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7일 목요일

각골난망刻骨難忘 - 남의 은혜가 뼈에 새길 만큼 커서 잊히지 않다.

각골난망刻骨難忘 - 남의 은혜가 뼈에 새길 만큼 커서 잊히지 않다.

각골난망(刻骨難忘) - 남의 은혜가 뼈에 새길 만큼 커서 잊히지 않다.

새길 각(刂/6) 뼈 골(骨/0) 어려울 난(隹/11) 잊을 망(心/3)

뼈에 새길(刻骨) 정도로 잊을 수 없다(難忘)는 말은 원한을 잊을 수 없다는 뜻도 되겠지만 은혜를 잊지 못한다고 강조할 때 더 많이 쓴다. 증오나 한을 잊지 못할 때는 骨髓(골수)에 사무치다, ‘뼛골에 사무치다’로 약간 달리 표현한다. 남에게 큰 은혜를 입고도 갚을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지 ‘머리 검은 짐승은 남의 공을 모른다’는 속담이 전한다. 또 ‘큰 은혜는 갚을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작은 원한은 반드시 갚으려 한다‘고 菜根譚(채근담)에도 타이른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고사를 인용하면서 곧잘 깨우치는 성어가 많다.

뼈에 새기면서까지 은혜를 잊지 못한다는 이 말이 가장 강조된 뜻이면서도 처음 유래된 곳은 명확하지 않으나 한국성어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문인의 문집이나 實錄(실록)에 등장하고, 흔히 사극에서 임금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신하들이 입에 달고 다닌 말이라 더욱 그렇다. 같은 뜻으로 중국에서는 刻骨銘心(각골명심)이나 鏤骨銘心(누골명심)이란 표현을 쓴다. 은혜를 갚는 고사와 함께 가장 잘 알려진 것이 結草報恩(결초보은)이고 꾀꼬리가 반지를 물어 은혜를 갚는다는 黃雀銜環(황작함환)이란 재미있는 성어도 있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장수 魏顆(위과, 顆는 낟알 과)가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秦(진)의 명장 杜回(두회)를 사로잡은 이면에는 풀을 묶어 쓰러지게 한 보은이 있었기 때문이다. 위과는 부친이 죽었을 때 유언을 무릅쓰고 젊은 새어머니를 개가시켜 새 삶을 살게 해준 덕으로 계모의 아버지가 두회를 초원에서 쓰러지게 했다는 것이다. 後漢(후한)의 楊震(양진), 楊秉(양병) 부자는 부정에 흔들리지 않는 四知三惑(사지삼혹)의 주인공이다. 이들이 청렴으로 길이 빛나는 것은 그의 선조 楊寶(양보)가 어릴 때 올빼미의 공격을 받은 꾀꼬리를 구해 치료한 뒤 날려 보낸 덕분이었다. 西王母(서왕모)가 보낸 반지를 선물 받고 후손은 삼공에 오르게 됐던 것이다.

이처럼 은혜를 베풀면 언젠가는 보답이 된다. 착한 일을 많이 행하면 경사가 따른다고 積善餘慶(적선여경)이란 말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구하면 앙분을 하고 짐승은 구하면 은혜를 한다’는 말이 더 와 닿는지 홀로 사는 가구가 많아지는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더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동물을 사랑하더라도 주변의 더 어려운 이웃도 살피면 더욱 좋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당비당거螳臂當車 – 사마귀가 팔을 들고 수레를 막다.

당비당거螳臂當車 – 사마귀가 팔을 들고 수레를 막다.

당비당거(螳臂當車) – 사마귀가 팔을 들고 수레를 막다.

버마재비 당(虫/11) 팔 비(肉/13) 마땅 당(田/8) 수레 거(車/0)

사마귀라는 곤충은 겁이 없다. 버마재비라는 별명대로 낫처럼 생긴 앞다리를 치켜들면 큰 동물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비루먹은 강아지 대호를 건드린다’는 속담이 철없이 함부로 덤비는 것을 비유한다. 사마귀의 한자말인 螳螂(당랑)이 들어가는 성어가 다른 곤충보다 많은 것은 부질없지만 용기를 가상하게 여겼기 때문일까.

눈앞의 이익에만 팔려 뒤에 닥칠 위험을 깨닫지 못할 때 쓰는 螳螂捕蟬(당랑포선)은 제외하고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말로는 螳螂拒轍(당랑거철), 螳螂之斧(당랑지부), 螳螂之衛(당랑지위) 등이 있다.

사마귀가 팔을 치켜들고(螳臂) 수레에 당당히 맞서는 것(當車)도 마찬가지다. 자기 능력도 생각하지 않고 강적에게 덤비는 모양새다. 자신이 대단한 능력이 있는 듯이 행세하거나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항하려는 무모한 행동을 비유한다. 戰國時代(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 道家(도가)를 대표하는 莊周(장주)는 ‘莊子(장자)’를 통해 寓言寓話(우언우화)로 우주 본체를 설명한다. 혼란한 세상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펼친 人間世(인간세) 편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魯(노)나라의 현인인 顔闔(안합, 闔은 문짝 합)이 衛(위)나라 태자의 스승으로 가게 되었을 때 위나라 대부 蘧伯玉(거백옥, 蘧는 패랭이꽃 거)을 찾아갔다. 한 사람이 있는데 아주 덕이 없어 그대로 두면 나라가 위태롭고, 막아서 규범을 지키게 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물음에 거백옥이 사마귀에 비유하여 충고한다. ‘사마귀는 팔뚝을 치켜세워 수레바퀴를 막으면서 자기가 그것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지. 이는 자기의 재주가 뛰어나다고 믿기 때문이야. 조심하고 신중해야 하네(怒其臂以當車轍 不知其不勝任也 是其才之美者也 戒之 愼之/ 노기비이당거철 부지기불승임야 시기재지미자야 계지 신지).’ 안합은 거백옥의 충고대로 자신의 재능도 모르고 마구잡이인 위나라 태자의 스승 되기를 포기했다. 후일 태자는 분규 중에 죽고 말았다.

모두들 부러워하는 자리에 앉았을 때 보란 듯이 업적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주변의 조언을 받아 잘 처리하면 좋을 텐데 자신이 그 자리에 합당한 능력을 가졌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무모하게 일을 벌이다 보면 자신이 다치는 것뿐 아니고 조직도 풍비박산나기 십상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ありがたい有り難い

ありがたい有り難い

ありがたい有(り)難い

=> 감사하다, 고맙다, 다행하다, 좀처럼 없다, 세상에 드물다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쓸개 빠지다

‘쓸개’는 간에서 분비되는 쓸개즙을 저장하고 농축하는 주머니이다. 쓸개는 십이지장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저장해 두었던 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분비해 소화를 돕는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과감한 기운이 쓸개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겁이 없고 용감한 사람을 ‘쓸개 자루가 크다’ 즉 ‘담(膽)이 크다’고 하는 것이다. 또, 자기의 주장이나 생각을 꿋꿋이 지키고 내세우는 기질이 있을 때 ‘줏대 있다’는 말을 하는데, 쓸개는 몸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줏대’가 없을 때 ‘쓸개 빠졌다’고 한다. 이처럼 쓸개는 용기와 줏대를 상징한다. 그래서 ‘쓸개가 빠졌다’는 건 곧 비겁하고 줏대 없이 이리저리 휩쓸린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2. 걸신들리다

귀신 중에서 가장 불쌍한 귀신은 아마 ‘걸신(乞神)’일 것이다. 걸신은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는 귀신이다. 걸신은 언제나 배가 고파서 음식만 봤다 하면 심하게 탐을 내고 마구 먹어댄다고 한다. 지나치게 음식에 욕심을 낼 때 ‘걸신들렸다’고 하는데, 바로 이 귀신이 씌였다는 뜻이다. 귀신이 씌인 사람은 그 귀신이 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데, 걸신이 들리면 음식을 탐하게 되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로 ‘염치없이 마구 가지려고 탐내는 모양’ 또는 그런 마음을 ‘게걸’이라고 한다. 이러한 욕심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을 ‘게걸들렸다’ ‘게걸스럽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음식을 욕심껏 예의없이 마구 먹어대는 모습을 보고 ‘게걸스럽다’고 하는데, 이때는 ‘게검스럽다’라고 하는 게 맞다. ‘게걸스럽다’는 먹고 싶어서 욕심내는 마음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고, ‘게검스럽다’는 욕심 사납게 먹어대는 모습이 보기 안 좋을 때 쓰는 말이다.

3. 뜬금없다

누군가가 갑작스럽고 엉뚱한 행동을 할 때 ‘뜬금없다’고 한다. ‘뜬금’이 대체 무엇이길래 없다고 하는 걸까? ‘뜬금없다’는 옛날 곡물 시장에서 가격을 정하던 방법에서 나온 말이다. 옛날에는 쌀 가격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고, 시세에 따라 그날그날 다른 값이 매겨졌다. 지금도 농수산물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곳에서는 경매로 그때그때마다 값을 매기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때 거래의 기준이 되는 가격을 ‘뜬금’이라고 한다. ‘뜬금’은 ‘일정하지 않고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란 뜻이다. 곡물 시장에서 뜬금을 정하는 일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이므로, 뜬금없이 곡식이 거래될 수는 없다. 곡식의 거래는 생존에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므로 뜬금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고 없이 갑작스레 일어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뜬금없다’고 하게 된 것이다. 뜬금없는 말이나 행동을 잘하는 사람을 ‘뚱딴지같다’고 한다. ‘뚱딴지’는 ‘돼지감자’라고도 부르는 국화과 식물이다. 꽃은 예쁜데 뿌리가 너무 엉뚱하게 생겨서 그런 건지, 상황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하면 ‘뚱딴지같다’고 한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기가 막히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 중에 ‘기(氣)’라는 글자가 들어간 말이 의외로 많다. 있는 힘을 다할 때는 ‘기를 쓴다’고 하고, 억눌리거나 어려운 지경에서 벗어났을 때는 ‘기를 편다’고 한다. 또 ‘기가 죽었다’ ‘기가 살았다’는 말도 있다. 여기서 ‘기(氣)’란 활동하는 힘, 그러니까 우리 몸의 원동력을 하는데, 동양 철학에서는 만물이 생겨나고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을 ‘기(氣)’라고 한다. 두렵거나 놀라서, 아니면 큰 슬픔 때문에 잠시 정신을 잃는 것을 ‘기절(氣絶)’이라고 하는데, 이 말도 몸속을 흐르는 기가 어느 한순간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원동력인 기(氣)가 막힌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꼼짝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일에 놀라서 몹시 어이가 없을 때나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정도가 심할 때 ‘기가 막히다’고 한다.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기가 차다’라는 말도 쓴다. 또, 뜻밖에 놀랍거나 이상한 일을 당하여 기가 막힐 때 ‘어안이 막힌다’ ‘어안이 벙벙하다’고도 하는데, ‘어안’이란 ‘어이가 없어 말을 못하고 있는 혀 안’을 뜻한다.

2. 비위맞추다

사람의 몸속에는 숨을 쉬고 음식을 소화시키고 배설하는 등 생명 활동을 맡아서 하는 기관들이 있는데, 이것을 ‘오장육부(五臟六腑)’라고 한다. ‘오장(五臟)’은 심장, 간장, 폐(허파), 신장(콩팥), 비장(지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육부’는 위장, 대장, 소장, 쓸개, 방광, 삼초를 가리킨다. ‘비위 맞추다’는 말에서 ‘비위’는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서 비장과 위장을 함께 이르는 것으로 이는 둘 다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음식을 잘 소화시켜야 속도 편하고 몸도 건강한 법이다. 그러자면 비위에 잘 맞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비위 맞추다’는 이런 뜻에서 점점 확장되어 ‘마음에 들게 해 준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또,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알랑거리다, 아부하다, 아첨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비위 맞추다’ 외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는 ‘비위가 틀리다’, 마음에 거슬리고 아니꼬울 때는 ‘비위가 상한다’고 한다.

3. 사족을 못 쓰다

‘영화라면 사족을 못 쓴다’ ‘친구라면 사족을 못 쓴다’처럼 무슨 일에 반하거나 혹하여 꼼짝을 못할 때 ‘사족을 못 쓴다’고 한다. ‘사족(四足)’은 짐승의 네 발을 뜻하는 말로 사람으로 치면 두 팔과 두 다리를 말한다. 즉, ‘사족을 못 쓴다’는 말은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몹시 좋아한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사족은 보통 짐승에게 쓰는 말로 사람한테 쓰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표현이다. 같은 뜻으로 ‘오금을 못 쓰다’ 혹은 ‘오금을 못 펴다’라는 말도 있다. ‘오금’은 무릎 뒤쪽의 구부러지는 오목한 부분인데, 오금을 못 쓴다는 것 역시 꼼짝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은 좋아서 마음이 끌리는 경우 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일 수 없을 때 주로 쓰인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도무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죄인을 법에 따라 처벌하되 개인이 사사로이 벌을 주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옛날에는 집안에서 또는 개인이 사사로이 죄인을 벌주는 일이 가끔 있었다. 그 중에 ‘도모지’라는 벌이 있었는데, 물 묻힌 한지(韓紙)를 얼굴에 몇 겹으로 바르는 것이다. 한지는 물기가 마르면서 점점 조여들기 때문에 도모지를 당한 사람은 숨이 막혀 죽게 된다. 이 끔찍한 처벌법에서 비롯된 말이 ‘도무지’이다. 또는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아주’라는 뜻으로 쓰는 말인데, ‘도무지 알 수가 없다.’처럼 ‘아무리 해도’라는 의미로 주로 부정을 뜻하는 말이 함께 쓰인다. ‘도모지’라는 벌처럼 스스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2. 미주알고주알

‘미주알고주알 캔다’고 할 때 ‘미주알’은 무엇일까? ‘미주알’은 항문에 닿아 있는 창자의 끝부분이다. 따라서 ‘미주알고주알 캔다’는 것은 ‘창자 끝까지 들여다 본다’ 즉 그야말로 사람 속을 처음부터 끝까지 속속들이 살펴본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따지고 들 때 ‘미주알고주알 캔다’고 한다. 뒤에 붙은 ‘고주알’은 별 뜻 없이 미주알과 운을 맞추기 위해 붙인 말이다. 이와 같은 형태로 운을 붙여서 만든 말로는 ‘눈치코치, 세월아 네월아, 어중이떠중이, 알뜰살뜰’ 같은 것들이 있다. ‘미주알고주알’과 비슷한 뜻으로 아주 사소한 것까지 낱낱이 따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시시콜콜’ ‘꼬치꼬치’ 가 있다.

3. 배알이 꼴리다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 거슬리고 비위가 상할 때 ‘배알이 꼴린다’는 말을 쓴다. ‘배알’은 창자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배알이 꼴린다는 것은 말 그대로 창자가 꼬일 정도로 몹시 기분 나쁘고 아니꼬와서 ‘배가 아프다, 불쾌하다, 편치 않다’는 뜻이다. 이 말은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는 말로도 쓰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런 경우가 바로 배알이 꼴려서 배가 아픈 것이다. ‘아니꼽다’라는 말도 ‘배알이 꼴리다’와 유래가 비슷하다. ‘아니꼽다’는 ‘안 이 곱다’로 형성된 말이다. ‘안’은 장(臟) 즉 내장을 말하고, ‘곱다’는 ‘굽다’와 같은 뜻으로 장이 굽는다는 뜻이다. 장이 굽는다는 것은 내장이 꼬여 뒤틀린다는 것이니 얼마나 아프고 불쾌한 상황을 말하는지 짐작이 간다. 이외에 아니꼬운 일을 당했을 때 ‘눈꼴시다’는 말도 쓰고, ‘티껍다’는 말도 쓰는데, 티껍다는 ‘더럽다’의 평안북도 사투리라고 한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칠칠하다’ 와 ‘칠칠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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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하다’ 와 ‘칠칠치 못하다’는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인데,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나 푸성귀가 깨끗하고 싱싱하게 잘 자란 것이나, 용모나 행동이 단정하거나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하여 깔끔하게 일을 잘 처리하는 것 등은 ‘칠칠하다’고 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칠칠치 않다’ ‘칠칠치 못하다’라고 해야 한다. ‘칠칠하다’는 본래 긍정적 의미를 담은 말이지만, ‘~~하지 못하다’와 함께 자주 쓰이다 보니 사람들은 이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칠칠맞다’는 ‘칠칠하다’ 의 속된 표현이다. ‘너는 칠칠치 못하게 왜 그러니?’라고 해야 할 때 ‘너는 칠칠맞게 왜 그러니?’라고 하면 정반대의 뜻이 된다. 용모나 행동이 단정하지 못하거나 행동이 굼뜨고 민첩하지 못한 경우에는 칠칠치 못하다가 맞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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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망나니

사람이 어쩜 저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성질이 못되고 난폭한 사람을 ‘망나니’라고 표현한다. 그야말로 ‘품행제로’인 사람을 말한다. 망나니는 옛날 죄인의 목을 칼로 베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극을 보면 간혹 등장하는 장면이다. 남루한 옷에 머리를 온통 풀어 헤친 채 죄인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칼춤을 추다가 죄인의 목을 내려친다. 공개된 장소에서 맨 정신에 사람의 목을 베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망나니’는 아주 천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거나 큰 죄를 지어 사형에 처해질 죄인이 특별히 죄인의 목을 치는 일로 사면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을 뜻하던 ‘망나니’는 점차 못된 짓을 일삼거나 난폭한 짓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하여 사용되고 있다.

3. 미역국 먹다

시험에서 떨어지는 것을 ‘미역국 먹었다’고들 한다. 그래서 시험을 보기 전에는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도 있다. 미역국은 아기를 낳은 산모가 먹는 보양식인데 왜 미역국을 시험에 떨어지는 것과 연관시키게 됐을까? 미역의 미끈미끈한 느낌이 미끄러진다(떨어진다)는 것으로 연상되어서 그런 걸까? 놀랍게도 이 말의 유래는 역사적 사건과 관련이 있다. 1905년 일본은 불법으로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1907년에는 조선의 군대까지 강제로 해산시켰다. 해산이라는 말은 한자로 ‘解散’인데, 아이를 낳는다는 뜻의 ‘해산(解産)’과 소리가 같다. 그래서 해산(解産)할 때 미역국을 먹는 풍습과 관련하여 강제로 해산된 것을 ‘미역국 먹다’로 표현한 것 같다. 1957년에 완성된 《우리말 큰사전》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데, ‘미역국 먹다’라는 말이 ‘무슨 단체가 해산이 되거나 어딘가에서 떨려남을 이르는 은어’라고 되어 있다. 요즘 우리가 보는 사전에 ‘시험에서 떨어지다’ ‘직위에서 떨려나다’ ‘퇴짜를 맞다’라는 뜻으로 실린 것과는 조금 다르다. 지금은 여러 뜻 중에서도 특히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 "바짝 돈 모아 40대에 은퇴"… 2030 '파이어族' 뜬다

◇ "바짝 돈 모아 40대에 은퇴"… 2030 파이어族 뜬다

◇ "바짝 돈 모아 40대에 은퇴"… 2030 \파이어族\ 뜬다

"젊을 때 바짝 벌어서 40대 초반에 \은퇴\하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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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IT 기업에 다니는 서비스 기획자 이모씨가 세운 인생 계획이다. 이씨는 퇴근 후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는 대신 재테크에 몰두한다. 6000만~7000만원 정도를 금, ETF, 주식 등에 고루 투자하고 있다. 1년 전부터는 프리랜서 외주 일로 월급 300만원에 추가로 100만원 이상을 번다. 이씨가 투잡(two job)을 불사하는 이유는 그가 파이어(FIRE)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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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저축과 투자를 늘리는 요즘 2030 세대를 부르는 신종 명칭이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의 영어 앞글자를 땄다. 이들은 40대에 조기 퇴직하는 것이 지상 목표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30대 직장인 3명 중 1명이 자신을 파이어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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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재를 즐기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들은 안 먹고 안 쓰고 안 입는 대신 주식, 부동산, 창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 벌기에 열중한다. 20대 중반 파이어족 직장인 강모씨는 2년 전 회사 몰래 초기 자금 250만원을 들여 미술품 재테크 회사를 창업했다.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미팅을 잡고 일을 처리한다. 그래도 남는 시간엔 주식·부동산 투자에 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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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한 제조업 회사 과장 A(41·여)씨는 성공한 파이어족이다. 그는 오는 9월 말 회사를 퇴직할 계획이다. 퇴직금까지 포함해 현금성 자산 2억5000만원 이상을 마련했고, 부동산 투자로 마련한 아파트·오피스텔에서 각각 월세도 받는다. A씨는 "대기업에 다닌다는 자기만족과 월급이라는 \마약\을 끊기 어렵지만, 회사 다니며 받는 스트레스를 소비로 푸는 삶에 지쳤다"며 "(퇴사 후) 자산 소득으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겠다"고 했다.

파이어족은 단순한 \짠돌이\와는 다르다. 권도형 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는 "파이어족은 돈 때문에 직장에 얽매인 삶을 사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파이어족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자신이 가진 자산과 기술 가치가 얼마인지, 얼마나 지속될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퇴직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 네이버는 누구와 경쟁하나

◇ 네이버는 누구와 경쟁하나

◇ 네이버는 누구와 경쟁하나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자고 한 건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을 키우자는 것이었다. 외환위기 직후 벤처 붐을 통해 남부럽지 않은 IT 생태계를 구축했듯 핀테크 산업은 신생 기업들의 경연장이 됐어야 한다. 하지만 막상 핀테크의 문이 열리자 거대 포털 네이버가 시장을 접수하고 있다.

지난주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대출 상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네이버의 네이버페이는 이미 신용카드처럼 후불 결제가 가능해졌다. 네이버 통장도 출시했다. 조만간 자동차보험까지 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네이버는 법적으로는 은행도, 카드사도, 보험사도 아니다. 네이버가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뉴스를 파는 것과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검색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디지털 독점기업이다. 스스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관문을 늘려가는 식으로 성장해 왔다. 2분기 영업이익이 80% 늘어난 것도 온라인 쇼핑 덕분이었다. 네이버의 금융시장 장악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소매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는 KB국민은행의 전국 오프라인 지점 방문자는 하루 20만 명이지만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250만 명이나 된다. 그리고 인터넷과 모바일 접속자의 97%는 통장 조회와 이체 업무를 본다. 네이버가 수신 업무를 못 한다고는 하지만 조회와 이체만으로도 기존 은행의 역할을 대신하기엔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금융업을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 올 때 우산 뺏어가는 식으로 영업해 온 대형은행들이 앞으로도 지금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호막을 둘러줄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 시장에 새로 참여하는 도전적인 혁신가들에 의해 관성과 관행이 깨질 때 산업이 발전하고 소비자 후생이 커진다.

하지만 그 혁신가가 또 다른 대형 독점기업이어선 안 된다. 시가총액 49조 원짜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총 1조 원짜리 핀테크 기업 49개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게 핀테크 육성 논의가 갖고 있던 사회적 가치였다.

네이버는 금융이력이 부족해 자금 융통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대출업에 진출하겠다고 설명했지만, 그러려면 그냥 은행 라이선스를 받는 게 맞다. 은행이 정부의 통제 아래 있는 건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해주고, 국가가 예금자 보호 업무를 대신 맡아주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의 정당성은 거기서 출발한다. 그럼에도 핀테크 업체에는 감독 규제를 상당 부분 면제하는 건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빅테크(대형 핀테크 업체)까지 이 예외의 수혜 대상일 필요는 없다.

지난주 미국 의회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최고경영자들을 한꺼번에 청문회장에 세웠다. 독점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선 이들 IT 업체들을 쪼개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검색이나 온라인 상거래 등 본연의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만약 네이버가 세계 시장에서 구글이나 아마존과 경쟁하며 디지털 영역을 넓혀간다면 국내 시장의 독점은 부차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삼성이나 현대차의 독점을 따질 때 시장의 범위를 국내로 볼 것이냐, 전 세계로 볼 것이냐가 중요한 전제인 것과 같은 이치다. 네이버는 수출기업도 아니고 해외에서 부가가치를 많이 생산하는 곳도 아니다.

-동아일보-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 우리말 나들이

1. 늦깎이

본래 ‘늦게 머리 깎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나이가 들어서 머리 깎고 중이 된 사람을 가리킨다. 요즘은 세상 이치를 남보다 늦게 깨달은 사람이나 남들 보다 뒤늦게 입문을 하거나 성공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이고 있다.

2. 단골

원래 ‘단골’은 우리나라 무속신앙에서 온 말이다. 옛날부터 집안에 재앙이 생기거나 가족 중에 병이 있으면 무당을 불러다 굿을 하거나 제사를 지냈다. 그 때마다 정하여 놓고 부르는 무당을 ‘단골’이라고 하는데, 이를 ‘당골’, ‘당골네’, ‘당골에미’ 등으로도 부른다. 신내림으로 신을 받아 무당노릇을 하는 강신무(降神巫)와 달리 세습(世習)에 의해 사제권을 부여받는 세습무(世習巫)를 가리키는 말이다. 집안 대물림으로 무당이 되고, 정통 굿을 주관하는 사제(司祭)이지만 강신무와는 달리 영력이 없고 신단도 없으며, 주로 신에게 기원을 올리는 무당이다.

단골들은 무속상의 제도적 조직인 ‘단골판’을 가지고 있다. 단골판은 단골이 관할하는 일정구역으로 단골 하나가 관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단골 상호간에 그 소유권을 인정하는 조직체계가 확립되어, 단골은 그가 관할하는 단골판 안에서 그 권한이 인정된다. 단골은 단골판 안에 사는 주민인 신도들의 굿을 해주고, 주민들은 단골에게 봄과 가을에 보리와 벼를 준다. 이미 단골이 정해진 단골판에는 다른 단골이 들어가서 굿을 할 수 없으며, 남의 단골판에 들어가 몰래 굿을 하다가 들키게 될 경우는, 무구(巫具)를 빼앗기고 심한 매를 맞는 등 단골 상호간의 엄격한 규제가 존재했다. 또한, 단골이 다른 곳으로 이사 갈 때는 단골판을 다른 단골에게 팔고 가며, 이사 간 곳에서 새로이 단골판을 사야 굿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정에 의하여 본인이 굿을 하지 못할 경우에 일정기간을 정하여 다른 단골에게 단골판을 전세 놓기도 했다.

단골 집단은 가족 단위로 한 무계 조직을 형성하게 되므로, 여자는 결혼 전에 무(巫)와 전혀 관계가 없었더라도 결혼을 하여 시가(媤家)의 굿을 계승하여 활동하였다. 세습무들은 대개 부부가 짝을 이루거나 가족·친지들이 모여 굿을 한다. 여자 무당은 무당굿에서 굿을 직접 집전하는 사제자 역할을 담당하고, 남자 무당은 무악을 반주하거나 민속 예능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큰 굿이 있을 경우나 타 지역 단골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자신의 단골판을 벗어나 타 지역 단골판으로 이동하여 연합으로 굿을 행사하기도 했다.

현재 ‘단골’은 무속과는 무관하게 ‘단골손님’ ‘단골장사’ ‘단골집’ 등으로, 늘 정해놓고 거래하는 집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상거래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