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5일 화요일

◇ 코로나19로 뜬 이재명

◇ 코로나19로 뜬 이재명

◇ 코로나19로 뜬 이재명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에 경험했다는 얘기다. 시장이 되고 보니 어떻게 된 영문인지 매년 비슷한 개수의 가로등이 계속 고장나더라는 것이다. 가로등 유지·보수 예산도 매년 꼬박 300억원 이상이 들어갔다. 뭔가 누수가 있다고 의심한 이 지사는 가로등 예산을 25% 삭감하라고 지시했다. 그랬더니 그 이후 이상하게 25%만큼 고장이 덜 났다. 담당 공무원을 불러 예산이 줄었는데도 괜찮냐고 물었더니 “올 들어 가로등이 잘 견뎌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시정을 꼼꼼히 들여다봤더니 곳곳에서 이런 식으로 불필요한 예산이 새어나가고 있었다고 한다.

2010년에 시장이 된 그는 전임 시 정부의 빚 6600여억원을 떠안았다. 하지만 예산을 절감하고, 각종 민영개발을 공영개발로 전환해 얻은 수익 등으로 이 빚을 다 갚았다. 빚 갚는 데 돈이 안 들자 복지로 눈을 돌려 청년배당 지급, 입영 장병 상해보험 가입, 무상교복 지급 등의 정책을 폈다. 이 청년배당이 요즘 거론되는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에 해당하는 복지정책이다. 여기에 아낀 가로등 예산 80억원이 매년 투입된다.

이제 경기지사가 된 그가 1326만 도민에게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광역단체에선 처음이다. 성남시에서 하던 복지를 경기도에서도 하겠다고 공약하더니 진짜로 도입한 것이다. 선별적으로 줄 것이냐, 전부 다 줄 것이냐를 놓고 논란도 크지만, 경기도는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까지 제시했고 이에 따른 증세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아껴 쓴 세금을 돌려주는 것”이라는 게 이 시장의 지론인데, 예산을 효율적으로 쓴 뒤 남은 돈을 되돌려주는 것이라면 퍼주기인들 탓할 수 있겠는가.

재난수당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이 지사의 활약이 여러 차례 돋보였다. 우선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신천지 집단에 대한 강제조사를 제일 먼저 실시했다. 또 코로나19 검사를 피하던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별장까지 쫓아가 결국 검사에 응하게 만들었다. 신천지뿐 아니라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137개 종교시설에 대해 ‘밀집 이용 제한’ 행정명령을 처음 발동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PC방, 노래방, 클럽 등 3대 밀집 상업시설에 대해서도 이용 제한 조치를 내렸다. 위반할 경우 방역비에 대한 구상권까지 청구하겠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이런 경기도의 초강수 조치들은 이후 정부와 다른 지자체들도 속속 따라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돈키호테식 발상’이라는 비아냥을 듣곤 했다. 그랬던 그가 코로나19 국면을 계기로 ‘해결사’ 또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이 지사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있어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화끈하게 내지르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래서 늘 싸움을 몰고 다닌다는 비판도 있지만, 감염병 확산과 같은 급박한 사태에선 그런 단호함이 오히려 더 박수를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3일 발표된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23.8%)에 이어 15.7%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선 무죄를 받았다가 항소심에선 당선무효형이 내려졌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코로나19를 계기로 몸값을 키운 그가 향후 대선 국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나름 골수 지지층도 있고, 그동안 소원했던 친문재인계와도 간극을 좁혀가는 상태여서 언제든 치고나갈 여지가 있다. 2심 판결로 정치 인생 최악의 수렁에 빠졌던 그가 코로나19로 전혀 뜻밖의 반전을 이뤄낼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국민일보-

◇ 폴란드와 한국의 다른 점

◇ 폴란드와 한국의 다른 점

◇ 폴란드와 한국의 다른 점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가뜨리는 현장을 보려고 지난달 폴란드를 둘러봤다. 기사가 나가자 한국에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놀랄 만큼 닮았다는 것이다. 폴란드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은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현금 수당을 펑펑 뿌리고, 동시에 법원·검찰을 친위 세력으로 삼으려고 사법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공영방송을 정권의 홍보 도구로 앞세우고 과거사를 헤집어 선거에 활용하는 것마저도 같다. 두 나라 집권 세력이 장기 집권 전략을 서로 베낀 것 같다.

그러나 폴란드에 가 보면 한 가지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폴란드만큼 기업에 친화적이고 특히 해외 자본 유치에 열성적인 나라를 찾기 어렵다. 정부가 현금 수당을 뿌려 매표(買票) 행위를 하고 있긴 해도 나라의 부(富)를 키우려는 노력은 쉼 없이 이뤄지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전국을 경제특구로 정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해외 기업에 투자금의 20~50%를 법인세 감면으로 돌려준다. 세계 각지에서 기업이 몰려든다. 일손이 모자라 우크라이나에서만 150만명이 유입됐을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바르샤바 시내는 초고층 빌딩이 쑥쑥 올라가는 중이다.

기자는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을 만났다. 야당 소속이라 포퓰리즘을 구사하는 집권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그는 "정부와 정치적으로 대립 중이지만 경제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서로 다르지 않다"고 했다. 옥스퍼드대 유학파인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은 해외 큰손이 오면 유창한 영어로 투자를 권유한다.

공교롭게도 폴란드에 거액을 투자하는 기업 중에는 한국 회사가 많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신규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각각 수백억원대의 폴란드 정부 보조금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240개사에 달한다. 2018년 한국 기업의 폴란드 투자는 5억3500만달러(약 6400억원)로 전년보다 2.5배 늘었다.

폴란드에서는 법인세를 인상하고 규제를 늘리고 지배 구조에 간섭하며 기업을 옥죄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한국과 폴란드 집권당이 놀랄 만큼 비슷한 집권 전략을 갖고 있지만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180도 다르다는 얘기다.

돈을 뿌려 환심을 사려는 정부 입장에서 기업은 국민에게 줄 현금 수당을 뽑아내는 원천이다. 폴란드에서는 기업을 어르고 달래서 어떻게든 기를 세워주려고 애쓰는 반면, 한국의 집권 세력은 기업의 뺨을 때리고 윽박지르는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미 한국은 성장이 정체되고 기업 실적이 뚝뚝 떨어지며 세수(稅收)가 줄어들고 있다. 현금을 대거 살포한 뒷감당을 못 하는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른다.

-조선일보-

◇ 아시아계는 똑똑하다고요?

◇ 아시아계는 똑똑하다고요?

◇ 아시아계는 똑똑하다고요?

김모 교수의 연구실에 들렀다. 워낙 커피를 좋아해 연구실이 있는 복도에 들어서기만 해도 커피향이 물씬 풍긴다. 방학인데도 커피향은 여전하다.

“오늘은 커피 말고 차를 마셔볼까요?”(김 교수) “커피만 마시는 줄 알았는데 차도 좋아하세요?”(필자) “지난 학기에 중국 학생에게 차를 한 줌 얻었는데 꺼내볼게요.”(김 교수)

덕분에 재스민차를 맛보았다. 얼마 전부터 김 교수 수업에서 유학생이 늘어나 가끔은 한국 학생이 소수가 되곤 한단다.

“내가 K대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 중국 학생이 많았는데 수업을 못 따라가더라고요. 그러면 한국 학생도 피해를 입고 유학생도 피해를 입어요. 지금 우리 대학에서도 수업하기가 쉽지 않아요.”(김 교수)

강의 수준을 어디에 맞출지 걱정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이 맡았던 중국 유학생과 태국 유학생은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에서 취업하고 싶어해 진로지도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사회에서 아시아계 이주민은 ‘모범적인 소수인종(Model Minority)’으로 통한다.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특히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다. 한인 언론은 한국 학생들이 하버드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대서특필하며 자랑스러워하곤 했다.

아시아계 이민자는 성품이 온순하고 폭력성이 작다고 여겨졌다. 미국 주류 백인이 보기에 가정에 충실하고 이혼율도 낮다. 아시아계 이주민은 흑인과 남미계와 비교하여 모범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간주된다.

심지어 백인 경찰이 범죄현장에서 흑인을 만났을 경우 범죄자로 간주하거나 돌발상황에 대비해 총기를 염두에 두기도 한다. 반면 아시아계는 범죄 피해자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도와주려고 애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통계를 보면, 미국에서 유사한 범죄에 대해 흑인이 가장 가혹한 형량을 받는다. 그럼 가장 가벼운 처벌을 받는 인종은 누구일까? 아시아계의 경우 유사 범죄에 대해 형량도 가볍고 구속수사를 받는 비율도 가장 낮다. 아시아계는 모범적이라는 인종적 편견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학업성적이 좋고 모범적인 아시아계가 왜 한국의 대학에서는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보충 강의를 들어야 할 정도가 되었을까? 미국에서는 한국계 학생이 명문대학에 척척 합격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는데, 일본에 사는 한국인 후손인 자이니치들은 왜 학업성취도가 낮은 걸까?

그런데 일본에 살던 자이니치 중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의 학업성적이 높아진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나이지리아계 미국학자인 오그부(Ogbu)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자이니치 한국인 집단의 학업성적 변화를 언급하면서 사회적 요인에 따라 특정집단의 교육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했다.

특정집단이 더 똑똑하거나 머리가 나쁘다는 증거는 없다. 교육열, 인종 편견 및 환경적 요인 등이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 아시아계 유학생의 성취도가 낮은 것은 대학의 교육역량과 학생의 수학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입학시킨 탓도 있을 것이다. 유학생과 한국학생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찌하랴! 대학 재정이 점차 기울어가는 것을.

"

-세계일보 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

◇ 킹덤2가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 킹덤2가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 킹덤2가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햇빛이 아니었어, 온도였어.”

지난해 1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즌1 마지막화. ‘킹덤’의 팬들은 의녀 서비(배두나 분)가 내뱉은 이 ‘떡밥’을 받아 든 채 1년을 기다렸다. 그 ‘킹덤’이 지난 13일 시즌2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6회분으로 구성된 시즌2는 사람이 좀비로 변하는 역병이 본격 확산된 조선을 배경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세자 이창(주지훈) 일행의 분투를 다룬다. 시즌1이 ‘킹덤’의 세계관을 소개한다면, 시즌2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단계다. 시청자들 반응은 뜨겁다. 반전 가득한 서사, 화려한 영상미에 대한 칭찬이 줄 잇고 있다.

▶ 시즌2가 보여주는 ‘역병의 정치학’

‘킹덤’은 ‘K-좀비’ 열풍을 낳은 좀비물. 하지만 시즌2에선 물고 물리며 좀비가 되는 액션신은 되레 줄었다. 그보다는 극중 인물의 대사, 행동에 집중하는, 드라마적인 면모가 더 강화됐다.

이 때문에 시즌2는 좀비의 외피를 쓴 정치사극에 더 가깝다.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권문세가, 그에 맞서기 위한 위정자의 리더십이 얽혀 든다. 주부 신모(55)씨는 “예나 지금이나 권력자의 이중적 모습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 상황과 겹친다. 물론 시즌2는 코로나19사태 훨씬 이전 기획됐다지만, 사람 간 감염되는 역병과 이를 막으려는 관청에다 치료제를 찾는 의녀까지, 비슷한 풍경을 그려낸다. 역병이 가장 많이 퍼진 곳이 경상도이고, 그 곳을 왕이 직접 찾는다거나 하는 설정 등도 모두 코로나19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 한복 입고 궁궐 위를 나는 좀비

시즌2의 압권 중 하나는 화려한 영상미다. 이번 시즌의 대미인 궁궐 전투장면에서는 조선의 궁궐 전경이 빼곡하게 화면에 담긴다. 본래 서양의 문화코드인 좀비가 한복을 입고 기와 위를 질주하는 모습은 기이하면서도 이색적인 명장면으로 꼽힌다.

미장센 변화는 연출자 교체와 관계가 깊다. 시즌1과 시즌2의 1화까지는 김성훈 감독이 연출했고, 시즌2의 2~6화는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발표회에서 박 감독은 “시즌2를 보고 한국을 관광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농담할 정도로 조선시대 건축 철학과 색감 등을 화면에 표현해내는데 주력했다.

단지 아름답게 잘 연출한 것만도 아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우리 고유의 지명과 공간들인데, 외국인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와 잘 버무려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말했다.

▶ 해외에서 쏟아지는 찬사

화제와 호평 덕에 시즌2도 일단 흥행에 성공했다. 넷플릭스는 구체적 조회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16일 기준 인기 콘텐츠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후속작은 전작만 못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해외 반응도 좋다”고 전했다. 실제 ‘포브스’와 ‘스릴리스트’ 등 외신들도 시즌2 리뷰 기사를 내면서 “‘워킹데드’보다 낫다” “‘왕좌의 게임’이 그립다면 킹덤을 보라”며 호평했다.

시즌2는 배우들 연기력 논란도 가라앉혔다. 중전 역할의 김혜준의 경우 시즌1에서 배역에 비해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김혜준의 독기 어린 연기가 주연인 주지훈보다 더 인상적”이란 좋은 평가가 줄 잇고 있다.

▶ 벌써 기다려진다 … 전지현의 시즌3

아쉬움도 없진 않다. 극을 이끄는 핵심 악역으로 등장했던 대감 조학주(류승룡)가 너무 어설프게 죽음을 맞이 했다거나, 마지막 회에서 새로운 등장인물(전지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삽입된 배경음악이 생뚱맞다는 지적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이미 시즌3에 대한 기대감에 푹 빠져 있다. 극을 만든 김은희 작가가 “시즌2가 성공해야 시즌3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지만, 시즌2의 흐름상 시즌3의 제작 또한 기정사실로 보인다. ‘햇빛이 아닌 온도’란 떡밥에 1년을 킹덤 주변에서 배회했던 팬들은 ‘생사초(역병의 원인)의 비밀’이란 추가 떡밥에 시즌3을 향한 또 한번의 기다림에 들어갔다.

-한국일보-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 성수기 중매시장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1. 공기업 다니는 39세 미혼 여성 A씨는 오랜만에 들어온 소개팅을 고민 끝에 최근 취소했다. 이유는 마스크 때문. 신종 코로나 이후 그는 마스크를 달고 살았다. 의심 증세는 전혀 없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남들이 자신을 예의도 없는 여자로 볼까 두렵다. 문제는 화장. 그는 "마스크를 썼다 벗으려면 코 주위의 화장과 립스틱 화장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하다. 차라리 속 편하게 좀 쉬다가 때를 기다리는 게 나은 거 같다"고 말했다.

#2. 간호사인 41세 미혼 딸을 둔 73세 B씨. 코로나로 인해 딸의 맞선이 연기되자 이렇게 말했다. "봄에 남자 만나게 해 가을에 보내고 싶었는데, 모든 게 멈춰지면서 정말 답답하다."

"

#3. 변호사인 41세 미혼 남성 C씨. 2월 예정했던 소개팅 4개 가운데 3개는 없던 일이 됐다. 지인과 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소개받았던 여성들이 만남을 미루자고 나왔기 때문이다. 여성들에게 카톡으로 주말에 어디서 만날지를 물으니, 코로나가 좀 진정되면 다시 연락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

매년 3월은 소개팅과 중매가 만개하는 시절. 노총각·노처녀 딱지가 붙은 미혼 남녀들은 "올해만큼은 기필코 결혼을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고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 바이러스\다.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이 역병은 미혼 남녀의 정분(情分)에도 재를 뿌리고 있다.

봄(2~4월)은 중매시장 최고의 성수기다. 수많은 미혼 남녀가 날씨가 풀리면서 \올해 안에는 꼭 결혼해야지\라는 다짐을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확히 이 시기를 강타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결혼정보업체 대표 이모씨는 "예년 이맘때 주말이면 20건의 미팅을 성사시켰는데, 지금은 절반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혼기(婚期)를 놓친 노처녀·노총각, 그리고 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가 더 초조하다. 상류층 전문이라는 중매인(仲媒人) 김모씨는 "나이가 좀 어리면 잠시 쉬어도 되겠지만, 한 해 먹어가는 나이가 부담스러운 노총각·노처녀들에게는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30대 후반 여성 김모씨는 "지금부터 선을 보고 괜찮은 사람을 만나도 올해 안에 결혼할 수 있을까 말까인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움츠러들어서 더욱 어려워질 거 같다"고 했다.

자식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부모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공기업에 다니는 41세 미혼 아들을 둔 김모(75)씨는 "아들이 평소 선을 잘 안 보려고 해서 고민인데, 코로나 바이러스 핑계를 대고 더 안 보려고 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가 대체로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주저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지난달 남녀 각각 238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등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결혼 맞선을 가지는 것이 꺼려지는지를 물었더니 남성은 응답자의 35%, 여성은 55.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

여성들이 꼽는 첫째 이유는 화장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점. 30대 후반 미혼 여성 김모씨는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마스크를 썼다가 벗고 나면 다시 화장을 고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겪고 싶지 않다"고 했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아무래도 남성보다 여성이 좀 더 건강에 민감하다 보니 좀 더 움츠러드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만에 하나 코로나 확진자가 될 경우 자신들의 동선(動線)이 낱낱이 공개되는 것도 남녀 모두에게 부담이다.

-조선일보-

바다가게가 가로수로 있던데

바다가게가 가로수로 있던데

바다가게가 가로수로 있던데

나무이름이 궁굼합니다

여수 액스포 가로수로 있던데

여수 액스포 가로수로 있던데

여수 액스포 가로수로 있던데

나무이름이궁굼합니다

조궁즉탁鳥窮則啄 - 새가 쫓기면 부리로 쫀다.

조궁즉탁鳥窮則啄 - 새가 쫓기면 부리로 쫀다.

조궁즉탁(鳥窮則啄) - 새가 쫓기면 부리로 쫀다.

새 조(鳥/0) 다할 궁(穴/10) 곧 즉(卩/7) 쪼을 탁(口/8)

사방을 힐끔거리며 눈치를 보는 쥐는 고양이가 나타나면 ‘고양이 앞에 쥐’란 말대로 꼼짝 못한다. 자기에게 겁낸다고 고양이가 막다른 곳까지 쫓는다면 쥐는 최후의 발악을 한다. ‘궁지에 빠진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窮鼠齧猫(궁서설묘, 齧은 깨물 설)의 화를 입는다. 약한 물고기도 몰리면 고래에게 달려든다는 窮魚餌奔鯨(궁어이분경)이나 사로잡힌 새라 할지라도 심하게 괴롭히면 수레를 엎는다는 禽困覆車(금곤복거) 등 같은 뜻의 성어도 많다.

새가 쫓기다가 달아날 곳을 잃고 막다른 곳에 이르면(鳥窮) 도리어 상대방을 부리로 쫀다(則啄)는 이 성어도 미물의 반항이다. 약한 자를 계속해서 괴롭히게 되면 최후의 힘을 다하여 강적을 해친다. 아무리 궁지에 몰린 적이라도 씨를 말릴 듯 끝까지 공격하지 말라는 窮寇勿迫(궁구물박)이란 孫子兵法(손자병법)의 가르침을 따라야 피해가 적다. 性惡說(성악설)을 주창한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荀況(순황)은 유학을 재정비하여 ‘荀子(순자)’를 저술했다. 哀公(애공)편에 이 성어가 사용됐다. 내용을 보자.

孔子(공자)의 수제자인 顔淵(안연)이 魯(노)나라 定公(정공)을 모실 때였다. 東野畢(동야필)이란 사람이 말을 잘 부리기로 소문났다. 정공이 그에 대해 칭찬하며 안연에게 의견을 물었다. 좀처럼 남을 비방하지 않는 인격자 안연이 시큰둥해 하면서 동야필이 장차 말을 잃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공이 실망하여 기분이 상해 있었는데 며칠 후 과연 동야필이 말을 잃었다. 정공이 안연에게 그리 될 줄 어찌 알았는지 물었다. 안연은 ‘새가 궁지에 몰리면 쪼고, 짐승이 궁지에 몰리면 할퀴며,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거짓을 부리게 됩니다(鳥窮則啄 獸窮則攫 人窮則詐/ 조궁즉탁 수궁즉확 인궁즉사)’라면서 동야필이 험난한 곳을 지날 때도 평지와 똑 같이 말을 다그치니 달아날 줄 알았다고 했다.

조그만 쥐나 짹짹대는 새도 궁지에 몰리면 죽기 살기로 달려든다. 잘 달리는 말도 채찍만 휘두르다간 벗어날 궁리만 한다. 목표달성을 위해 강행군을 시키는 단체의 지도자는 어느 정도까지는 몰라도 조직원들이 필시 중간에 주저앉는다. 부하를 궁하게 하면 반드시 자기가 궁하게 되는 법이다. 일을 시키더라도 능력을 감안해서 단계적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종옥種玉 - 구슬을 심다, 미인을 아내로 맞이하다.

종옥種玉 - 구슬을 심다, 미인을 아내로 맞이하다.

종옥(種玉) - 구슬을 심다, 미인을 아내로 맞이하다.

씨 종(禾/5) 구슬 옥(玉/0)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 天生緣分(천생연분)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인연이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길에 돌도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길거리에 오고 가는 사람끼리 잠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한다는데 평생을 함께 서로 위하며 살아야 하는 부부의 연이 하늘이 맺어준 인영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라고 무작정 기다려서는 하자세월이다. 더구나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기 위해선 덕을 쌓아야 한다. 착한 일과 악한 일을 하면 그에 따라 좋고 나쁜 결과가 있다는 善有善報 惡有惡報(선유선보 악유악보)나 덕을 쌓으면 필히 경사가 따른다는 積善餘慶(적선여경)의 결과다.

구슬을 심는다(種玉)는 이 성어는 미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는 말이다. 種玉之緣(종옥지연)이라 해도 같다. 의도했든 않았든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결과였다. 중국 漢(한)나라 때의 楊雍伯(양옹백)이란 사람의 이야기에서 나왔다. 東晋(동진) 때의 역사가 干寶(간보)가 지은 ‘搜神記(수신기)’에 실려 전한다. 이 책은 六朝(육조)시대에 유행했던 志怪(지괴)소설의 대표로 불리는데 괴이한 귀신 이야기나 신선들의 설화에 관한 것을 모았다

성어가 유래한 양옹백의 이야기 내용을 보자. 장사가 본업이었던 양옹백은 성품이 독실하고 효성이 지극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無終山(무종산)이란 곳에 장사를 지내고 정착해 살았다. 제법 높았던 그 산에는 물이 없었다. 양옹백은 항상 물을 길어 고갯마루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한 나그네가 물을 마신 후 돌 한 되를 주면서 말했다. ‘높고 평평한 돌에 심으면 옥이 나올 것인데 이것으로 좋은 아내를 얻게 될 것이오(使至高平好地有石處種之 云玉當生其中 汝後當得好婦/ 사지고평호지유석처종지 운옥당생기중 여후당득호부).’ 정말 돌 위에 옥이 자라나 양옹백은 이것을 들고 대족인 徐氏(서씨) 집안의 현숙한 규수에게 장가들 수 있었다.

지금의 처지가 지극히 옹색하여 먹을 것이 보리 개떡일지라도 다 제 짝이 있다며 ‘천생연분에 보리 개떡’이란 속담이 있다. 물 한 그릇만 떠 놓고 혼례를 치른다는 酌水成禮(작수성례)는 시대가 지났고, 또 모든 것을 갖추고 인연을 찾으면 최상이겠지만 세월은 후딱 지나간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척탕천고수滌蕩千古愁 – 천고의 시름을 씻다.

척탕천고수滌蕩千古愁 – 천고의 시름을 씻다.

척탕천고수(滌蕩千古愁) – 천고의 시름을 씻다.

씻을 척(氵/11) 끓을 탕(氵/9) 일천 천(十/1) 예 고(口/2) 근심 수(心/9)

술을 적극 찬미하는 사람은 약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며 百藥之長(백약지장)이라 한다.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주니 忘憂物(망우물)이기도 한데 삼천갑자 東方朔(동방삭)은 한 술 더 뜬다. ‘근심을 없애는 데엔 술보다 나은 것이 없다(銷憂者 莫若酒/ 소우자 막약주).’ 이런 시름을 술로써 가장 많이 푼 사람은 아마 중국 唐(당)나라 李白(이백, 701~762)일 듯하다. 그는 귀양 온 신선(謫仙人/ 적선인)이라 불리듯이 시국이 뜻과 같지 않다고 울분을 터뜨리며 술 마시고 미친 듯 노래 불렀다. 詩聖(시성) 杜甫(두보)도 그를 두고 읊었다. ‘이백은 술 한 말 마시면 시 백 편을 썼다(李白一斗詩百篇/ 이백일두시백편).’

이백은 술을 마셔도 홀로 마실 때가 많았다. ‘꽃밭에 맛있는 술 한 항아리, 친한 이도 없이 홀로 마시네(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화간일호주 독작무상친),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그림자까지 셋이 되는구나(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거배요명월 대영성삼인)’란 ‘月下獨酌(월하독작)’ 시가 잘 말한다. 邀는 맞을 요. 그런데 천고의 걱정거리(千古愁)를 씻는다는 이백의 이 구절은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며 해소한다.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이 지녀온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시름을 친구와 함께라면 지울 수 있으리라. 밝은 달빛 아래 부어라 마셔라 술과 함께 하룻밤을 새우면 시름에서 해방된다. 마음껏 마시다 취하면 자연 속에서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베개 삼아 누우면 그만이라. 술로써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호방한 시 ‘벗과 함께 묵으며(友人會宿/ 우인회숙)’의 내용이다. 짤막하니 전문을 보자. ‘천고의 시름을 씻어버리며(滌蕩千古愁/ 척탕천고수), 자리에 눌러앉아 백병의 술을 마신다(留連百壺飮/ 유련백호음), 좋은 밤 마땅히 이야기로 지새우리(良宵宜淸談/ 양소의청담), 밝은 달빛에 잠을 이룰 수 없구나(皓月未能寢/ 호월미능침), 술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醉來臥空山/ 취래와공산), 하늘과 땅이 곧 이불이요 베개로다(天地卽衾枕/ 천지즉금침).’

이백의 시대로부터 천년이 넘게 지났기에 다시 천고수가 쌓였는지 걱정거리가 더 많아진 듯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