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요일

마이동풍馬耳東風 – 말의 귀에 동풍이 지나가다, 말을 흘려듣다.

마이동풍馬耳東風 – 말의 귀에 동풍이 지나가다, 말을 흘려듣다.

마이동풍(馬耳東風) – 말의 귀에 동풍이 지나가다, 말을 흘려듣다.

말 마(馬/0) 귀 이(耳/0) 동녘 동(木/4) 바람 풍(風/0)

말의 귀로 동풍이 스쳐 지나가도 무엇이 갔는지 알 턱이 없다. 아무리 이렇게 하라고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이런 사람과 마주 하려면 속 터진다. 알아듣지도 못할 뿐 아니라 알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을 말할 때 관련 속담이나 성어가 많다. ‘쇠귀에 경 읽기’, ‘말귀에 염불’, ‘담벼락하고 말하는 셈이다’ 등을 번역이나 한 듯이 들어맞는 말이 牛耳讀經(우이독경), 對牛彈琴(대우탄금)이다. 가을바람이 귀를 스쳐갔는데도 무엇이 지나갔는지 시치미를 떼고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秋風過耳(추풍과이)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비슷한 뜻의 많은 성어 중에서도 말 귀로 동풍이 스쳐간다는 이 말이 가장 유명한데 출처가 唐(당)나라 李白(이백, 701~762)의 시구에서 나와 가치를 높인다. 詩仙(시선)이라 불리는 이백은 그러나 혼돈의 시기에 태어나 이상을 펴보지도 못하고 술과 시로 보낸 불운의 시인이었다. 이백은 王去一(왕거일)이란 지인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한탄하며 불우한 처지를 적어 보낸 시 ‘寒夜獨酌有懷(한야독작유회)’에 공감했다.

겨울 밤 밝은 달 아래 독작을 하고 있을 그를 생각하며 지금 세상은 당시 왕족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鬪鷄(투계)의 기술도 없고, 변경의 싸움에서 작은 공을 세워 충신이나 된 듯이 날뛰는 세상에서 흉내도 낼 수 없는 처지를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백은 답한다. ‘북창에 기대 앉아 시를 읊고 부를 짓는다지만(吟詩作賦北窓裏/ 음시작부북창리), 수많은 말이라도 술 한 잔 가치도 없네(萬言不直一杯水/ 만언부직일배수), 세상사람 이를 듣고 머리를 흔드는 것이(世人聞此皆掉頭/ 세인문차개도두), 마치 동풍이 말귀를 스치고 지나는 듯하구나(有如東風射馬耳/ 유여동풍사마이).’ 자신들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한탄하며 훗날 올바른 평가를 기다리자는 당부도 곁들였다.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의견만 고집할 수는 없다. 자신이 생각하면 가장 좋은 방안인데도 다른 사람들은 그르다고 한다. 이럴 때는 한 발 물러서 다시 검토한다. 조그만 조직도 의견이 대립될 때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하물며 국사를 논하는 국회에서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일이 다반사다. 상대 당의 의견은 말귀에 스치듯 흘려버리는 일이 없어야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귀모토각龜毛兎角 -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귀모토각龜毛兎角 -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귀모토각(龜毛兎角) -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뿔이 생기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거북 귀(龜/0) 털 모(毛/0) 토끼 토(儿/5) 뿔 각(角/0)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몹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가리키는 속된 표현의 속담이 있다. ‘중의 상투’나 ‘처녀 불알’이 그것이다. 딱딱한 등껍질의 거북에 털이 나고(龜毛) 토끼에 뿔이 생긴다(兎角)는 비유는 이와 같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나타낸다. 개나 말도 뿔이 없기는 마찬가지라 狗頭生角(구두생각)이나 馬生角(마생각)이라 해도 같다. 여기에서 뜻이 넓어져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가리키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헛일이 되는 것도 포함한다.

3세기부터 이어진 중국 魏晉(위진)과 南北朝(남북조) 시대에 志怪(지괴)소설이 유행했다. 귀신과 요괴, 신선오행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은 것인데 위나라 文帝(문제)의 列異傳(열이전)부터 六朝(육조) 최고의 시인 陶淵明(도연명)의 搜神後記(수신후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한다. 지괴소설의 대표로는 東晋(동진)의 역사가 干寶(간보)의 ‘搜神記(수신기)’와 梁(양)나라 任昉(임방)의 ‘述異記(술이기)’를 꼽는데 여기에 거북과 토끼가 약간 다른 의미로 등장한다. 신령스런 거북과 토끼에 이상한 일이 생기는 것은 난세의 징후나 나라가 패망하는 징조로 봤다.\xa0

술이기에는 거북을 설명하며 ‘거북이 천년 되면 털이 나고 오천년 지나면 신구, 만년 되면 영구가 된다(龜千年生毛 龜壽五千年 謂之神龜 萬年曰靈龜/ 귀천년생모 귀수오천년 위지신귀 만년왈영귀)’고 했다. 수신기에는 고대 商(상)나라의 폭군 紂王(주왕) 때의 기이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夏(하)의 桀王(걸왕)과 함께 포악한 군주의 대명사 桀紂(걸주)로 불리는 주왕은 周(주)의 武王(무왕)이 일으킨 토벌군에 의해 牧野(목야)에서 패하여 자살했다. 이 일의 조짐으로 거북과 토끼가 나온다. ‘상나라 주왕 때 큰 거북에 털이 나고 토끼에 풀이 났다. 이는 곧 전쟁이 일어날 조짐이었다(商紂之時 大龜生毛 兎生角 甲兵將興之象也/ 상주지시 대귀생모 토생각 갑병장흥지상야).’

충돌 일보 전까지 긴장을 더하던 남과 북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정상회담을 하며 협력하게 된 것은 적대관계에서 좋은 조짐이었다. 철도와 도로를 비롯한 경제 협력에는 천문학적인 큰 자본이 들어간다. 그렇게 되려면 국민들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국회에서의 여야 합의가 우선이다. 좋은 결실을 이루기 위한 이들의 협조는 거북의 털 같은, 토끼의 뿔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노화삽관蘆花揷冠 - 갈대꽃을 관에 꽂다, 비밀리에 찬성 여부를 확인하다

노화삽관蘆花揷冠 - 갈대꽃을 관에 꽂다, 비밀리에 찬성 여부를 확인하다

노화삽관(蘆花揷冠) - 갈대꽃을 관에 꽂다, 비밀리에 찬성 여부를 확인하다

갈대 로(艹/16) 꽃 화(艹/4) 꽂을 삽(扌/9) 갓 관(冖/7)

비밀리에 모여 어떤 결의를 할 때 자신들의 편인지 반대하는 측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럴 때 동의 반대를 알아보는 행위로 左袒(좌단)이란 말이 있다. 왼쪽 소매를 걷는다는 뜻이다. 중국 前漢(전한)때 呂后(여후)의 국정농단을 뿌리 뽑기 위해 공신 周勃(주발)이 내린 지령에서 나왔다. 군대를 모아놓고 \xa0왕실 바로잡기에 찬성하는 사람에게 왼쪽 소매를 벗으라고 하자 모두 호응하여 거사에 성공했다. 이와 유사한 高句麗(고구려) 때의 이야기도 있다. 갈대꽃(蘆花)을 모자에 꽂으라(揷冠)는 말로 어떤 일에 찬성 여부를 비밀리에 확인하는 일을 뜻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정사 ‘三國史記(삼국사기)’ 권17에 실린 고구려 15대 美川王(미천왕)의 옹립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쥘 만큼 흥미진진하다. 서기 280년 13대 西川王(서천왕, 재위 270~292) 때 만주의 肅愼(숙신)족이 변경을 침략해 백성을 살해하고 재물을 약탈했다. 여러 신하의 추천으로 서천왕은 아우 達賈(달고)를 대장으로 삼아 퇴치하도록 했다. 달고는 뛰어난 지략으로 이들을 물리치고 그 지역의 여러 고을을 평정하자 백성들은 침이 마르도록 그의 공을 칭송했다.

서천왕이 죽고 뒤를 이어 즉위한 아들 烽上王(봉상왕, 재위 292~300)은 평판 좋은 숙부 달고와 왕의 아우 咄固(돌고, 咄은 꾸짖을 돌)를 누명을 씌워 처단했다. 돌고의 아들 乙弗(을불)은 화를 피해 피신하여 고용살이와 소급장수 등 온갖 고생을 다했다. 봉상왕이 사치와 향락으로 인심을 잃자 國相(국상)으로 있던 倉租利(창조리)는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 왕손 을불을 찾게 했다. 뱃사공으로 변신한 을불을 찾아 도성에 숨겨놓고 왕의 사냥 때 창조리는 거사를 선언했다. ‘나와 뜻을 같이 할 사람은 따르라고 하며 갈대 잎을 관에 꽂았다(與我同心者 効我 乃以蘆葉揷冠/ 여아동심자 효아 내이로엽삽관).’

학정에 지친 군사와 백성들이 너도나도 갈대 잎을 꽂으니 창조리 이하 중신들은 바로 왕을 폐하고 을불을 모셔 와 옥새와 인수를 바쳤다. 15대 왕이 된 미천왕(재위 300~331)은 玄菟郡(현도군, 菟는 호랑이 도, 새삼 토), \xa0樂浪郡(낙랑군) 등 漢四郡(한사군)을 빼앗아 국토확장에 큰 업적을 남겼다. 민심과 동떨어진 악정을 펼치던 왕은 백성들에 의해 쫓겨났다. 고구려 때의 이런 교훈을 잊었던 오늘의 우리나라도 경험한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양두구육羊頭狗肉 -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팔다.

양두구육羊頭狗肉 -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팔다.

양두구육(羊頭狗肉) -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팔다.

양 양(羊/0) 머리 두(頁/7) 개 구(犭/5) 고기 육(肉/0)

겉보기에는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경우를 흔히 본다. 또한 속은 음흉한 속셈을 감춰 놓고 겉으로는 훌륭한 체 한다. 이 모든 행위는 남을 속이는 행위다. 이와 같이 양의 머리를 가게 밖에 내걸고(懸羊頭) 개고기를 팔게 되면(賣狗肉) 그 가게의 신용이 올라가겠는가? 懸羊頭 賣狗肉(현양두 매구육)이 줄어 羊頭狗肉이란 성어가 되었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말기 齊(제)나라의 명재상 晏嬰(안영)의 언행을 기록한 ‘晏子春秋(안자춘추)’에 나오는 말이다. 제의 靈公(영공)에게는 남장여인을 좋아하는 별난 취미가 있어 궁녀들에게 남자 옷을 입고 시중들게 했다. 그러자 일반 여염집의 여인들도 모두 남장을 하여 이제는 오히려 역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왕이 엄명을 내려 금지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았다. 그래서 재상 晏子(안자, 안영을 높여 부름)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명한 안자는 즉각 대답했다. ‘궁중에서는 그대로 남장을 하게하고 밖에서만 못하게 금하면 이는 마치 소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말고기를 파는 것과 다름없습니다(君使服之於內 而禁之于外 猶懸牛首于門 而賣馬肉于內也/ 국사복지어내 이금지우외 유현우수우문 이매마육우내야).’ 그 말을 듣고 왕은 궁중에서도 남장을 금하니 그 풍습은 사라지게 되었다.\xa0

양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 포를 판다거나 노나라의 훌륭한 인물 柳下惠(유하혜)의 흉악한 동생 盜跖(도척)이 ‘도적의 六道(육도)’를 운운하며 공자 말씀을 지껄인다고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하지만 말고기나 개고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겉 다르고 속이 다른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은 같다. 좋은 계획을 세워놓고 실천하지 않는 일이 나라에서나 주변에서나 왜 없을까.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추주어륙推舟於陸 - 육지에서 배를 밀다.

추주어륙推舟於陸 - 육지에서 배를 밀다.

추주어륙(推舟於陸) - 육지에서 배를 밀다.

밀 추(扌/8) 배 주(舟/0) 어조사 어(方/4) 뭍 륙(阝/8)

이치에 맞지 않는데도 억지로 일을 밀어붙인다. ‘홍두깨로 소를 몬다’는 속담이 잘 나타냈다. 바른 길인 줄 알고 일을 처리하는데 잘못이 드러났지만 모른 체 계속한다. 그럴 뿐 아니라 자신이 택한 길이 옳다고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러한 사람이 예나 지금이나 많은지 나타내는 성어는 많다. 牽强附會(견강부회), 我田引水(아전인수)가 있고 漱石枕流(수석침류)와 指鹿爲馬(지록위마)는 이 난에서도 소개했다. 육지에서 배를 민다는 이 성어도 고집으로 일을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하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道家(도가)의 대표적 사상가 莊周(장주)의 저작 ‘莊子(장자)’에 이 성어가 나온다. 처음 책은 10만여 자에 달하는 대작이었다는데 대부분 표현이 재미있는 寓言寓話(우언우화)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장자는 꾸며낸 이야기지만 漁夫(어부), 盜跖(도척, 跖은 밟을 척)편 등에서 孔子(공자)를 비꼬아 특이하다. 형이상학적인 사유와 자연을 추구한 장자는 세속적이고 형식을 중시한 공자가 못마땅했을 것이다. 天運(천운)편에 실린 내용에도 장자의 입장에서 공자의 행동을 반박한다. 魯(노)나라 음악장인 太師(태사) 師金(사금)이란 사람의 입을 빌어서다.

공자 제자 顔淵(안연)이 衛(위)나라로 유세를 떠난 스승의 앞날에 대해 묻자 사금이 욕을 보실 거라며 대답한다. 물위를 가려면 배만한 것이 없고 땅에서는 수레 이용이 좋다면서 설명이 이어진다. ‘옛날 주나라와 노나라의 차이는 배와 수레의 차이인데, 옛날의 도를 노나라에서 행하려고 하면 마치 배를 육지에서 미는 것과 같아, 애를 쓰나 공이 없고 그 몸에는 반드시 재앙이 올 것입니다(周魯非舟車與 今蘄行周於魯 是猶推舟於陸也 勞而無功 身必有殃/ 주로비주거여 금기행주어로 시유추주어륙야 노이무공 신필유앙).’ 蘄는 풀이름, 구할 기. 공자를 무한한 변전의 도를 모른다고 비판한 것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석간함장席間函丈 - 스승과 함께 할 때에는 한 길 떨어져 앉다, 스승을 존경하다. 

석간함장席間函丈 - 스승과 함께 할 때에는 한 길 떨어져 앉다, 스승을 존경하다. 

석간함장(席間函丈) - 스승과 함께 할 때에는 한 길 떨어져 앉다, 스승을 존경하다.\xa0

자리 석(巾/7) 사이 간(門/4) 함 함(凵/6) 어른 장(一/2)

자신을 가르쳐서 옳은 길로 인도하는 스승을 어려워한 말은 많다. 스승의 은혜는 임금이나 부친과 같다고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란 말뿐만 아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앞서지 않는 기러기에 비유한 雁行避影(안행피영)이나 스승의 집 앞에서 눈이 한 자가 쌓이도록 가르침을 기다렸다는 程門立雪(정문입설)이 유명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스승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가르침을 받는다는 函丈(함장)이 있다. 丈(장)은 어른을 나타내지만 길이의 단위로 열 자 정도의 크기다. 그만큼 스승에 대한 존경을 나타냈다.\xa0

‘禮記(예기)’는 유가의 경전 五經(오경) 중의 하나로 제도와 예의에 관한 방대한 기록을 담았다. 大學(대학)과 中庸(중용)도 예기의 한 편에서 독립된 것으로 유명하다. 曲禮(곡례) 상편에 나오는 용례는 스승이 아닌 손님을 접대하는 법이었다. 부분을 보자. ‘만약 음식을 대접할 손님이 아닌 경우에는 자리를 펼 때 그 간격을 한 길 정도로 한다(若非飲食之客 則布席 席間函丈/ 약비음식지객 즉포석 석간함장).’

음식을 준비하여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마주 앉지 않았으니, 이야기를 나눌 손님일 경우 사이를 두고 상대한다는 말이다. 이 말이 서로 묻고 배우는 사제의 관계로 전하여 이어지는 말이 있다. ‘가르침을 받을 때는 얼굴빛을 바르게 하고 공손히 들어야 하며, 남의 이야기를 제 것인 양 하지 말고 남의 말에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正爾容 聽必恭 毋剿說 毋雷同/ 정이용 청필공 무초설 무뢰동).’ 爾는 너 이, 剿는 끊을 초.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문장가 韓愈(한유, 愈는 나을 유)는 師說(사설)에서 스승을 이렇게 말한다. ‘예로부터 배움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다. 스승이란 도를 전하고 학문을 가르치며 의혹을 풀어준다(古之學者 必有師 師者 所以傳道授業解惑也/ 고지학자 필유사 사자 소이전도수업해혹야).’

이렇게 숭고한 가르침을 주어 어렵게 여기던 스승이 그 대우가 요즈음 말이 아니다. 차 한 잔도 대접할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뿐일까.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 성희롱 등 교권침해 사례가 날로 늘어 교사들의 전보나 휴직 등이 늘었다고 한다. 스승을 존경까지는 못할망정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설이나 폭행까지 한다면 교육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하도록 철저한 대책이 따라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수주대토守株待兎 –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다, 어리석게 요행을 바라다.

수주대토守株待兎 –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다, 어리석게 요행을 바라다.

수주대토(守株待兎) –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다, 어리석게 요행을 바라다.

지킬 수(宀/3) 그루 주(木/6) 기다릴 대(彳/6) 토끼 토(儿/5)

누구나 자신을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덜떨어진 사람이라도 스스로 현명하다고 자찬한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재주 있는 사람을 속이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이러니 보통의 상식으로도 뻔히 알 수 있는 길을 두고 샛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 자신은 자칭 현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法句經(법구경)"에 깨우치는 말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다고 스스로 생각하면 벌써 어진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이 어질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심히 어리석은 것이다(愚者自稱愚 常知善默慧 默人自稱智 是謂愚中甚/ 우자자칭우 상지선묵혜 묵인자칭지 시위우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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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행동을 꼬집는 말은 많지만 농부가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고 앉아(守株) 토끼가 부딪쳐 죽는 것을 기다린다(待兎)는 이 성어가 가장 유명하다. 어리석고 고지식하여 힘들이지 않고 요행수를 바라거나, 융통성은 없이 구습과 전례만 고집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줄여서 守株(수주) 또는 株守(주수)라고도 한다. 중국 法家(법가)의 확립자 韓非(한비)가 쓴 ‘韓非子(한비자)’의 五蠹(오두, 蠹는 좀 두)편에 나온다.

다섯 가지 좀은 五賊(오적)과 같이 나라를 갉아먹어 황폐하게 하는 사람들을 지칭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宋(송)나라의 한 농부가 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밭 가운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토끼 한 마리가 튀어나오다가 부딪쳐 죽었다. ‘농부는 쟁기를 풀어 놓고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얻으려 했지만 한 마리도 얻지 못했다(因釋其耒而守株 冀復得兎 兎不可復得/ 인석기뢰이수주 기부득토 토불가부득).’ 耒는 쟁기 뢰. 밭갈이는 작파하고 가만히 앉아 토끼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으니 농사가 잘 될 리가 없다. 요행을 바라다 농사 망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만 당했다. 한비자는 堯舜(요순)의 이상적인 왕도정치를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이라며 그루터기를 지키는 농부와 같다고 했다.

자신에게 행운이 비켜간다며 하염없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모두 어리석다고 할 것이다. 남의 어리석음을 비웃기는 쉽지만 막상 자신의 행위는 모르기 쉽다. 행운이 찾아오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하늘이 도와준다. 자신을 알고 남의 실패담을 교훈삼아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조삼모사朝三暮四  -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잔꾀로 남을 속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  -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잔꾀로 남을 속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 \xa0-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잔꾀로 남을 속이다.

아침 조(月/8) 석 삼(一/2) 저물 모(日/11) 넉 사(囗/2)

조삼모사하다고 하면 아주 간교한 사람을 멀리하며 많이 쓰는 말이다.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朝三), 저녁에 네 개(暮四)를 주거나 반대로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줄 테니 어느 쪽을 택하겠는지 묻는다. 어떻게 하든 합은 일곱 개로 같다. 이 당연한 것에서 이랬다저랬다 하며 변덕을 부리거나 교묘한 수단으로 남을 속이는 것을 말하는 성어가 됐다. 거기에 더하여 결과는 똑 같은데 ‘우선 먹기는 곶감’이라며 먼저 차지하려는 욕심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道家(도가)의 사상서 ‘列子(열자)’에 전하는 이야기다. 宋(송) 나라에 원숭이를 많이 기르는 狙公(저공)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狙는 바로 원숭이다. 이름이 말해주듯 집안의 양식까지 퍼다 줄 정도로 저공은 원숭이를 애지중지했는데 그만큼 습성도 잘 알았다.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여 도토리의 수량을 줄이기로 하고 꾀를 생각해냈다.\xa0

어느 날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이제부터는 아침에 도토리를 세 개씩 주고 저녁에 네 개(朝三暮四)를 주려고 하는데 어떤가?” 하고 물었더니 모두들 마구 떠들며 화를 벌컥 냈다. “그러면 아침에 네 개씩 주고 저녁에 세 개(朝四暮三)를 주마.” 이렇게 말하자 원숭이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모두 저공에게 엎드려 절을 했다.

莊子(장자)도 齊物論(제물론)에서 南郭子綦(남곽자기, 綦는 쑥빛비단 기)의 입을 빌어 비슷한 얘기를 전한다. 그는 \xa0이름도 알맹이도 달라지는 바가 없는데 화를 내고 기뻐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정의 차이일 뿐이며 자신의 관점에서 옳다는 편견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니 조삼모사하다고 욕하지만 말고 꼭 지금 당장 좀 손해를 보더라도 멀리 내다보면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교훈도 준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세사부운 하족문世事浮雲 何足問 – 세상일 뜬구름이니 어찌 물을 가치 있겠는가

세사부운 하족문世事浮雲 何足問 – 세상일 뜬구름이니 어찌 물을 가치 있겠는가

세사부운 하족문(世事浮雲 何足問) – 세상일 뜬구름이니 어찌 물을 가치 있겠는가

인간 세(一/4) 일 사(亅/7) 뜰 부(氵/7) 구름 운(雨/4) 어찌 하(亻/5) 발 족(足/0) 물을 문(口/8)

뜬 구름은 막연하거나 허황된 것을 가리킨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한 것이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뿐이란다. 그래서 모든 존재는 허망하다. 짧은 인생은 말할 것도 없다. 삶과 죽음에 대해 조선 중기 고승 西山大師(서산대사, 1520~1604)는 딱 맞아 떨어지는 글을 남겼다. ‘삶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라, 구름은 본래 실체가 없으니,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러하다(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xa0

부질없는 것을 뜬 구름에 비유한 것은 孔子(공자)가 먼저다. ‘論語(논어)’ 述而(술이)편에서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베개하여 누워도 즐거움은 그 가운데 있다고 한 구절 뒤에 이어진다. ‘의롭지 않으면서 부귀를 누리는 것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부귀는 뜬 구름같이 허망한 것이란 가르침이다.

唐(당)나라의 화가이자 자연시인인 王維(왕유, 701~761)도 세상일이란 뜬 구름과 같다는 명구를 남겼다. 왕유는 維摩經(유마경)에 나오는 거사 이름을 따 자를 摩詰(마힐)로 지을 정도로 불교에 심취한 시를 많이 써 詩佛(시불)이라 불린다. 산수화에도 뛰어나 宋(송)나라 문호 蘇軾(소식)은 그의 시를 평하여 ‘시 가운데 그림이 있고, 그림 가운데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 시중유화 화중유시)’고 극찬하기도 했다. 왕유가 낙향해 살 때 시를 주고받으며 함께 지낸 친구 裵迪(배적)이 과거에 계속 낙방하자 ‘酌酒與裵迪(작주여배적)’을 지어 위로했다.

‘그대에게 술 부어 권하니 마음 너그럽게 가지게, 인정이란 출렁이는 물결처럼 뒤집히는 것(酌酒與君君自寬 人情翻覆似波瀾/ 작주여군군자관 인정번복사파란)’으로 시작하여 ‘세상일 뜬구름만 같으니 물어 무엇 하리오, 높이 누워 조용히 맛있는 것 먹느니만 못하다네(世事浮雲何足問 不如高臥且加餐/ 세사부운하족문 불여고와차가찬)’로 마무리한다. 이런저런 일로 부대끼지 말고 관조하며 살자는 내용이다.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본래 실상이 없어 결국에는 다 부질없는 것이 된다. 부를 위해, 명예를 위해 앞만 보고 아등바등 살아도 갈 때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빈손으로 간다. 선인들의 가르침으로 이런 교훈을 잘 새기면서도 실제 부닥치면 욕심이 앞서니 안타까운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괴기치재 乖氣致災 - 어그러진 기운이 재앙을 불러 오다.

괴기치재 乖氣致災 - 어그러진 기운이 재앙을 불러 오다.

괴기치재 (乖氣致災) - 어그러진 기운이 재앙을 불러 오다.

어그러질 괴(丿/7) 기운 기(气/6) 이를 치(至/4) 재앙 재(火/3)

불여튼튼이란 말을 흔히 쓴다. 같지 않다는 不如(불여)에 갖다 붙여 자주 쓰는 조어로 보이지만 사전에도 올라 있다. 모든 일에 튼튼하게 대비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는 뜻이다. 한술 더 떠 萬事不如(만사불여)튼튼이라고 까지 한다. 일이 터지기 전에 잘 준비하라는 교훈이다. 그런데도 갑작스런 사고나 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은 알면서도 대비를 게을리 했거나, 눈가림으로 대충 했을 경우가 많아 人災(인재)라고 욕을 먹는다.\xa0

어그러진 기운(乖氣)이 재앙에 이르게 된다(致災)는 이 성어는 사소한 조짐을 놓쳤다가 나중 큰 화를 입게 되는 것을 뜻한다. 乖(괴)는 서로 어긋나 동떨어진 상태를 이르는 乖離(괴리)나 마음은 끌리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牽攣乖隔(견련괴격, 攣은 손발굽을 련) 등 어려운 말에 쓰인다.

이 성어는 먼저 나오는 ‘後漢書(후한서)’에 전해지는 말이라면서 전한다. 四知先生(사지선생)이라 불린 청렴의 대명사 後漢(후한)의 楊震(양진) 열전에 언급된다. ‘화합된 기운은 상서로움을 불러오고, 어그러진 기운은 재앙을 불러온다(和氣致祥 乖氣致災/ 화기치상 괴기치재)’라며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기운이 먼저 뻗친다고 했다.

이 짧고도 대조적인 명구는 우리나라의 고전에서 약간씩 바뀌면서 더 많이 사용됐다. 栗谷(율곡) 李珥(이이, 1536~1584, 珥는 귀고리 이)의 선조를 위한 제왕학 ‘聖學輯要(성학집요)’ 내용을 옮겨보자. ‘임금이 능히 선정을 행하여 화한 기운이 위에 감응하면 아름다운 상서가 이르고, 무도한 일을 많이 행하여 괴이한 기운이 감응되면 재앙이 일어납니다(人君能行善政 和氣感乎上 則休祥至焉 多行非道 乖氣感乎上 則災異作焉/ 인군능행선정 화기감호상 즉휴상지언 다행비도 괴기감호상 즉재이작언).’

孤山(고산) 尹善道(윤선도, 1587~1671)의 상소에는 ‘화기는 상서를 불러오고 괴기는 혼란을 불러오는 법이니 외구가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내치의 부족에서 기인한다(和氣致祥 乖氣致亂 外寇之興 必因內治之不足/ 화기치상 괴기치란 외구지흥 필인내치지부족)’라고 썼고, 實錄(실록)이나 承政院日記(승정원일기) 등에는 和氣致祥 乖氣致異(화기치상 괴기치이)로 이변이 따른다고 했다.\xa0\xa0질병이나 재난은 미리 철저히 대비하면 대부분 막을 수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