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8일 금요일

◇ 중년 남자와 빵

◇ 중년 남자와 빵

◇ 중년 남자와 빵

밥이냐, 빵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중년 남자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실존적 위기는 밥 문제이다. 혼자서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김치도 장만하고 찌개도 끓일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느냐가 큰 문제이다. 이 능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자유로운 영혼은 없다. 종속과 눈치 보기를 감수해야 한다.

필자도 전남 장성 축령산 자락의 황토집인 휴휴산방에서 새소리 듣고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코로 맡으면서 사흘까지는 즐겁게 지낸다. 그러다가 사흘 넘어가면 아파트에서 준비해온 밥과 반찬이 떨어진다. 이때부터는 배가 고프면서 자유가 사라진다. 빵으로 때울 수밖에 없다. 장성 읍내 마트에 가면 60~70대 남자들이 무엇을 사가는지 유심히 관찰해 본다. 빵⋅막걸리⋅우유가 그것이다. 나이 든 홀아비의 3대 먹거리이다. 혼자 사는 나이 든 남자는 빵을 사갈 수밖에 없구나! 전기밥솥도 필요 없고 설거지도 필요 없고 반찬도 필요 없고 5~6일을 두고도 먹을 수 있는 게 빵이다. 어쩔 수 없이 빵을 공부해야겠다.

2019년 한국인 1인당 쌀 소비는 59㎏, 밀 소비는 33㎏이다. 쌀의 나라에서 밀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육천년 빵의 역사’(하인리히 E. 야콥)를 읽어보니까 빵의 재료인 밀은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나왔다. 기원전 4000년 밀을 가지고 발효를 시켜서 빵으로 만든 것은 이집트이다. 양귀비씨, 참깨, 장뇌를 첨가하여 빵을 만들었다. 이집트 노동자는 하루에 빵 3개 맥주 2병을 파라오로부터 배급받았다. 구걸하는 사람에게 빵을 주지 않는 것은 가장 추악한 범죄였다. 람세스 왕의 고분벽화를 보면 제빵소에서 밀가루를 반죽하고 화덕에 굽고 이를 머리에 이고 나르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로마 시대로 넘어가면 빵의 표준화가 이루어진다. 빈민 1인당 하루 2개씩 빵을 배급하였고, 제빵소 앞에는 실업자 30만명이 빵을 지급받으려고 모였다고 한다.

로마는 제국을 빵으로 통치하였다. 빵으로 세계를 정복한 셈이다. 고대 예루살렘에는 제빵사의 거리가 있었고,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은 ‘빵의 집’이란 뜻이라고 한다. 중년 남자가 속이 편한 빵을 찾다 보니까 광주에 사는 이영환(60)이라는 빵 선생을 만나게 되었다. 빵 도사이다. 빵의 재료에서부터 어떻게 발효를 하는지, 어떤 오븐이 좋은지, 그리고 담백한 맛의 빵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수시로 물어본다. 풍수도참과 주역, 집안 족보를 연구하던 사람이 빵 문제로 들어가니까 다시 신입생이 되었다. 인생은 참 배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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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용헌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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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의 실험… AI에 인사 맡겼더니 인사불만이 사라졌다

◇ KB의 실험… AI에 인사 맡겼더니 인사불만이 사라졌다

◇ KB의 실험… AI에 인사 맡겼더니 인사불만이 사라졌다

KB국민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은행원 A·B·C씨는 지난 7월 초 이뤄진 올해 하반기 영업점 직원 인사 발령 결과에 “기계가 사람보다 낫다”고 입을 모은다. 1086명을 대상으로 한 하반기 인사에 국민은행의 ‘AI(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이 최초로 활용됐는데, AI가 사람보다 더 섬세하게 직원 및 영업점 요구를 반영해 인력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원래 금융권 인사는 조직이 크다 보니 대규모로 이뤄지느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런데 KB가 금융권 최초로 시도한 ‘AI 인사’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은행권 인사 혁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 미취학 자녀가 있는 워킹맘인 차장 A씨는 그동안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영업점에서 근무하느라 육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하반기 인사 발령으로 집 주변 영업점에 배치됐다. ‘AI 인사 시스템’이 열 살 미만 자녀가 있는 여성 직원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시간이 40분을 넘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A씨는 “AI가 새로 딴 보험 관련 자격증을 고려해 원하는 직무로 배치도 해줘 매우 만족했다”고 했다.

▶ 지점장 B씨도 하반기 인사 결과에 안도했다. 작년 하반기엔 업무 경험이 많은 직원 두 명이 B씨가 맡은 지점에서 전출되고, 막 육아휴직에서 복직해 업무 공백이 있는 직원과 본사에서 온 직원이 새로 배치돼 한동안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B씨는 “이번엔 AI가 업무 경력과 직무를 고려해 기업 금융 담당자 등을 배치해줘 도움이 됐다”고 했다.

▶ 20년 차 팀장 C씨는 “그동안은 아무래도 사람이 인사를 하다 보니 청탁이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불안감을 접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AI 인사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공정성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고 했다.

이들뿐 아니라 국민은행 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AI 인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예전엔 인사 담당 직원이 주소만 보고 배치하다 보니 집에서 먼 영업점에 배치되는 경우가 종종 나왔지만, 이제는 AI가 자동으로 계산된 출퇴근 거리를 바탕으로 영업점을 골라주기 때문에 오류가 크게 줄었다. 직원들의 능력치도 영업점별로 고르게 분배돼 지점장들의 불만도 감소했다. 인사 업무 관계자는 “인사 발령 후 불만을 제기하는 전화가 많이 오곤 하는데 이번엔 한 통도 오지 않아 놀랐다”고 했다.

▶30개 규칙 적용해 1분 만에 배치

국민은행의 ‘AI 인사 시스템’은 네 단계를 거쳐 작동한다. 먼저 인사 담당 직원들이 전국 900여개 영업점의 인력 수요와 직원의 직무 경력·자격 사항·거주지 등 정보를 입력한다. 그 후 AI가 직원을 배치할 때 쓸 30여개의 규칙을 설정한다. ‘거주지에서 영업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내’, ‘영업점마다 고령 직원 균등 배치’, ‘특정 직무 직원이 쏠리지 않게 균형 배치’ ‘핵심 인력이 한꺼번에 전출되지 않도록 배치’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사람의 능력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이 모든 변수를 고려해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점포에 배치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AI 인사를 통해 인사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도 올라갔다”고 했다.

직원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국민은행은 계속해서 AI 인사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인사에는 전국 900여명의 지점장 인사에도 AI 시스템을 활용하기로 했다.

-조선일보-

김기범 교수의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 김기범 교수의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 김기범 교수의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현관 풍수인테리어 기법 ㉓

- 띠별 운을 좋게 하는 현관 풍수인테리어(말,양,원숭이,닭,돼지)

띠별로 운을 부르는 현관 방향은(보는 방법은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실내 정중앙에서 주택은 주택 한 가운데서) 쥐띠 생의 좋은 방향의 현관 위치는 동쪽이나 남서 방향이고, 나쁜 방향은 동남이나 북서 방향이다.

소띠 생의 좋은 방향의 현관 위치는 북쪽이나 동남 방향이고, 나쁜 방향은 동북이나 남서 방향이다.

범띠 생의 좋은 방향의 현관 위치는 서쪽이나 동북 방향이고, 나쁜 방향은 북서이나 남동 방향이다.

토끼띠 생의 좋은 방향의 현관 위치는 남쪽이나 북서 방향이고, 나쁜 방향은 남서이나 동북 방향이다.

용띠 생의 좋은 방향의 현관 위치는 동쪽이나 남서 방향이고, 나쁜 방향은 동남이나 북서 방향이다.

뱀띠 생의 좋은 방향의 현관 위치는 북쪽이나 동남 방향이고, 나쁜 방향은 동북이나 남서 방향이다.

상기 방향에서 좋은 방향의 경우는, 좋은 기운(氣運)이 들어와서 가정의 행복과 건강, 재물 운(運) 등이 따르며, 나쁜 방향의 경우는, 공간이 있다면 식물화분(관엽식물) 등을 놓아두고, 공간이 없다면, 풍경화 그림이나 사진을 부착하고 현관 바닥 색상을 밝은 색이나 황토색으로 인테리어를 하면 좋은 운기(運氣)가 들어오는데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다.

♣ IFSA 국제풍수협회 선정 2018 대한민국 최고 풍수인테리어 전문가

문의 : 010-2432-5522, http://cafe.daum.net/kkb2005

◇ 매일 '30분 빨리 걷기'하고 근육 키우면 암·심혈관 질환 위험 40% 줄일 수 있어

◇ 매일 30분 빨리 걷기하고 근육 키우면 암·심혈관 질환 위험 40%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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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30분 빨리 걷기하고 근육 키우면 암·심혈관 질환 위험 40%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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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에 나선다. 그런데 과연 운동을 열심히 하면 정말 사망률이 낮아질까. 하지만 실제로 운동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는 많지 않다.

최근에 영국 의학회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운동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중국·호주 등 다국적 연구팀은 18세 이상 미국인 약 48만명을 대상으로 평균 9년 동안, 미국 보건부가 제시하는 운동 권장량을 따랐을 때 얼마나 건강해지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과 근육 강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한 사람은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 암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사망 위험비를 40% 이상 낮출 수 있었다. 호흡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무려 70% 이상 낮췄다.

미국 보건부의 운동 가이드라인은 유산소 운동의 경우 중등도 강도로 할 때는, 예를 들어 빨리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댄싱 등을 일주일에 최소 150분 해야 한다. 또는 조깅, 달리기, 테니스, 무거운 것을 들고 계단 오르기 등 고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75분 이상 하는 것이다. 근육 강화 운동은 일주일에 2회 이상 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매일 30분만 빠르게 걷거나, 아니면 10분 정도씩 땀나게 운동하고, 틈틈이 근력 강화 운동을 한다면 현대인의 주요 사망 위험인 암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40% 줄일 수 있다. 운동 효과가 놀랍다. 충분히 투자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은가.

-조선일보-

◇ 큰길 가까이 살면 치매 발생률 높다

◇ 큰길 가까이 살면 치매 발생률 높다

◇ 큰길 가까이 살면 치매 발생률 높다

최근 집의 위치와 뇌 건강과 관련해서 재미난 논문이 200년 역사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인데, 무려 600만명 이상의 인구를 대상으로 사람들이 사는 집의 위치를 파악하고, 위치에 따라 대표적인 뇌신경 질환인 치매, 파킨슨병, 뇌척수 다발성 경화증 등의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했다.

집의 위치는 그 지역 큰길에서 몇 미터(m)나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분류했다. 연구 결과, 큰길에서 50m 이내에 사는 경우, 300m 이상 떨어져서 사는 사람에 비해서 치매 발생 위험도가 7% 더 높았다. 큰길가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도시 지역일수록 더 뚜렷했다. 파킨슨병이나 뇌척수 다발성 경화증 발생은 위치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큰길가에 가까이 살면 대기오염, 소음 공해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뇌에 영향을 미치고, 인지 기능의 저하를 유발하고, 오래 지속되면 치매 발생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인지 기능과 관련이 적은 파킨슨병과 다발성 경화증은 그런 환경 영향을 적게 받았을 것이다. 큰길 가까이 살면,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다른 연구도 이미 발표된 바 있어, 토론토대 연구는 신빙성 있는 결과로 보인다.

요즘 집값과 부동산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큰길가는 교통이 좋아 살기 편할 수도 있지만, 뇌 건강을 생각하면 공기 맑고 조용한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조선일보-

◇ 박덕흠이 미국 국회의원이었다면…이해 충돌 이대론 안 된다

◇ 박덕흠이 미국 국회의원이었다면…이해 충돌 이대론 안 된다

◇ 박덕흠이 미국 국회의원이었다면…이해 충돌 이대론 안 된다

미국 연방 형법은 공무원이 본인이나 가족의 금전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을 회피하지 않으면 처벌한다. 정부가 발주하는 공사의 담당자가 본인이나 가족이 소유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정부의 계약 업무를 직접 관장하는 지위가 아닌데도 더 혹독한 규제를 받는다. 미국 연방 형법에는 국회의원을 콕 집어 연방 정부나 그 산하기관과 계약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다. 의원이 직접 하든 다른 사람에게 위탁하든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정부와 사업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런 계약을 통해 이득을 누리는 모든 행위가 처벌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계약은 아예 무효가 된다.

공공 계약의 원칙을 규정한 별도 법에도 국회의원은 연방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그 수혜자가 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청탁이나 대가성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있다면 뇌물죄로 처벌받는다). 딱히 비리 행위가 드러나지 않아도 무조건 정부와의 계약 관계를 금지하는 것이다.

왜일까? 국회의원은 입법 활동과 국정 감시 등을 통해 포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계약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역으로 계약 관계를 통해 정부의 로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계약 관계가 일종의 뇌물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직무 수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비리의 기회조차 원천차단하는 것, 이게 바로 이해충돌 방지 제도의 목적이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과 가족이 지배하는 건설사가 피감기관에서 수천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했는데도 이해충돌이 없다고 강변한다. 공정과 신뢰의 가치를 눈곱만큼도 성찰하지 않는 변명 태도에선 공익을 추구하는 국회의원이 아닌 사익에 눈 먼 건설업자의 비루함만 두드러진다. 이해충돌을 철저히 차단하는 ‘박덕흠 방지법’이 절실하다. 특히 국회의원에 대해선 그 지위의 특수성을 감안해 별도 조항을 둔 미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정부 사업을 통해 돈을 벌 생각이라면 국회의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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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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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TC 육군총장

◇ ROTC 육군총장

◇ ROTC 육군총장

학군사관후보생(ROTC)은 대학 3·4학년 때 군사교육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사관학교 출신으로만 초급 지휘관을 다 채우기 어려운 데 따라 도입한 것이다. 1961년 6월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에서 창설, 1963년 2월 2642명의 장교를 처음 배출했다. 올해에는 117개 대학에서 4100여명이 소위로 임관해 육·해·공군·해병대에서 복무 중이다. 전체 장교 임관자(약 8200명)의 절반이다. 여성 출신은 2013년에 처음 나왔다. ROTC중앙회 소속 회원이 22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초창기 ROTC는 등록금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았다. 전역 후엔 기업체 취직 등에서 이점이 있었다. 병사를 지휘하면서 몸에 밴 책임감과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특전이 줄어든 데다 병사(18개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무기간(육군 28개월)이 길어서다. 국방부는 ROTC 지원율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보생 단기복무장려금을 지난해보다 100만원 올려 300만원으로 인상한 것도 그중 하나이다.

군 전체 장교 중 ROTC 출신은 33%를 차지하지만 장성 비율은 매우 낮다. 준장 진급예정자를 포함해 36명에 불과하다. ROTC 출신자들에게 장군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인 셈이다. 장기복무 비율이 낮기도 하지만(임관 기준 13%) 사관학교 출신이 장악한 군 풍토도 무시할 수 없다. 육군 장성 진급자의 약 80%가 육사 출신이다.

ROTC 1기는 장군 10명을 배출했고, 이 중 박세환 2군사령관이 4성장군의 길을 열었다.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은 2기인 김진호 대장의 몫이었다. 20년 후 두 번째 합참의장이 탄생했지만 그 또한 육군참모총장은 지내지 못했다. 육군의 인사권을 쥔 육군총장은 1∼18대는 군사영어학교 및 일본군 출신이, 그 후 19~48대(현재)는 육사 출신이 독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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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C 장교 배출 57년 만에 그 견고한 벽이 깨졌다. 23기인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이 49대 육군총장에 내정됐다. 남 총장 기용이 ‘육사 독식’ 구조를 깨고 다양한 출신의 장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촉진제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경향신문 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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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6월 전국 16개 종합대학에서 선발한 사관후보생 3175명이 군사교육에 들어갔다. 학생군사교육단(ROTC)의 시작이었다. 이 가운데 2642명이 1963년 소위로 임관했다. 그 뒤 59년 동안 대학생 총 22만여 명이 이 길을 택했다. ROTC는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의 약어다. ROTC는 학군단이 설치된 대학에서 3·4학년 때 군사학 교육과 훈련을 받고 졸업 후 소위로 임관한다.

ROTC는 ‘3무(無) 1존(存) 3예(禮)’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3무는 ‘학연, 지연, 정치와 종파 초월’, 1존은 ‘오직 기(期)수’, 3예는 ‘선배에게 존경을, 후배에게 사랑을, 동기에게 우정을’을 각각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육사 등 다른 출신들 이상으로 유대가 강하다. 해병대 전우회, 고대 교우회, 호남 향우회 등 우리 사회에서 결집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이른바 3대 친목단체에 이어 ROTC 중앙회가 4대 친목단체로 꼽힐 정도다.

ROTC는 시쳇말로 ‘말뚝’을 박고 장기 복무를 하는 소수의 장교를 제외하곤 90%가량이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사회 각 분야로 진출, 우리나라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1년 ROTC 50주년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 현직 장차관급만 30여 명, 현역 국회의원은 9명, CEO급 경영자는 250여 명에 달했다. 기업 오너 일가 중에도 LS그룹 등이 자녀들에게 ROTC 복무를 권한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실천한 ROTC 장교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1년까지 전사 또는 순직한 ROTC 장교는 390여 명이었다. 고 김범수 대위는 2004년 35사단 신병교육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잘못 뽑아 위험해지자 수류탄을 감싸 안고 산화, 보국훈장 광복장이 추서됐다. ROTC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장이 됐던 박세환 전 재향군인회장은 1968년 경비소대장으로 주월 한국대사관을 공격한 베트공을 성공적으로 격퇴해 화랑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ROTC 출신인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 육군참모총장에 내정됐다. 그동안 ROTC가 2명의 합참의장을 배출했지만 육군참모총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육군총장은 육사 출신이 도맡아 왔다. ROTC는 올해 임관한 5000여 명의 육군 소위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초급 간부의 중추와 같은 존재다. ROTC 출신 현역 장성은 30여 명에 달한다. ROTC는 예비역 모임에서도 거수경례를 하고 애국가는 4절까지 부른다. 모든 ROTC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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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만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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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흑인 법무장관에 대한 기억

◇ 어느 흑인 법무장관에 대한 기억

◇ 어느 흑인 법무장관에 대한 기억

미국에선 장관을 ‘비서(Secretary)’라고 부른다. 우리처럼 ‘Minister’가 아니다. 각 부문을 대표해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비서 대신 다른 이름을 쓰는 장관이 딱 한 명 있다. ‘Attorney General’로 불리는 법무장관이다. 머리글자를 따 AG라고도 한다. 미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를 ‘정의를 다루는 부서’라고들 하는데, 장관 명칭만 놓고 보면 미 사회에 적용되는 법률을 집행하는 조직의 수장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검찰총장도 겸하고 있다. 법무장관의 역할에 대한 미 사회의 기대가 명칭 자체에 녹아 있다.

필자는 특파원 기간 지켜봤던 한 법무장관에 대해 강렬한 기억을 갖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사진 오른쪽).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시작해서 2014년까지 6년 넘게 재직했다.

법무장관으로서 홀더의 진가는 법리 해석보다는 인종 갈등의 한복판에서 드러났다. 지금은 ‘BLM’이란 줄임말로도 익숙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의 본격적인 발화점이 된 2014년 8월 미주리주 퍼거슨 소요 사태였다.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제2의 로스앤젤레스 폭동’은 시간문제라고들 했다. 많은 사람이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임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결국 오바마는 이례적으로 법무장관을 소요 현장의 한복판으로 보냈다. 그는 퍼거슨에 도착해서 한 식당으로 갔다. 지역사회 각 분야 흑인 대표자들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관이라기보다 10대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여기에 왔다.”

홀더는 반신반의하는 듯한 표정의 한 흑인 여성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더니 “흑인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을 이해한다” “나도 흑인이라 차별을 겪어봐서 안다”고 했다. 그렇게 대학,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공권력에 불신 가득했던 퍼거슨 주민들이 가슴을 열기 시작했다. 브라운의 어머니 레슬리 맥스패든 씨는 당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홀더 방문을 계기로 달라진 게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퍼거슨 분위기에선 나오기 어려운 말이었다.

사태가 진정되는 데는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렸다. 홀더는 퍼거슨을 방문한 지 한 달 뒤 장관직을 사임했다. 오바마와 임기 8년을 함께할 듯했던 홀더의 사임을 두고 워싱턴에선 해석이 분분했다. 공권력 총책인 홀더가 퍼거슨 사태 초기 대처 실패의 책임을 졌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퍼거슨 사태가 더 악화되는 걸 홀더가 막아냈다는 평가에는 이론이 없었다. 오바마는 그의 퇴임을 직접 발표하며 아쉬워했다.

미 법무장관, 그중에서도 홀더의 6년 전 이맘때 일이 떠오른 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추 장관의 대응을 보면서다. 의혹이나 사실관계를 따지려는 게 아니다. 국무위원, 그중에서도 법무장관의 정치·사회적 역할에 대해 여야, 보혁 가릴 것 없이 우리 사회가 한 번은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다.

당 대표를 지낸 지역구 5선 의원 출신 법무장관에게 동시대 사람들과의 공감과 소통을 기대하는 게 그렇게 과한 것인가. 법무장관 스스로 사회적 파열음의 진앙(震央)을 자처하는 사회. 당분간 협치나 공존, 사회적 치유, 이런 말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사치 아닐까 싶다.

-동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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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영웅진해시自古英雄盡解詩 - 예로부터 영웅은 모두 시를 알았다.

자고영웅진해시自古英雄盡解詩 - 예로부터 영웅은 모두 시를 알았다.

자고영웅진해시(自古英雄盡解詩) - 예로부터 영웅은 모두 시를 알았다.

스스로 자(自/0) 예 고(口/2) 꽃부리 영(艹/5) 수컷 웅(隹/4) 다할 진(皿/9) 풀 해(角/6) 시 시(言/6)

중국 漢(한)나라를 세운 高祖(고조) 劉邦(유방)은 처음 별 볼 일없는 사람이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가업을 돌보지도 않고 시시껄렁한 불량배와 어울려 다녔다. 그래도 의협심은 남달라 陳勝(진승)의 난 때 호응해 기반을 닦고, 힘이 산을 뽑는 項羽(항우)와 겨뤄 마침내 천하를 손아귀에 넣었다. 유방이 예상외의 통일을 이루게 된 것은 그가 밝힌 대로 漢興三傑(한흥삼걸)로 불리는 張良(장량), 蕭何(소하), 韓信(한신) 등 명신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唐(당)나라의 시인 林寬(임관)은 유방과 관계 깊은 시 ‘歌風臺(가풍대)’에서 그를 높이 치하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고 말하지 말라(莫言馬上得天下/ 막언마상득천하), 예부터 영웅들은 모두 시를 알았다네(自古英雄盡解詩/ 자고영웅진해시).’ 가풍대와 馬上天下(마상천하)의 유래를 간단히 보자. 유방은 항우를 물리칠 때 큰 도움을 줬던 英布(영포)가 통일 후 반란을 일으키자 친히 군사를 이끌고 나가 진압했다. 돌아가는 길에 고향인 沛縣(패현)에 들러 주연을 베풀고 그 자리에서 大風歌(대풍가)를 읊었다. 후세 사람들이 이 곳에 누대를 짓고 가풍대라 불렀다.

유방은 자신의 배움이 짧은데다 장광설만 늘어놓는다며 선비들을 무척 싫어했다. 지모가 뛰어난 酈食其(역이기, 酈은 땅이름 역)를 처음 만날 때 두 여인에게 발을 씻기는 무례를 보였다. 변설에 능한 陸賈(육가)가 자신에게 진언을 할 때 옛 고전을 들먹이는 것을 보고 아니꼬워 자신은 말의 등을 타고 천하를 얻었다고 했다. 그래도 잘 참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후일 임관은 가풍대를 지나면서 시를 지어 유방이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시도 이해하는 문무의 겸비라고 높인 것이다.

임금으로서 문학에도 큰 족적을 남긴 사람으로는 魏(위)나라의 曹操(조조), 曹丕(조비) 부자가 있고 南唐(남당)의 後主(후주) 李煜(이욱)이 있다. 영웅으로 치면 우리의 忠武公(충무공) 李舜臣(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섬멸하면서 남긴 亂中日記(난중일기)가 첫 손에 꼽힐 만하다. 예로부터 영웅은 모두 시를 알았다는 것은 무력뿐만이 아닌 문장에도 뛰어났다는 이야기다. 文(문)은 어디서나 필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천금지가千金之家 – 부잣집 자녀는 죄를 지어도 면할 수 있음

천금지가千金之家 – 부잣집 자녀는 죄를 지어도 면할 수 있음

천금지가(千金之家) – 부잣집 자녀는 죄를 지어도 면할 수 있음

일천 천(十/1) 쇠 금(金/0) 갈 지(丿/3) 집 가(宀/7)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인간이 생활하려면 돈이 없어서는 안 된다. 돈이 악의 근원이라며 돈에 초연한 사람, 또는 멀리 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도 돈의 위력을 몰라서가 아니라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겠다. 무슨 일이든 해결할 수 있는 돈의 힘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우리 속담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와 같은 뜻인 錢可通神(전가통신)이다. 요즘은 이보다 더 알려진 것이 有錢無罪 無錢有罪(유전무죄 무전유죄)다. 1988년 탈주범 지강헌이 돈만 있으면 있던 죄도 면할 수 있다고 절규한 것이 호응을 받아 성어로 남았다.

많은 돈이나 비싼 값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千金(천금)을 가진 집은 그냥 부잣집이란 뜻이다. 이것이 부유한 집의 자식이란 千金之子(천금지자)가 되면 오늘날의 금수저가 된다. 부잣집 아들은 죄를 지어도 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은 고금이 같다. ‘史記(사기)’의 貨殖(화식)열전에 나온다. 司馬遷(사마천)은 의리를 지키며 굶어죽은 伯夷叔齊(백이숙제)를 찬미하면서도 부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인정하여 열전 한 곳에 실었다. 재산을 모은 사람을 소개하는 중 이 말이 나온다. ‘내려오는 이야기에 천금을 가진 자의 아들은 저자에서 죽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헛된 말이 아니다(諺曰 千金之子 不死於市 此非空言也/ 언왈 천금지자 불사어시 차비공언야).’

越王句踐(월왕구천) 세가에는 구천의 책사였던 范蠡(범려, 蠡는 좀먹을 려)가 陶(도) 지방에서 있었던 이야기로 다시 등장한다. 큰돈을 벌어 陶朱公(도주공)이 된 범려의 둘째 아들이 살인을 하여 감옥에 갇혔다. 그는 ‘사람을 죽였으니 사형이 마땅하지만 천금을 가진 부자의 아들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殺人而死 職也 然吾聞千金之子不死於市/ 살인이사 직야 연오문천금지자불사어시)’하며 황금을 수레에 실어 막내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장남이 가겠다고 하여 보냈는데 사면의 소문을 듣고 돈의 귀중함을 알았던 맏이가 돈을 쓰지 않아 그만 동생은 시체로 돌아와야 했다.

돈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해도 깨끗이 써야 지탄을 받지 않는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떵떵거리는 재벌 2, 3세들이나 한 사업이 히트하여 갑자기 누만금을 모은 졸부들의 갑질에 모든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돈 외에 보이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