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7일 일요일

독서칠결讀書七訣 - 책을 읽을 때의 일곱 가지 비결

독서칠결讀書七訣 - 책을 읽을 때의 일곱 가지 비결

독서칠결(讀書七訣) - 책을 읽을 때의 일곱 가지 비결

읽을 독(言/15) 글 서(曰/6) 일곱 칠(一/1) 이별할 결(言/4)

옛날 학자들의 일과는 독서로 시작하여 독서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높은 자리의 선비들이 책을 읽는 것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일상이 바쁜 오늘날은 태도만 배우고 따라갈 수는 없다. 다만 얼마 전까지도 사전을 외우고 외운 부분은 씹어 먹었다는 무용담이 회자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은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고 소수의 어떤 책은 잘 씹어서 소화해야 한다’란 베이컨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던 셈이다.

宋(송)나라의 문장가 歐陽脩(구양수, 脩는 길 수)는 일생동안 천권의 책을 열심히 공부하고 歐陽讀書法(구양독서법)을 남겼다. 論語(논어)부터 左氏傳(좌씨전)까지 고전 글자 수를 계산하여 약50만 자를 날마다 300자씩 외우면 4년 반이면 끝낼 수 있다고 했다. 컴퓨터에 인공지능까지 활용하는 지금 보면 어리석은 방법일지라도 그만큼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서도 책을 읽을 때(讀書) 유념해야 할 일곱 가지 비결(七訣)이란 것이 전해지는데 하나같이 가까이 할 수 있는 것보다는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조선 중기 학자 成文濬(성문준, 1559~1626)의 ‘滄浪集(창랑집)’에 실린 이 글은 그의 조카 申湸(신량)이 어릴 때부터 재주가 남다른 것을 알고 지어준 것이라 한다.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한 권을 집중하여 수백 번씩 줄줄 외울 때까지 읽는다. 둘째 건너뛰는 법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읽어야 한다. 셋째 감정을 이입해서 몰입해야 한다. 넷째 계통을 갖춰서 읽되 전체 글의 어디쯤에 해당하는지 파악한다. 다섯째 낮에 읽고 밤에 생각한다. 여섯째 지은이의 마음속 생각을 얻으려 노력한다. 일곱째 읽는데 그치지 말고 자기 글로 엮어보는 연습을 병행한다.

구양독서법이나 일곱 가지 비결이나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실천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이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양식인 책을 가까이 두고 필요할 때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제들의 글 읽는 소리가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 듣기 좋다고 한 淸(청)나라 金聖嘆(김성탄)의 말대로 책을 멀리 하는 현대인들이 자녀들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 선행을 쌓은 집은 필히 경사가 따른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 선행을 쌓은 집은 필히 경사가 따른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 선행을 쌓은 집은 필히 경사가 따른다.

쌓을 적(禾/11) 착할 선(口/9) 갈 지(丿/3) 집 가(宀/7)\xa0

반드시 필(心/1) 있을 유(月/2) 남을 여(食/7) 경사 경(心/11)

선행을 많이 하거나 옛날 동냥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적선이라 했다. 선행을 많이 쌓은 집안(積善之家)은 그 자손들에게 필히 경사로운 일이 넘쳐난다(必有餘慶)고 믿었다. 앞뒤의 두 글자씩을 따서 積善餘慶(적선여경)이라 줄여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라는 격언은 예부터 집안마다 가훈으로 좌우명으로 삼고 권장되어 왔다. 착한 일과 악한 일을 하면 그에 따라 좋고 나쁜 결과가 있다는 善有善報 惡有惡報(선유선보 악유악보)도 같은 말이다. ‘삼대 거지 없고 삼대 부자 없다’는 속담이 전하지만 적선해도 오래 가지 않는다기보다 계속적으로 선행을 해야 한다고 보면 좋다.\xa0

이 성어는 비슷한 표현으로 여러 곳에서 전하는데 ‘易經(역경)‘에 실린 것이 최초일 것이다. 三經(삼경)의 하나로 周(주)나라 때부터 전한다고 周易(주역)이라고도 하는 책이다. 八卦(팔괘) 중에서 乾卦(건괘)와 坤卦(곤괘)의 해설을 담은 文言傳(문언전)의 부분에 있다. ‘선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고, 착하지 못한 일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재앙이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불선지가 필유여앙)’. 그러면서 신하가 임금을 죽이거나 자식이 아비를 해치는 것은 모두 그 집안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했다.

前漢(전한)의 학자 劉向(유향)의 고사를 모은 설화집 ‘說苑(설원)’에는 ‘積善之家 必有餘慶 積惡之家 必有餘殃/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악지가 필유여앙)’이라고 談叢(담총)편에 실려 있다. 敬愼(경신)편에 나오는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으로써 보답하고, 나쁜 일을 한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으로써 보답한다(人爲善者 天報以福 人爲不善者 天報以禍/ 인위선자 천보이복 인위불선자 천보이화)’는 말은 ‘明心寶鑑(명심보감)’ 繼善(계선)편 첫머리에 올랐다.

좋은 일을 하더라도 떠벌리는 것보다는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욱 값지다. 그래서 洪自誠(홍자성)이 菜根譚(채근담)에서 말했다. ‘드러난 선은 공이 작고, 숨긴 선은 공이 크다(善之顯者功小 而隱者功大/ 선지현자공소 이은자공대).’\xa0

세상에는 악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것같이 보인다. 살인, 강도가 끊이지 않고 사기범도 넘쳐난다고 매체마다 보도한다. 국제적으로는 시민을 학살하는 테러도 줄이어 일어난다. 하지만 선행하는 사람은 더욱 많다. 다만 드러나지 않게 선행을 쌓아가기 때문이다. 악행이든 선행이든 하늘이 언젠가는 갚음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솔나리】

【솔나리】

【솔나리】

멸종위기 2급에 등재된 식물입니다.

잎이 소나무 잎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높은 산 고지대에 드물게 자라는 백합과 식물입니다.

솔나리의 꽃을 보면 시골의 아낙네를 닮은 청순함을 볼 수 없나요?

근연종으로는 큰솔나리도 있습니다.

▷ 학명 : 한국(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가야산, 운문산, 가지산, 신불산), 중국, 러시아

▷ 분류 : 백합과

▷ 분포지역 : 한국(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가야산, 운문산, 가지산, 신불산), 중국, 러시아

▷ 서식장소 : 높은 산의 능선부나 정상부근

▷ 특징 :

솔나리는 중북부 이북에서 자라는 다년생 구근이다. 생육환경은 양지 혹은 반그늘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70㎝이고, 잎은 어긋나기 하며 다닥다닥 달리고 길이가 10~15㎝, 폭은 좁은 편으로 1~5㎜로서 가는 선 모양인데, 소나무 잎처럼 뾰족하게 달리며 올라간다. 꽃은 짙은 홍자색이고, 안쪽에는 자주색 반점이 있으며, 길이가 2.5~4.2㎝, 폭이 약 0.8㎝로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 1~4개가 밑을 향해 달린다. 암술은 수술보다 길이가 길어 밖으로 나와 있다. 열매는 9~10월에 익고 편평하며 갈색이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비늘줄기는 식용으로 쓰인다.

화표학귀華表鶴歸 – 학이 되어 화표에 앉다, 세상 변천이 덧없다.

화표학귀華表鶴歸 – 학이 되어 화표에 앉다, 세상 변천이 덧없다.

화표학귀(華表鶴歸) – 학이 되어 화표에 앉다, 세상 변천이 덧없다.

빛날 화(艹/8) 겉 표(衣/3) 학 학(鳥/10) 돌아갈 귀(止/14)

사람은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거나 혹은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 한다. 여우마저도 죽을 때 처음 굴이 있던 언덕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首丘初心(수구초심)이란 말이 잘 말해 준다. 멋진 古詩(고시)도 있다. ‘호마는 북풍 따라 북으로 머리 돌리고, 월 땅의 새는 남쪽 나뭇가지에 깃들인다(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 호마의북풍 월조소남지).’\xa0

묘 양쪽에 세우는 한 쌍의 돌기둥을 가리키는 망주석 등이 華表(화표)다. 이 화표 위에 학이 한 마리 돌아왔다(鶴歸)는 이 성어는 丁令威(정령위)라는 사람의 전설 같은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前漢(전한) 때의 遼東(요동) 사람이었던 정령위는 젊어서 고향을 떠나 靈虛山(영허산)이란 곳에서 仙道(선도)를 닦았다. 나중에 그는 학으로 변신해 천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성문 앞에 있던 화표주 위에 집을 짓고 살았다. 어느 날 한 소년이 지나가다가 학을 보고는 활을 겨누면서 쏘려고 했다. 그러자 학은 하늘로 올라 빙빙 돌더니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xa0

‘새가 있네, 새가 있네 정령위라는 새지(有鳥有鳥丁令威/ 유조유조정령위), 집 떠난 지 천년 만에 이제야 돌아왔다네(去家千年今始歸/ 거가천년금시귀), 성곽은 옛날과 다름없건만 사람들은 바뀌었네(城郭如故人民非/ 성곽여고인민비), 어찌 선도를 배우지 않아 무덤만 많아졌단 말인고(何不學仙塚壘壘/ 하불학선총루루).’ 이런 말을 남기고 학은 하늘 높이 솟구쳐 날아가 버렸다.

세태에 따라 돌변하는 인간 세상에는 어울릴 수 없어 부득이 떠나게 되는 신세를 한탄하고 있다. 순서를 바꿔 鶴歸華表(학귀화표)라고도 한다. 이 이야기는 陶淵明(도연명)이 지었다고 하는 志怪(지괴)소설 ‘搜神後記(수신후기)’에 실려 있다. 지괴소설은 魏晉(위진)남북조 시대 떠도는 신화나 전설, 민담 등 기이한 이야기들을 수집하여 엮은 것을 말한다.

타향에서 고생을 하며 번듯하게 자리를 잡고도 고향에 돌아가 보니 옛날 같지 않다. 노래로도 많이 불리지만 고향에 찾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고 많이 변했다. 인걸도 간 데 없으니 실로 꿈인가 싶다. 출향해서 출세한 사람들은 고향 덕을 입었든 입지 않았든 늦기 전에 뒤돌아 볼 일이다. \xa0/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등고망원登高望遠 - 높은 곳에 올라야 멀리 바라볼 수 있다.

등고망원登高望遠 - 높은 곳에 올라야 멀리 바라볼 수 있다.

등고망원(登高望遠) - 높은 곳에 올라야 멀리 바라볼 수 있다.

오를 등(癶/7) 높을 고(高/0) 바랄 망(月/7) 멀 원(辶/10)

무슨 일이나 시작이 중요하다고 해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나서다가는 발병나기 쉽다. 목표를 정하고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편한 신발을 단단히 조여 신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더욱 좋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멀리 보기 위해서는 높은 곳을 오르는 수고가 앞서야 한다. 높은 곳에 올라야(登高) 먼 곳을 볼 수 있다(望遠)는 성어가 목표도 노력도 모두 있어야 한다고 말해준다.\xa0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사상가 荀況(순황)은 ‘荀子(순자)’의 勸學(권학)편에서 좋은 환경과 좋은 방법에 의해 더욱 훌륭한 학문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일찍이 발돋움을 하고 바라본 일이 있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 널리 바라본 것만 못했다(吾嘗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오상기이망의 불여등고지박견야).’ 跂는 발돋움할 기. 수레와 말을 타면 발이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천 리길을 갈 수 있고, 배와 노를 이용하면 물에 익숙지 않더라도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군자가 나면서부터 남과 달랐던 것이 아니라 사물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훌륭하게 되기 위한 방법을 먼저 알았다는 이야기다.

이 말이 한 때 국제사회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2011년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호금도)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높은 곳에 함께 올라가 난제를 풀자는 의미로 썼다. 이에 앞서 2009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觀海聽濤(관해청도)란 족자를 선물한 것도 바다를 바라보고 파도소리를 듣는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가는 수고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니 일맥상통한다.\xa0

이런 의미라면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 내에 근심이 따른다(人無遠慮 必有近憂/ 인무원려 필유근우)’란 孔子(공자)님 말씀도 있다. 論語(논어)의 衛靈公(위령공)편에 나온다. 비슷한 것으로 安重根(안중근)의사의 유묵으로 남은 것은 더 원대하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人無遠慮 難成大業/ 인무원려 난성대업).’

포도를 따려고 노력하다 안 되니 포기하며 신 것이라 못 먹는 것이라고 합리화하는 이솝 우화의 여우는 오늘날 볼 수 없을까. 근사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달성하기 위한 각종 방법을 강구해야 성공한다. 그렇다고 남을 해치는 불법과 비리는 물론 안 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여세추이與世推移 - 세상이 변하는 대로 따라 변함

여세추이與世推移 - 세상이 변하는 대로 따라 변함

여세추이(與世推移) - 세상이 변하는 대로 따라 변함

줄 여(臼/7) 인간 세(一/4) 밀 추(扌/8) 옮길 이(禾/6)

세상의 흐름에 독불장군처럼 변화를 거부하고 獨也靑靑(독야청청)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물결치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 줏대 없이 몸을 맡기는 것이 옳은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겠지만 세상이 변하는 대로 따라서(與世) 몸을 맡겨 밀리는(推移) 것을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라 찬양하기도 하고, 올곧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못할 일이라 타기하기도 한다. 자신을 흐름에 맡겨야할지 그것에 맞서야할지, 잘 판단하여 어느 것이나 대의에 맞아야 하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楚(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우국시인 屈原(굴원)은 懷王(회왕)에게 강국 秦(진)과 대항하기 위해선 齊(제)와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張儀(장의)의 술책에 솔깃해진 정적들의 모함을 받아 좌천되고 실의에 빠져 湘江(상강)의 물가를 어슬렁거리다 한 어부를 만났다. 어찌하여 귀인이 이곳을 거니느냐고 물으니 온 세상이 흐리고 모두 취했는데 혼자 깨어 있었기 때문이라 했다. ‘성인은 사물에 엉키고 막히지 아니하고 세상과 더불어 변하여 옮겨가는 것(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성인부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이란 어부의 말에 굴원은 펄쩍 뛴다.

어찌 깨끗한 몸으로 더러운 사물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차라리 물에 뛰어들어 물고기의 뱃속에 장사지내는 것이 낫다고 했다. ‘漁父詞(어부사)’에 나오는 이야기로 혼탁한 세파에 맡기는 것은 성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다.\xa0

반면 사소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흐름을 잘 타야 성현이라 한 사람도 있다. 後漢(후한)때 崔寔(최식)이라는 선비는 벼슬자리를 사양하고 글 한 편을 공표한다. ‘대저 성인은 어떤 일에도 구애받지 않고 세상의 변천에 따라 행동한다. 평범한 선비는 융통의 재능이 부족하여 마음으로만 괴로워할 뿐 시대의 변천에 적응하지 못한다(故聖人能與世推移 而俗士苦不知變/ 고성인능여세추이 이속사고부지변).’ ‘後漢書(후한서)’ 열전에 실렸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발몽진락(發蒙振落) - 덮개를 벗기고 마른 나뭇잎을 떨어뜨리다, 아주 간단하고 용이한 일

필 발(癶/7) 어두울 몽(艹/10) 떨칠 진(扌/7) 떨어질 락(艹/9)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숨쉬기, 눈 깜빡이기, 돈 쓰기 등등 사람마다 재미로 말한다. 어떤 우등생은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했고, 생각이 깊은 철학자는 남에게 충고하기는 쉽고,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렵다고 했다. 속담으로도 ‘누워서 떡 먹기’나 ‘땅 짚고 헤엄치기’ 등이 떠오른다. 아주 쉬운 일을 나타내는 성어도 많아 주머니 속 물건 꺼내기 囊中取物(낭중취물), 손바닥 뒤집기 易如反掌(이여반장), 태산으로 알 누르기 泰山壓卵(태산압란) 등 숱한 가운데 덮개를 벗기는 일(發蒙)과 나무의 마른 잎사귀를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振落)이 쉽다는 말도 있다.

쉬운 일에 들지는 몰라도 글자는 쉽지 않고, 또 자주 사용되지는 않더라도 마른 나무를 꺾어 잎을 떨어뜨리는 折藁振落(절고진락)이란 말도 있으니 비유로 제격인 듯하다. 일이 매우 간단하여 쉽다고 한 이 성어는 ‘史記(사기)’ 汲鄭(급정) 열전에서 유래했다. 중국 前漢(전한)의 7대 武帝(무제)는 중앙집권제를 강화하고 영토를 확장하여 초기의 전성시대를 연 황제로 꼽힌다. 이런 치세가 가능했던 것은 汲黯(급암, 黯은 검을 암)을 비롯한 현신들을 많이 등용하여 쓴 소리를 들은 것도 한몫했다. 아부하기를 좋아했던 신하가 없을 수는 없어 公孫弘(공손홍) 등은 틈만 나면 황제에게 급암의 험담을 했다.

高祖(고조)의 손자인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은 제후국을 약화시키려는 정책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 회남왕은 당시의 재상 공손홍보다 간언을 두려워 않는 급암에 대해서는 옳지 않은 일로 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 공손홍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승상 공손홍을 설득하는 것은 마치 덮어놓은 것의 뚜껑을 열고, 나무를 흔들어 마른 잎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至如說丞相弘 如發蒙振落耳/ 지여설승상홍 여발몽진락이).’ 淮南子(회남자)로 이름을 남긴 유안은 이 모반이 탄로나 자살했지만 급암과 공손홍에 대한 인물평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펼쳐지면 더 없이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닥치는 일이 모두 쉬운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권한을 행사할 자리에서 처음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고 해도 ‘떡을 누워서 먹으면 콩가루가 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많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산중수복 의무로山重水複 疑無路 – 산 첩첩 물 겹겹이라 길이 없을까 의심 된다.

산중수복 의무로山重水複 疑無路 – 산 첩첩 물 겹겹이라 길이 없을까 의심 된다.

산중수복 의무로(山重水複 疑無路) – 산 첩첩 물 겹겹이라 길이 없을까 의심 된다.

메 산(山/0) 무거울 중(里/2) 물 수(水/0) 겹칠 복(衣/9) 의심할 의(疋/9) 없을 무(灬/8) 길 로(足/6)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난관에 부닥칠 때가 있다. 산이 앞을 가로 막고 물줄기는 끊어져 더 갈 길이 없는 山窮水盡(산궁수진)일 경우다. 이럴 때 절망하여 주저앉을 것인가, 막다른 골목에서 이때까지의 일은 포기하고 돌아설 것인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을 믿고 방법을 찾을 것인가. 산이 첩첩이고 물 또한 겹겹이 앞을 가로막으면(山重水複) 당연히 길이 없을 것이라 여겨(疑無路) 주저앉는다. 중국 南宋(남송)시대의 애국시인이었던 陸游(육유, 1125~1209)의 유명한 시구에는 그렇지만 절망은 없다.

호를 예법에 구속받지 않는다고 放翁(방옹)이라 지어 육방옹이라 불렸던 육유는 기울어져가는 남송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열정으로 분방한 시를 많이 남겼다. 그는 당시 실력자인 간신 秦檜(진회)에 밉보여 말단 벼슬로 지방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육유는 애국, 울분, 그러면서도 희망이 담긴 우국시를 많이 남겼는데 시집 ‘劍南詩稾(검남시고)’를 비롯, 수량에 있어서는 고금 제일인 모두 1만 4000여 수의 시가 전한다고 한다. 1167년 육유가 고향인 山陰(산음)의 서쪽에 있는 마을을 찾아가 읊은 ‘遊山西村(유산서촌)’ 시에서 암울한 조국의 어두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xa0

성어가 나오는 앞부분을 보자. ‘농가의 섣달 술이 탁하다고 비웃지 말게나(莫笑農家臘酒渾/ 막소농가랍주혼), 풍년이라 손님 머물면 닭고기 돼지고기 풍성하다네(豊年留客足鷄豚/ 풍년유객족계돈), 산에 또 산이고 물에 또 물이라 길이 없나 했더니(山重水複疑無路/ 산중수복의무로), 버들 우거지고 꽃 밝게 핀 저쪽에 또 마을이 보이는구려(柳暗花明又一村/ 유암화명우일촌).’ 臘酒(랍주)는 섣달 납제를 위해 담근 술. 막다른 곳에서도 또 다른 마을이 있으니 희망이 있다. 끝의 柳暗花明(유암화명)은 버들은 그윽하고 꽃은 피어 밝다는 뜻으로 자연경치의 아름다움을 나타낼 때 쓰이기도 한다.

정치인이나 재계에서 새해에 앞날이 밝지 않고 난관이 중첩했을 때 종종 이 구절전체나 앞부분 山重水複(산중수복)만 잘라서 인용한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이어지는 대구처럼 꽃피는 화려한 봄이 따라오니 희망은 잊지 말아야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몽롱춘추朦朧春秋 - 춘추를 희미하게 알다,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몽롱춘추朦朧春秋 - 춘추를 희미하게 알다,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몽롱춘추(朦朧春秋) - 춘추를 희미하게 알다,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몽롱할 몽(月/14) 몽롱할 롱(月/16) 봄 춘(日/5) 가을 추(禾/4)

봄과 가을을 합친 春秋(춘추)는 어른의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이고, 孔子(공자)가 엮은 五經(오경)의 하나라는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春秋筆法(춘추필법)이라 하여 대의명분을 밝혀 비판적이고 엄정하게 역사를 서술하는 방법을 가리키게 됐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압력에 대항하여 진실을 기록하려 한 董狐直筆(동호직필)이 좋은 본보기다. 여기에 의식이 흐리멍덩하다는 朦朧(몽롱)이 합쳐지면 추상같은 필법으로 쓴 춘추를 읽었어도 알고 있는 것이 바르지 못하고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된다.\xa0

조선 正祖(정조) 때의 문장가이자 실학자인 朴趾源(박지원, 1737~1805)은 중국 淸(청) 황제의 별장이 있던 열하를 기행하고 명저 ‘熱河日記(열하일기)’를 남겼다. 그곳 36개소의 이름난 경치가 있는 避暑山莊(피서산장)을 구경 갔을 때 쓴 避暑錄(피서록)에 이 성어가 나온다. 그는 우리나라 선인들이 중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풍문에 휩쓸려 엉터리로 기록한 것이 많다고 개탄한다. ‘우리 속담에 사물에 어두운 것을 몽롱춘추라 하는데, 이는 춘추를 이야기하기 좋아하나 잘 알지 못하면서 말하는 데서 나왔다(吾東諺 凡事物之䵝昧者 稱矇矓春秋 東人喜談春秋而矇矓/ 오동언 범사물지알매자 칭몽롱춘추 동인희담춘추이몽롱).’ 䵝은 시커멀 알, 일에 어두운 것을 䵝昧(알매)라 한다.\xa0

박지원이 희미하게 알고서 잘못 단정한 예로 정조 때의 문학가 崔成大(최성대)의 시를 들었다. 한학자 정민의 ‘操心(조심)’에 전후를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吳王(오왕)이 연극 보다 상투 보고 울었고(吳王看戲泣椎結/ 오왕간희읍추결), 전수(錢叟)는 중이 되어 사필에 의탁했네(錢叟爲僧托麟筆/ 전수위승탁인필)’란 두 구절이다. 오왕은 明(명)을 배반하고 오랑캐에 나라를 넘긴 吳三桂(오삼계)를 말하고, 전수는 투항해서 자청해 머리를 깎았던 錢謙益(전겸익)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에게 연극배우를 보고 감개에 젖고, 춘추필법으로 역사서를 썼다고 표현했으니 지탄받을만하다.\xa0

독립운동가 朴殷植(박은식, 1859~1925)의 수필에서도 ‘經史諸書(경사제서)를 통독하였다 하나 춘추가 몽롱하고 經緯(경위)가 糊塗(호도)’하다며 당시 교육가 지도자들에 일침을 놓았다. 박학다식하더라도 꼭 해야 할 언행과 해서는 안 될 언행을 구분하지 못하면 세상이 시끄럽다. 그 위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억지로 갖다 붙이거나 앞에서 아는 체하다가는 비웃음만 산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전자렌지 활용법

전자렌지 활용법

전자렌지 활용법

1. 시금치 데치기

시금치를 데칠 때는 끊는 물에 시금치를 데치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칫하면 시금치의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시금치를 깨끗하게 씻어 랩으로 싸서 1분 정도 돌려주면 간편하게 시금치를 데칠 수 있습니다.

2. 식기 살균 효과

식기세척기가 없는 분들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여 식기 살균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릇이나 접시, 도마 등 살균이 필요한 식기를 헹궈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주면 살균효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3. 굳은 꿀 및 버터녹이기

벌꿀이나 물엿이 딱딱하게 굳었을 때도 병 뚜껑을 열고 20초정도 가열하면, 처음처럼 끈끈한 액체가 됩니다.

4. 후추, 소금 건조시키기

습기로 눅눅해진 소금이나 후추를 접시에 담아서 랩을 씌우지 말고 15초정도 가열하세요. 이때 소금 용기도 함께 가열하세요. 병이 완전히 비어 있으면 위험하므로 바닥에 소금을 1cm 정도 남겨놓고 가열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금에 깨를 1 작은술 정도 섞어서 가열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5. 마늘 껍질 쉽게 까는 법

통마늘을 반으로 쪼개 주세요. 그런 다음 마늘 윗부분을 칼로 살짝 잘라 주세요. 윗부분을 살짝 자른 후 전자렌지용 그릇에 담아 주신 후 20초 돌려주기만 하면 껍질이 쏙쏙 빠집니다.

6. 어묵의 기름기 제거

어묵이나 유부 등 가공 식품은 조리 전에 살짝 데치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렌지를 사용할 때는 비늘봉지에 어묵을 넣고 봉지 입구를 묶지 않은 채 30초간 가열 후 봉지에 물을 붓고 어묵을 씻어내면 기름기가 없어집니다.

7. 콩나물 데치기

콩나물을 씻어 물기가 있는 그대로 접시에 담아 소금을 살짝 뿌린 뒤 전자렌지에 1분정도 돌리면 끝.

8. 오래된 빵 촉촉하게 하기

젖은 키친타올로 빵을 감싼 후 전자렌지로 10초씩 돌리면서 빵이 촉촉해질 때까지 반복하면 됩니다.

9. 감자,고구마 맛있게 삶기

감자나 고구마를 비닐에 넣어 봉지에 입구는 묶지 않고 물기가 있는 상태로 2분 정도 돌린 후 눌러봐서 말랑해지면 완성됩니다. 고구마의 단 맛을 더하고 싶을 땐 고구마에 랩을 씌운 후 젖은 신문지에 싸서 가열하면 됩니다.

10. 김 맛있게 굽기

김을 접시에 올린 후 랩이나 뚜껑없이 1분정도 가열하면 바삭바삭한 김이 된다네요.

11. 감자칩 만들기

감자를 3mm 두께로 자른 후 물에 30분 정도 담궈 전분기를 빼준 후 흐르는 물에 2~3번 씻어 체에 올려 물기를 빼준 뒤 소금으로 간을 해줍니다. 그 후 키친타올로 물기제거 후 렌지에 1분30초정도 돌리면 끝. 중간 중간 확인해주세요.

12. 눅눅한 과자 되살리기

비가 올 때나 날이 습할 때 먹다 남은 과자는 쉽게 눅눅해지는데, 이럴 때 전자렌지를 활용해보세요. 15초간 가볍게 가열해줘도 금새 바삭바삭해 집니다.

13. 양파 쉽게 까기

일반적으로 양파를 까게 되면 눈이 매워 눈물이 나오게 되는데, 양파 끝 부분을 자른 후 전자렌지에 30초 정도 돌려주면 눈이 시리지 않고 깔 수 있게 됩니다.

14. 토마토 껍질 까기

토마토는 채소 중에서도 유달리 껍질을 까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마토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가량 돌려주면 껍질을 쉽게 깔 수 있습니다.

15. 빵가루 만들기

튀김류 음식을 조리하다 보면 빵가루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미리 사놓은 빵가루는 없고, 먹다 남은 빵이 조금 남아 있다면 전자레인지로 빵가루를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식빵이나 카스테라를 종이 위에 올려 전자레인지에 2분에서 2분 30초 가량 돌려줍니다. 이후 굳어진 빵을 손으로 부숴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