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 일요일

농와지경弄瓦之慶 - 딸을 낳은 기쁨

농와지경弄瓦之慶 - 딸을 낳은 기쁨

농와지경(弄瓦之慶) - 딸을 낳은 기쁨

희롱할 롱(廾/4) 기와 와(瓦/0) 갈 지(丿/3) 경사 경(心/11)

어린애의 몸은 신의 몸과 같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다. 모두 서양의 명언이다. 갓난애의 천진한 얼굴, 생긋 웃는 모습을 보면 어른들은 시름을 잊는다. 그래서 ‘집안에 애들이 없는 것은 지구에 태양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한 영국 격언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인류의 미래를 이어가는 어린이의 탄생은 옛날이라고 중요성이 적었을 리 없다. 중국에서 약 3000년 전부터 전해지던 시를 모은 ‘詩經(시경)’에서 갓난애를 낳아 오손도손 살아가는 대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305편의 시가 실린 이 책의 小雅(소아)편 ‘斯干(사간)’이란 제목의 시에서다.

시냇물이란 뜻의 이 시에 남아와 여아를 낳았을 때의 기쁨이라면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사내아이를 낳았을 때 아무래도 더 큰 기대를 가졌을 남아선호가 드러난다. 실꾸리를 가지고 노는(弄瓦) 축하할 일(之慶)이란 표현으로 계집아이를 축하해주는 표현을 보자. 瓦(와)는 물론 비가 새지 않도록 지붕에 덮는 기와인데 실을 감는 실감개, 실꾸리 역시 진흙을 구워서 만들었다고 같은 뜻을 지니게 됐다. ‘딸을 낳아서는 방바닥에 재우며(乃生女子 載寢之地/ 내생녀자 재침지지), 포대기를 싸서 놓고 실패 장난감을 쥐어주네(載衣之裼 載弄之瓦/ 재의지석 재롱지와).’ 裼은 포대기 석.

이어서 잘하든 못하든 술을 잘 데우고 밥 짓기를 잘 익혀 부모 근심 덜어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앞부분 아들 축하는 다르다. ‘아들을 낳아서는 침상에서 재우며(乃生男子 載寢之床/ 내생남자 재침지상), 고까옷을 해 입히고 구슬 쥐어 놀게 하네(載衣之裳 載弄之璋/ 재의지상 재롱지장).’ 재우는 곳, 입히는 옷은 물론 갖고 노는 장난감까지 다르게 온 식구들이 달리 대우했다. 더욱 이 뒤에 따르는 붉은 슬갑 朱芾(주불, 芾은 슬갑 불)을 입고 집안을 일으킬 일꾼이 될 것이라 기원한다. 슬갑은 바지 위에다 무릎까지 내려오게 껴입는 가죽옷으로 제후 등 귀인의 옷이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차이가 났던 남아, 여아는 세월이 지나면서 세태가 많이 바뀌었다. 젊은이들이 어려운 앞날을 생각하여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경향이 늘고, 아이를 낳더라도 단 한 명 여자 아이를 더 선호하게 됐다. 여아든 남아든 아예 낳지를 않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출산율 최하위란 사실이 더 걱정스럽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천하오흑흑天下五黑黑 – 다섯 가지의 어두운 나쁜 것, 지도자가 잘 알아야 할 것

천하오흑흑天下五黑黑 – 다섯 가지의 어두운 나쁜 것, 지도자가 잘 알아야 할 것

천하오흑흑(天下五黑黑) – 다섯 가지의 어두운 나쁜 것, 지도자가 잘 알아야 할 것

하늘 천(大/1) 아래 하(一/2) 다섯 오(二/2) 검을 흑(黑/0) 검을 흑(黑/0)

세상에는(天下) 다섯 가지의 어둡고 어두운 나쁜 것이 있다(五黑黑)는 뜻의 성어다. 어찌 나쁜 것이 다섯 가지뿐이겠는가 만은 그것마저도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에게는 보여도, 눈을 다 뜬 정상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사물을 살펴 앞을 내다보는 마음의 눈 心眼(심안)을 가진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의 악사 師曠(사광, 기원전572~532)이 통치를 하는 임금이 보지 못하는 다섯 가지를 지적한 데서 나온 얘기다. 중국의 樂聖(악성)이라 칭송받는 사광은 눈이 보이지 않고, 서양의 악성 베토벤(Beethoven)은 귀가 들리지 않았으니 마음으로 음을 다스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晉(진)나라 平公(평공) 때의 유명한 궁정악사 사광은 가장 귀가 밝고 시력이 좋은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솜씨가 정밀하지 못한 것은 마음을 집중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 그는 쑥 잎을 태운 연기로 눈에 씌어 멀게 했다. 이후로는 음악에 전념하여 마침내 소리만 듣고도 기후의 변화를 살피고 미래의 길흉까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師曠之聰(사광지총)이란 말이 귀가 밝음의 대명사가 될 정도였다. 앞이 안 보이면서도 최고 관직 太師(태사)가 되어 왕을 수행하고 전장 터마다 수행했다. 그가 새소리만 듣고 예측한대로 주둔하고 적군이 물러갔으니 더욱 신임을 받았다.

사광이 평공과 대좌했을 때 나눈 대화에 성어가 등장한다. 前漢(전한)시대의 학자 劉向(유향)이 쓴 ‘新序(신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자. 앞을 못 보는 사광에게 답답하고 고통이 심하겠다고 말하자 사광이 대답한다. ‘세상의 어둡고 어두운 다섯 가지를 보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天下有五墨墨 而臣不得與一焉/ 천하유오묵묵 이신부득여일언).’ 임금이 보지 못하는 것을 五墨墨(오묵묵)으로 표현했다.

관리가 뇌물을 받고 백성을 수탈해도 모르고, 사람을 바로 기용할 줄 모르며, 현인을 쫓아내고 간신이 부정축재해도 모른다고 했다. 또 전쟁을 자주 일으켜 백성을 힘들게 하고, 그러면서 그들의 어려운 삶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 직언한 것이다.

앞이 안 보이는 사광에게도 백성이 귀하고 그들의 삶을 보살펴야 나라가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높은 자리의 임금은 자만하여 보이지 않는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거나 위정자들은 어떻게 아랫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할지 마음의 눈을 잘 가꿔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운을 부르는 풍수인테리어 기법

거실 풍수인테리어 기법 ㉒

거실 풍수인테리어 기법으로 소파는 현관을 등지고 배치하는 것이 좋으며, 공간이 넓다면 거실의 안쪽에 배치해야 한다.

또한 소파의 바로 뒤나 옆에 출입문이 있다든지 문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소파와 현관이 대각선을 이루고 있으면 기(氣)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가족 구성원이 행복하고 단란함을 원한다면 패브릭 소재로, 베이지나 연한 갈색이 좋고 너무 튀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거실에 가족의 시선이 많이 가는 소파 앞의 테이블에 꽃을 장식하는 것도 풍수인테리어에 좋은 방법이다. 또한 꽃꽂이는 약간 아래로 내려뜨리는 것도 가족의 화목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을 준다.

에어컨 커버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덮개로 덮어두면 흉한 기운(氣運)이 발생 하여 거실에 나쁜 영향을 준다.

♣ IFSA 국제풍수협회 선정 2018 대한민국 최고 풍수인테리어 전문가 / 문의 : 010-2432-5522

임기응변臨機應變 - 그때그때의 사태에 맞게 일을 처리하다.

임기응변臨機應變 - 그때그때의 사태에 맞게 일을 처리하다.

임기응변(臨機應變) - 그때그때의 사태에 맞게 일을 처리하다.

임할 림(臣/11) 틀 기(木/12) 응할 응(心/13) 변할 변(言/16)

기회가 왔을 때 잘 활용할 수 있어야 성공한다.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지만 그것을 잘 활용하는 자는 소수이다. 그래서 한 번 간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時不再來(시부재래)라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勿失好機(물실호기)라 했다. 그런데 죽느냐 사느냐 대치중인 전장에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길은 적의 작전에 맞게 수시로 대응책을 바꿀 수밖에 없다.

적의 사정을 보아주다가 참패한 宋襄之仁(송양지인)보다 속임수 계책을 쓰더라도 이겨야 하는 전쟁에서 기회를 보아가며(臨機) 거기에 맞춰 수시로 대처(應變)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병법의 일종에서 나왔을 이 말이 처음에는 똑 같은 뜻으로 隨機應變(수기응변)이나 줄여서 應變(응변) 등으로 여러 곳에서 등장한다.

재미있는 몇 곳의 예를 보자. 중국 西晉(서진)의 학자 孫楚(손초)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세속을 벗어나 은거하려는 뜻을 품고 친구에게 돌로 양치질을 하고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겠다(漱石枕流/ 수석침류)고 잘못 말했다. 친구가 지적하자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겠다고 한 것은 옛날 은자 許由(허유)처럼 더러워진 귀를 씻기 위함이고, 돌로 양치질은 치아를 튼튼히 하기 위함이라 했다.

억지의 대명사가 된 이 말을 남기고도 ‘晉書(진서)’에는 손초를 잘 평가했다. ‘조정에서 백성을 다스리는 방책이 뛰어났고 임기응변이 뛰어났다(廟勝之算 應變無窮/ 묘승지산 응변무궁).’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서 吳(오)나라의 孫權(손권)은 명신 周瑜(주유, 瑜는 아름다운옥 유)를 잃고 상심해 있을 때 魯肅(노숙)이 새 인재로 龐統(방통)을 추천했다. 손권이 鳳雛(봉추)라 알려진 방통을 만나 보니 얼굴이 검은 추남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생 무엇을 위주로 공부했느냐고 묻자 방통이 답한다.

‘저는 어떤 한 가지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그때 바뀝니다(不必拘執 隨機應變/ 불필구집 수기응변).’ 또 주유와 비교해서 학문이 어떠냐고 물으니 완전 다르다고 해서 손권이 등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후일 방통은 劉備(유비)에 발탁돼 공을 세우게 된다. 손권이 응변의 인재를 놓친 셈이다.

그때그때 처한 상태에 따라 즉각 그 자리에서 대처한다는 것은 기회를 활용하는 능력이다. 기회는 두 번 찾아오지 않는다고 했으니 우리 속담 ‘떡 본 김에 굿한다’고 해도 약삭빠르다고 손가락질만 할 수 없다. 적과 대치하는 것과 같은 絕體絕命(절체절명)의 위급한 상황이 아니고선 변화가 무쌍한 오늘날 형편에 따라 수단을 강구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잦아 대부분 용인된다. 정도를 걷는다고 머뭇거리다가는 ‘사또 떠난 뒤에 나팔 분다’는 말대로 아무런 효과가 없는 법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간경하사干卿何事 - 그대와 무슨 상관인가, 남 일에 웬 참견인가

간경하사干卿何事 - 그대와 무슨 상관인가, 남 일에 웬 참견인가

간경하사(干卿何事) - 그대와 무슨 상관인가, 남 일에 웬 참견인가

방패 간(干/0) 벼슬 경(卩/10) 어찌 하(亻/5) 일 사(亅/7)

孔子(공자)님 말씀에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주제넘게 그 일에 손대지 않는다(不在其位 不謀其政/ 부재기위 불모기정)’는 것이 있다. 論語(논어)의 泰伯(태백), 憲問(헌문)편 뿐만 아니라 明心寶鑑(명심보감) 安分篇(안분편)에도 같이 나온다. 다른 사람의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주 자신의 오지랖 넓은 것을 과시한다. 이럴 때 쓰는 속담이 ‘남 떡 먹는데 팥고물 떨어지는 걱정한다’고 남의 일에 쓸데없이 나서는 것을 비웃었다.

그대 卿(경)과 어떤 일이(何事) 관계가 있는가라는 이 성어도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꼬집는 말이다. 처음에는 비웃기보다 아름다운 시구를 두고 작가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웃으며 지적한 것에서 유래했다. 방패 干(간)은 干與(간여)에서 보듯이 ‘연루되다, 관련되다, 관계하다’란 뜻도 있다.

干卿甚事(간경심사), 干卿底事(간경저사), 底事干卿(저사간경)이라 쓰기도 한다. 중국 五代十國(오대십국)의 하나인 南唐(남당)의 사서 ‘南唐書(남당서)’에 수록된 내용을 보자. 이 나라에는 황제부터 이름난 시인들이 많았다. 2대 왕 李璟(이경), 3대 왕 李煜(이욱)과 재상 馮延巳(풍연사, 904~960) 등이 실력을 뽐냈다.

이경의 작품 중에 먼 변방의 싸움터에서 고생하는 남편을 그리는 여인의 심정을 읊은 구절이 유명하다. ‘보슬비에 꿈을 깨니 닭 울음소리 변방에 아득하고, 작은 누대에 울리는 옥피리 소리 차가워라(細雨夢回鷄塞遠 小樓吹徹玉笙寒 /세우몽회계색원 소루취철옥생한)’란 표현은 宋(송)나라 王安石(왕안석)이 최고의 문구라고 칭찬했다 한다. 풍연사의 작품에도 임 생각에 애끊는 여인을 읊은 구절이 있다. ‘바람 언뜻 불어와 연못에 잔잔한 물결 일으킨다(風乍起 吹皺一池春水/ 풍사기 취추일지춘수).’ 乍는 잠깐 사, 皺는 주름질 추.

이경 왕이 작품을 보고 봄바람 잔물결과 그대는 무슨 상관인가라고 놀리니 풍연사도 왕께선 누대의 옥피리를 노래하지 않았느냐고 받아 넘겼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임현국길任賢國吉 - 어진 사람을 등용하면 나라가 길해진다.

임현국길任賢國吉 - 어진 사람을 등용하면 나라가 길해진다.

임현국길(任賢國吉) - 어진 사람을 등용하면 나라가 길해진다.

맡길 임(亻/4) 어질 현(貝/8) 나라 국(囗/8) 길할 길(口/3)

훌륭한 지도자일수록 인재를 잘 발탁하고 적소에 일을 맡겼다. 人事(인사)가 중요하다고 萬事(만사)라 말은 쉽게 하지만 잘못되어 亡事(망사)가 되면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 알고도 이러한 실패가 잦은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현인인 孔子(공자)마저 제자를 잘못 보았다고 자책한대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 以貌取人(이모취인)이나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가까운 사람을 뽑는 任人唯親(임인유친), 권력자의 주변에 있다고 능력과 관계없이 우선 발탁한다는 近水樓臺(근수누대) 등등 경계의 말은 숱하다.

자신의 친소와 관계없이 인격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는 立賢無方(입현무방)은 고대 성군들이 힘을 기울인 정책이었다. 이렇게 어진 사람을 임용(任賢)하면 나라가 길하고(國吉) 흥했다는 말은 고대 선현들의 행적이나 일화와 우화 등을 수록한 교훈집 劉向(유향)의 ‘說苑(설원)’에 나온다. 유향은 戰國策(전국책), 新書(신서), 列女傳(열녀전) 등 숱한 유명 저작을 남긴 중국 前漢(전한) 시대 왕족 출신의 학자다. 尊賢(존현)편에 실린 부분을 보자. ‘국가는 어진 이를 임용하면 길하고 불초한 자를 들어 쓰면 흉하게 마련이다(國家之任賢而吉 任不肖而凶/ 국가지임현이길 임불초이흉).’

여러 예를 든 중에 齊(제)나라 桓公(환공)이 管仲(관중)을 발탁하고 사후의 몰락을 강조한 것이 흥미롭다. 잘 알려졌듯 관중은 태자 시절 환공을 암살하려 한 반대편의 원수였다. 하지만 환공은 관중의 능력을 인정하여 재상에 임명한 뒤 이후 승승장구, 覇者(패자)가 되고 천하를 바로잡았다. 관중이 죽으면서 추천한 사람을 물리치고 간신 豎刁(수조, 豎는 더벅머리 수, 刁는 조두 조)와 易牙(역아)를 중용하더니 환공은 사후에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한 때의 잘못 판단으로 명예 잃고 나라까지 기울게 한 본보기였다.

친척이나 원수나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인재를 추천하여 親仇不避(친구불피)란 말을 남긴 晉(진)나라 대부 祁黃羊(기황양)은 大公無私(대공무사)의 표본이다. 인품만 보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 맡긴다는 任人唯賢(임인유현)이란 말도 같다. 任賢勿貳(임현물이)라고 맡기고 난 뒤 의심하지 말고 끝까지 밀어주라는 말도 명심할 일이다. 그렇다고 등용하고 난 뒤 잘못이 드러나고 모두들 욕하는데도 그냥 직무를 맡긴다면 그것 또한 나라를 길하게 하는 일이 아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취생몽사醉生夢死 – 술에 취해 살다 꿈속에 죽다, 하는 일 없이 지내다.

취생몽사醉生夢死 – 술에 취해 살다 꿈속에 죽다, 하는 일 없이 지내다.

취생몽사(醉生夢死) – 술에 취해 살다 꿈속에 죽다, 하는 일 없이 지내다.

취할 취(酉/8) 날 생(生/0) 꿈 몽(夕/11) 죽을 사(歹/2)

정신없이 술에 취해 행동을 멋대로 하는 사람을 욕하여 ‘술 먹은 개’라 한다. 천하에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으므로 醉中無天子(취중무천자)라고 점잖게 따돌린다. 행패도 부리지 못할 정도로 고주망태가 된 사람은 醉如泥(취여니)다. 반면 술을 알맞게 마시면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준다고 忘憂物(망우물), 어떤 약보다 좋다고 百藥之長(백약지장)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 술에 취한 듯 살다가(醉生) 꿈을 꾸듯이 죽는다(夢死)는 이 성어는 어떤 상태를 이를까.

이 말은 宋代(송대)의 유학자 朱熹(주희)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程顥(정호, 顥는 클 호, 1032~1085)의 말이라며 ‘小學(소학)’에서 인용한 것이 처음이라 한다. 정호는 동생 程頤(정이)와 함께 二程子(이정자)로 불리며 程朱學(정주학)을 창시했다. 어록에는 당시 간사하고 요망한 말들이 넘쳐 백성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천하를 어지럽게 하니 ‘아무리 고명한 재주를 가졌어도 그 말에 얽매여 취생몽사의 지경으로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雖高才明智 膠於見聞 醉生夢死 不自覺也/ 수고재명지 교어견문 취생몽사 부자각야)’고 한탄했다.

송대에 처음 사용됐다고 해도 술 취한 채 살다 죽어간 사람은 앞선 시대에 많다. 酒池肉林(주지육림)의 향락으로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나라를 망친 殷(은)나라 紂王(주왕)이 대표한다. 하지만 미화된 죽음도 있다. 비록 汨羅水(멱라수, 汨은 물이름 멱)에 빠져 죽었더라도 모든 사람이 취한 중에 혼자 깨어 있었다는 衆醉獨醒(중취독성)의 屈原(굴원)이 있다. 무엇보다 술에 취한 채 호수 속에 있는 달을 잡기 위해 물 속에 뛰어들어 죽었다는 李白(이백)은 유배에서 풀려 仙界(선계)에 갔다고 해도 별호 醉聖(취성)이 더 어울린다.

조선 중기 문신 張維(장유, 1587~1638)는 ‘谿谷集(계곡집)’에서 은거의 만족함을 노래하며 이 말을 사용했다. ‘집 밖에 나갈 필요 없이 우주가 이 속에 있는 것을, 취생몽사 면하면서 일월을 마냥 보내노라(不出戶庭觀宇宙 免敎醉夢送居諸/ 불출호정관우주 면교취몽송거제)’

세상일에 초연하며 거리낌 없이 사는 삶을 예찬한 예가 부럽긴 하다. 그래도 술 좋아한다고 한평생을 아무 하는 일 없이 흐리멍덩하게 살아가는 것을 말하니 좋은 뜻은 아니다. 술에 어지간히 취해 한 실수는 관대하게 봐 주는 사회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酒暴(주폭)이라 손가락질 받으니 유의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동감공고同甘共苦 - 달고 쓴 것을 함께 하다.

동감공고同甘共苦 - 달고 쓴 것을 함께 하다.

동감공고(同甘共苦) - 달고 쓴 것을 함께 하다.

한가지 동(口/3) 달 감(甘/0) 한가지 공(八/4) 쓸 고(艹/5)

남의 곤란한 처지는 직접 그 일을 당해 본 사람이 잘 알 수 있다는 뜻의 속담에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것이 있다. 그런데 같은 어려움에 처해도 외면하는 일이 많은 세상에 형편이 훨씬 나은 자리에서 남의 아픔을 共感(공감)한다면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사가 갈리는 급박한 상태의 전장에서는 부하의 어려움을 알고 같이 고생하는 장수가 특히 존경받는다. 한 통의 막걸리를 전 장병과 함께 마시기 위해 강물에 쏟았다는 簞醪投川(단료투천, 醪는 막걸리 료)의 장수나, 부상당한 부하의 상처 고름까지 빨아준 吮疽之仁(연저지인, 吮은 빨 연, 疽는 종기 저)의 吳起(오기) 장군이 그렇다.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同苦同樂(동고동락)과 마찬가지로 단 것을 맛볼 때(同甘)나 쓴 것을 당할 때나 함께(共苦) 한다면 그 군대는 사기충천할 수 있다. 비슷하게 나오는 곳이 많은 중에 중국 前漢(전한)의 왕족 출신 劉安(유안)이 여러 빈객과 함께 편찬한 ‘淮南子(회남자)’를 보자. 백과사전격인 이 책의 兵略訓(병략훈)에 나오는 구절이다. ‘장수는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배고픔과 추위도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병사들이 죽을 힘을 다해 싸운다(將必與卒同甘苦 俟饑寒 故其死可得而盡也/ 장필여졸동감고 사기한 고기사가득이진야).’ 俟는 기다릴 사.

원수를 갚으려 고초를 견디는 臥薪嘗膽(와신상담) 이야기에는 越王(월왕) 句踐(구천)이 會稽(회계)에서 吳王(오왕) 夫差(부차)에게 당한 치욕을 갚기 위해 민심을 먼저 얻으려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어떤 맛있고 연한 음식이 나누어 먹기에 부족하면 감히 혼자 먹지 못했고, 한 병의 술이라도 강물에 섞어서 백성들과 함께 나누었다(有甘肥不足分 弗敢食 有酒流之江 與民同之/ 유감비불족분 불감식 유주류지강 여민동지).’ 이렇게 해서 구천은 원수를갚는데 성공한다. 秦(진)나라 재상 呂不韋(여불위)가 학자들을 모아 만든 ‘呂氏春秋(여씨춘추)’의 季秋紀(계추기) 順民(순민)편에 나온다.

위기에 빠진 자나 불우한 처지의 사람을 남몰래 돕는 미담이 간혹 있는 일이라도 미소를 짓게 한다. 반면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책임을 떠넘기거나 안하무인의 형태는 더 자주 본다. 높은 자리의 직장 상사는 알게 모르게 부하를 괴롭혀 방지 법안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윗자리에서 아래 사람의 괴로움을 같이 느끼고 껴안아 주지 않는다면 그 조직의 발전을 바랄 수 없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착슬독서著膝讀書 –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책을 읽다.

착슬독서著膝讀書 –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책을 읽다.

착슬독서(著膝讀書) –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책을 읽다.

나타날 저, 붙을 착(艹/9) 무릎 슬(肉/11) 읽을 독(言/15) 글 서(曰/6)

책을 많이 읽고 부지런히 공부하라는 선현의 가르침은 차고 넘친다. 가을철에 독서주간이 있고 함께 따르는 螢雪之功(형설지공)은 고생을 이기고 공부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벽을 뚫어 훔친 빛으로 공부하여 성공했다는 鑿壁偸光(착벽투광)도 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옛 현인과도 벗이 된다는 讀書尙友(독서상우)의 孟子(맹자)나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도 비슷한 말을 남겼다.

억척스레 공부한 태도를 나타내는 것도 머리칼을 매달고 넓적다리를 찌르며 잠을 쫓아 공부한 懸頭刺股(현두자고)나 소를 타고 가면서도 쇠뿔에 걸어놓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牛角掛書(우각괘서)도 있다.

무릎을 방바닥에 딱 붙이고(著膝) 책을 읽으라(讀書)는 이 말도 읽는 태도에 관한 성어다. 나타날 著(저)는 붙는다는 뜻으로는 ‘착’으로 읽는다. 조선 英祖(영조)때 安東(안동) 지역에서 학술을 강론하여 많은 제자를 길러냈던 학자 李象靖(이상정, 1710 ~ 1781)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말이다. 호가 大山(대산)인 이상정은 아들에게 몸가짐을 가볍게 하지 말고 엉덩이를 묵직하게 가라앉혀 독서하라고 가르쳤다. 정민 교수의 저작 ‘조심’에서 소개해 알려진 이 말은 大山集(대산집)의 ‘答兒(답아)‘에 실려 있다.

아들에 공부를 당부하는 내용을 보자. ’반드시 마음을 누르고 뜻을 안정시킨 뒤에 무릎을 붙이고 독서를 해야 한다(須抑心定志 著膝讀書/ 수억심정지 착슬독서).‘ 그러면서 이어서 말한다. ’그저 시간만 보내면 책을 읽더라도 안 읽은 것과 마찬가지다(只悠悠度日 雖讀如不讀也/ 지유유도일 수독여부독야). 반드시 진도를 적게 잡고 많이 읽어 밤이면 외워야지 대충 읽고만 넘어가서는 안 된다(須少課而多讀 夜則成誦 不可泛泛讀過/ 수소과이다독 야즉성송 불가범범독과).‘

조선 중기 문신 趙宗敬(조종경, 1495~1535)의 ‘獨庵遺稿(독암유고)’에는 더욱 다잡는 구절이 있다. ‘긴 세월 무릎 붙여 책상 절로 구멍 나게(著膝長年榻自穿/ 착슬장년탑자천)’ 공부해야 막힘없이 될 수 있다고 했다. 榻은 긴걸상 탑.

책을 읽어 부지런히 공부하면 높은 벼슬에 올라 많은 녹을 받을 수 있다고 書中自有千鍾粟(서중자유천종속)이라 했다. 오늘날 바로 녹이 나오지 않을지라도 분명 독서는 마음에 정신적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게임에, 모바일에 독서시간을 많이 뺏기는 사람들이 다시 생각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도증주인盜憎主人 - 도둑이 주인을 미워하다, 간사한 사람이 바른 사람을 싫어하다.

도증주인盜憎主人 - 도둑이 주인을 미워하다, 간사한 사람이 바른 사람을 싫어하다.

도증주인(盜憎主人) - 도둑이 주인을 미워하다, 간사한 사람이 바른 사람을 싫어하다.

도둑 도(皿/7) 미울 증(心/12) 주인 주(丶/4) 사람 인(人/0)

남의 물건을 슬쩍 하는 도둑을 두둔하는 사람은 없다. 도둑을 梁上君子(양상군자)라 칭한 중국 後漢(후한)의 학자 陳寔(진식)은 칭찬보다 교화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이 자신은 떳떳하게 富(부)의 균등화에 힘쓰는 사람이라 고개 쳐든다. 孔子(공자)에 호통 쳤던 흉악한 두목 盜跖(도척, 跖은 발바닥 척)은 聖勇義知仁(성용의지인) 다섯 가지 도를 지닌 것이 도적이라 했다. 이러니 도둑이 미워하는 것(盜憎)은 당연히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는 주인(主人)이다. 자기의 앞날에 걸리적거리는 자는 바른 사람이라도 미워하는 존재가 된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는 文公(문공)때 전성기를 누리다 세력이 많이 약화됐다. 厲公(여공)에 이르러선 군사력을 거머쥔 三郤(삼극, 郤은 틈 극)이 권력을 휘둘렀다. 이들은 郤錡(극기), 郤犨(극주, 犨는 흰소 주), 郤至(극지)의 삼형제로 조정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항상 伯宗(백종) 등 바른 말을 하는 충신들을 이간하기 바빴다. 백종은 선대부터 큰 공을 세운 대부였는데 사람됨이 강직하여 왕에 삼극의 권력을 억누르라고 간언했다. 하지만 주색에 빠진 여공이 듣지 않았고, 오히려 백종은 작은 허물을 뒤집어씌운 삼극의 모략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당했다.

左丘明(좌구명)이 쓴 ‘左氏傳(좌씨전)’에는 백종이 조정에 들어갈 때마다 그의 처가 주의시킨 말에 성어가 나온다. ‘도적은 집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윗사람을 싫어하는 법입니다. 당신은 바른 말을 하기를 좋아하니 반드시 화를 당하고야 말 것입니다(盜憎主人 民惡其上 子好直言 必及於難/ 도증주인 민오기상 자호직언 필급어난).’ 부인의 이 말은 바른 말을 하여 화를 부른다는 直言賈禍(직언고화)의 유래도 된다. 백종은 부인의 당부에도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됐지만 이전의 왕을 잘 보필한 말로 다른 성어도 남겼다. 鞭長莫及(편장막급), 채찍이 길어도 닿지 않으면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잘못을 저지른 자가 도리어 기세를 올리고 큰 소리를 친다고 ‘도둑이 매를 든다’고 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꾸미는데 부당하다고 나서는 반대파는 온갖 핑계를 덮어 씌워 제거한다. 작은 도둑은 잡혀도 큰 도둑은 풀려난다는 말대로 성공할 수도 있다. 간악한 사람이 바른 사람을 밀어내고 획책한대로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명심할 일이 있다. ‘하늘의 그물은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빠져나가지는 못한다(天網恢恢 疎而不漏/ 천망회회 소이불루),’ 道德經(도덕경)의 말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