에 들어 있다. 양주는 자기 혼자만 쾌락하면 좋다는 이기적인 쾌락설을 주장한 사람이다.

양주가 梁(양)나라 왕을 만났을 때 작은 것에 신경 쓰지 않아야 큰 나라를 다스리기 쉽다며 말한다. ‘배를 삼킬만한 큰 물고기는 얕은 개울에서 놀지 않고, 큰 기러기는 높이 날아 더러운 연못에는 내리지 않습니다(吞舟之魚 不游枝流 鴻鵠高飛 不集汙池/ 탄주지어 불유지류 홍곡고비 부집오지).’ 汙는 더러울 오.

老子(노자)의 제자 庚桑楚(경상초)가 한 말이 ‘莊子(장자)’의 雜篇(잡편)에 실려 있다. 수레를 삼켜버릴 큰 짐승도 산을 내려오면 그물에 걸리는 재앙을 피할 수 없고, ‘배를 삼킬만한 큰 물고기도 휩쓸려 물을 잃으면 개미도 괴롭힐 수 있다(吞舟之魚 碭而失水 則蟻能苦之/ 탄주지어 탕이실수 즉의능고지)’면서 몸을 온전히 간직하려면 깊은 곳이나 먼 곳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碭은 넘칠 탕.

前漢(전한)의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이 쓴 ‘淮南子(회남자)’에도 나온다. ‘배를 삼킬 큰 물고기라도 함부로 움직이다 물을 잃으면 땅강아지나 개미에 당하는 것이 그 거처를 떠났기 때문이다(吞舟之魚 蕩而失水 則制於螻蟻 離其居也/ 탄주지어 탕이실수 즉제어루의 리기거야).’ 主術訓(주술훈)에 실려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큰 인물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면이 보이기도 하지만 자칫 나쁜 환경에 휩쓸리면 망치기도 쉽다. 무엇보다 자신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고, 악에 물들지 않도록 주변의 각별한 신경도 필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김기범 교수의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 김기범 교수의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 김기범 교수의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 풍수인테리어 기법 ㉑

- 띠별 운을 좋게 하는 현관 풍수인테리어 (용,뱀,말,양)

용띠 생은 종교 물은 동쪽에 두는 것이 좋으며, 인테리어 색상으로는 밝은 색 계통이나, 적색이나 분홍의 색상을 약간 포함하는 것이 좋다.

공간이 허용 한다면 물(水)하고 관련된 소형 어항이나 소품 등이 좋으며,

뱀띠 생은 종교 물은 북쪽에 두는 것이 좋으며,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쇠로 된 소품을 놓아두면 기(氣) 상승에 도움을 준다.

말띠 생은 종교 물은 서쪽에 두는 것이 좋으며,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청색 계통의 양초나 태양 그림이 좋다.

양띠 생은 종교 물은 남쪽에 두는 것이 좋으며, 흰색이나 밝은 계통의 인테리어가 운을 상승 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인테리어 소품이나 물건은 현관에 공간이 있다면, 나무로 된 장식품이나 나무 화분이나 관엽 식물의 화분을 놓아두면 기(氣) 상승에 도움을 준다.

♣ IFSA 국제풍수협회 선정 2018 대한민국 최고 풍수인테리어 전문가

문의 : 010-2432-5522, http://cafe.daum.net/kkb2005

왈리왈시曰梨曰柿 - 배 놔라 감 놔라 한다, 쓸데없이 간섭하다.

왈리왈시曰梨曰柿 - 배 놔라 감 놔라 한다, 쓸데없이 간섭하다.

왈리왈시(曰梨曰柿) - 배 놔라 감 놔라 한다, 쓸데없이 간섭하다.

가로 왈(曰/0), 배 리(木/7) 가로 왈(曰/0) 감 시(木/5)

‘사람마다 저 잘난 맛에 산다’는 속담이 있다. 남이 보기에 보잘 것 없는 처지라도 제각기 다 자기가 잘났다는 긍지와 자존심이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엇나가는 행동을 바로잡아 주려 해도 상관하지 말라며 ‘남이야 전봇대로 이를 쑤시건 말건’ 두라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옳게 충고하는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良藥苦口 忠言逆耳(양약고구 충언역이)란 명구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남의 말 듣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의 말 하기는 어지간히 좋아한다. ‘남의 흉이 한 가지면 제 흉은 열 가지’라고 쓸데없이 남의 흉을 봤다가 몇 곱으로 돌아오는 낭패를 당한다. 배 놓아라 말하고(曰梨) 감 놓아라 말한다(曰柿)는 것은 ‘사돈집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라는 속담을 한역한 데서 나왔다. 茶山(다산) 丁若鏞(정약용) 선생이 엮은 ‘耳談續纂(이담속찬)’에는 남의 잔치에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는 ‘他人之宴 曰梨曰柿(타인지연 왈리왈시)’로 표현했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서 쓸데없이 간섭한다(不在其位 枉有干涉/ 부재기위 왕유간섭)는 뜻이라고 풀이를 보탠다. 나서지 않아야 할 남의 일에 공연히 간섭하고 끼어들어서는 특히 예를 차려야 하는 사돈 간의 의를 상할 일이다.

사돈의 잔치라 했지만 실제 이 말은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이란 紅東白西(홍동백서)와 같이 제사 음식을 陳設(진설)하는 순서에서 비롯됐다. 제일 앞줄에 대추, 밤, 배, 감을 차례대로 차리는 棗栗梨柿(조율이시)의 원칙을 棗栗柿梨(조율시이)로 하는 것이 옳다고 서로 싸운다는 뜻이다. 배를 먼저 놓는 집안도 있고, 감을 먼저 차리는 곳도 있어 家家禮(가가례)라 하는데 자기 것이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조그마한 원칙을 놓고 서로 양보를 않고 다투기만 한다면 항상 분란만 생긴다.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나의 원칙을 지킨다면 더 좋은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조선 중기 대비와 왕비의 상례문제를 둘러싸고 禮訟(예송)논쟁으로 치달은 것은 자기들 방식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호손입포대猢猻入布袋 – 원숭이가 포대 안으로 들어가다, 행동이 구속돼 자유롭지 못하다.

호손입포대猢猻入布袋 – 원숭이가 포대 안으로 들어가다, 행동이 구속돼 자유롭지 못하다.

호손입포대(猢猻入布袋) – 원숭이가 포대 안으로 들어가다, 행동이 구속돼 자유롭지 못하다.

잔나비 호(犭/9) 원숭이 손(犭/10) 들 입(入/0) 베 포(巾/2) 자루 대(衣/5)

원숭이는 사람과 가장 닮은 동물로 아주 영리하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동물계에서 가장 진화의 정도가 높기 때문이라 한다. 원숭이를 나타내는 한자는 犬猿之間(견원지간)의 猿(원)이 대표한다. 沐猴而冠(목후이관)의 猴(후)는 제후 후(侯)가 붙어 높은 관직을 뜻했다. 여기에 더 어려운 猢猻(호손)은 후베이(湖北) 성에 사는 원숭이의 종류로 그 생김새가 胡人(호인)을 닮은 데서 나왔다고 한다. 나무가 쓰러지면 살던 원숭이들도 흩어진다는 樹倒猢猻散(수도호손산)의 성어로 잘 알려져 있다.

원숭이(猢猻)가 포대 속에 들어갔다(入布袋)는 이 성어는 행동이 구속되거나 제약을 받아 자유롭지 못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줄여서 猢猻入袋(호손입대)라고도 한다. 宋(송)나라 시인 梅堯臣(매요신, 1002~1060)이 한 말로 교류가 깊었던 정치가 겸 문인 歐陽脩(구양수)가 지은 ‘歸田錄(귀전록)’에 실려 전한다. 매요신은 당시의 사회상을 시에 반영하여 구양수와 함께 송시의 혁신과 발전에 공헌했다는 평을 받는다. 杜甫(두보) 이후 최대의 시인이라는 상찬도 받는 재주를 가지고도 벼슬에 뜻이 없고 자유로운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이었다.

왕명으로 구양수가 唐書(당서)를 수찬할 때 만년의 매요신도 함께 참여하라는 명을 받았다. 책이 완성되기 전에 매요신이 죽자 대신들이 모두 탄식하며 애석해했다. 구양수는 당시의 일화를 기록에 남겼다. 당서 중수 사업을 맡자 도무지 내키지 않았던 매요신이 부인에게 말했다. ‘내가 책을 편찬하는 일을 하는 것은 원숭이가 포대 속에 들어가는 격이오(吾之修書 可謂猢猻入布袋矣/ 오지수서 가위호손입포대의).’ 여기에 부인도 남편의 벼슬살이를 ‘메기가 대나무 장대를 타고 올라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亦何異鮎魚上竹竿耶/ 역하이점어상죽간야)’라고 응대한다. 그만큼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鮎은 메기 점.

어려운 일을 맡게 됐을 때 사람들은 모든 각오를 하게 된다. 내키지 않더라도 맡은 기간만큼은 최선을 다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말로 결혼하면 감옥에 갇히는 격이라 말한다. 자식을 낳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밀쳐놓는 까닭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양타삼척讓他三尺 - 석 자의 땅을 양보하다, 양보의 미덕

양타삼척讓他三尺 - 석 자의 땅을 양보하다, 양보의 미덕

양타삼척(讓他三尺) - 석 자의 땅을 양보하다, 양보의 미덕

사양할 양(言/17) 다를 타(亻/3) 석 삼(一/2) 자 척(尸/1)

길이나 자리, 물건 등을 남에게 讓步(양보)하는 모범적인 시민은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남을 위하여 자신의 이익까지 양보하는 사람은 확 줄어든다. 지독하게 남에게 인색하다는 ‘감기 고뿔도 남을 안 준다’는 속담이 와 닿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손해를 감수하며 양보를 하는 사람이 많을 수가 없다. 이런 사람에게 링컨(Lincoln)은 명언을 남겼다. ‘시비를 가리느라고 개에게 물리느니보다 차라리 길을 양보하는 것이 낫다. 개를 죽여 봤자 물린 상처는 치유될 수 없는 법이다.’

폭이 석자 되는 땅(三尺)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한다(讓他)는 이 성어는 이웃과의 다툼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땅을 뒤로 물린 고사에서 나왔다. 손해를 감수한 양보의 미덕을 나타낼 때 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淸(청)나라 康熙帝(강희제)때 재상을 지낸 張英(장영, 1637~1708)이란 사람이다. 호가 樂圃(낙포)인 그는 고위직에 있으면서 공정한 일처리로 덕망이 높았고, 아들 張廷玉(장정옥, 1672~1755)도 뒤따라 老少二宰相(노소이재상)이란 명성을 얻었다. 또 6대에 13명의 진사가 배출됐다고 할 정도다. ‘桐城縣誌(동성현지)’에 실려 있다는 내용을 보자.

장영이 높은 자리에 있을 때 安徽省(안휘성) 桐城(동성)에 있는 그의 고향집에서 편지가 왔다. 좁은 공간을 사이에 둔 이웃집에서 담을 쌓으면서 밖으로 몇 자 나왔는데 막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장영이 답장을 보냈다. ‘단지 담장 때문에 천 리 밖으로 편지를 쓰다니, 석 자쯤 양보해도 탈이 없잖을까(千里修書只爲墻 讓他三尺有何妨/ 천리수서지위장 양타삼척유하방).’ 그러면서 만리장성은 남아 있지만 쌓은 秦始皇(진시황)은 볼 수가 없다고 했다. 편지를 읽은 고향 사람들은 자기 땅으로 석 자 들여 담을 쌓았고, 그것을 본 이웃집도 새 담을 허물고 석 자 뒤로 물려 폭이 여섯 자 되는 새 길이 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길을 여섯 자 골목이라고 六尺巷(육척항)이라 이름 붙였다.

싸우지 않고 이기고, 지는 것이 이기는 길이라고 선현들이 좋은 말을 남겼어도 먼저 양보하는 사람은 드물다. 조금씩 손해보고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곳은 자존심 때문에 물러서지 않는다. 특히 여야가 대치하는 국회가 여섯 자 골목의 미담을 실천하면 좋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구약현하口若懸河 - 말을 폭포물이 흐르듯 잘하다.

구약현하口若懸河 - 말을 폭포물이 흐르듯 잘하다.

구약현하(口若懸河) - 말을 폭포물이 흐르듯 잘하다.

입 구(口-0)같을 약(艹-5)달 현(心-16) 물 하(氵-5)

말을 조심하라는 성어를 그동안 이 난에서 많이 소개했다. 말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口禍之門/구화지문)을 비롯해 禍生於口(화생어구)까지 비슷한 의미를 가졌지만 출전을 달리 하는 말들이다. 아무리 침묵은 금이라고 주의를 주고 현명한 사람에게는 한 마디 말로 충분하다고 강조해도, 웅변의 재능을 신의 선물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말을 잘 하는 사람은 부러움을 산다. 말을 잘 하여 마치(口若) 바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와 같다(懸河)고 찬탄한다. 썩 잘하는 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靑山流水(청산유수)보다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지니 앞선다.

口如懸河(구여현하), 懸河之辯(현하지변) 등으로도 쓰는 이 성어는 西晉(서진)의 학자 郭象(곽상)을 칭찬하는 말에서 유래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나고 무슨 일이든지 깊이 생각하여 사리를 깨쳤다. 자라서는 老莊(노장)사상에 심취하여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기를 즐겼다. 조정에서 벼슬을 내려도 학문 연구에 뜻을 두어 사양하다 黃門侍郞(황문시랑)이란 관직을 받고 나아가서도 매사를 이치에 맞게 잘 처리했다. 국정을 논할 때마다 곽상의 말이 논리가 정연하고 말재주도 뛰어난 것을 지켜보던 당대의 명사 王衍(왕연)은 이렇게 칭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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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의 말을 듣고 있으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거침없이 흘러내려 그치지 않는 것과 같다(聽象語 如懸河瀉水 注而不竭/ 청상어 여현하사수 주이불갈). 唐太宗(당태종)때 房玄齡(방현령) 등이 편찬한 晉書(진서) 곽상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세상에는 말 잘하는 사람이 많다. 부럽기도 하지만 반면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성어는 때로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행동이 따르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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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두지재八斗之才 – 여덟 말을 차지한 재주, 뛰어난 조식의 글재주

팔두지재八斗之才 – 여덟 말을 차지한 재주, 뛰어난 조식의 글재주

팔두지재(八斗之才) – 여덟 말을 차지한 재주, 뛰어난 조식의 글재주

여덟 팔(八/0) 말 두(斗/0) 갈 지(丿/3) 재주 재(手/0)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이 재주다. 어떤 일에 잘 대처하려면 재주가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씩의 재주는 가지고 있어서 그것으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재주는 장에 가도 못 산다’는 속담대로 남보다 뛰어난 재주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 모든 일을 잘 하기는 어렵다. 맑은 날에는 신발로, 궂은 날에는 나막신으로 쓸 수 있는 온갖 재주를 가진 사람을 履屐俱當(이극구당, 屐은 나막신 극)이라 한다. 이같이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 八方美人(팔방미인)이란 말이 또한 온갖 일에 조금씩 아는 얼치기라는 뜻도 있다.

재주를 계량화하거나 등위를 매길 수 있을까. 손재주는 일하는 속도나 완성도를 보고 부분적으로 잴 수는 있겠다. 그래도 머리로 창작하는 예술이나 문학 등은 순위를 매길 수 없다고 상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종종 나온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어도 비유적으로 재능이 많고 뛰어남을 말한 것이 여덟 말을 차지하는 뛰어난 재주라는 이 성어다. 중국 南北朝(남북조)시대의 이름난 산수시인 謝靈運(사령운, 385~433)이 曹操(조조)의 아들인 曹植(조식)을 극찬하면서 한 말이다. 唐(당)나라 李延壽(이연수)가 남조 네 왕조를 기술한 ‘南史(남사)’에 기록돼 있다. 부분을 보자.

‘천하의 글재주를 모두 한 섬이라 한다면, 조식 혼자서 여덟 말을 차지한다(天下才共一石 曹子建獨得八斗/ 천하재공일석 조자건독득팔두).’ 자가 子建(자건)인 조식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조조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으나 아버지 사후 즉위한 형 曹丕(조비)가 사사건건 트집하여 큰 고통을 겪었다.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아 고통을 안기는 煮豆燃萁(자두연기, 萁는 콩대 기)는 형제끼리의 다툼을 말한다. 이 말이 조비가 일곱 발자국을 옮기는 동안 시를 지으라고 하여 탄생한 조식의 七步詩(칠보시)에서 유래한 구절인 것은 유명하다.

조식을 높이 평가한 사령운도 자부심이 대단했다. 남은 두 말의 재주 중 자신이 한 말을 차지하고, 예부터 그 때까지의 사람들이 남은 한 말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재주를 믿는 자부심은 좋으나 너무 아무 데나 앞세우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먼저 다치거나 타인의 질시를 받아 일찍 쇠퇴한다는 甘井先竭(감정선갈)이란 말도 있으니 마음을 먼저 닦아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경당문노耕當問奴 – 밭가는 일은 의당 종에게 묻는다, 모르는 일은 전문가에 따른다.

경당문노耕當問奴 – 밭가는 일은 의당 종에게 묻는다, 모르는 일은 전문가에 따른다.

경당문노(耕當問奴) – 밭가는 일은 의당 종에게 묻는다, 모르는 일은 전문가에 따른다.

밭갈 경(耒/4) 마땅 당(田/8) 물을 문(口/8) 종 노(女/2)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이 잘 하는 분야가 있어 그 일로 살아간다. 보통 사람은 어느 정도 타고난 재주이든, 뒤늦게 각별한 노력으로 습득했든 그것으로 생업을 영위한다. 하지만 모두에 능통할 수는 없어 분야마다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고위직이 잘 모르는 분야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孔子(공자)도 지위나 학식이 자기보다 못한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며 不恥下問(불치하문)이란 말을 남겼다. 실제 뽕따는 아낙에게 구슬에 실 꿰는 법을 물었다는 孔子穿珠(공자천주)의 고사도 따른다.

논밭을 경작하는 농사일은 글을 많이 읽어 아는 것이 많을 주인도 모르는 분야다. 이런 일은 의당 머슴에게 물어보아야 한다는 뜻의 이 성어는 南朝(남조) 梁(양)나라의 문인 沈約(심약)이 쓴 ‘宋書(송서)’에서 유래했다. 織當問婢(직당문비)라는 말도 같은 뜻으로 나왔다. 중국 남북조시대는 남쪽에 한족의 宋(송)나라가 북쪽의 五胡十六國(오호십륙국)과 대치한 서기 420~589년 시기를 말한다. 북쪽의 혼란을 수습한 北魏(북위)가 북방의 이민족을 치려고 군사를 일으키자 송나라의 文帝(문제)는 정벌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당시 송에는 沈慶之(심경지)라는 책략이 뛰어난 무관이 있었다. 먼저 왕이 출병의사를 물었으나 아직 북위를 이길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문제는 고집을 꺾지 않고 전쟁경험이 없는 문신들을 불러 모아 논의했다. 심경지가 북벌의 실패를 들어 문신들을 꾸짖으며 여전히 반대했다. ‘국가를 다스리는 일은 집안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밭가는 일은 농부에게 물어보고, 베 짜는 일은 하녀에게 물어야 합니다(治國譬如治家 耕當問奴 織當訪婢/ 치국비여치가 경당문노 직당방비).’ 그러면서 임금께 얼굴 허연 선비들과 전쟁을 도모하면 안 된다고 간언했다. 여기서 白面書生(백면서생)이란 성어도 나왔다. 이처럼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군사를 일으켰다가 참패했다.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은 직위가 높은 사람에겐 체면이 깎이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다. 부족함을 채워 일을 더욱 잘 처리하기 위한 것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다른 사람은 모른다고 벽을 쳐서 접근을 막고 자기들만의 이익을 도모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