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9일 토요일

인원상국人怨傷國 - 백성이 원망을 하면 나라가 상한다.

인원상국人怨傷國 - 백성이 원망을 하면 나라가 상한다.

인원상국(人怨傷國) - 백성이 원망을 하면 나라가 상한다.

사람 인(人/0) 원망할 원(心/5) 다칠 상(亻/11) 나라 국(囗/8)

억울한 일을 당하여 응어리진 마음은 좀체 사라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원한보다 더욱 빨리 인간을 소멸시키는 것은 없다며 덕으로 갚으라는 以德報怨(이덕보원)이란 말이 있어도 성인이 아닌 다음에야 따를 리 없다. 오죽했으면 원한이 뼛속까지 사무친다고 怨入骨髓(원입골수)란 말이 나왔을까. 여인의 원한이 사무치면 하늘도 노하는지 오월인데도 서리가 내렸다는 一婦含怨 五月飛霜(일부함원 오월비상)이란 말도 옛 이야기에 자주 나왔다. 그러니 백성의 원한을 사면(人怨) 나라가 온전하지 못하여 망한다(傷國)는 이 성어는 어쩌면 당연하다.

漢高祖(한고조) 劉邦(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게 한 최고의 공신 張良(장량)은 그 계책의 원천이 黃石公(황석공)에게서 나왔다. 韓(한)나라의 명문 출신인 장량은 고국을 멸망시킨 秦始皇(진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숨어 살았다. 어느 때 장량이 황석공이란 기인을 흙다리 위에서 만났다. 노인이 무례하게 몇 번이나 다리 아래로 신발을 떨어뜨린 뒤 신기라고 했다. 장량이 명령을 잘 따랐더니 귀한 책을 건네주었다. 이 책이 바로 太公兵法(태공병법)과 黃石公素書(황석공소서)이다.

장량은 이 책을 늘 지니고 익혀 묘리를 깨닫고 한고조가 위급할 때마다 계책을 일러 큰 공을 세웠다. 제6장 安禮(안례)편에 나오는 내용을 일부 보자. 구슬을 버리고 돌을 취하는 자는 눈 먼 자이고, 양의 몸에 호랑이 가죽을 쓴 자는 욕을 당한다며 이어진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무너지고, 보좌하는 신하가 약하면 나라가 기울어진다.

발이 차가우면 심장을 상하고, 백성들이 원망하면 나라가 상하게 된다(柱弱者屋壞 輔弱者國傾 足寒傷心 人怨傷國/ 주약자옥괴 보약자국경 족한상심 인원상국).’ 모두가 기반이 튼튼해야 큰일을 이룰 수 있다고 쉬운 예로 비유했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환과고독鰥寡孤獨 - 외로운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사람

환과고독鰥寡孤獨 - 외로운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사람

환과고독(鰥寡孤獨) - 외로운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사람

홀아비 환(魚/10) 적을 과(宀/11) 외로울 고(子/5) 홀로 독(犭/13)

외롭고 쓸쓸함을 말하는 孤獨(고독)을 쉽게 말하는데 실제 뜻은 외로울 孤(고)는 부모 없는 어린 아이, 홀로 獨(독)은 자식 없는 늙은이를 말한다. 또 적을 寡(과)는 홀어미란 의미가 있고 홀아비를 뜻하는 鰥(환)과 합쳐 쓴 이 성어는 의지할 데 없는 처지의 사람을 함께 이르는 말이 됐다. 사람은 혼자 이 세상에 나서 돌아갈 때도 홀로라고 하지만 어떠한 심한 공포든 함께 있으면 견딜 수 있어도 외로움은 죽음과 같다고 했다. 외로운 처지를 말하는 우리 속담도 ‘날 샌 올빼미’, ‘끈 떨어진 뒤웅박’, ‘짝 잃은 기러기’ 등등 많이 있다.

외로이 홀로 됐을 때 돌봐 주는 가까운 가족이 없는 것만큼 더 큰 불행은 없다. 외로운 처지의 사람을 이렇게 분류한 사람은 孟子(맹자)다. 齊宣王(제선왕)이 왕도정치가 어떤 것인지 맹자에 의견을 묻자 대답한다.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지 않고, 죄인을 처벌할 때는 그 처자까지 연좌해 죄를 묻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어 말한다.

‘늙고 아내 없는 이를 홀아비라 하고, 늙고 지아비가 없는 이를 과부라 하고, 늙었지만 부양해줄 자식이 없는 이를 외로운 사람, 어린데 보살펴줄 부모가 없는 이를 고아라 합니다. 이들 네 부류의 사람들은 천하에서 가장 곤궁하여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옛날 周文王(주문왕)이 이들을 제일 우선 돌보았기 때문에 인정을 베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梁惠王下(양혜왕하)편에 나온다. 여기에서 네 부류의 곤궁한 사람을 줄여 四窮(사궁)이라고도 하고, 자랑할 矜(긍)은 홀아비 환으로도 읽혀 矜寡孤獨(환과고독)으로도 쓴다.

우리나라 국민 중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는 사람이 2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얼마 한다. 거기에다 2035년이 되면 우리나라 세집 당 한집 꼴로 1인 가구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의 노인 세대는 기초연금 제도 시행에도 가장 늦은 은퇴, 긴 노동시간, 최하위 수준 임금 등으로 빈곤에 허덕이는 가구가 많다. 확대되는 곤궁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도 서둘러야겠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부운부귀浮雲富貴 - 뜬구름같이 덧없는 부귀

부운부귀浮雲富貴 - 뜬구름같이 덧없는 부귀

부운부귀(浮雲富貴) - 뜬구름같이 덧없는 부귀

뜰 부(氵/7) 구름 운(雨/4) 부자 부(宀/9) 귀할 귀(貝/5)

덧없는 세상사를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에 빗대 자주 말한다. 구름이 하늘을 덮어 캄캄하게 하다가도 변화가 무쌍하여 햇볕을 쨍쨍 내보낸다. 인생 자체를 구름에 비유했으니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은 더욱 있다가도 없어지는 허망한 존재라 여길 만하다. 돈과 명예를 위해 누구나 노력을 한다. 그러나 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부귀는 뜬구름같이 사라지는 것이 순식간일 텐데도 모두들 긁어모으지 못해 안달이다.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절개를 버리지 않고 평안한 마음으로 자기의 분수를 지키는 것이 安貧樂道(안빈낙도)이다. 도를 터득한 사람은 재산이 있거나 없어도 즐거워했고, 지위의 높고 낮음도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이런 경지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이 曲肱之樂(곡굉지락, 肱은 팔뚝 굉)인데 論語(논어)의 述而(술이)편에 실려 있다. 여기에 뜬구름(浮雲)의 비유도 함께 나온다. 孔子(공자)의 말씀을 들어보자.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 삼고 누웠어도 즐거움은 또한 그 가운데 있다.

의롭지 않으면서 부유함과 고귀함을 누린다면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은 것이다(飯疏食飲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락역재기중의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여기서 食은 밥 사. 마음이 편하면 가난도 즐거운데 옳지 못한 방법으로 차지하려는 부귀를 경계했다.

비유가 적합해서인지 우리의 선인들도 곧잘 사용했다. 李穡(이색, 穡은 거둘 색)의 부친인 고려 때 학자 李穀(이곡)은 ‘稼亭集(가정집)’에서 ‘옛 친구들 몇 년 사이에 반절은 세상을 버렸나니, 뜬구름 같은 부귀야 정녕 어떻다고 해야 하리(故舊年來半凋喪 浮雲富貴定何如/ 고구년래반조상 부운부귀정하여)’라고 노래했다. 西山大師(서산대사)의 선시 중에는 ‘뜬구름 같은 부귀에 뜻을 두지 않거늘, 달팽이 뿔 같은 공명에 어찌 마음을 더럽히랴(浮雲富貴非留意 蝸角功名豈染情/ 부운부귀비유의 와각공명기염정)’이란 구절도 자주 인용된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개권유익(開卷有益) - 책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

열 개(門/4) 책 권(㔾/6) 있을 유(月/2) 더할 익(皿/5)

책이나 독서에 관한 성어는 많다. 유형별로 몇 가지만 보자. 책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五車之書(오거지서), 擁書萬卷(옹서만권), 汗牛充棟(한우충동)이 있고, 열성적인 독서는 讀書三到(독서삼도), 懸頭刺股(현두자고) 螢窓雪案(형창설안)을 소개했다. 唐(당)나라 李密(이밀)은 소뿔에 책을 걸어(牛角掛書/ 우각괘서) 타고 가면서 읽었고, 後漢(후한)의 高鳳(고봉)은 널어놓은 보리가 소나기에 떠내려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高鳳流麥/ 고봉유맥) 봤다. 조선 후기 실학자 李德懋(이덕무, 懋는 힘쓸 무)도 이에 못지않아 스스로 책만 보는 바보라며 看書癡(간서치)를 자처했다.

책이 많은 것을 가져다주지만 독서의 이로움을 직접적으로 말한 것이 펼치기만(開卷) 해도 이익이 있다(有益)는 이 성어다. 開卷有得(개권유득)이라 해도 같다. 太平御覽(태평어람)이란 책이 있다. 宋(송)나라 太宗(태종)의 명으로 李昉(이방, 昉은 밝을 방)이 1690종의 책을 인용하여 편찬한 55개 부문의 방대한 백과사서다. 처음엔 연호를 따 太平總類(태평총류)라 했다가 왕이 1000권이 넘는 책을 1년에 걸쳐 하루 3권씩 독파하여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정무에 바쁜 태종이 침식을 잊고 독서에 열중하자 신하들이 건강을 걱정하여 천천히 휴식하면서 읽으라고 간했다. 왕이 답했다. ‘책은 펼치기만 해도 유익하다오. 나는 수고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답니다(開卷有益 朕不以爲勞也/ 개권유익 짐불이위로야).’ 이 이야기는 송나라 王闢之(왕벽지)란 사람이 高宗(고종) 이전의 잡다한 일화들을 모아 엮은 ‘繩水燕談錄(승수연담록)’에 실려 전한다.

독서의 이로움을 말하는 데는 古文眞寶(고문진보)의 제일 첫 머리 勸學文(권학문)이 한 술 더 뜬다. 宋(송)나라 眞宗(진종)은 ‘글 속에 천 종의 녹이 있고, 책 가운데 황금의 집이 나온다(書中自有千鍾粟 書中自有黃金屋/ 서중자유천종속 서중자유황금옥)’고까지 했다. 鍾(종)은 여섯 섬 네 말을 가리키는 녹봉 단위, 粟은 조 속.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할지구화割地求和 - 땅을 떼어주고 평화를 구하다,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다.

할지구화割地求和 - 땅을 떼어주고 평화를 구하다,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다.

할지구화(割地求和) - 땅을 떼어주고 평화를 구하다,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다.

벨 할(刂/10) 따 지(土/3) 구할 구(氺/2) 화할 화(口/5)

팽팽한 두 세력이 대립했을 때 대화를 통하여 협상하거나 힘이 밀릴 때는 양보한다.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땐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또는 더 잃지 않기 위해 다툼을 벌이게 된다. 오늘날 국제관계서도 보이지 않게 신경전을 펼치는데 옛날 제후국끼리 으르렁거렸던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처음 140여 개나 됐다고 하는 제후국이 이합집산으로 20여국으로 줄고, 그 중 힘을 떨쳤던 7개국이 秦楚燕齊韓魏趙(진초연제한위조)의 七雄(칠웅)이다. 이들끼리도 국력은 차이가 나 전투는 끊이지 않았고, 약소국은 땅을 떼어주고(割地) 평화를 구한(求和) 치욕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史記(사기)’에 처음 나오는 이 말은 趙(조)나라와 秦(진)나라의 다툼에서였다. 平原君(평원군)열전에 실려 있다. 신하를 자처하는 割地稱臣(할지칭신)도 부끄러움을 감수하는 것은 같다.

조나라는 春秋時代(춘추시대) 강력한 晉(진)나라에서 삼분됐을 때 남이 넘보지 못할 정도의 세력을 떨쳤다. 하지만 惠文王(혜문왕) 이후 진나라가 수시로 침공하여 힘이 약해졌고 급기야 수도 邯鄲(한단, 邯은 조나라서울 한, 鄲은 한단 단)까지 포위되자 6개현을 떼어주고 화친을 맺으려 했다. 진의 군대가 물러난 후 유세객 虞卿(우경)의 떼어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왕이 질질 끌자 진에서 사신 樓緩(누원)을 보내 독촉했다. 두 나라가 전쟁을 하면 이웃이 기뻐할 텐데 ‘빨리 땅을 떼어주고 화친하여 진나라를 달래는 것이 낫습니다(故不如亟割地爲和 以疑天下而慰秦之心/ 고불여극할지위화 이의천하이위진지심)’고 했다. 이후 작은 魏(위)나라와 합종하여 버티다 멸망하고 말았다.

춘추시대부터 그린 馮夢龍(풍몽룡, 1574~1646)의 ‘東周列國志(동주열국지)‘에는 晉(진) 惠公(혜공)이 큰소리친다. ’우리는 당당한 천승지국인데 땅을 떼어주고 강화를 청하고서야(以堂堂千乘之國 而割地求和/ 이당당천승지국 이할지구화) 어찌 임금노릇을 하겠는가?‘ 왕위에 오르도록 도움을 준 秦(진) 穆公(목공)에 배은망덕한 혜공은 그러나 사로잡히는 치욕을 당했다. 淸(청)나라와 영국이 1840년 아편 밀수를 두고 벌인 阿片戰爭(아편전쟁)에서 청국이 패배하고 난징南京/ 남경조약으로 홍콩을 할양한 것도 근대의 치욕이었다.

이권을 두고 다투는 조직이나 개인이나 모든 경우에 대비하여 지략을 짠다. 국가와 국가 사이라면 더욱 땅을 떼어주고 평화를 구걸하는 곤욕을 치르기 전에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요즘은 나라 간의 무역도 전쟁이니 주고받는데 손해가 가지 않도록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명약관화明若觀火 – 불을 보듯 뻔하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명약관화明若觀火 – 불을 보듯 뻔하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명약관화(明若觀火) – 불을 보듯 뻔하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밝을 명(曰/4) 같을 약(艹/5) 볼 관(見/18) 불 화(火/0)

‘불을 보듯 뻔하다’란 말을 자주 쓴다. 어떤 사건이나 사실이 너무도 뚜렷한 일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똑 같은 뜻의 성어가 그 밝기가 마치(明若) 불을 보듯 뻔하다(觀火)고 한 이 말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을 강조할 경우에는 明明白白(명명백백)이란 말도 자주 쓰는데 물론 같은 뜻이다. 뻔히 들통 날 일을 잡아떼거나 너무나 뚜렷한 증거가 있는데도 오리발 내는 뻔뻔한 사람에게 잘 들어맞는 일이다. 줄여서 若觀火(약관화)라고 하기도 하고 洞若觀火(동약관화)라고 써도 마찬가지 뜻이다.

이처럼 귀에 익은 자주 사용하는 말이라도 기원은 아주 오래 됐다. 중국 고대의 堯舜(요순)과 殷周(하은주)시대의 기록 ‘書經(서경)’에 처음 나온다. 항상 숭상해야 한다고 尙書(상서)라고도 하는 책인데 三經(삼경)이라 할 때도, 五經(오경)이라 할 때도 꼭 들어갈 정도로 중요시했다. 서경 3편인 商書(상서)의 盤庚(반경) 상편에는 ‘나는 불을 보는 것처럼 잘 알고 있다(予若觀花/ 여약관화)’라고 표현한 것을 宋(송)나라 蔡沈(채심)이 쓴 주석인 ‘集傳(집전)’부터 바꿔 썼다고 한다.

般庚(반경)으로도 쓰는 반경은 폭군 紂王(주왕)을 쫓아내고 商(상)나라를 세운 湯王(탕왕)의 9대손이다. 19대로 왕위에 오른 반경은 당시 국력이 쇠퇴해져 분쟁이 잦았고 자연재해까지 발생하여 백성들의 불안이 가중되었다. 여기에다 귀족들은 사치를 일삼았고 제후들이 입조하지도 않는 혼란상이 계속됐다. 반경은 통치기반을 굳건히 하기 위해 도읍을 殷(은)지방으로 옮기려 하였으나 대신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반경은 지금 하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하늘이 명을 끊을지 모르는데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설득한다. ‘나는 불을 보듯 훤히 알고 있으나 졸렬하게 일을 처리하여 그대들을 안일하게 했소(予若觀火 予亦拙謀 作乃逸/ 여약관화 여역졸모 작내일).’ 결국 반경은 설득에 성공하여 수도를 옮겼는데 이 이후 殷(은)나라로 국호를 바꿔 부르게 됐다.

수도를 바꾸고부터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을 안정시킨 반경은 이후 200여 년 동안 번성을 이루었다. 한 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을 둘러댄다면 언젠가 들통 나고 신뢰는 깨어지고 만다. 개인 간의 관계도 믿음으로 이뤄지는데 나라의 정책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옳은 일을 밀고 나가는데 성공을 뒷받침할 신뢰가 바탕에 없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필 발(癶/7) 어두울 몽(艹/10) 떨칠 진(扌/7) 떨어질 락(艹/9)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숨쉬기, 눈 깜빡이기, 돈 쓰기 등등 사람마다 재미로 말한다. 어떤 우등생은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고, 생각이 깊은 철학자는 남에게 충고하기는 쉽고,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렵다고 했다. 속담으로도 ‘누워서 떡 먹기’나 ‘땅 짚고 헤엄치기’ 등이 떠오른다. 아주 쉬운 일을 나타내는 성어도 많아 주머니 속 물건 꺼내기 囊中取物(낭중취물), 손바닥 뒤집기 易如反掌(이여반장), 태산으로 알 누르기 泰山壓卵(태산압란) 등 숱한 가운데 덮개를 벗기는 일(發蒙)과 나무의 마른 잎사귀를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振落)이 쉽다는 말도 있다.

쉬운 일에 들지는 몰라도 글자는 쉽지 않고, 또 자주 사용되지는 않더라도 마른 나무를 꺾어 잎을 떨어뜨리는 折藁振落(절고진락)이란 말도 있으니 비유로 제격인 듯하다. 일이 매우 간단하여 쉽다고 한 이 성어는 ‘史記(사기)’ 汲鄭(급정) 열전에서 유래했다. 중국 前漢(전한)의 7대 武帝(무제)는 중앙집권제를 강화하고 영토를 확장하여 초기의 전성시대를 연 황제로 꼽힌다. 이런 치세가 가능했던 것은 汲黯(급암, 黯은 검을 암)을 비롯한 현신들을 많이 등용하여 쓴 소리를 들은 것도 한몫했다. 아부하기를 좋아했던 신하가 없을 수는 없어 公孫弘(공손홍) 등은 틈만 나면 황제에게 급암의 험담을 했다.

高祖(고조)의 손자인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은 제후국을 약화시키려는 정책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회남왕은 당시의 재상 공손홍보다 간언을 두려워 않는 급암에 대해서는 옳지 않은 일로 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 공손홍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승상 공손홍을 설득하는 것은 마치 덮어놓은 것의 뚜껑을 열고, 나무를 흔들어 마른 잎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至如說丞相弘 如發蒙振落耳/ 지여설승상홍 여발몽진락이).’ 淮南子(회남자)로 이름을 남긴 유안은 이 모반이 탄로나 자살했지만 급암과 공손홍에 대한 인물평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펼쳐지면 더 없이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닥치는 일이 모두 쉬운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권한을 행사할 자리에서 처음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고 해도 ‘떡을 누워서 먹으면 콩가루가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랍스터 타십니다” 대한항공 최고 ‘고객님’은 바닷가재

◇ "랍스터 타십니다” 대한항공 최고 ‘고객님’은 바닷가재

◇ "랍스터 타십니다” 대한항공 최고 ‘고객님’은 바닷가재

- 보스턴發 인천행 노선 화물량 83%가 랍스터

일명 ‘랍스터 노선’으로 불리는 인천~보스턴 노선이 대한항공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에서 랍스터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4월 직항이 생긴 이 노선은 지난 3월 코로나로 운항을 중단했다가, 지난 9월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재운항하고 있다.

23일 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에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발 보스턴행 항공편은 26편이었는데 탑승객은 730명이었다. 편당 28명이 탑승한 것이다. 이 노선에 투입되는 보잉787-900 항공기 좌석은 269석으로 평균 탑승률은 약 11%에 그쳤다. 보스턴발 인천행 탑승률도 9%로 사실상 텅 빈 채 운항했다.

그러나 화물 운송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달 인천에서 보스턴까지 실어나른 화물량은 324t으로 편당 12.46t이었다. 전년 같은 달(편당 12.09t)보다 늘었다. 품목은 주로 의약품과 온라인 구매 상품 등이었다.

보스턴발 인천행 화물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이 노선 화물량은 431t(편당 16.6t)이었는데, 전년 동월 293t(편당 6.67t) 보다 47% 증가했다. 특히 431t 중 랍스터가 361t으로 83%를 차지했다. 이 랍스터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76% 늘어난 것이다. 랍스터의 본고장인 미 북동부 메인주(州)와 캐나다 동부 연안에서 잡히는 랍스터는 연중 수입이 가능하다.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관세 혜택으로 국내 수입량이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롯데마트에서 랍스터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랍스터는 코로나 탓에 북미 지역에서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했다”며 “그 영향으로 국내 소비가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에 도착한 뒤 중국으로 건너가는 랍스터 물량도 적지 않다.

코로나 위기에도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호황으로 지난 2분기와 3분기 각각 1485억원, 7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 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kg당 5.66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0% 이상 올랐다”며 “당분간 화물이 대한항공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부동산 칼럼 둘

◇ 부동산 칼럼 둘

◇ 부동산 칼럼 둘

1. 끝모를 ‘부동산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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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전세’를 포함한 빈 껍데기 전세 대책을 발표하면서 국토부 장관은 또 저금리 탓, 인구 구조 탓을 들고 나와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질렀다. 국토부 1차관은 “임대차 3법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가는 우리가 한번은 겪어야 될 성장통”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임대차법 때문에 전·월세 시장은 뒷돈이 오가는 암시장 난리통이 됐다. 그래 놓고 ‘성장통이라니, ‘궤변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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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실언은 차고 넘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많은 것이 부동산 실정(失政)을 덮으려는 궤변이다. 문 정부 초기 ‘강남 집값과의 전쟁’을 밀어붙일 때 청와대 정책실장은 “내가 거기 살아봐서 아는데, 모두가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는 말로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주었다. 집값 상승이 역대 정권 최악으로 치닫는데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하고, 국토부 장관은 3년간 서울 집값 상승률이 “14%”라고 우겨 온 국민을 황당하게 했다.

부작용 우려가 컸던 임대차법을 날림 처리하면서 민주당 법사위원장은 “국민이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날”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세 난민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큰소리 친 것과 달리 전세대란이 빚어지자 이번엔 전세 자체를 나쁜 제도로 몰아갔다. “전세제도가 왜 우리나라만 있어서 서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 “전세는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고 몰아붙였다.

문 정부의 국정 패턴이 다 비슷했다. 소득 주도 성장 같은 새 정책을 실행할 때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고 큰소리치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통계 수치를 입맛에 맞게 마사지해가며 “효과가 있다”고 우긴다. 더 우기기 힘든 상황이 되면 보수 정부 탓, 통상 환경 탓이며 야당 탓, 언론 탓으로 돌린다. 이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성장통’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논리까지 들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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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 정치 원조인 히틀러는 “국민은 이성보다 감성에 휘둘리기 때문에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고 했다. 문 정부도 ‘큰 거짓말 전략을 쓰는 듯하다. 뻔한 거짓말인데도 하도 당당하고 뻔뻔하게 반복하니까 듣는 국민이 헷갈릴 지경이다. 그러나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전세 대책 발효 후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에선 조롱과 풍자가 넘친다. “조식과 룸서비스도 제공해라.” “호거(호텔 사는 거지) 만들 참이냐.” “다음 대책엔 캠핑카, 가정용 텐트까지 나온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매수에 맞선 영끌 대책?=대책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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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워런 버핏의 집값

워런 버핏의 집값투자의 신 워런 버핏의 별명은 ‘오마하의 현인’이다. 그는 미 중부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살고 있다. 주식 투자자 중에는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그의 집 앞에서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사람도 많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기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오마하로 몰린다. 60년 넘게 살고 있는 그의 집은 2018년 보도에 의하면 약 65만달러, 한화로 7억2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버핏이 만약 자신의 집을 팔아 서울로 이사한다면 그는 25평 아파트를 사는 것도 힘들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서울을 벗어나 김포, 부산, 창원 등 가격 폭등세가 전국적이다. 사는 곳이 계급이 되었으니 이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디 사냐고 묻는 것도 실례다. 오래전 트위터에 떠돌던 이야기가 있다. “담뱃값 모으면 집을 사겠다”는 선배의 충고에 감명받아 금연 후 그 돈을 모으기 시작한 P씨가 결국 강남에 아파트를 샀는데 그의 나이 1428세 때의 일이라는 얘기다. 지금이라면 P씨는 2000살을 넘겨야 한다.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가 아들에게 말한다.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No Plan.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 또 애초부터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다 상관이 없는 거야.” 영화에서 그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다 순식간에 사라진 ‘대만 카스텔라’ 사업을 하다가 망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의 사업은 계획과 다르게 예상치 못한 TV 고발 프로그램으로 한순간 날아간다. 그렇게 그는 반지하의 세계로 내려간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우울하지만 부동산 때문에 우울한 사람도 많다. 특히 아끼고 저축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온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몇 억씩 올라버린 가격은 누군가의 꿈을 빼앗는 것이다. 그것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그들이 다시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사람에게서 꿈조차 빼앗는 것은 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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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소설가 백영옥의 말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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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밭에 농약 치다가도 찍는다…서른살 동갑 ‘부부 농튜버’

◇ 밭에 농약 치다가도 찍는다…서른살 동갑 ‘부부 농튜버’

◇ 밭에 농약 치다가도 찍는다…서른살 동갑 ‘부부 농튜버’

충남 청양군 운곡면에 사는 서른살 동갑내기 박우주·유지현씨 부부는 귀농인이다.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2018년 초 운곡면에 자리를 잡고 고추·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다. 귀농 3년 차를 맞았지만 아직은 ‘초보 농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1년 전부터 새로운 일거리가 생겼다. 자신들의 일상을 담아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일이다. 박씨 부부는 지난해 5월부터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농사짓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린다. 채널 이름은 ‘청양농부 참동TV’다.

박씨 부부는 유튜브 채널 개설 1년 만에 93개의 동영상을 올렸으로 현재 130여개에 달한다. 구독자는 2만7000명을 넘었고, 누적 조회도 400만 명을 넘었을 정도로 인기다. 가장 큰 비결은 농사를 지으며 생기는 일들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데 있다. 텃밭 농사를 짓는 이들이나 귀농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라고 한다.

부부는 고추나 구기자 등 농작물 재배방법부터 농기계 작동 및 시골에서 빈집 구하기 요령, 시골집 난방비와 초고소득 귀농 작목 공개, 청양군 귀농·귀촌 정책 공유 등 다양한 내용을 올린다. 구독자들은 댓글로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수 같은 내용”이라고 평가한다.

참동TV를 통해 이뤄지는 농산물 판매와 광고료 수입 등도 박씨 부부에게 또 다른 재미다. 박씨 부부는 청양군농업기술센터의 귀농인 대상 ‘우수 영농 아이디어’ 지원을 받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유지현씨가 제안한 ‘청양이 잘 나가야 우리도 잘 나간다-유튜브 영상 제작 홍보 마케팅’ 전략이 올해 지원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내 유씨는 “밭에 거름을 주다가도 농약을 치다가도 수시로 영상을 촬영한다”며 “농촌생활을 영상 일기처럼 거의 매일 올리다 보니 어느새 농튜버(농업 유튜버)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 초기 모든 게 막연하고 답답했던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농업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좋은 영상을 공유하면서 영향력을 높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농산물 판매와 청양군 홍보에도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형적인 농업 군(郡)인 청양 인구는 3만1140여 명으로, 충남 15개 시·군 중 가장 적다. 급속한 고령화에다 천안·아산처럼 대규모 산업단지나 대학도 없어 인구를 늘리는 데 한계가 많다.

이런 이유로 청양군은 박씨 부부처럼 귀농·귀촌 인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년 3~4차례 귀농·귀촌 박람회에 참가, 도시민을 대상으로 농업정책과 다양한 지원책을 설명한다. 2015년부터 매년 평균 500여 명이 청양으로 귀농·귀촌을 하고 있다.

청양농업기술센터 한종권 소장은 “과거에는 SNS가 직거래 농업인의 주된 마케팅 도구였지만 최근에는 영상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 1인 미디어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농튜버 육성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